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츠 굴도하

 


'''"내가 만들었군요."''' - 환상마를 만들어 낸 직후에

피를 마시는 새의 등장 인물. 판사이의 남작.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 판사이의 마립간이었던 베미온 굴도하의 먼 후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상고토의 맹주였던 베미온과는 달리[1] 발리츠는 겨우 상고토의 여섯 남작 중 하나일 뿐이다. 제국 정부에선 고만고만한 상고토에서 귀족들이 권력싸움하느니 발리츠가 후작, 공작 등이 되어 상고토 전체를 휘어잡길 바라지만 다른 세력들은 이를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리츠에게 견제질을 시전하고 있다. 그래서 막말로 병사 하나 맘대로 뽑기도 힘든 상황. 이런 주위 상황 때문에 상당한 수준의 무예를 익혀뒀다.
키가 굉장히 작다. '애마에 오를 때도 상자에 올라가 발돋움을 해야한다'는 악의 섞인 농담이 돌 정도. 본인도 단신이 다소 컴플렉스인 모양으로, 적어도 자손들에게는 자신의 이 단신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 '등자에 오르지 않고도 말 위에 오를 수 있는 거구'인 여인의 소문을 듣자 본 적도 없으면서 결혼을 결심했다. 그 여인은 다름아닌 아이저 규리하의 여동생인 아이넬 규리하였다.
아이넬도 아이넬대로 발리츠 굴도하의 무용이 뛰어난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상대가 단신이란 건 별로 신경쓰지 않았지만[2], 판사이의 복잡한 정치적 사정상 발리츠의 지위가 자신의 친정 규리하 가문에 별다른 도움이 못 된다고 생각했기에 정중히 청혼을 거절하려 했다. 그러나 이미 아이넬의 키뿐 아니라 본인 자체를 사랑하게 된 발리츠는 '당신이 판사이로 와서 친정에 도움이 될 힘을 직접 키우십시오'라고 설득했고 결국 그녀는 발리츠의 부인이 된다. 정략결혼이긴 하지만 결국 서로 사랑하게 된 것 같다.
작중에서는 엘시 에더리의 토벌군에 아이저 규리하가 패한 후 쫓겨나고 정우 규리하가 규리하 변경백위에 오른 후 등장. '''"정치에 어두운 어린 처조카를 보좌하며 반란으로 풍비박살난 처가를 수습하여 자신 부부의 정치적 입지와 규리하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그 힘을 이용해서 상고토의 경쟁세력들을 데꿀멍시킨다..."''' 정도의 큰 그림을 그리고 정우를 도와주러 오지만, 문제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 부부의 행동에 비해 작중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 게다가 정우 규리하도 나름대로 이 부부가 생각했던 것마냥 무능하지 않았고,[3] 무엇보다도 정우 규리하가 권력투쟁이나 모략 등에 별다른 관심이 없어 규리하의 힘을 키워 뭘 어떻게 해볼 마음도 없다는 게 함정이었다. 이런 발리츠에 대한 팔리탐 지소어의 평가는 '''주인을 잘못 만난 명검'''.
단신이지만 걸출한 무인으로, 특히 말에 타고 장창을 들었을 때의 발리츠는 그 누구에게도 자제력의 발로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즉, '''작 중 최강의 기사(騎士)''' 타이틀을 갖고 있다. 아이넬이 발리츠와 결혼한 것은 무향의 여인답게 이 뛰어난 무예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반에 그와 싸운 두르사 돌 이하 아이저 규리하 휘하의 병사들은 '''탁월한 성능을 가진 판사이산 살인기계'''라는 평을, 후반부에서 그와 싸운 아라짓 전사들은 '''인간 전용 소드락이라도 먹은 것 같다'''는 감상을 남겼다.
작중 전투력 측정기로 쓰이는 바둑 실력은 3단. 엘시 에더리와의 대화를 위해 그에게 바둑을 신청, 6점을 놓고 두었다. 초반에는 설렁설렁 두어서 접바둑으로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지경까지 되었다가 갑자기 엘시가 중반전부터 각성, 외길 수순의 바둑이 이어지더니 19점차의 대역전패를 당한다. 아이넬 규리하가 "마치 도깨비라도 본 듯한 표정이군요."라고 말할 정도로 본인도 어찌 당한 건지 알 수 없었다고 묘사되었다.
규리하 성에 머물던 작중 초반에서는 정우 규리하의 호위, 조언자 정도의 역할이지만, 작품 후반부에서는 굉장한 활약을 한다. 치천제의 정체가 밝혀지고 치천제로부터 죄를 돌려받겠다는 정우를 '사악한 용의 지배에서 제국을 해방시키려는 영웅'으로 포장하여 황제로 만들려고 하며, 엘시를 황제로 만들려고 하는 시허릭 마지오와 무언의 동맹을 맺고 치천제를 물리친 뒤 두 사람을 결혼시키려 꾀한다. 발리츠는 공작위, 시허릭은 대장군 자리를 노렸다. 다만 작중에서 내일 사형당하는 사형수들이 밖에 나가면 뭘할지 서로 자랑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써 있는 것을 보면, 진짜로 권력을 노리기 보다는 역사상 최강 최흉의 용을 상대하려가면서 벌이는 현실 도피로 보인다. 주변 사람의 반응도 안쓰럽다는 것이니.
말리에 상륙한 뒤에는 말이 환상계단을 상상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백병전을 벌이게 되어 고전하다가, 아이넬이 이야기한 환상마를 만들어내어 '''레콘인 팡탄을 죽음으로 몰아넣기도 하고 힌치오와 싸워서 어느 정도 막아낼 만큼 정신나간 능력을 보여준다'''. 허리가 부러져 근근히 숨을 쉬고 있을 때도 단검 정도는 두손가락으로 간단하게 부술 정도의 강인한 체력을 자랑하는 레콘을 일격에 치명상을 입히고 넉다운시킨다는 것 자체가 인간에게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발리츠가 상상한 환상마의 추진력이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암시다. 게다가 발리츠가 상상한 것은 어디까지나 탑승을 위한 말이었다. 즉, 발리츠는 맨몸으로 '''일격에 레콘을 꿰뚫은 반동을 견뎠다'''.[4][5]
근데 이 장면, 생각해보면 굉장히 웃긴 장면이다. 발리츠 본인에겐 말을 초월한 무언가에 탑승한 그럴듯한 장면이겠지만 타인에게는 그 말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 말에 탄 모양새로 둥실둥실 떠다니는 모양새였단 건데... 4번째 만화 참조

