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현풍

 

진현풍(陳玄風)은 <사조영웅전>의 등장인물이다.
본래는 황약사의 제자였다. 계율을 어기고 사매 매초풍과 통정하여 혼인하고, 구음진경을 훔쳐서 달아났다. 하지만 그가 가져간 구음진경은 하편 뿐이며, 구음진경만은 아내 매초풍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자신이 먼저 익힌 다음 다시 아내에게 전수해주었다. 자신의 가슴 살가죽에 바늘로 구음진경의 명문을 세겨두고, 원본은 태워버렸기 때문에 매초풍도 그가 죽을 때까지 비급을 어디에 가지고 다니는지 알지 못했다.
그가 가진 구음진경은 하권 뿐이라 상권에 있는 내공심법을 알수없어서 완전히 익힐수 없었지만, 하권의 구결을 바탕으로 구음백골조최심장을 만들어냈으며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강력한 무공이 되었다. 그리고 강호에서 무공으로 악행을 저지르고 다녔다. 무공 수위가 높고 수법이 악랄하고 잔인하며, 잔꾀를 잘 부려 신출귀몰했다.
얼굴빛이 누렇고 희로애락을 드러내지 않아 시체처럼 보인다고 하여 동시(銅屍)라는 별호를 얻었으며 아내 매초풍과 합쳐서 흑풍쌍살(黑風雙煞)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다.
강남칠괴 중 가진악의 친형인 비천신룡(飛天神龍) 가벽사(柯辟邪)도 가진악과 함께 매초풍, 진현풍과 싸우다가 가벽사는 살해당하고 가진악은 눈이 멀었다.
악명이 너무 퍼진 탓에 사제 육승풍전진교의 추격을 받게 되자 강호에서 자취를 감춰 강남칠괴를 비롯한 강호인들은 죽은 줄로만 알았지만, 몽골에 도망쳐 살면서 사람을 납치하여 구음백골조의 연습용으로 삼고 있었다.
곽정을 찾아 몽골까지 온 강남칠괴와 싸웠다. 구음진경의 무공을 연마했기 때문에 무공이 대단하다. 강남칠괴를 혼자 상대하면서도 그들의 혼을 빼 놓았다. 외공을 연마하여 온몸이 무쇠처럼 튼튼해졌기 때문에 장겁이나 뾰족한 칼이 아닌 이상 둔기로는 때려도 타격을 받지 않는다. 다만 한군데 연문(練門)이라는 취약한 급소가 있어서 이곳을 공격하면 즉사한다.
곽정을 찾아 몽골까지 온 강남칠괴와 싸웠으며, 가진악의 암기에 당해 눈이 먼 매초풍을 대신하여 혼자서도 무서운 무공 실력으로 7명을 압도했다.
그런데 싸움에 말려든 곽정을 붙잡았다가 그 무서운 얼굴에 놀란 곽정이 가지고 있던 비수로 진현풍을 찔렀는데, 하필 찌른 곳이 진현풍의 연문이었던 배꼽이라 치명상을 입고 만다. 원래 고수 간의 대결에서 자신의 연문은 철저하게 방어하기 마련이지만, 진현풍은 곽정이 무공을 모르는 어린아이라 방심하여 허무하게 죽고 말았던 것이다.
매초풍은 진현풍의 복수를 다짐하며, 그의 가슴을 뒤져서 자신의 살가죽에 새겨둔 구음진경의 비급을 찾아내고 진현풍의 살가죽을 벗겨서 가져가게 된다.
김용은 사조영웅전과 신조협려를 새롭게 수정하면서 매초풍의 신상 내력과 황약사가 매초풍에게 가지고 있었던 감정에 대한 내용을 새롭게 추가 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매약화는 어렸을때 부모를 잃고 삼촌의 밑에서 자랐는데, 삼촌도 형편이 어려워 그녀를 기를 수 없게 되자 그녀를 장씨 성을 가진 부잣집에 노비로 팔았다. 12세가 된 그녀는 아름답게 성장했고, 주인인 장씨는 그녀를 마음에 들어했다. 장씨는 그녀를 추행하였는데, 이 광경을 목격한 장씨의 부인은 그녀가 자신의 남편을 유혹한다고 오해였고, 그녀를 학대하다 급기야는 그녀를 죽여 버리려고 하였다. 이 때 마침 지나가던 황약사가 그 광경을 목격하고는 장씨의 부인의 버릇을 고쳐주고 매약화를 사갔고, 매약화는 그렇게 황약사의 세 번째 제자가 되었고, 황약사의 제자들은 모두 풍자 돌림이기에 이름을 매초풍으로 고치게 되었다.
후에 매초풍은 성장할수록 더욱 아름다워지면서 사부인 황약사와 사형들인 곡령풍과 진현풍은[1] 모두 매초풍의 미모에 미혹 되었다. 그러나 곡령풍은 당시에 나이가 이미 30을 넘었고[2], 더군다나 이미 딸[3]을 가진 홀아비였다. 그는 더 이상 사랑에 대해 생각하는걸 원치 않았기 때문에 그의 감정을 엇눌렀고, 더군다나 사부인 황약사가 매초풍을 비밀리에 마음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일찍 마음을 접었다.
