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곡 제1번(말러)

 


구스타프 말러의 첫 교향곡

클라우스 텐슈테트 지휘,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1. 개요
2. 작곡 및 초연
3. 곡의 특성
4. 곡의 구성
4.1. 제1부
4.1.1. 1악장
4.1.2. 블루미네
4.1.3. 2악장
4.2. 제2부
4.2.1. 3악장
4.2.2. 4악장


1. 개요


말러의 첫번째 교향곡으로, 처음에는 2부 구성, 5개 악장의 교향시의 형태로 작곡되었으나, 이후 말러 본인의 첨삭, 개정등을 통해 교향곡으로 완성되었다.
말러의 교향곡들 가운데서도 이해하기 쉬운 곡으로 평가되며, 때문에 말러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추천되는 곡이다.

2. 작곡 및 초연


일반적으로 말러 본인의 언급으론 라이프치히에서 지휘자 생활을 하던 1888년 1월부터 6주동안 미친듯이 이 곡을 작곡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작품을 구성하는 모티브나 아이디어들은 그보다 이전인 카펠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카펠시절인 1884년부터 구상해 1888년 1월부터 3월까지의 기간에 집중적으로 작곡했다고 보는 편이 옳을듯하다.
말러 자신은 이곡을 라이프치히에서 초연하고 싶었지만 결국 1888년 10월 부다페스트로 옮겨가게 된 뒤에야 이곡을 완전히 완성하게 되었고, 그 이듬해인 1889년 11월 20일, 말러 자신의 지휘로 부다페스트에서 초연되었다. 그러나 초연은 대실패로 끝났다. 청중들은 야유를 퍼부었고 심지어 작품을 연주한후 부다페스트 거리를 산책하던 말러를 지나가던 여인들이 이상하게 쳐다보았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청중들은 처음 부분은 그런대로 견디며 들었지만 3악장(초연당시는 4악장)에서 유명한 보헤미안의 민요인 'Frère Jacques'[1]가 단조로 바뀌어 등장하고, 4악장(초연당시는 5악장)에서 자는 사람을 확 깨울듯한 쿵쾅거리는 음악에는 더 참지 못했다고 한다.
부다페스트 초연 당시에는 2부 구성의 교향시로만 소개 되어 연주되었다. 그후 세월이 흘러 1893년에 함부르크에서 공연되었을때는 각각의 악장들에 표제가 붙은 형태로 연주되었다.함부르크 공연당시에 붙여진 각 악장의 표제들은 이미 부다페스트 초연 당시부터 구상되어진 것들로 보여진다. 그러나 표제들이 청중들이 곡을 오해하게 할수있다는 생각에 따라 1896년 베를린에서의 공연에서는 초연당시의 2악장인 "블루미네" 악장과 각 악장의 표제들을 삭제하고 4악장의 교향곡으로 개편해 연주하여 최종적인 형태가 완성되었다.
한국 초연은 1965년 2월 11일 서울시민회관에서 열린 김만복 지휘의 서울시향 공연으로 알려져 있다.

3. 곡의 특성


원래 이 곡은 장 폴 리히터의 (1763-1825)의 "거인"이라는 소설을 바탕으로 작곡된 작품으로 특별히 'Frère Jacques'가 단조로 바뀌여 나오는 3악장은 프랑스의 화가 칼로의 패러디성 회화 "사냥꾼의 장례식"에서 영감을 받아 장송행진곡을 연상시키도록 작곡했다고 전해진다. 브루노 발터에 의하면 이 작품은 "말러의 베르테르로서 말러의 연애와 실연과 연관을 가지고 있다" 라고 했다고 하는데, 발터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해보면 카펠시절의 요한나 라히터나 라이프치히 시절의 베버의 손자 며느리에 대한 연애감정등이 이 곡에 반영되었을 걸로 보여진다.

