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믄누리
- 즈믄둥이가 아니다.
1. 개요
이영도의 판타지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와 《피를 마시는 새》에 나오는 지명. 네 선민종족 중 하나인 '도깨비'들의 성. 1000을 뜻하는 순우리말 즈믄과 세계를 뜻하는 누리를 합쳐서 만들었다. 대륙 극동에 위치해 있다는 듯.
옛날에는 세계 곳곳에서 도깨비를 볼 수 있었으나, 나가들의 1차 대확장 전쟁 때 분쟁을 싫어하는 도깨비들이 즈믄누리로 피해 들어가면서 그 이후로 즈믄누리 주변 지역 외에는 도깨비를 보기 힘들어졌다고 한다.
2. 밤과 다섯 딸
즈믄누리는 초대 성주가 밤과 밤의 다섯 딸인 혼란, 매혹, 감금, 은닉, 꿈의 도움을 받아 완성된 거성이다. 각자 맡은 역할은 이렇다.
- 혼란: 성의 내부를 결정. 7층에서 올라가면 4층에 도착할 수 있는 식의 물리법칙을 무시하는 구조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 매혹: 성의 외형을 결정.
- 감금: 무수한 미궁과 미로와 함정을 결정.
- 은닉: 비밀통로와 비밀문, 암호를 결정.
- 꿈: 불명. 즈믄누리 성주가 내리는 결정이 꿈의 도움이라는 추측이 있다. 자신의 지배자가 항상 옳은 결정만을 한다는 건 확실히 꿈같은 일이라고.
그녀들의 도움으로 지어진 즈믄누리는 반쯤은 현실적이고 반쯤은 관념적인 괴상한 건물로, 전체적으로 보면 미친 건물이다. 즈믄누리가 모두 몇 층인지, 방이 몇 개인지, 통로나 계단이 몇 개인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오직 성주뿐이다.
2.1. 꿈
피를 마시는 새에서 밤의 막내딸인 '꿈'이 직접 등장.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인격을 가진 것처럼 묘사되었다. 정우 규리하의 몸에 붙어 정우가 어렸을 적 입었던 화상을 그대로 꿈속의 일로 만들어버렸다. 이후 정우는 치천제가 규리하 성을 공략할 때 규리하의 무고한 학살을 막기 위해 꿈을 규리하 성 전체에 전개시켰고, 사람들은 무기력해지는데 그치는 반면[1] 용이었던 치천제는 꿈에 엄청난 타격을 받는다.
이후 말리에서 최후의 전투가 벌어질 때, 정우는 꿈을 발현시켜 치천제를 무력화시키고 꿈의 영향을 받지 않는 엘시 에더리가 치천제를 죽이려고 했지만, 치천제를 죽이려 한 엘시는 그 순간 '죄'를 갖게 되어 꿈에 의해 무력화된다.
꿈의 영향은 모순을 통해 나타나며 그에 따라 영향력에 차이가 생기는 듯. 작중 엘시 에더리가 꿈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이유는 '그것은 바르지 않습니다.' 라는 말버릇으로 대변되는 성격과 먼치킨적인 지능으로 여지껏 모순을 만든 적이 없기 때문이다.[2]
반면 목숨이 위험할 정도의 영향을 받는 치천제는 존재 자체가 모순인 용. [3] 모순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그 때문에 꿈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고, 용은 식물이라 그런지 꿈을 꾸지 않기 때문에 꿈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모르게 때문이다. [4]
3. 구조
즈믄누리를 자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알려진 몇 가지 사실은 어디든 코너를 오른쪽으로 세번 꺾으면 대식당으로 온다든지, 본관 4층은 항상 7층에서 올라가야만 도달할 수 있다든지, 동쪽탑 꼭대기에서 왼쪽으로 두 바퀴를 돌면 성주의 서재에 엉덩방아를 찧는다는 등이 있다. 역대 성주는 이 점을 이용해 취향에 따라 서재 바닥에 방석이나 쇠못, 혹은 불 붙은 초를 두기도 했다고 하는데, 불붙은 초는 불에는 완전 면역인 도깨비의 특성상 녹은 밀랍이 치덕치덕 묻는 정도 외에는 피해가 없을 테지만 쇠못만큼은 그들의 성정을 생각해 볼때 거짓말인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엄청 무딘 쇠못이라던가, 도깨비의 내구도가 뛰어나거나. 생각해보면 우리같은 사람이 레고를 밟아도 피는 안 난다.[5]
《피를 마시는 새》에서 보면 아기 때부터 즈믄누리에서 자랐던 정우 규리하가 인간 세상으로 나오고 나서 방으로 돌아가려면 나왔던 문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거나 계단을 올라가면 위층이 나타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는 점이나, 몽화각의 기유 구마리가 '''여닫이문을 미닫이문처럼 통과'''해야 한다거나 '''나가는 방법으로 들어가볼까''' 라는 말을 한다든지 하는 점으로 보아 정말로 미친 건물이란 걸 알 수가 있다. 참고로 작중 '''실패한''' 방법들은 다음과 같다.[6]
바우 머리돌 성주가 화훼에 대단한 열정을 보이나 제대로 기르는데는 매번 실패하는데, 사빈 하수언 무사장이나 치천제의 말을 들어보면 "일조량이 부족해서"인 듯하다. 즈믄누리는 밤과 밤의 다섯 따님의 힘을 빌려 지었기 때문에 내내 어둡다고.
