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 디너
1. 개요
영국을 대표하는 요리다. 흔히 영국에 가면 많이 먹게되는 요리로 스테이크, 피시 앤 칩스, 잉글랜드식 아침식사, 애프터눈 티와 함께 자국민과 외국인들 모두에게 인기있는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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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전기구이 통닭으로 국내에 널리 알려져 있는 로스트 치킨. 오븐하고 전기구이 방식에서 미묘한 맛의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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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일요일에 흔히 먹는 로스트 비프. 분홍색 살결이 골고루 퍼지게 굽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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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크리스마스 등 즐겨먹는 로스트 터키이다.
2. 상세정보
오븐에 구운 음식을 통칭한다. 뭔가를 구우면 로스트 xx 하는 식. 주로 일요일 점심식사로 먹으며, 구울 때 나온 고기 국물에 루[1] 를 풀어 간을 해서 만든 그레이비 소스와 함께 제공된다. 보통 쇠고기는 호스래디시, 닭고기는 크랜베리, 양고기는 민트(잼을 같이 먹는 경우도 있다), 돼지고기는 사과소스에 주로 곁들여 먹는 것이 전통이다. 쇠고기일 경우 레어-미디엄 레어 정도로 굽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며, 양고기도 중간에 붉은 빛이 남아있을 정도로만 익힌다.
큰 쇠고기 덩이를 반나절간 구워서 밑에 떨어진 육즙으로 만든 요크셔 푸딩과 야채를 곁들여 먹는걸 흔히들 “선데이(일요일) 로스트” 라고 하는데, 이는 전통적으로 그리스도교 국가였던 영국에서 육식을 금한 금요일, (일부 시기는 다른 요일들도 금육일로 지정하기도 했다. 많이 세속화된 요즘도 Fish Friday라는 전통으로 남아있다.) 공복절인 토요일 [2] 을 넘기고 교회에 가기 전에 고기를 불에 올려놓고 예배가 끝난 뒤 집에 돌아와서 월요일에 일터로 나가기 전에 배에 기름칠하는 한 주에서 제일 중요한 식사임에서 기인한다. 지금 형태의 선데이 로스트의 기원에 대해서는 중세 기원설과 18세기 기원설 둘이 있다. 18세기 전후로 의도적으로 많은 양을 조리하고 남은 고기는 다시 푹 익힌 뒤 찢어서 병에 담고 라드나 버터로 밀봉하는 가정식 병조림으로 그 다음주에 활용하는 기록 또한 있다.
선데이 로스트에 이런저런 부재료를 더 곁들이고 디저트까지 추가하면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디너가 된다. 다만 선데이 로스트는 소와 양이, 크리스마스는 칠면조가 주가 된다는 차이가 있다. 중세까지는 크리스마스 디너가 돼지고기(평민들은 돼지고기를 먹었고, 왕과 귀족들은 직접 사냥한 멧돼지 고기가 크리스마스의 특별 메뉴였다), 혹은 거위 등으로 주로 요리되었지만, 16세기에 아메리카로부터 칠면조가 전래된 이후로 칠면조를 먹는게 보편화되었다.
지금도 선데이 로스트의 전통을 이어가는 가정들은 일부로 많이 만들고 나머지는 스튜나 다른 요리에 쓰기 위해 따로 보관한다. 물론 쇠고기만 쓰는건 아니고 칠면조나 오리, 혹은 돼지고기 (햄이나 안심)도 쓸수 있다. 간혹 양을 쓰는 집도 있다. 특히 칠면조는 그래이비와 스톡이 많이 나오고, 먹고 남은 가슴살과 다리/허벅지살을 다져서 마요네즈와 셀러리 따위와 섞어서 샌드위치에 넣으면 훌륭한 점심식사여서 좋아하는 가정들은 성탄절 뿐만 아니라 연중에도 구워댄다,
영국의 거의 모든 레스토랑들은 일요일 점심은 평소 메뉴 외에도 거의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선데이 로스트를 제공한다. 펍에서도 일요일에는 선데이 로스트를 내놓는 경우가 많다.
이 선데이 로스트로 제일 가장 사랑받던 부위는 필레(안심)와 갈비로, 조리기법과 제료 등을 조금 더 고급화 시킨 “프라임 립”[3][4] 이란 요리는 지금도 영미권서 사랑받는 중-고급 요리다. 다만 이걸 미국에서 스테이크 썰듯 16, 혹은 24(!) 온스 단위로 썰어대서 먹으면 그 가격이 100파운드를 뛰어넘는 경우도 있다보니 영국에서 먹을땐 대부분 얇게 두세장 정도 썰어서 요크셔 푸딩, 호스래디쉬 등과 서빙하는데, 일부 식당에선 “아메리칸 컷”을 요청하면 두툼하게 썰어준다.[5] 영국인들도 더 오래동안 열을 간직하고 진한 육즙맛을 느낄수 있는 아메리칸 컷을 선호하는 경우도 간혹 있는데, 프라임 립 자체가 넓이는 정해져 있어서 그렇게 두껍게 썰면 가격이 참 뭐같아서 그냥 얇게 썰어서 조금씩만 먹는 편.
3. 영상
[1] Roux. 녹인 버터에 밀가루를 볶은 것. 수프나 카레라이스, 스튜 등의 여러 소스의 원형이 되는 재료이며, 크림소스 스파게티 등을 만들 때도 루를 이용한다.[2] 영성체 이전에 속을 비운다는 의미로 현대엔 가톨릭 한정 미사 1~2시간 이전 공복을 교리로 채택했지만 과거엔 토요일 이후로 물을 포함 교회에 가기 전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3] 쓰이는 고기는 갈비뼈가 붙어있는 꽃등심 덩어리라고 생각하면된다. 위에 고든램지의 요리영상에 등장하는 것이 이것. 이 고깃덩어리의 하나의 단면을 잘라서 만든 스테이크를 본-인-립아이, 더 친숙하게는 토마호크 스테이크라고 하기도 한다. 여기서 갈비뼈만 제거하고서 구우면 립아이 스테이크, 즉 꽃등심 스테이크가 된다.[4] 다만 엄밀하게 정의할 경우, 프라임 립은 요리의 이름이 아닌 부위의 이름이다. 서양 정육에서는 6번부터 12번 갈빗대에 붙은 고기를 '립'이라 정의한다. 이때 '캡(새우살을 의미하는 립 캡과 다르다)' 혹은 '리프터', 즉 떡심과 그 위에 붙은 고기를 제거할 경우 등심을 프라임 립이라 부른다. 한편 캡을 그대로 붙인다 하더라도 8번부터 12번 갈빗대에 붙은 등심은 여전히 프라임 립이라 부르는데, 6번과 7번에 붙은 캡 고기 일부는 결이 절단선과 평행해 질긴 부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위는 별도로 스탠딩 립이라 부른다.[5] 어차피 통째로 구운 뒤 써는거라 부피대비 크러스트와 육즙의 비율은 똑같다. 한입에 느낄수 있는 고기의 풍미 vs 비용의 문제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