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 호크
[image](전략)… 드디어 케이시 CIA 국장이 우위에 섰다. 헤이그의 뒤를 이어서 국무부 장관이 된 조지 P. 슐츠는 케이시가 '''CIA의 지원을 받은 175명의 한국군 특공대와 함께'''(with 175 Korean commandos backed by the CIA) 남아메리카의 북동쪽 어깨에 있는 '''수리남을 침공'''한다는 따위의 계획들을 제출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것은 경솔한 발상이었다. 미친 짓이었다. 나는 그런 황당한 계획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슐츠는 그 계획을 폐기시켰다. 그는 '''"CIA와 빌 케이시는 전혀 미덥지 못하며, 또 잘못되면 잘못된 것만큼이나 더 자신만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빠르게 깨달았다. …(후략)
'''팀 와이너, '잿더미의 유산' 594페이지.'''
1. 개요
'붉은 새벽', '에코 소대', '505 특전대', '장백산 10호'로 이어지는 '끝나지 않는 전투' 4연작으로 유명한 김민수 작가의 2015년작 군사소설.
작가의 대표작들이던 끝나지 않는 전투 4연작과는 상관 없는 세계관의 이야기이다. 작품의 배경은 놀랍게도 1983년의 수리남. 본 항목의 서두에서도 언급되었던 일부 문헌자료들에서 언급되는 '''한국군 특수부대를 동원한 수리남 공산정권 전복 미수''' 계획에서 영감을 얻어 '실제로 작전이 실행되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가정을 두고 만들어졌다.
극중 수리남 현지에서 사전작업하는 안기부 요원 채강호가 등장하는데 실은 작가의 전작 국가의 적에서 주인공을 위기로 몰아넣는 악역 정보부 간부 채강호 부장의 과거 시점이다. 물론 아직 일선 현장요원인만큼 국가의 적 때처럼 흑화하진 않았다.
2. 이야기 전개
유년시절에 미국인 선교사들로부터 영어를 배웠던 김영천은 이후 성인이 되어 제 1유격단[1] 의 특전요원이 되어 베트남에 파병되고, 여기서 우수한 전투능력과 영어 구사능력이 미 육군 특수부대의 빌 오스본 대위의 눈에 띄어 여러 차례 미군 특수부대와 작전을 수행하게 된다. 베트남에서 사랑하는 여자도 생겼지만, 어느 날, 북한군 군사고문단을 납치하는 작전에서 중상을 입고 후송되는 바람에 미처 그녀를 베트남에서 데려오지 못하게 되고, 그렇게 월남이 패망하여 마지막 기회마저 상실된 후에는 전쟁의 후유증과 사랑하는 사람을 데려오지 못한 자괴감에 설악산에서 은둔생활을 하게 된다.
세월은 흘러 본편의 무대인 1983년, 레이건 행정부는 쿠데타로 등장한 중남미의 소국 수리남의 공산정권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었으나, 마땅한 해결 방법이 없어 골치를 썩히게 된다. 이 와중에, CIA 국장을 비롯한 일부 고위관료들은 대통령의 비밀 허가를 얻어 CIA를 중심으로 수리남의 공산정권 전복을 계획하는데, 미군 병력을 동원한 직접적인 침공은 정치적, 외교적인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되자 CIA의 케이시 국장은 '''동맹국의 병력을 동원하는'''아이디어를 제시한다.
