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디(작가)

 

북한의 소설가이자, 반체제주의자다.

1. 개요


'''북한에 살고 있으면서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작품을 쓰는(!)''' 반체제 작가이다. '반디'는 필명이며, 함경도 출신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소속이라는 것 이외에는 정체불명이다. 반딧불은 어두울수록 더 밝게 보이기 때문에 반디는 '어두운 가운데 있는 희망'을 상징하는 필명이라고 할 수 있다.

2. 생애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소속이라는 신분에도 알 수 있듯이 그는 북한에서는 엘리트 작가의 신분이었다[1]. 그러나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중반 동안 북한은 고난의 행군을 겪게 되는데, 그는 이 과정에서 북한 사회의 참상을 목격하고 체제의 모순을 고발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도록 자기만의 비밀장소에 작품이 쌓여 갔지만 북한에서는 당연히 출판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는 독자라고는 그 자신밖에 없는 작가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호기를 틈타, 탈북한 친척이 보낸 브로커를 통해 그의 작품 원고를 북한 외부로 반출하였다. 200자 원고지 무려 750장이나 되는 분량으로, 김일성이나 김정일노작(...) 같은 책으로 위장해서 반출했다고 한다. 그 뒤 그의 작품 중 김일성이 통치했던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에 쓰인 7편의 단편소설이 2014년에 『고발』이라는 제목의 소설집으로 대한민국에서 출판되었다[2]. 출간될 당시에 국내에서는 별 반응이 없었지만,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버러 스미스가 이 작품을 번역해서 영국 PEN 번역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의 반응이 뜨겁자, 국내에서도 이 작품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까지 탈북자들이 남한에 와서 북한체제를 비판하는 작품을 출판하는 일은 있었지만 북한에 거주하면서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북한체제를 비판하는 작품을 출판하는 일은 없었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 출판은 의미심장한 일이다[3]. 한편 그가 보낸 작품에는 시도 있는데, 이것들은 『지옥에서 부른 노래』라는 제목으로 묶었다. 이렇게 처절하게 체제를 비판하는 그 자신은 정작 탈북하지 않고 북한에 남아 있다. 처자식이 딸려서 차마 탈북을 감행하기 어려워서라고... 대신 그는 김일성대 대한 비판에 그치지 않고 김정일, 김정은대에 이르러서까지 체제의 모순을 고발하는 작품을 계속해서 쓰고 있다고 한다.


3. 개요


조선작가동맹 소속 작가의 목숨 건 폭압체제 비판… 북한판 솔제니친 탄생 여기서 그의 작품이 남한으로 넘어오게 된 계기를 볼 수 있다.

[1] 여담으로, 북한에서 작가가 되려면 수준급의 작문실력이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출신 성분과 사상도 좋아야 한다.[2] 작가가 최초에 『고발』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해 달라고 했다. 이것들은 모두 김일성이 통치하던 시기에 쓰인 소설들이라 김정일이나 김정은에 대한 비판은 아직 나타나 있지 않다.[3] 『고발』의 한 단편인 『복마전』에서 작가는 무려 북한 사회를 복마전에, 김일성을 마귀에 비유한다. 그 외에도 북한에서라면 상상할 수 없는 표현들을 그는 거리낌없이 사용한다. 그야말로 정말 목숨을 걸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