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데커 플랜

 

세계대전Z에 등장하는 좀비 박멸 플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아파르트헤이트 정권 당시의 플랜을 바탕으로 하여 구성된 생존 계획이다. 생존자가 어떻게 해야 많이, 또 오랜 기간 살아남을 수 있는지, 심지어는 좀비들의 습성과 특징까지 죄다 분석해 넣은 계획.
계획을 만든 폴 레데커는 어린 시절이나 사생활에 대해 베일에 가려져있으나 인간의 감정을 상당히 혐오하는 말을 자주 내뱉는다. 인종차별주의자로 낙인찍으려고 전기 작가들이 기를 쓰고 있으나 그는 인종차별주의 또한 감정의 산물이라고 말할 정도로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
그런데 흠좀무한 사실은, '''이건 레데커가 은둔 기간 중 심심해서 만든 계획'''이라는 것이다. 레데커는 이전 아파르트헤이트 정권 때 이미 레데커 플랜과 유사한 오랜지 84 플랜이라는 플랜을 세운 적이 있었다. 문제는 이 내용인데, 내용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모든 흑인이 동시에 폭동을 일으켰을 때 백인이 살아남는 계획'''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그 백인들 마저도 가치있는 백인과 쓸모없는 백인으로 나누고, 무가치한 백인을 미끼로 던져준다는 무시무시한 계획. 이 계획 때문에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이 끝난 후 레데커는 은둔생활을 하게 되었고,[1] 좀비에 관한 소식을 듣고서 이 계획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소식을 어찌어찌 들은 특수부대원들이 이 계획을 가져다 실행시킨 것.
이 플랜이 발표되었을 때 남아공 정부 인사들은 그야말로 펄펄 뛰었으며 대통령은 "왜 이런 놈을 데려왔냐?"고 화를 냈을 정도.
하지만 그를 불러온 사람은 그들의 국부 '''넬슨 만델라.''' 대통령 몰래 특수 부대를 파견하여 레데커를 꺼내온 그는 레데커 플랜을 지지한다는 뜻으로 각료들 앞에서 레데커를 껴안기까지 했는데…. 이를 예상하지 못한 레데커 본인은 그 자리에서 충격을 받아 미쳐버렸다고.[2][3]
작전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정부와 국가 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인재들만 따로 뽑아 가장 안전한 곳으로 옮긴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이 거주하는 지역에도 방어선을 설치하고 병력을 배치하지만 중요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즉 거주 지역을 한정한 뒤 심장부와 중요 방어구역, 일반 방어구역 등으로 나누고 방어의 강도를 달리한 것이다. 이 경우 문제가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였는데, 레데커 플랜에서는 가능한 한 저들을 살리고 보호해서 '''좀비들에게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되어 있었다.[4]
다만 착각할 수도 있는 게 어디까지나 따로 분산시켜 유인한다는 것이지 그냥 좀비들에게 맛있게 먹으라고 내던지는 건 아니다. 하나의 방어거점이 무너지면 결국 좀비의 숫자 = 각 거점의 방어 부담은 그만큼 늘어나니까. 게다가 실제 상황에서는 정규군이 완전히 붕괴된 게 아니기 때문에 진짜 초반부터 전면붕괴된 몇몇 국가 빼고는 가장 중요한 거점이 가장 중시되고 있을 뿐 실제로는 나머지 주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의 방어병력 및 시설 규모도 상당한 수준이었고, 함락된 거점도 많지 않았다. 당장 이 정책이 실행된 대한민국만 해도 실질적인 타격은 별로 없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즉 어떻게 보면 평범한 방어작전이다. 사실 미끼라고 해서 그대로 죽게 내버려 두면 좀비 집단만 늘어난다는 건 상식이기 때문에 폴 레데커는 미끼의 역할을 강조하긴 했지만 동시에 방어 병력을 충분히 배치해서 지역을 요새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봤다. 즉 미끼로 내던진 곳에도 방어 병력이 대거 배치되어 있는 상황이므로 다 죽으란 법은 없고, 오히려 좀비들의 전력이 각 거점으로 분산되어 각 요소의 방어거점에 가해지는 압력은 생각보다 줄어들고, 그 동안 핵심지대의 안전을 신속히 확보하고 그 뒤 병력을 재집결시켜 이번에는 역으로 가장 위험한 곳부터 구원하면서 모든 지역을 다시 되찾는 것이 목표이므로 미끼의 역할은 언제까지나 시간끌기가 된다. 즉 버티는 사이 재편성->반격을 통해 좀비 집단을 최소한의 인명 피해로 붕괴시킬 수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상대가 적군이 아니라 좀비라는 것이고, 핵심지대의 안전을 위해 다른 방어거점(즉, 상당수의 국민들)은 최악의 경우라는 조건이 반드시 붙지만 "씁 어쩔 수 없지"라는 마인드로 포기할 수 있다는 것.''' 일반 대중이 알면 정치인들 목을 칠 일이다. 게다가 폴 레데커는 주요 방어지점 외에는 미끼의 역할을 노골적으로 강조했으므로 "최악의 경우"라는 조건의 허들이 일반적인 생각보다 더 낮을 수도 있다.
