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제조합

 

共濟組合
조합의 일종. 공제조합은 17세기 영국 노동자들의 우애조합(Friendly Society)에 기원을 두고 있다. 당시 노동자들의 대우는 아주 열악했는데,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조합원들끼리 돈을 각출해서 모아두었다가 질병·노령·사망 같은 사태가 벌어졌을 때 서로 돕는 것을 목적으로 공제조합을 만들게 된다. 우리나라에도 있는 전통 사회의 모임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 공제조합은 이후 아주 자연스럽게 노동조합으로 성장하였고 회비는 조합비로 바뀌었다. 혁명이후 노동조합은 아주 자연스럽게 노동당으로 발전하였고 조합비는 당비로 바뀌었다. 한국의 계에서 보듯이 여러명이서 돈을 갹출하는 이런 형태는 전세계적으로 발견되는 보편적인 현상인데, 유럽의 계모임은 자본가에 대항하기 위한 노동자의 총알이란 면이 부각되었지만 동아시아는 먹고살기 바빠서 그저 생존의 용도로만 쓰인 편이어서 노동계급이 지속적으로 발달하지 못하고 잠깐 반짝하고 불타올랐다가 꺼진 이유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동일한 직종의 사람들끼리 모여서 공제조합을 만들게 되며, 봉급에서 일정량씩 떼어다가 공제조합에 적립을 하게 된다. 질병, 실업, 부상, 사망, 혼인, 출산 같은 돈 많이 드는 사고가 벌어지면 적립금에서 일정 금액을 급여하여 곤란을 덜어주게 된다.
단순히 돈을 모아놓는 것 이외에도 여러가지 일을 해서 돈을 벌거나 조합원들에게 혜택을 주기도 하며, 조합원들간에 친목을 쌓는 역할도 맡고 있다. 때로는 공제조합의 명의로 자선사업도 벌인다.
예를 들어 군인공제회에서는 군수물자 납품 업무를 독점하고 있다. 전문건설공제조합에서는 회관 임대를 하고 있다. 버스공제조합에서는 버스가 사고를 냈을 때 사고 보상금을 지급하는 업무를 한다. 택시공제조합에서는 긴급출동서비스를 제공한다. 각종 시설에 할인 계약을 맺어 혜택을 주는 일도 있다. 대학의 교원을 포함한 각급학교 교사와 학교 직원을 위한 교직원공제회도 있는데, 이곳은 공제사업은 물론 보험회사저축은행을 계열사로 둬 여수신/보험사업을 하고 있다. 교수공제회는 유사수신행위로 망했지만, 여기는 진짜 공제조합이다(...) 일부 큰 대학교에는 의료공제조합이 있어 조합원에게 실비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찾아보면 이런저런 종류의 공제조합이 아주 많이 있다.
그리고 유럽이나 북미의 은행중에 이런 공제조합이 만든 신용조합에서 시작한 은행들이 꽤 많이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1920년대 세계대공황때 한번 대규모로 쓸려서 많이 사라졌고, 1980년대 미국에서 금융규제가 풀리면서 인수합병이 활개치면서 진행으로 지금은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1].

[1] 참고로 1980년대 미국 금융가의 인수합병은 세기말 혼돈시대급으로 대규모 은행들이 소규모 은행들을 부지런히 잡아 삼켰다. 당시 매일 어느 은행이 다른 은행을 인수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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