[1] 베미온은 6형제 탑의 모든 열쇠를 소환할 수 있었다. 즉 상고토 전체를 휘어잡았던 셈. 그러나 2차 대확장 전쟁 중 베미온 굴도하가 미쳐버려 통치권을 잃어버리자 상고토의 세력은 다시 잘게 쪼개졌고 고만고만한 세력으로 나눠져 서로 권력 투쟁 중이다.[2] 어차피 세상 모든 남자가 자기보다 키가 작았기 때문에 유달리 단신이라는 것도 별로 문제 삼지 않았다고 한다...[3] 물론 일반인들은 생각하기 힘든 도깨비 같이 특이해서 그렇지, 정우의 선택은 늘 옳았다. 작중 사건 내의 정우의 선택지는 짜게 평가해도 무난한 수준 이상은 된다. 일례로 반란과 내정으로 박살난 규리하의 재정을 손봐야 할 때, 자유무역당에 연줄을 사용해 돈을 빌린다 같은 상식적인 선택지가 아니라 '''즈믄누리의 도깨비들을 모셔와 연초건조막을 설치하고 연초 건조 비용을 절감해 자유무역당을 상대로 연초 장사를 하자.'''라는 아이디어를 낼 정도로. 그리고 이 선택지는 단순히 규리하의 재정을 보충하는 정도가 아니라, 정우 규리하가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았던 규리하와 즈믄누리간의 유대관계를 세간에 과시한다는 평을 받았다. 정우의 정치적 행보는 이런 식으로, 무난한 선택이 원래 의도보다 큰 결과를 가져올 때가 많았다.[4] 받침대 같은건 상상해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작품 초반, 정우는 무심결에 환상계단을 우산으로 짚으려다 넘어질 뻔 했는데 이는 환상이 상상한 본인에게만 적용되기 때문. 환상계단을 자신의 몸에 감고 환상으로 몸을 움직여 레콘을 베고 때린 사라말이 어떻게 됐는지를 생각해보면, 아무리 창이 부러지며 충격을 일부 상쇄한다 쳐도 발리츠의 신체 내구도 역시 상상을 초월한다.[5] 말 위에서 압도적인 무용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영국의 리처드 3세를 연상케 한다. 리처드 3세는 척추측만증을 가지고 있어서 말에서 내린 상태에서는 지구력 등 전투를 하기에는 여러 신체적 제약이 있지만, 중세 말 안장을 설치한 군마 위에서는 행동이 자유로웠다. (똑같이 척추측만증을 가진 재연 배우 도미닉 스미도 말에 내린 상태나 현대 말 안자 위에서는 자세가 불안정하지만 중세 말 안장 위에서는 하체가 안장에 고정도어 오히려 몸을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할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바가 있다.) 리처드 3세는 자신이 죽는 보스워스 전투에서도 말 위에서 무쌍을 찍다가 낙마하고 그대로 적군에게 둘러싸여 전사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