그래도 결국 많은 나라들이 이 계획을 토대로 자국의 생존계획을 세웠으며 독일에선 '''프로흐노 계획,''' 대한민국에선 '''창 독트린'''으로 명명되어 실행된다. 이름이 각자 다른 이유는 계획의 본 내용을 숨기기 위해서인 듯하다. 어쨌든 한국에서도 '''저런 일이 일어났었다는 얘기.''' 이 계획을 실행한 국가들이 전후 큰 문제가 없었던 걸로 봐서는 생각보다 방어거점의 피해가 크지 않았고, 인명피해도 최소화되어 불가피한 조치로 여겨졌던 듯하다.
이 점에서, 예리한 독자라면 이미 눈치챘겠지만, 이 작전이 비인간적이고 비인도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는 그냥 설명을 잘못해서일 뿐이다.(...) 설명을 제대로 했으면 이건 그냥 충분히 정상적인 방어작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나 하나 짚어보자.
  • 각 지역에 방어선을 설치하고 병력을 충분히 배치하여 요새화한다: 방어하기 위해서 방어선을 설치하는 건 잘못이 아니고, 방어선에 병력을 배치하는 것도 잘못이 아니고, 요새화하는 것도 잘못이 아니다. 그냥 방어하는 것일 뿐이다. 이 단계에서는 도덕적 문제가 제기될 여지가 전혀 없다.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조치도 아니고 그냥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 좀비가 사람을 공격하는 상황에서 방어하는 건 당연한 거고, 방어를 위해서는 방어선을 구축한 요새화가 유리하다는 것 역시 기술적인 문제일 뿐이니까.
  • 정부와 국가 운영을 위해 필수적인 인재들만 뽑아 가장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그 영역의 방어를 최우선으로 한다: 이 부분은 예민한 평등주의적 입장을 가진 사람이라면 좀 불편하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역시 현대 사회를 기준으로 보면 특별히 도덕적으로 지탄받고 있는 문제는 아니다. 대부분의 국가가 전시를 대비하여 대통령이나 정부 요인, 지휘부를 위한 별도의 엄중한 보호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런 요인들의 생명이 다른 사람의 생명보다 더 중요해서 지키는 게 아니라, 이들이 죽을 경우 정부와 지휘체제가 붕괴되어 더 큰 피해가 돌아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이 때문에 인류의 역사 내내 일어난 무수한 전쟁에서 항상 수뇌부는 더 강력한 보호를 제공받아왔고, 현대의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 특별히 도덕적인 문제가 제기된 사례는 거의 없다. 당장 한국이고 미국이고 대통령 경호 체제, 대통령 전용기, 수뇌부용 벙커 등이 제공되지만 이 점을 특별히 부도덕하다고 비판하는 사례는 거의 없지 않은가(...) 말하자면, 원론적인 도덕적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필요하기에 취해진 조치이고, 그러한 조치가 필요함을 대중에게 이해시킬 수 있다는 것이 충분히 증명되어 있는 것.
