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의복)
1. 개요
袈裟
승려가 장삼 위,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겨드랑이 밑으로 걸쳐 입는 법의(法衣). 원래는 인도의 승려나 비구니들이 자신의 몸을 감는 옷에서 유래했다. 그냥 펼쳐 놓으면 그냥 평범한 직사각형이지만 입는 방법이 대단히 복잡하고 입은 걸 보면 묘한 간지가 느껴진다.
산스크리트어의 'Kasaya'[1] 의 음역어이다. 분소의(糞掃衣)라고도 하는데 수행자들이 버려진 옷감 조각을 기워 흙과 분뇨를 이용해 염색하여 사용한 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한국 불교에서는 가사를 입는 행위를 '수(垂)하다.'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가사를 수한다.'라고 하면 가사를 착용했다는 뜻이다.
2. 형태별 분류
착용 방법에 따라 편단우견(왼쪽으로 둘러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는 인도 전통예법에 따른 방식)과 통견(양 어깨를 둘러서 덮는 방식)으로 구분한다. 승려를 나타내는 일종의 제복 역할을 하며, 전래지인 인도와 남방불교에선 일상복으로 사용되나 북방불교에선 추운 기후로 장삼(長衫)을 평상복으로 하여 가사는 장삼의 위에 걸치는 예복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불교와 함께 전래되며 색상이나 문양에 따라 각 종단의 유니폼 역할을 하기도 한다.
2.1. 웃따라상가(uttarāsaṅ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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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아래부터 상체까지 덮는 윗가사. 형태로는 양쪽 어깨를 모두 천으로 감아서 가리는 통견(通肩)과 왼쪽 어깨만 감아서 가리고 오른쪽 어깨는 드러낸 우견편단(右肩偏袒)이 있다.[2][3]
2.2. 안따르야사(antarvā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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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처럼 거의 치마처럼 두르는, 하체를 가리는 아래가사이다. 원래 거의 치마에 가까웠던 안따라와사는 후술할 상가띠와 함께 동아시아로 전래되면서 두 의복을 합치고 단순화하면서 후술할 한국의 가사처럼 정착되었고 현재 한국이나 일본에서 쓰이는 가사는 거의 대부분 안따르와사이다.
한자문화권에선 음역하여 안타회나 오조의(오조가사)라고 하나, 일제강점기 일본 영향으로 현대 한국에서는 오조가사 하면 후술할 괘락이랑 이름이 혼용된다. 관련기사
2.3. 상가띠(saṃghā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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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복이라기보다는 거의 장식품에 가까운 의복. 우리말로는 중복가사라고 한다. 첫번째 이미지의 숄같은 외형과는 달리(...) 두 번째 이미지처럼 우선 왼쪽 어깨에 걸고, 등 뒤에서 오른쪽 겨드랑이와 배 앞을 차례대로 지나 다시 왼쪽 팔 위에 거는 형태로 히마티온[4] 과 완전 비슷한 형태. 불상에 묘사된 부처님이 자주 입는 옷이다(...). 인도 비구들은 자주색 통견 웃따라상가 위에 겨자색 상가띠를 또 입는다. 남방의 가사가 동아시아로 전래되는 과정에서 상술한 안따르와사와 통일되면서 후술할 한국의 가사와 같은 형태로 바뀐다. [5]
3. 나라별 가사
3.1. 인도의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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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정해진 형태는 없는 듯 보이지만 대부분 자주색, 주황색 계통의 통견 웃따라상가를 입고 그 위에 역시 그 쪽 계통 색의 상가띠를 걸치는 듯하다.
3.2. 한국의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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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의 사진. 조계종의 가사 모습을 보여준다. 법계에 따라 조각 수가 달라지는데, 대종사, 명사는 25조, 종사, 명덕 21조, 종덕, 현덕 19조, 대덕, 혜덕 15조, 중덕, 정덕 9조, 견덕, 계덕은 7조 가사를 수하게 된다. 1995년 이후 구족계를 수지하지 않은 승려는 가사를 착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3.2.1.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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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단추로 되어있는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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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름을 매게 되어있는 형태. 참고로 이 사진은 바깥쪽 면이 앞으로 왔으며, 아래쪽 설명의 기준으로 좌우가 바뀌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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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중앙에 구멍이 뚫린 원형(혹은 타원형) 판형장식 위에 일자형 장식을 놓고 생기는 두 활꼴의 구멍 중 하나에 두 가사띠를 겹쳐서 넣고 일자형 장식 위를 가로질러 나머지 활꼴 구멍에 그 두 가사띠를 넣어서 당시면서 조인다. 즉, 왈자조리개를 조일 때를 생각하면 된다.
한국의 가사는 거의 대부분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안따르와사+상가띠 형태에 가깝고, 독특하게 단추나 고름, 혹은 가사띠 장식[6] 으로 고정시켜야 하는 형태를 갖고 있다. 그 형태는 안쪽 면을 앞쪽으로 오도록 했을 때거대한 붉은색 직사각형 천에 한 모서리의 왼쪽의 끝부분보다 어느 정도 여유를 두고 떨어진 곳에 끈이나 모서리에 맺음단추나 고름이 달려있고, 이 천의 모서리 부분에서 어느 정도[7] 아랫부분에(안쪽 면) 중앙에서 살짝 왼쪽으로 치우친 방향으로 단추고리나 나머지 고름이 달려있다.