한국군의 군사작전능력은 과거 월남전당시 증명된 바 있고, 거기다 한국의 집권세력은 1979년 10.26 사건 이래의 쿠데타와 불미스런 사건들로 인해 외교적 지지기반이 취약한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의''' 병력지원요청을 거절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이런 미국 내 일부 '매파' 관료들의 계산은 정확하게 적중하여, 한국측은 뜬금없는 병력지원요청에 툴툴대면서도 착실하게 미국측의 최소한의 사전정보제공과 정보사 공작원들의 목숨을 건 현지 정보수집을 통해 차근차근 작전 계획을 구체화해 나가는 한편, 본국에서는 육군 특전사 등에서 정예 요원 백 수십명을 추려 작전을 수행하게 될 특수임무부대를 구성하게 된다. 이름하여 '제 380특수임무부대'. 콜롬비아 군 소속의 AC-47 건쉽 3기와 온두라스군 소속의 A-1 스카이레이더 공격기 4기 그리고 퇴출용으로 CIA에서 수배해 둔 민간업체 소속 CH-47 치누크까지 확보하여 구식이나마 공중지원화력까지 확보되고, 현지의 사정에 따라 침투 방법이 변경되는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도 침공 작전은 어느덧 실행 단계에 다다르게 되지만, 운명은 이들에게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런 구리구리한 국제정세가 설악산에 은둔해있던 영천에게 나비효과처럼 찾아오게 된다. 설악산의 영천의 주거지로 찾아온 사람은 다름아닌 과거 월남 파병시절 김영천의 상관이었던 오세웅. 대령 계급장을 달고 찾아온 그는 영천에게 그 자신도 모르고 있던 자신과 사랑하던 베트남의 여인 사이에서 낳은 아들의 소식을 알려주며, 이번 작전에 참가해주면 안기부에 이야기해서 영천의 아들을 작전의 승패와 상관없이 빼 오도록 해주겠다고 이야기한다.[2] 속세와 연을 끊고 살아오던 영천은 결국, '''"산 아래 세상에서 지은 죄를 수습하러"''' 작전 참가를 결심하게 된다.[3]
'호락호락하지 않은' 운명이 이들 380특임대에게 준 첫 번째 방해물은 과거 김영천과 오스본 대위의 작전팀에게 포로로 잡혔다가 구사일생으로 탈출한 북한군 특수부대의 최태관 중좌와 그의 작전요원들. 가이아나의 무력 혁명 수출부대[4] 로 활동하고 있던 그들은 인접국 수리남에서의 한국 측의 움직임을 눈치 채고는 한국군이 수리남에서 무엇을 하려는지 조사를 하기 시작하고, 점점 그 실체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두 번째 방해물은 조지 슐츠 미 국무장관. 대통령과 CIA 국장을 비롯한 일부 관료들이 행정부의 인원들에게도 말 없이 모종의 계획을 꾸미고 있음을 눈치챈 그는 나름대로의 정보력을 이용하여 사건의 전말을 탐지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제 2의 피그스만 침공'으로 비화될 수 도 있는 CIA의 비밀공작 계획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 모든 방해요소까지 복합적으로 맞물린 1983년 3월 22일. 수리남의 수도 '파라미리보'의 통일광장에 무사히 침투한 김영천을 비롯한 특전요원 선발대원들은 낙하산의 하네스를 풀자 마자 대통령궁으로 들이친다. 그러나, 사전에 침공 계획을 알아차린 북한군 특수부대의 방해로 작전은 계획과는 달리 점점 꼬여만 가고,[5] 슐츠 국무장관의 강력한 항의를 받게 된 레이건 대통령은 비밀공작을 취소시키게 되면서 한국군 특전대원 55명은 그대로 중남미 이국의 한 구석에서 잊혀질 위기에 놓이지만, 영천의 전우이자 이제는 CIA의 직원이 된 빌 오스본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한국군 특전대원들을 버릴 생각이 없었다.
3. 기타
3.1. 제 380특수임무부대
'''수리남 대통령 모가지를 따러''' 가기 위해 만들어진 한국군의 특수부대. 미군 특수전 부대의 사전정찰 결과 육상 및 해상 침투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려져 항공 침투를 기반으로 한 작계가 세워졌으며, 이에 의해 육군 특전사를 주축으로 구성되었다. 월남 참전 경험자들을 현역은 물론 전역자들까지 설득해서 최대한 끌어왔으며, 실전경험이 없는 요원들도 상당한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당대 특전사에서 707과 쌍벽을 이루던 정예, 청와대 경호실에 배속되어 대통령 2선경호를 책임지던 제27특공부대에서 차출되어온 인력들도 상당수 있다.
국내에서 저고도 낙하 훈련하다가 자살에 가까운 추락사를 한 인원이 나오는데 알고보니 80년 5월 광주에 투입되었던 특전사 출신이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지금은 없어진 디펜스 코리아에서 수리남에 한국군 투입시도 이야기가 나온 적 있었는데 당시 고정닉이자 실제 특전사 예비역 유저인 잇빨중사가 현역 시절 상사 원사급 되는 고참 부사관들이 80년대에 해외 파병갈 뻔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명했다. 사실이라면 단순히 미국에서만 말 돌다 끝난 수준이 아니라 한국 정부 차원에서도 이야기가 깊게 전해졌다고 볼 수 있다. 5.18 민주화운동 무력 진압으로 인해 국제적인 비난을 사던 5공화국 입장에선 미국의 지지가 절실히 필요했으므로 미국에서 계획이 통과됐다면 진짜로 한국군이 수리남에 투입될 수도 있었던 일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미국 높으신 분들의 제3세계에 대한 이해력은 꽝이라 한국 특수부대를 투입하기로 한 이유 중 하나가 '''현지 인종이 비슷해서 배후를 모르겠지?'''[6] 였다고 한다. 이를 조지 슐츠를 비롯한 실무자들이 어딜 봐서 동북아시아인과 남미인이 닮았냐고 난리쳐서 철회되었다. 따지고 보면 정말 얄팍한 가림수인데 공산 정부에 대한 쿠데타를 일으킨다면 미국이 배후인 건 당연하고 실전 경험을 가진 정예 특수부대원인 동양인 백여명을 동원할 수 있는 친미 국가는 그 시점엔 '''한국 밖에 없다.'''[7]
재미있는건 작중 묘사되는 병력들의 피복류와 장비들. 영국제 위장무늬 정글복,[8] 엑스반도(아마 한국제?), 베레모, UZI, 접절식 AK-47, RPK, M60, M72 LAW등이 그것인데, '국적세탁'내지 '소속 감추기'라는 컨셉에 상당히 특화된 차림새를 하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무장은 전부 1980년대 한국군 특수전부대에서 만져본 물건들이면서도 국적세탁하기 쉬운 물건들.[9]
전투복이나 장구류도 한국군이나 미군 제식과는 거리가 먼 것들이고, 발뺌하기 쉬운 것들이고, 설령 메이드 인 코리아쯤은 실수로 찍혀있어도 큰 상관이 없는게 1980년대까지 한국은 저렴한 인건비와 상대적으로 괜찮은 품질을 바탕으로 섬유공업제품을 겁나게 많이 수출하던 나라였다.[10] 베레모 역시 본문에서 특별한 언급은 없지만, 다른 무장들이나 피복 장구류 보면 한국군 특전사의 그것이 아님은 쉬이 짐작 가능하다.