  • 각 방어거점을 중앙을 지키기 위한 미끼로 삼는다: 멍청하게 미끼 드립을 쳐서 그렇지, 이 역시 딱히 왜곡이나 거짓말 없이도 충분히 도덕적 정당화가 가능한 부분이다. 레데커 플랜의 핵심은 각각의 방어거점을 최대한 유지하여 다른 거점(특히 중앙 거점)에 좀비의 공세역량이 집중되는 상황을 피한다는 것인데, 이를 나쁘게 묘사하면 각각의 거점이 다른 각각의 거점에 대한 미끼가 되는 것이지만, 호의적이나 중립적으로 묘사하면 각 거점을 유지함으로써 거점 내의 인원을 지킴과 동시에 다른 거점에 가해지는 부담도 경감시킨다고 설명할 수 있다. 이건 그냥 협동, 협업의 기본이다.(...) 이 부분은 애초에, '핵심부와 인류 전체를 지킨다'는 대목적과 '각 거점에 모인 사람들을 지킨다'는 소목적 사이에 이해가 일치하는 부분이라, 전혀 도덕적 문제가 제기될 필요가 없다. "전체를 위해 소수를 희생시킨다" 면 그건 도덕적 문제가 있는 행동이지만, "전체를 위해서는 소수도 잘 지켜낼수록 유리하다" 고 하면 그냥 잘 하면 잘 할수록 좋은 일이지, 비판받을 이유가 딱히 없다.[5]
  • 이렇게 놓고 보면 상당히 실용적이고 문제가 될 것 없어보이는 전략이지만 사람들이 레데커 플랜에 가지는 단 한가지 불편함은 피난을 시키지 않는 것이다. 잡아먹으려고 드는 괴물들 앞에서 방어시설과 병력은 줬지만 거기에 해당되는 사람들을 할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더 안전한 곳으로 옮기지 않거나, 혹은 즉시 구조하러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안전지대에는 중요인원들을 피신시켜 놓고 우선순위가 낮은 사람들은 각 방어거점에 흩어서 좀비들의 위협을 감수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만약 방어가 뚫리거나, 후방에서의 반격 시기가 늦어진다면 결국엔 잡아먹히는 위험에 던져놓았다는 비난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를 이용하여 (작가가 작중에서 직접 설명한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작품 내용의 부족한 점을 대신 메꿔준 것이기는 하지만) 일단 레더커 플랜이 어떤 면에서 비인도적이고 냉혹한 계획이었던 것인지를 설명할 수는 있을 것이다. 다만 이 논리에도 중대한 반론의 여지가 하나 있는데, 바로 이 작품이 '지역분쟁 Z'가 아닌 '세계대전 Z' 라는 점이다(...) 일반적인 재난 상황이라면 일단 위험지역의 주민들을 안전한 지역으로 피신시키는 것이 정석적인 대응이지만.. 작중 묘사를 보면 좀비의 공격이라는 대재앙으로 국가를 넘어 전 세계의 인류 사회 전체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는 상태임을 생각해야 한다. 즉, 피난이라는 개념을 성립 가능하게 할 안전 지역 자체가 없다고 볼 여지가 크다는 것. 당장 심장부나 중요 방어구역 역시 '좀비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구역'이 아니라 '우선적으로 방어해야 하는 구역' 이라고 설명되어 있음을 생각해 보자. 결국, 할 수 있는데도 더 안전한 곳으로 옮기지 않고 미끼로 방치했다고 보기에는 애초에 안전한 지역 자체가 없을 개연성이 크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피난을 시킨다고 해 봤자 사람들을 한 방어거점에서 다른 방어거점으로 옮기는 것 밖에 안 되고 이 과정에서 일부 거점에 인구가 집중될 경우 인구 밀집으로 인한 생존환경의 불리함이나 방어 효율의 저하, 위험의 집중등 심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 역시 상당하다는 것. 이런 이들을 '구조하지 않았다' 는 비판 역시... 사람을 위험한 상황에서 구출해서 안전한 상황으로 옮겨놓을 수 있어야 구조지, 어디로 옮기든 안전한 곳이 없다면 이는 구조라기보다는 차라리 전략적인 예비전력의 활용(즉, 가용 병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각 거점이 공세를 견뎌내는 동안 기동성을 가진 예비병력이 출격하여 좀비를 쓸어버리는 것)에 더 가까울 수 밖에 없다.