4. 곡의 구성


오케스트라 편성은
플루트 4 (3, 4번 주자는 피콜로를 겸함) (2번 주자는 1악장과 4악장에서 피콜로를 겸함), 오보에 4 (3번 주자는 잉글리시호른 겸함), 클라리넷 3 Bflat, C, A조 (3번 주자는 Bflat조 베이스클라리넷과 Eflat조 클라리넷을 겸함), Eflat조 클라리넷 (3악장과 4악장에서 Bflat조 클라리넷을 겸함) 바순 3 (3번 주자는 콘트라바순 겸함), 호른 7 (4악장에서 3대의 호른이 더 보강됨), 트럼펫 4 F, Bflat조 (1악장에서 1, 3번 주자는 무대 밖에서 연주) 트롬본 3, 튜바, 팀파니 2, 큰북 (3악장에서 심벌즈가 붙은 베이스드럼을 사용), 심벌즈, 트라이앵글, 탐탐, 하프, 현5부(제1 바이올린, 제2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로 구성된다.
처음부터 4관에 가까운 편성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말러는 초연 이후에도 이 작품의 오케스트레이션을 계속 수정했는데, 초연시 사용된 악보는 남아있지 않지만 당시 남겨진 스케치로 볼 때 초연 시에는 트럼펫이 3대인 2관 편성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후 1893년 함부르크 공연에서는 3관 편성으로 확대되었고(함부르크판), 1899년경 현재와 같은 4관 편성에 가까운 규모로 확대되었다.
4악장 마지막에서 기립하여 연주하도록 되어있는 호른의 편성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고민한 흔적이 있다. 1888년에는 지휘자 프란츠 샬크에게 악보에 쓰여진 7명보다 호른을 더욱 증원해서 연주해야 한다고 지시했고 불가피한 경우 트럼펫과 트롬본을 추가하여 호른을 보강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가급적 호른만을 사용해서 연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최만년에 이르러서는 가능하면 트럼펫과 트롬본을 추가하라는 지시를 남겼다. 국제 말러 협회에서 출판된 총보의 서문에서는 여기서 호른을 9대 정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4.1. 제1부


제1부 "청춘의 날들에서. 젊음, 결실, 고뇌 등" (젊은이, 미덕, 결실, 고뇌 등의 날들에서). 베를린 연주때 이 표제는 삭제됨.

4.1.1. 1악장


1악장: "끝없는 봄. 서주는 동틀 무렵 깨어나는 자연을 묘사"(삭제된 표제) D장조 4/4박자 소나타 형식 Langsam. Schleppend (느리고 완만하게). Wie ein Naturlaut-Im Anfang sehr gemächlich (자연의 소리처럼, 매우 여유롭게)
상당히 긴 서주는 신비로운 자연의 고요함을 묘사하는듯 하며, 이어 소나타 형식을 따라 제시부가 시작되는데 첼로에 의해 제1주제가 제시된다. 제1주제는 말러가 카펠 시절에 작곡한 가곡집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중 두 번째 곡인 '오늘 아침 들판을 거닐 때'의 멜로디를 쓰고 있다. 일반적 형태의 소나타 형식에서는 제2주제가 이어 등장해야 하겠지만 제2주제는 등장하지 않고 제1주제만 존재한다. 전개부에서 다시 서주의 주제가 등장하며, 그 다음에 등장하는 선율은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의 '사냥꾼의 합창'의 선율을 연상시킨다. 이후에 등장하는 첼로의 칸타빌레 멜로디가 제2주제의 역할을 대신하며 제1주제와 함께 결합하여 발전한다. 또한 피날레의 소위 '지옥'의 주제가 암시되기도 한다. 재현부에서는 트럼펫의 요란한 팡파르 후 재현부에 나왔던 '사냥꾼의 합창' 주제와 첼로의 칸타빌레 멜로디가 이어진다.

