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몬드 발렌타인
1. 개요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등장인물. 새뮤얼 L. 잭슨이 배역을 맡았다. 일본 더빙판 성우는 겐다 텟쇼. 기내 더빙판 성우는 유해무.
전세계구급의 IT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갑부.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이기도 하며 여러 국가의 권력자들과 접촉해 실질적인 환경보호정책이 추진되도록 노력하는 인물이다.
'가젤'이라는 개인 여비서를 두고 있다. 가젤은 칼날이 달린 의족을 활용한 무술을 선보이며 근접전에 있어선 킹스맨 요원과 대등, 혹은 압도하는 실력을 보여준다. 물론 주인공인 에그시와 해리 하트에게는 소폭 밀린다.[1] 과학적 소양도 있어서 발렌타인의 신경파 프로그램을 만드는 걸 도왔다고 한다.
2. 작중 행적
발렌타인은 극단적인 가이아 이론을 신봉하는 인물로, 탄소 배출량을 줄여 죽어가는 지구를 살리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인류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에 빠졌고 현실로 옮길 계획을 세웠다. 일반 시민들에게 무료 전화, 무료 인터넷 등을 제공하는 유심 칩을 배포한 뒤, 때가 되면 폭력성 강화 신경파를 작동시켜 사람들의 폭력성을 급증시켜 서로서로 죽이게 하려는 것. 자신이 선택한 권력자나 부자들에겐 자신의 계획을 알리고, 신경파로부터 안전한 방공호를 제공하고 귀 뒤에 신경파를 차단시키는 칩을 이식시켰다.[2]
발렌타인은 우선 방송을 통해 유심 칩을 홍보했고, 이를 본 해리 하트는 신분을 위장해 발렌타인과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이때 '''맥도날드 햄버거 세트 + 최고급 와인'''이라는 이상한 조합으로 해리를 대접한 뒤[3] 해리의 정체를 알아채고 와인에 나노 칩을 넣어서 해리를 추적했다. 이후 킹스맨 양복점에까지 찾아와 해리와 에그시를 크게 당황시켰다.
무료 유심 칩은 곧 수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끌었고, 발렌타인은 유심 칩의 효과를 시험해보기 위해 미국 켄터키주에 있는 사우스 글레이드 백인 우월주의 교회를 실험장으로 잡았다. 해리 하트가 여기 잠입했다가 생각보다 많이 잘못된 교회의 모습에 교회를 빠져나가려다가 발렌타인이 해리를 죽이기 위해 폭력성 신경파를 작동[4] , 그리고 '''전설의 교회 무쌍 장면이 탄생되었다.'''
교회에 있던 모든 사람이 죽은 후 정신이 돌아온 해리는 죄책감에 빠져 교회를 빠져 나오지만, 이미 교회 밖은 발렌타인과 부하들에 의해 포위된 후였다. 자신한테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는 해리의 물음에 발렌타인은 아래와 같이 답한다.
[image]"나는 당신한테 내 계획을 털어놓은 후, 나는 당신을 무지 황당한 방법으로 죽이려 하고, 당신은 똑같이 황당한 방법으로 도망치려고 하겠지. '''하지만 이건 그런 영화가 아냐.'''"
말이 끝나자마자 발렌타인은 바로 권총을 꺼내 방아쇠를 당겨버린다. 어떤 기적도 없이 해리는 그대로 머리가 관통당해 쓰러진다.
이후 자신의 벙커로 돌아온 발렌타인은 초대한 인물들에게 계획을 실행할 것을 통보한다. 에그시와 멀린, 록시가 이를 막으려 투입됐고 에그시가 벙커로 잠입해 멀린이 시스템을 해킹하는 동시에 록시가 인공위성을 파괴해 발렌타인의 계획을 망친다. 당황한 발렌타인이었지만 곧 E라는 동료에게 연락해 부서진 위성을 대신해 E의 위성으로 계획을 진행하려 한다. 그러나 그 사이에 멀린이 전파 차단 칩을 해킹, 칩이 이식된 사람들의 머리가 전부 터져나가 자신과 비서 가젤을 제외한 고위 인사들이 모조리 사망한다.
하지만 발렌타인과 가젤은 전파 차단칩을 아에 이식하지 않았었기에 살아남았고, 계획은 계속 진행되어 신경파가 발동, 전세계 사람들이 서로를 죽이려 드는 대혼란이 발생한다. 혼란을 멈추기 위해 다시 파티장에 침입한 에그시를 가젤이 막으려 했으나 실패하고, 발렌타인은 에그시가 던진 가젤의 의족에 몸이 꿰뚫리며 자신의 피를 보자 구토를 한 뒤 밑의 파티장으로 떨어진다. 쓰러진 발렌타인에게 에그시가 다가오자 발렌타인은 죽어가면서도 비아냥거린다.