  • 결과적으로 만약 상대가 전략적 판단을 하는 인간들의 군대라면 중요도가 낮고 방어에 전념하고 있는 시설은 무시하고 중요 시설이나 요충지를 공략할 것이기 때문에 전혀 먹히지 않는 전략이겠지만, 뚜렷한 전략 목표나 지휘계통이 없이 그저 눈앞의 적들에 집중하는 폭도들이나, 인간을 잡아먹는 것만이 존재 목적인 좀비들에게는 병력을 분산시키고, 진격을 지연시키며, 뚫리지만 않으면 병력까지 줄일 수 있는 전략인 것이다.
요컨대, 상대가 일말의 자비도 없는 좀비라는 극단적인 상황 + 레데커가 이야기의 초점을 이상하게 맞추고 미끼 역할만 강조하면서 이상한 드립을 쳐서 그렇지, 말만 잘 했으면 그냥 평범한 방어작전일 뿐이다. 구조할 수 있음에도 일단 위험에 방치해둔다는 점에서 까일 만하다고 보는 경우도 있으나... 작품 내용을 보면 애초에 '일단 구조할 수는 있다' 자체가 성립하는지 의문. 인간을 숫자상의 통계로 보고 '피해 총계를 줄이기 위해 눈앞에서 식인 괴물의 위협을 받는 사람들을 내버려 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피난민을 옮길 수 있는 안전지역' 자체가 없을 개연성이 높다는 점에서 보면 이보다 더 인도적인 대안이라는 게 일단 성립이라도 가능한지 자체가 심히 의심스럽다.(...) 이 점에서 보면 작가 자신은 레데커 플랜을 '공리주의적으로 가장 효율적이기는 하나, 인간을 숫자로만 보는 냉혹함을 전제로 하는 계획'으로 묘사할 생각이었는데 그냥 묘사 실패로(...) 어중간하게 묘사되었다고 보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작가가 그렇다고 이 계획이 너무 잔혹비정한 계획으로 보이게 하고 싶지도 않았던 것인지(...) 작전을 위해 감수해야 할 비정함을 독자 입장에서 체감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작품의 서술 방향을 크게 고치지 않더라도 무기나 각종 물자등의 공급에서 핵심 거점을 우선시 하여 다른 비중요 거점이 곤란을 겪고 큰 피해를 입는다거나, 더 명확하게는 핵심 거점의 방어를 위해 비중요 거점의 방어를 포기하거나 핵심거점이 공격받을 때 충격을 분산시키기 위해 미끼 거점으로 좀비를 유인하는 모습 등 핵심 거점과 미끼 거점간의 '''차별'''을 강조하는 장면을 몇 번이라도 보여줬다면 독자가 직관적으로 '아, 이런 면에서 냉혹하다는 거구나!' 하고 파악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요약하자면, 레데커 플랜 자체는 지금까지 역사에서 무수히 등장했던 거점 단위 방어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작가가 이 작전의 어떤 측면을 집중해서 묘사하는지에 따라 독자의 이해가 갈릴텐데... 정작 작가는 '효율적이지만 냉혹비정하다'는 '''설정'''과는 달리, 작전의 효율적인 면에만 초점을 맞추고 냉혹한 면은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
그나마 보여준 모습이래야 작전 수행이후 버리고 가면서 사람들의 비난을 들었고 시간 끌기용으로 죽으러 가는 다른 부대의 뒷모습이나 군대가 다시 방어선을 넘어 탈환한 미끼역의 안전 지대로 부터 환영 보다는 늦었다는 비난을 들었다는 정도일 뿐인데, 이 역시 레데커 플랜이 가지고 있다는 냉혹비정한 성격을 보여주기에는 역부족이다.
  • <작전 수행 이후 방금 구원한 지역을 버리고 가는 것>은 제한된 전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물론 거점에 머무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부대가 계속 그 거점에 주둔하며 지속적으로 보호를 제공해주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이것이 가능하려면 각 거점마다 각각 방어전력을 주둔시킬만큼 충분한 전력이 있어야 하고, 그정도로 충분한 전력이 잇으면 그냥 그 전력으로 각 거점을 방어하면 될 일이니 고민할 것이 전혀 없다. 하지만 전력이 그정도로 충분치 못하니 제한된 전력을 가능한 한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넓은 영역과 많은 사람들을 방어하기 위해 거점방어-기동예비의 운용 형태가 필요해지는 것.