또한 가사의 모습으로 종파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갈색, 혹은 갈색에 원이삼점 문양을 넣은 가사는 대한불교조계종, 붉은색 혹은 붉은색에 범어 진언을 넣은 가사는 대한불교천태종, 붉은색에 전통 가사의 형태를 계승하여 맺음단추를 쓰지 않고 귀퉁이에 천(天)자를 비롯해 한국의 전통 가사유물에서 보이는 다양한 자수와 무늬가 화려하게 새겨진 가사를 사용하는 곳은 한국불교태고종이다. 다만 '어느 정도'라고 한정해서 써 놓았듯이, 군소 종단들의 가사는 고유한 가사보단 전술한 대형종단 가사와 큰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아 가사만으로 100% 알 수는 없다. 대한불교화엄종의 경우 후술되어 있듯 태고종과 비슷하고, 대한불교법화종 가사의 경우 조계종과 큰 차이가 없거나 금삐까다(...).
3.2.2. 입는 방법
방향은 입는 사람을 기준으로 한다.
- 왼쪽 부분을 어깨에 걸고 오른쪽 부분을 겨드랑이 아래 허리에 두른다.[8]
- 왼쪽 부분의 고름(혹은 단추)과 오른쪽 부분의 고름(혹은 고리)를 매듭을 짓는다. 이때 오른쪽 부분의 남는 천은 그냥 접어 내려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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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승군무예의 고수 청산스님의 가사. 입으면 대략 이런 모습이 된다. 다만 이건 왼쪽 소매를 장삼에 꿰메어 붙여놓았다.
가사는 대한불교화엄종의 가사다.참조링크
3.2.3. 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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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가사를 대가사(大袈裟)라고 부르고 위와 같이 간략화된 형태를 만들어 반가사(半袈裟)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몸이 불편하신 스님이나 군종 승려들이 자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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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현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정사사진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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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각종 승직자들의 모습.사진출처
진각종의 경우 후술할 와게사와 유사한 가사를 착용한다.
3.3. 일본의 가사
일본의 종단별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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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야산진언종 금강봉사 스님들의 가사.사진출처
한국과 달리 무늬가 대체로 화려한 편이고, 착용방식도 가사띠와 고리로 매는 형태가 많다. 전통적인 웃따라상가 형태의 가사는 5조와 7조 형태가 주류이다.
또한 일본에선 반가사에서 더 간략화한 앞치마 형태의 라쿠스(絡子)와 띠 형태의 와게사(輪袈裟)도 존재한다. 주로 선종과 정토진종 승려들이 많이 착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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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쿠스(絡子)를 착용한 스님. 이 복색은 일제강점기에 오조가사, 괘락이라는 이름으로 조선에서도 퍼졌으나 해방 이후 왜색청산과 율장 문제로 오늘날 한국에는 승려들이 이걸 쓰는 모습은 보기 힘들고, 착용해도 어려서 일반 가사를 입기 힘든 동자승이나 착용하는 정도다. 원불교의 법락의 원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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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게사(輪袈裟)를 착용한 스님. 우리나라에선 일반적인 불교 승려들이 착용하는 모습은 전혀 볼 수 없고, 진각종 승직자나 군법당 법회시 군종법사 대신 법사 자격증을 가진 재가신자가 와서 법회를 할 경우 착용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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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만난 일본 정토진종 부원장 하야시 스님.(사진출처:불교신문) 일본 와게사와 한국 승복의 차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사진이다.
3.4. 중국의 가사
중국 북방 소재 불교 승려 가사(사진 출처: 소림사[중국 하남성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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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 지역 소재 불교 사찰에서 입는 승려 복장
[image]사진 출처: SBS "주먹쥐고 소림사" TV방영분
3.5. 스리랑카의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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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태국의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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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미얀마의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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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견 가사를 착용한 동자승의 탁발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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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니의 경우 분홍색 옷 위에 가사를 접어서 감아 고정시킨다.
[1] 괴색(칙칙한 붉은색)이라는 뜻이다.[2] 굳이 왼쪽 어깨만 가리는 이유는 인도에선 신성한 일에 오른손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오른팔을 드러내야 승려로 활동할 때 편해서일 것으로 추정된다.[3] 경주남산 삼릉계2-삼릉계 제2사지의 유적 , 2011년 4월 16일, 솔뫼[4] 그리스에서 입던, 토가의 원형.[5] 마하야나 가사와 테라와다 가사는 어떻게 다른가?, 2014년 3월 18일, 진흙속의연꽃[6] 주로 고대에 많이 쓰였다.[7] 사람의 어깨에서 겨드랑이까지의 길이 정도의 간격 정도.[8] 왼쪽 부분의 남는 긴 천은 소매(?)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