발렌타인은 에그시의 대답에 만족하며 사망한다.[5]발렌타인: 뭘 그렇게... 멍하니 있어? 이쯤에서... 멋진 대사 하나 쳐야 되는 거 아냐?
에그시: 당신이 해리에게 이렇게 말했었지? '''이건 그런 영화와는 달라'''라고 말이야.
발렌타인: '''완벽해(Perfect).'''
3. 평가
빌런으로서 그의 가장 무서운 점은 무지막지한 재력도, 기상천외한 기술력도 아니라 '''세뇌에 가까운 화술'''이다. 고작 말빨로 전세계 권력자들이 인류를 초토화시키는 음모에 동참하도록 만드는데, 심지어 회상식으로 나오는 설득 과정을 보면 무슨 이익을 보장해준다거나 이런 게 아니라 인류는 지구의 바이러스니 제거해야 한다는 등 진짜 환경을 보호해야 한단 말만 한다(...). 이런 논리로 전세계 권력자들을 설득시켰다는 것이 발렌타인의 무서운 점.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무척이나 허술한 논리인데 말이다.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여기는 부패한 권력자라 해도 발렌타인의 주장에 동의하는 건 그저 어리석다고밖에 할 수 없다. '''부나 권력은 상대적인 요소'''라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발렌타인이 선정한 부자나 권력자들은 인류 대부분이 소멸해도 어느 정도 부와 권력을 유지할 수단을 마련해놨을지도 모르지만, 서민층이 우르르 죽어나간다면 부자들은 반드시 상대적으로 덜 부자가 될 수밖에 없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권력자의 권력은 인구 수와 비례관계다. 나라의 국력이 국민 수랑 비례한다는 건 아니지만, 예를 들어 그 나라의 국민 수가 절반이 되면 국력도 절반 혹은 그 이하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자면 농민들을 비롯한 식량생산에 종사하던 인력이 다 죽으면 다른 누군가가 식량생산에 종사해야 한다. 청소부를 다 죽여놓으면 쓰레기를 치울 사람을 다시 구해야 할 것이다. 이런 보충 인력들을 어디서 구하겠는가? 비록 작중 묘사를 보면 권력자 외에도 발렌타인의 사병이나 시중드는 사람 등, 소위 '하층민'도 어느 정도 남겨두긴 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인류로 인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정도로 막대한 인구를 한번에 죽여버리면 그로 인해 생겨날 사회적 혼란이란 요소를 배제하더라도 희대의 인플레이션이나 생산될 물건들의 양적, 질적 저하와도 같은 현상도 반드시 동반될 것이다. 이는 결국 발렌타인의 계획에 동의한 기득권자들의 기득권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발렌타인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일려고 생각하는진 몰라도, 막대한 인구를 죽이는 수단이 SIM카드이므로 핸드폰 보급이 덜 된 후진국들은 영향을 덜 받을 것까지 감안하면 선진국의 권력자들 입장에선 그야말로 바보 짓. 후진국의 인력으로 나라를 통째로 대체할 게 아니라면 자국 인력이 그냥 다 없어진다. 게다가 당장 유심칩 영향 덜 받은 국가에서 '''야 신난다'''하고 쳐들어오면?
물론 자원을 쓰는 사람이 줄어드니 자원고갈 문제나 인간의 생태계 파괴 문제가 해소되는 등 이점이 있긴 할 것이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부호들과 권력자들이 기존의 기득권 대부분을 포기하면서까지 환경보호를 위한 원대한 계획에 동참할 정도로 자기 돈이나 권력 아까운 줄 모르는 사람들이던가? 이 사태로 인해 기존의 신분, 계급 자체가 붕괴할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이기적인 사람 입장에서도 당연히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
그런데도 발렌타인의 이런 허술한 주장에 상류층, 권력층이 우르르 넘어가는 모습은 이들이 발렌타인의 계획에 감화된 광신도가 됐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을 지경. 진지한 관점에서 보면 도덕성 따윈 개나 줘버린 사이코패스 같은 권력자들만 세계 각국에 모여있다고 가정하는 데다 그런 그들이 손익계산도 제대로 못하는 이들뿐이라고 해야 말이 된다. 가이아 이론에 찬성하는 극단주의자들만 권력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만약 좀 더 현실적인 계획이었다면 임팩트도 적고 영화의 클라이막스도 시원찮았을 것이다. 거기다 인종차별 비슷한, 영화 외적인 논란도 일어날 수 있고 말이다. 예를 들어 기득권은 인구 수가 받쳐줘야된다고 하긴 했으나, 현실에서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는 있다. 소위 니트, 그러니까 일을 안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 하층민같은 경우엔 권력자에게는 필요없는 존재다. 만약 발렌타인이 작중에서 특정한 사람들(잉여인간 등)만 지정해서 없애거나 한다면, 물론 그 역시 사악한 계획이고 오히려 발렌타인이 여러 권력자를 끌어들인 게 조금이나마 더 납득이 가니 개연성은 좋아졌을지도 모른다.[6] 사실 아서와 에그시의 대사를 보면 이런 점이 없지는 않은데 에그시가 살아남은 사람은 전부 발렌타인의 노예가 되겠다는 말에 아서가 부정하지 않는다. 결국 이 USIM 칩 피해 대상자는 정치인들 딴에 경제적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영화 내에서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을 뿐이지 넌지시는 내포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했다면 영화로서의 임팩트는 많이 떨어졌을 것이다. 저런 계획이라면 작중에서처럼 한 순간 확 터뜨리는 계획이 아니라 더 점진적이고 은폐된 계획이 되고 말이다. 작중 노아의 방주를 언급한 것처럼, 아예 하층민들은 다 쓸어버리고 새로 시작하자는 터무니없이 큰 스케일의 악당이 영화에는 더 좋았을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실험 대상으로 삼은 테러리스트나 사이비 종교 광신도처럼 다음 대상은 불법 복제자 이런 식으로 지속적으로 해나갈것처럼 보이는 악당으로 묘사해도 터무니없지는 않을지언정 큰 스케일의 악당이라는 점은 맞으니 이런 식으로 묘사되었으면 어땠을까한다.
