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악

 

柯鎭惡
사조영웅전, 신조협려의 등장인물로, 강남칠괴의 첫째.
장님에 절름발이이지만 무공수위는 7괴중 가장 높다. 독이 묻은 마름쇠를 암기로 쓰며 육박전에서는 쇠지팡이를 쓴다. 암기에는 독이 묻어 있어서 해독약을 먹지 않으면 빠른 시간 내에 죽는다. 또 암기를 쓸때는 전금발이 방위를 불러주는 식으로 호흡을 맞추기도 한다.
어린 시절에는 가난해서 접시돌리기 같은 재주로 연명했다고 한다. 가진악은 강남칠괴와 만나기 전에 친형 비천신룡(飛天神龍) 가벽사(柯辟邪)와 함께 매초풍, 진현풍과 싸운 적이 있는데, 이 때 가벽사는 죽고 가진악은 눈이 멀었다. 그래서 매초풍과 진현풍에게 원한을 가지고 있었다.
도화도에서 의형제들이 죽을 때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구양봉이 황약사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기 위해 일부러 살려보내준 것으로 완전히 오해하여 황용을 죽이려 하기도 했다. 의협심이 강해 위기에 처한 홍칠공을 구하기도 하고, 연우루에서 짙은 안개가 끼고 구양봉이 뱀을 풀어 전진칠자와 황약사, 곽정 등이 모두 위기에 처하자 연우루에서 오래 살았던 경험과 장님의 감각으로 길을 찾아 모두를 구하기도 했다. 그리고 황용의 도움을 받아 숨어 있다가 그녀와 구양봉이 담판을 짓는 것을 듣고 진실을 깨닫게 된다.
신조협려의 끝부분에서도 활약한다. 직접 등장하는 세월의 길이로 치면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등장인물들 중 최고로, 첫 등장부터 마지막 등장까지 50년이 넘는 간격이다.
악인은 아니지만 심사가 이래저래 꼬여있어 이리저리 사고를 쳐서 사건을 만드는 경우가 많은 컴플렉스 덩어리. 실제로 사조영웅전을 보다보면 사람 참 답답하게 하는 양반이다. 말 그대로 착각 심한 꼰대... 그러나 풀기도 그만큼 빨리 풀고 자신의 잘못을 알면 금방 뉘우치는 편이며, 적어도 협의에 어긋나는 일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노름을 워낙 좋아해서 신조협려 때까지도 곽정 부부는 가진악의 노름 빚 갚아주는 것이 큰일이었다(...). 사실상 처음부터 끝까지 성격 지랄 맞은 노인네. 곽정을 맨 처음 죽이려고 했던 것도 이 사람이다. 오해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말도 안들어보고 어린애를 패죽이려한 양반. 황약사와의 오해로 곽정에게 황용과 헤어지라고 말하면서 말을 듣지 않자 쇠지팡이로 곽정을 내리치다가 놀란 곽정이 막고, 내공이 고강해졌던 곽정 때문에 튕겨나온 쇠지팡이에 얼굴을 맞고는 빡쳐서 놀라서 무릎 꿇고 비는 곽정에게 곽대협께서 이 노인네를 살려주시렵니까! 라고 소리치고는 가버리는 등, 성질머리가 더럽다.
신조협려 끝 부분에서는, 곽양이 실종되었다는 말을 듣고 행방을 찾다가 몽골 사신들의 이야기에서 몽골군의 군중에 곽양이 있다는 말을 듣고, 급히 양양에 알리기 위해 길을 떠났다가 전진교에 갇혀 있다가 도망쳤던 사통천 일당을 철창묘에서 만나 붙잡혔다. 하지만 빨리 소식을 알리기 위해 도화도의 영약인 구화옥로환을 가져다 준다는 약속을 하고 풀려났으며 굳이 다시 와서 줄 필요가 없었음에도 협객답게 약속을 지킨다.
그러나 배은망덕한 사통천 일당은 그를 살해하려 했는데, 이때 그가 사통천에게 받아친 말[1]에 발끈한 양과가 그를 구해준다. 그리고 양강이 어떤 인물이었는지 추궁하자 양과의 무공에 위축된 사통천 일당과는 달리 가진악은 양과의 무공에도 위축되지 않고 곧이 곧대로 대역불효한 죄인이었다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양과의 공적이 양강의 지나간 죄를 충분히 씻어주었다고 위로해주며, 양과의 부탁에 따라 양강의 묘비를 세워준다. 이 만남은 양과에게 있어 대단히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데, 아버지가 어떤 인물인지를 가진악 덕에 바로 알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까지는 주변 인물들이 양과가 상처받지 않도록 양강에 대해 함구했었다.

[1] 사통천 일당이 "곽정과 황용이 여기서 양강을 죽였는데 여기서 너도 죽겠구나!" 이에 가진악은 "나는 일평생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아왔는데 어찌 나라를 팔아 부귀영화를 누린 비열한 놈에 비교하느냐!"라 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