재미있는 것은 위의 장비를 착용한 모습과 정말 유사한 모습의 특수부대가 나오는 영화가 있는데, 바로.…….
[image]
'''와일드 기스'''
3.2. 결말
어찌어찌 일이 진행되어 한국 특수부대가 수리남 대통령궁 앞에 강하하지만 경호병력들을 해치우고 쳐들어가보니 대통령은 진작 도망치고 없었다. 중간에 노출 당한 북한 군사고문단[11] 의 귀띔에 미리 선수쳤고 항공지원마저 예상대로 되지 않으면서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오스본 요원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극적으로 항공 지원이 이뤄지고 영천은 공습지원을 유도하지만 그때 만난 북한 군사고문단과 교전에서 중상을 입는다. 다행히 아군에게 구조되고 어느정도 피해를 입었지만 뒤늦게나마 퇴출에 성공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영천은 오세웅 대령이 베트남에서 데려온 어린 아들과 감격적인 상봉을 한다.
[1] 제 1공수특전여단의 전신[2] 과거 영천의 상관이자, 바로 그 영천의 아들과 아내를 월남에서 빼오려고 노력했었던 세웅으로선 마치 아이를 볼모로 작전 참여를 종용하는듯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3] 사실 이게 모순이다. 그 죄를 수습하겠다는 행동이 애먼 나라에 불법 쿠데타를 시도하겠다는 것이니...... 80년대 반공정서에 익숙할 당시 주인공으로썬 나름 정당할지도 모르지만.[4] 특수부대 군사고문단[5] 여기에 열대성 저기압으로 발이 묶인 온두라스 공군 소속 A-1 공격기들이 작전 개시까지 이륙하지 못해 대통령궁에서 가까운 시 외곽 요새의 기갑차량과 차량화부대를 견제할 수단이 사라졌다.[6] 뭐, 당시 수리남에 한국과 일본의 원양어선의 정박지였고, 현지에 사는 화교들도 있었다고는 하지만, 최소 수십에서 최대 200여 명에 달하는 동양계 군인들이 자국 대통령에게 총질하는 스케일을 커버할 수 있었을지는....[7] 사실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핵심 우방국인 일본은 질을 떠나 특수부대 규모가 작고 대만도 중국이 눈을 부라리는 상황이라 쉽게 빠질 수 없다. 이에 반해 한국은 질적 양적 규모도 채울 뿐더러 미국과 연합작전에도 익숙하다.[8] DPM으로 생각됨. 데니슨 스모크를 '정글복'이라고 말하기엔 좀.….[9] 우지는 27특공에서 사용사례가 확인됨. AK나 RPK야 뭐 제식은 아니지만 이런저런 용도로 꿍쳐두고 있었을테고, LAW는 다른 무기들도 그렇지만 워낙 많은 나라에 뿌려진 물건이다보니 이걸로 어느 나라에서 온 괴한들인지 추측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10] 지금은 먹고 죽기도 힘든 콜렉터즈 아이템들인 타이거 스트라이프 오리지널이니 로디지아군 전투복 오리지널이니 그런 것들 상당수가 평화시장의 어린 여공들이 '''골방서 하루 14시간 노동'''하면서 만든 결과물들….[11] 이 책임자가 영천이 월남전 시절 생포했던 북한 특작부대원이었다. 그 직후 전선의 혼란을 틈타 도망가 북한에 복귀하고 여기서 다시 나타난 것. 하지만 서로 자세한 정보는 없는 탓에 월남전 때 그놈인지는 서로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