황약사는 자신이 어린 제자를 사랑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좌절스러워 했고 슬퍼했다. 그는 이러한 닿을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시를 간혹 썼는데, 물론 황약사는 자신의 감정을 남에게 전달할 의도는 전혀 없었지만, 제자들 가운데 가장 총명했고, 가장 공부를 많이 한 곡령풍은 황약사의 시를 읽고 황약사의 감정을 눈치채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곡령풍은 진현풍과 매초풍이 밀회 장면을 목격하고 말았고, 그는 진현풍과 매초풍이 사부를 배신했다고 여겼기에 분노하였고 결국 싸움이 벌어지고 말았는데, 싸움은 당연히 곡령풍의 승리로 끝났지만, 싸움의 이유를 알게 된 황약사는 오히려 곡령풍에게 분노하여 곡령풍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곡령풍을 쫓아 내었는데, 그는 매초풍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들킨 것에 대해 열등감과 모욕감을 느꼈던 것이다. 그렇게 곡령풍은 어린 딸 사고와 함께 멀리 떠나가고 말았다. 또한 그 때 부터 황약사는 진현풍과 매초풍을 무시하고 그들에게는 더 이상 아무 것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어느 날 황약사는 도화도를 몇 달 떠나있다가 돌아왔는데 놀랍게도 그는 새 신부를 데려왔는데, 그 새신부는 심지어 매초풍 보다도 나이가 몇 달 어렸다. 이 새 신부가 바로 황용의 엄마다.
그러고 또 어느 날 술에 만취한 황약사는 “누가 감히 동사가 어린 여제자를 사랑한다더냐, 령풍은 헛소리를 지껄이는구나. 그는 어디있느냐, 나는 그를 용서하겠다, 그를 데려와라." 라고 외쳤는데, 이 말을 들은 진현풍과 매초풍은 곡령풍이 돌아오는 것을 극히 두려워 했기에 함께 구음진경의 후반부를 훔쳐서 도망쳤고, 구음진경의 후반부를 훔쳐 익히기 시작했는데, 어린 매초풍을 노비로 사서 학대했었던 장씨 일가가 구음백골조의 잔혹한 수련법의 첫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진현풍과 매초풍이 도망친 후 황약사는 심한 좌절감과 우울함을 느꼈는데, 육승풍과 무천풍이 황약사를 위로하다 말 실수를 하여 황약사의 비위를 건드리고 말았고, 분노한 황약사는 육승풍과 무천풍의 다리를 부러 뜨리고 그들을 추방하였다. 유일하게 남은 막내 제자 풍묵풍은 이 일이 비합리적인 일이라며 항의하다가 역시 다리가 부러져 쫓겨났다.
쫓겨난 육승풍은 진현풍과 매초풍을 잡기 위해 열 명이 넘는 무림 고수를 초빙하였고, 초빙된 고수들 중에는 가진악의 형제 가벽사도 있었다. 가벽사는 가진악에게도 합류를 요청하였지만 당시는 강남칠괴이평곽정 모자를 찾아 다니고 있었던 때였고, 또 가진악은 십여 명이 넘는 무림고수가 있는데 설마 형에게 무슨 문제가 있겠냐는 안이한 생각에 형과 합류하지 않았다.
그러나 진현풍과 매초풍은 육승풍의 포위망을 탈출했을 뿐 아니라 가벽사 등 몇 명의 고수마저 죽였다 그러나 그들 역시 심한 중상을 입었고 지신들이 전진칠자 에게도 수배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숨어버리게 된다. 한편 형의 죽음을 알게 된 가진악은 그로부터 2년 후 진현풍, 매초풍과 처음 만나게 된다.
황약사는 종종 한숨을 내쉬며 슬퍼 보였고, 그의 딸 황용이 왜 슬퍼하냐고 물을 때면 "너에게 화내는게 아니란다. 난 단지 내 자신과 하늘에게 화내고 있단다”라고 말하곤 했다."
가히 충격과 공포 급의 내용으로 이 내용으로 인해 황약사의 이미지는 심하게 훼손되고 말았다.

[1] 구판에서는 진현풍이 대사형이었지만 최근에 수정 되면서 곡령풍이 대사형이 되었다.[2] 황약사를 대신해 진현풍, 매초풍 등에게 학문과 무공을 가르치기도 했다고 언급된다고 한다.[3] 사조영웅전, 신조협려의 그 바보 소녀다. 결국 그 바보 소녀는 황용 보다도 몇 살 언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