  • <방어선을 넘어 거점을 구원햇지만 환영보다는 늦었다는 비난을 받았다>는 것 역시, 충분한 전력을 갖추지 못한 각 거점의 거주자 입장에서 보면 지원군이 아무리 서둘러 달려오더라도 그들이 도착하기까지의 시간동안은 불충분한 전력으로 좀비의 공세에 노출되어 있어야 하므로 불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즉, 예비대가 바로 대응 가능하도록 거점에 주둔하고 있는 것이 아닌 이상 각 거점 주민의 입장에서는 예비대의 도착이 '늦었다'고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장면들은 <레데커 플랜이 가진 냉혹한 면모>를 보여준다기보다는 <자원과 전력의 제한 속에서 최선을 다해도 어쩔 수 없는 한계>를 보여주는 장면에 가깝다. 애초에 이 장면들이 작중 등장하는 맥락 자체가 좋게 말해서 '국면 전체를 생각해야 하는 전략적 예비전력'과 '자신의 생명을 가장 우선시할 수 밖에 없는 각 거점 주민'의 입장 차이, 나쁘게 말하면 '모든 사람들이 위혐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을 우선시해줄 것을 원하는 이기적인 태도' 때문에 최선을 다해 좀비와 맞서 싸워 사람들을 구해냈으면서도 감사를 받기는 커녕 비난만 실컷 들었다는 한탄의 일부분인 것이다.
결국, 본작에서 <레데커 플랜의 비정하고 냉혹한 측면>을 제대로 묘사한 부분은 찾기 힘들고, 그나마 찾을 수 있는 내용들은 '충분한 여유가 있는 정상 상태의 사회'를 기준으로 보면 모를까, 인류가 멸망의 위기까지 내몰린 극한상황(=당연히 사회적 여력 자체가 극히 부족해진 상황)을 상정한 작중 세계를 기준으로 보면 딱히 냉혹하다고 보기도 힘든, '어쩔 수 없는 상황'에 가깝다. 물론 창작물을 접할때는 현실세계의 지식을 기반으로 메타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작품 내에 묘사된 내용에 따라 내재적으로 해석해야 할 부분이 당연히 있기 마련이라지만 독자에게 최소한의 공감도 힘들 정도로 묘사가 허술한 데에는 작가의 역량 부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세계대전Z 외전에 나온 단편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내전 후 성립된 새 정부가 레데커 플랜을 실시하였는데, 다른 나라와는 달리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미끼가 될 지원자'''를 받아서 실시하였다. 물론 중국답게 자원을 가장해 징집하거나 가족 중에서 다른 가족을 살리려고 자원한 사람들일 수도 있다.
[1] 당시 레데커는 아프리카에서 제일 미움 받는 사람이었다고.[2] 그 후 레데커의 행방이 묘연해졌다고 한다. 자세한 건 폴 레데커 항목 참조.[3] 작중 이 행동에 대해 논란이 많다는 서술이 있다. 그도 그럴법한게, 남아공의 국부이자 흑인 인권운동의 대부인 넬슨 만델라가 아파르트헤이트의 유산이나 다름없는 이 양반을 포옹했다는 것은 레데커 본인만이 아니라 만델라에 대해 알고 있던 사람들에겐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만델라의 이 행동은 이 작전의 본질을 알고 유래가 없던 대위기에서 남아공을 구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것이다. 당장 좀비가 백인 우월주의자들도 아니고, 인종 안따져가며 살육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남아공'이 살아남기 위해선 그게 효율적이라면 자신이 맞서 싸우던 아파르트헤이트의 유산이라도 필요했을테니까.[4] 일본 만화 진격의 거인에도 이런 미끼구역을 설정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이 구역도 일단은 벽으로 보호 받으며 감세라는 당근, 개척 등의 명분이 있다.[5] 사실 이런 방식의 방어선 형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항상 있어왔다. 삼국시대의 고구려-백제-신라의 산성 방어선, 고구려 성곽에서 치와 옹성의 역할, 전국시대 일본의 본선-지성 체계, 게다가 현대전에도 이런류의 방어선이 전술 단위 또는 전략 단위로 많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