4.1.2. 블루미네


삭제된 "블루미네"(꽃의 악장): Andante Allegretto C장조 6/8박자
초연 당시 2악장이었지만, 베를린 연주때 삭제되었다. 이후 분실된걸로 여겨졌지만, 2차대전이후 발견되어 1968년에 출판되었다. 지휘자들에 따라서는 블루미네 악장을 추가하여 연주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블루미네 악장을 추가하는 것이 작곡가의 본래 의도에 맞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4.1.3. 2악장


2악장:"돛에 바람을 싣고"(삭제된 표제) 스케르초. Kräftig bewegt, doch nicht zu schnell (힘차게 움직여서, 하지만 너무 빠르지는 않게) A장조 3/4박자 3부 형식 - Trio. Recht gemächlich (매우 여유롭게).
말러가 흔히 즐겨 쓰던 오스트리아의 민속 춤곡 렌틀러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 스케르초 이긴 하지만 마치 시골 농부들이 춤을 추는 듯한 인상을 주는 악장.

4.2. 제2부


제2부 "인간 희극". 베를린 연주부터 삭제된 표제.

4.2.1. 3악장


3악장:"좌초"(삭제된 표제) 장송 행진곡. Feierlich und gemessen, ohne zu schleppen (엄숙하고 신중하게, 느긋하지 않게) D단조 4/4박자. 3부 형식.
보헤미아의 민요 'Frère Jacques'(마르틴 형, 혹은 자크 형)을 단조로 바꾸어 초연 당시 논란을 일으킨 부분. 이 곡의 아이디어는 칼로의 그림 "사냥꾼의 장례식"에서 따왔다고 하는데 일부에선 남독일에서 전해지는 동화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하기도 한다. 동물들이 사냥꾼의 관을 들고 행진하며 그 뒤로는 보헤미아의 전통 악사들이 따른다는 것이 그 내용이라 한다. 'Frère Jacques'의 선율은 말러의 어린 시절 죽은 형제들에 대한 말러의 죄책감을 암시한다는 분석도 있다. 중간 부분에는 유대풍 혹은 헝가리풍의 멜로디가 흘러나오며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의 마지막 곡인 '그녀의 푸른 두 눈동자'의 주제가 약음기를 단 바이올린에 의해 연주된다.

4.2.2. 4악장


4악장:"지옥에서 천국으로. 깊이 상처받은 마음을 갑자기 표현한다"(삭제된 표제,함부르크 연주당시에는 "지옥으로부터"라는 표제였지만 바이마르 연주후 "지옥에서 천국으로"로 바뀌었다 한다) Stürmisch bewegt (태풍처럼 움직여서) 2/2박자 소나타 형식. 크게 3개의 부분으로 구성됨.
3악장에서 쉬지않고 바로 4악장이 연주된다. 이곡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처음 이 곡을 접하면 매우 놀랄듯한 폭풍같은 연주로 시작된다. 실제로 말러의 한 친구는 4악장이 시작되며 한 부인이 너무 놀란 나머지 손에 들고 있던 손수건을 떨어뜨렸다고 회상했다고. 이 폭풍같이 연주되는 주제는 '지옥'으로 불리는 주제로 리스트의 <단테 교향곡>에서 동기를 가져왔다 한다. 이어 서정적인 멜로디로 제2주제가 제시된다. 제시부의 마지막에서는 1악장의 서주를 회상한다. 발전부에서는 앞에서 제시된 두 주제가 주요하게 사용되기는 하지만 '천국'의 코랄이 제2주제와 다시 등장하는 1악장의 서주 사이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말러 본인에 의하면 1악장의 서주를 재인용한 이 부분은 '영웅의 젊음에 대한 암시'라고 한다. 재현부에 이르러서는 서정적인 제2주제로 시작하고 그 다음 부분에서 '지옥' 주제는 ppp로 멀리 물러나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마지막은 '천국' 주제의 승리가 코다로도 이어지며 화려하게 마무리지어진다. 이 '천국'의 동기는 바그너의 파르지팔에서 따왔다고 전해지며, 그것으로 말러의 의도가 그대로 드러난다고 볼수있다.
[1] 마르틴 형, 혹은 자크 형. 영어로는 "Are you sleeping~ Are you sleeping~ Brother john~"으로 부르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