잊혀진 탑과 빛의 탑의 뒤를 잇는 건축학계의 이단건물중 하나.
4. 기능
즈믄누리는 또한 도깨비들의 신인 '자신을 죽이는 신'에게 제를 올리는 신전으로서의 기능도 가지고 있다. 자신을 죽이는 신에게 올리는 제는 즈믄누리의 마지막 방에서 이뤄지는데, 즈믄누리의 성주와 어르신#s-2들만이 그 방을 찾아갈 수 있다고 한다.
즈믄누리의 가장 중요한 직책은 성주와 무사장인 듯 하다. 놀랍게도 즈믄누리의 성주는 즈믄누리 안에서라면 '''언제나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도깨비가 아닌 사람들은 "저 '옳은 결정'은 도깨비에게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종족들에겐 해당되지 않는다'고 여긴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시하는 건 아니고, 중요하게 참고하지만 절대적으로 따르지는 않는 것이다.[9] 성주는 어르신들과 함께 자신을 죽이는 신에게 제를 드리기도 한다. 보통 성주가 되면 어르신이 되어서 사라질 때까지 계속하는 모양이다. 본인이 원하지 않더라도 말이다(…).[10]
무사장#s-2은 사람에게 도깨비불을 쓸 수 있는 유일한 도깨비로, 즈믄누리의 하나뿐인 전투 병력이다. 성주의 명령이 떨어지면 무사장은 명령 받은 곳으로 가서 그곳의 '''모든 생명을 불태운다.''' 지금까지 무사장이 출동한 경우는 딱 한 번, 페시론 섬에 간 유리 기픈골 밖에 없지만 그 후로 사람들은 무사장이 출동할 거란 '''소문 만으로''' 모든 일을 자기들끼리 정리하게 되었다. 자세한 건 무사장#s-2 항목 참고.
[1] 다만 의도치 않게 이것이 치명적으로 작용한 사람도 있는데, '나는 나 자신이 된다'며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싸우다가 그만 '진정한 자신을 되찾는 일'이 꿈 속의 일이 되어버렸기 때문.[2] 최후에 모순을 만들어 꿈에 영향을 받았을 때도 생각을 가다듬고 행동할수 있을 정도.[3] 용은 식물로 태어나서 동물이 되며 불을 사용하는 식물의 최대 적이 된다. 거기다가 최종적인 성장체 역시 완전 제멋대로(대표적인게 치천제랑 개밥바라기)[4] 꿈은 경험을 밑재료로 해서 뒤죽박죽인 그림을 그리는 것과 비슷한데, 용은 경험을 통해 그에 맞게 자신을 변화시키며 자라나는, 경험이 자신의 육체에 고스란히 남는 생물이다. 따라서 용에게 꿈은 육체를 갈기갈기 찢어 뒤죽박죽으로 섞어놓는 것과 비슷한 충격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라는 해석 또한 가능하다.[5] 참고로 도깨비들이 워낙 장난을 좋아하다보니, 사빈 하수언이 실수로 '딱정벌레 똥 그거 여기 뿌릴 생각 아니었어요?'라고 하자마자 바우 성주의 눈이 번뜩이기도.[6] 정확히 말하면 즈믄누리의 많은 방중 하나를 떼어 만든 '라수의 방' 출입 실패 방법이다. 즉, '''어딘가의 방은 기어올라가거나 떨어져서 들어가는 방이 있을 수도 있다'''[7] 정확히 말하면 문을 서랍처럼 쭉 빼보았다. 일단 도깨비식은 맞는지 문이 부서지진 않았지만 라수의 방은 아니었다.[8] 발로 방문을 박차고 거기로 떨어져보려 했다.[9] 사실 성주의 말도 '성주로서' 하는 말이 아닌, 그 개인으로서 하는 말엔 별 가치를 두진 않는다.[10] 실제로 바우 머리돌도 어르신이 된 후에도 계속 성주 자리에 있고, 전대 성주들도 그랬다는 언급이 있다. 때문에 현 성주인 바우는 고작 10대 성주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