이런 점에서 발렌타인은 킹스맨 시리즈가 지향하는 B급 영화스러운 면모를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4. 기타
- 악당치고는 특이하게 잔인한 것을 혐오한다. 피 한 방울도 혐오스러워할 정도. 총을 쏠 때도 목표물에서 얼굴을 돌리고 총을 쐈으며, 그럼에도 구역질을 했고 마지막 장면에선 자신의 피를 보고 성대하게 구토를 한다. 비슷한 캐릭터로는 안톤 쉬거가 있다.
- 힙합 매니아인것 같다. 기본 복장이 힙합 뮤지션 복장에 악세사리도 힙합스럽고 아기자기 한것을 좋아한다, 대사를 할때도 거의 랩을 하듯이 한다. 등장할때 배경음악도 힙합음악 전자음이 항상 들어가며 심지어 벙커에서 인류를 통제할때 쓰는 기기 조차 DJ 장비를 연상하게 한다. 힙합바지에 운동화, 와인에 맥도널드 햄버거 취향이 독특하다.
- 생명력은 무력과 관계없이 엄청나게 끈질기다. 가젤의 의족에 몸이 꿰뚫리고 2층에서 추락해서 더 깊숙히 박혀서 즉사하는 게 정상일 텐데 에그시의 멋진 대사를 듣기 전까지 살아있다.
- 혀가 짧아 모든 s 발음을 'th'로 발음한다. -
[1] 하지만 에그시의 신발에 달린 칼날이 없었으면 가젤이 이겼을수도 있다. 명치를 맞기 전까지 가젤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기 때문. 근데 가젤도 의족에 칼날이 달렸으니 피장파장이고 양쪽 다 칼을 빼고 싸운다 하더라도 발차기 싸움은 가젤이 패배할 듯 하다. 에그시 쪽이 칼이 짧았는데도 몸에 직접 상처를 내고, 본인은 넥타이만 맞았으니.[2] 이 칩은 배반을 막기 위해 원격으로 머리를 터뜨리는 기능도 있다. 칩을 이식받은 제임스 아놀드 교수는 해리 하트에게 진실을 말하려다가 폭사했고, 해리 하트도 폭발에 휘말려 큰 부상을 입게 되어 치료를 받아야 했다.[3] 이를 보고 잠시 어이 털린 반응을 살짝 보이다 정중하게 빅맥을 주문하는 해리도 압권이다. 여기서 1945년산 와인이라고 하는데 1945년이 세계 2차 대전 종전 직후 미국이 영국을 꺾고 최강국으로 올라간 해라서 해리를 까려고 일부러 그렇게 대접한거라는 말도 있다. 해당 내용 출처. 다만 실제로 미국이 세계 최강국이 된 해는 세계 1차 대전 종전 직후인 1918년부터이다.[4] 여기서 가젤이 자신들과 교회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어 폭력성 신경파를 발생시킬 신호가 닿지 않을 걸 걱정하지만 발렌타인은 날 믿으라며 일을 벌였고 훌륭하게 성공했다.[5] 말 많은 악당이란 클리셰를 비웃으며 단번에 해리를 쏴죽인 발렌타인처럼 에그시도 자신이 쓰러뜨린 발렌타인에게 굳이 멋있는 대사를 남기려 하지 않았는데, 이것이 오히려 해리의 원수를 똑같은 방식으로 마무리 짓는 것처럼 되어 에그시가 완벽한 복수를 달성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6] 실제로 발렌타인이 실험 대상으로 삼은 사람들은 해리 하트를 제외하고 테러리스트라던가 사이비 종교 광신도로 나름 납득이 가는 대상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