사과(영화)
1. 개요
1.1. 포스터
2. 시놉시스[3]
3. 등장인물
4. 줄거리
영화는 무척 평이하다. 배우들이 극강 미남미녀가 아닐뿐더러 배경이 화려한 것도 아니다. (물론 여주인공의 아닌척 비싸고 예쁜 옷은 사뭇 눈길을 끌지만) 이야기는 평이하다. 혹, 쵸비의 야부리에 혹하여 영화보기를 결단하였더라도 상영중간의 취침에 대해 책임을 묻지를 말아 주시길 바라는 바이다.
영화의 세계는 소박하지만 잘 만들어진 유럽산 미니어쳐 장난감처럼 ‘05년의 27살 한국여자와 그녀의 가족, 그녀의 사랑을 보여준다.
먼저 주인공 현정은, 현정 모친의 증언에 따르면 ‘대학교 4학년 2학기에 이미 취업이 확정되어 출근을 하기 시작하여 꾸준히 가사에 도움을 주는’ 야무진 똑순이 딸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에 결혼 후 퇴직하여 상훈의 지방근무지에 기거하나 출산 후 경제생활에 북귀하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능력자다. 자기 생각과 주장이 분명하며 자존감도 강하다. 독립적인 여성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현정의 동생 혜정은 현정 모친의 증언에 따르면 ‘그런 너희 언니와는 어찌 그리도 달라 졸업이 다 되도록 마땅한 직장도 장래도 결정하지 못한’ 언니 보다 덜된 동생이다. 취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취업을 위한” 중국어 회화를 감행하는데. 회화 테이프를 보겠다며 알짱대다가 갓 임신한 언니 현정 바로 옆에 가정용 브라운관 TV를 자유 낙하시키는 덤벙이다.(이 장면은 여느 집의 일상을 떠다가 붙여놓은 것 만치 실감난다) 혜정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현재형 청년백수 천덕꾸러기다.
현정의 아빠는 퇴직을 목전에 둔 50대 가장이다. 딸들을 무척 사랑하나 적당히 무뚝뚝하고, 약간 눈치가 부족한 한국 아저씨다. 영화 중반 퇴직을 하게 되면서 현정의 인생과 현정 가족의 인생도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현정의 엄마는 이미 성인이 된 딸 자녀들의 빨래와 방청소, 직장 상사님을 위해 김밥을 싸주는 수발과 손녀를 키워주고, 자매를 적절한 자극용으로 비교하는 육아법을 사용하며 남편에게는 아쉽지 않을 만큼 바가지도 긁고, 귀여울 만큼만 딸들의 연애에 눈치 없이 관심이 많은 2000년대 한국 엄마 종합세트를 야무지게 갖췄다. 남편의 퇴직과 혜정의 무직, 현정의 불안한 결혼생활 삼단 콤보에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어한다.
현정의 남편 상훈은 ‘공돌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그대로 보여준다. 잘 하는 건 일 뿐이지만 성격은 온순하다.(그러나 가끔 폭발하면 증기기관처럼 뜨겁다) 순수한게 미덕이라고는 하나 국을 끓여도 낭만이란 건 안 우러나올 것 같은 선천성 낭만 결핍증이다. 이직과 지방으로 회사를 옮기는 일, 회사의 경영난으로 존폐위기에 있는 중대사를 결코 부인과는 상의하지 않는 악성 과묵형 남성이다. 결국 아내에 대한 서운함과 갈등, 오해 등을 마음에만 꼭꼭 담아두다 “당신은 나 싫어하잖아” 한마디로 현장의 열통을 음속으로 수직상승할 만큼 폭파시킨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은가? 친구들에겐 절대 얘기 해줄 수 없는 나의 가족들, 친구들은 절대 얘기해주지 않는 찌질한 연애생활, 그리고 절대 이상형인 ‘내가 좋아하는’남자와 결혼하겠다고 호언장담하지만 어느 날 문득 돌아보면 나와 같은 반지를 끼고 있을 것만 같은 남자.
영화 ‘사과’이다.
구구절절 시시콜콜 떠들어 댄 영화이야기는 천재적 감독 머리에서 뿅! 하고 튀어나온 환타지일까? 단지 우연들의 기막힌 조합들일까?
실제로 영화는 많은 연인들의 인터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비록 논픽션의 다큐멘터리는 아니지만 현실 보다 더 현실을 잘 이야기 하는 잘 만들어진 허구다. 영화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것은 이야기 전개의 흐트러짐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인 현정의 취업능력 이다. 현정의 사회생활역시 20대 후반~30대 중반 한국여성의 현실로 그렸다면 발생할 영화의 모든 진행이 ‘경제적 독립의 부제 근본적 원인’이라는 소비적인 환원론을 피할수 없었을 것이다.
영화는 마지막 결말까지 그 흔한 반전하나 없이 마무리 지어진다. 그것은 매우 현실적이고 현정의 지금까지 선택들을 비추어 가장 납득 가능한 결말이다.
5. 평가
6. 흥행
누적관객수는 58,213명이다.
7. 기타
찍은건 상당히 오래된 소위 창고 영화였다.[4] 2005년에 찍은 영화였으나 무슨 이유로 개봉을 못한채 3년이나 미뤄지다가 2008년에 겨우 개봉. 그래서 세월의 격차를 쉽게 확인할수 있다. 반대로 같이 창고 영화로 분류되었던 귀신 이야기는 완전히 잊혀버렸다...
로케이션으로 2000년대 중반의 코엑스와 구미시가 등장한다.
강이관 감독은 이후 인권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범죄소년이라는 후속작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