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發癌物質 / Carcinogen[2]
1. 개요
인체의 유전적 손상을 유발하여 암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모든 물질 또는 현상[3] 을 이른다.[4]
발암물질은 일반적인 독극물과 차이가 있는데 바로 '''역치(閾値)가 없다'''[5] 는 것이다. 즉, '''다량 유입만 아니면 안전하다는 논리가 성립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독성 물질은 그것이 신진대사를 통해 해독 또는 희석되므로, 몸에 충분히 양적으로 많이 존재하고 있을 때 독성이 발현한다. 그 양적인 기준이 역치이며, 독성물질의 양이 역치 밑에 있으면 분해되든 쌓이든 일단은 개체에서 독성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발암물질은 세포의 유전체 DNA에 손상을 입히고 사라질 수 있으며, 이 영향은 대체로 해당 세포에 영구적이다. 아무리 발암물질의 양이 적어도 유전체 DNA에 손상을 입힐 수 있으며, 다른 발암물질들이 지나가다가 손상을 입힌게 한 세포에 충분히 쌓이게 되면 암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아무리 발암물질을 적게 섭취하더라도 그 물질은 확률적으로 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는 한 방 이론(One Hit Theory, One Hit Model)에서 유래한 내용으로, 이 이론에 따르면 단 한개의 발암물질 분자라해도 세포의 유전체에 발암성 돌연변이를 유발할 가능성을 작게나마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발암물질에는 역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단 한 개의 분자만으로도 발암성(Carcinogenecity)이 나타날 수 있기는 하나, 당연히 발암물질의 투여량이 적을수록 발암성이 나타날 확률이 낮아지는 것은 맞다. 발암물질과 관련된 얘기 중에 '탄 음식 먹어서 암 걸리려면 탄 꽁치 2톤 분량을 먹어야 한다'느니 '하루에 탄 음식을 밥 한공기 분량으로 꼬박꼬박 10년 동안 먹어야한다'느니 하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특정한 양 이상의 투여량으로 발암물질에 노출되지 않는 이상, '통계적으로 유의미할 정도'로 발암률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WHO산하 IARC(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가 가장 유명하며, GHS(Globally Harmonized System), NTP(U.S. National Toxicology Program), ACGIH(American Conference of Governmental Industrial Hygienists), EU(European Union)등 여러 기관에서 발암물질을 발표하고 있다.
2. 메커니즘
암 문서의 메커니즘 문단에 나와있듯이 암세포는 해당 세포에 특정한 유전적 변이가 존재하여 정상적인 세포 주기에서 벗어나 죽지 않고 무한하게 세포분열하는 세포이다. 발암물질은 간접적 혹은 직접적으로 이런 특정한 유전적 변이를 유발하여 암을 유발하는 물질로 암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에 따라 크게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Genotoxic carcinogen(유전자독성 발암물질)과 Non-Genotoxic carcinogen(비유전자독성 발암물질)로 나누어 진다.
Genotoxic carcinogen(유전자독성 발암물질)은 세포의 유전체 DNA에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작용해서 DNA 정보를 손상시키고,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돌연변이를 초래하는 발암물질이다. 모든 Mutagen(돌연변이원)은 여러 돌연변이 중에서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돌연변이'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Genotoxic하다고 할 수 있다.
Non-Genotoxic carcinogen(비유전자독성 발암물질)은 세포의 유전체 DNA에 영향을 미치진 않으나, 세포의 대사 과정에 영향을 미쳐서 세포의 분열을 촉진하는 발암 물질이다. Mutagen이 없더라도 기본적으로 세포의 세포 분열 과정 도중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는데,[6] 세포 분열이 자주 일어날수록 이런 돌연변이가 나타날 확률이 증가하며 발생한 돌연변이 중 특정 돌연변이가 암세포를 유발할 확률 또한 증가하게 된다. 각 장기에 생긴 염증(간염, 폐렴 등)이 암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도, 염증 반응이 일어날 경우 세포가 죽고 재생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
3. WHO IARC 발표 발암물질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의 분류 방식은 '얼마나 확실히 암을 유발하는가'에 따라서 5개 그룹으로 나뉜다. 1군은 확정적 발암물질, 2A군은 발암 추정(probable) 물질, 2B군은 발암 가능(possible) 물질이다. 1군은 사람 및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암을 일으킨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는 경우이며, 2A군은 사람 대상의 연구에서 제한적인 증거, 동물 실험에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분류되는 등급이다. 2B군은 사람 대상 연구 및 동물 실험에서 제한적인 증거가 있는 경우이다. 발암성 여부를 판단할만한 증거가 없다면 3등급, 발암성이 없다고 추정되는 증거가 있다면 4등급이다.
1군에 등재되지 않은 의심 물질은 충분한 실험을 거쳐서 매년 위험 등급이 재조정된다.8~11쪽 예를 들어, 커피는 25년 동안 2B 등급으로 분류되다가 2016년에 발암물질에서 제외되었다.# 대신 65℃ 이상의 모든 마시는 액체가 2A 등급으로 분류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발암물질 등급이 위험성을 뜻한다고 오해를 하기도 한다. 특히 2015년에 햄, 소시지 등의 가공육이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되면서 사람들이 '햄이 담배만큼 해로운가?'라는 의문을 갖기도 했다. 같은 1군 발암물질이지만 담배 때문에 암이 걸려 죽는 사람은 1년에 100만명, 술 때문에 암이 걸려 죽는 사람은 60만명, 가공육 때문에 암이 걸려 죽는 사람은 3만 4천명 가량으로 위험성의 차이가 크다.#[7] 가공육을 하루 50g씩 섭취하면 대장암의 위험도가 18% 증가하는 반면 담배를 하루 한 갑씩 피우면 폐암이 걸릴 확률이 17배 가량 늘어난다.# 우리가 매일 쬐는 햇빛도 자외선 때문에 피부암을 일으키기 때문에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되어 있지만 소수의 사람들만이 피부암에 걸린다.
이는 언론의 행태에서도 유발되는데, 통상적으로 사람들은 1급이 2급보다 위험한 것으로 인식하고 IARC 분류방식이 단순히 인과성에 따른 분류임을 상식적으로 알고있지 않다. 그렇다보니 같은 1급이어도 유의미한 통계적 증가가 일어나는 섭취량이나 증가시키는 위험성 등에 대해서 무지한, 혹은 알지만 고의로 은폐하는 언론이 1급 발암물질이라고 선전하면 사람들은 언론이 퍼뜨리는 공포스러운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이를 확대 재생산하게 된다. 결국 이 때문에 현재 학계에서도 사람들의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분류를 재편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발암물질은 유해성과 위험성에 따라 사용 금지 여부가 결정된다. 물질 자체의 독성 뿐만 아니라 환경 및 사람(노동자, 소비자, 일반인구)의 노출방식과 노출량, 용도와 대체물질의 존재 여부 등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2019년에는 2A군 발암물질인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 검출되었다는 이유로 잔탁, 겔포스 등의 위장약이 판매 중단 되기도 했다.# 2015년에는 몬산토의 제초제 '라운드 업'이 2A군 발암물질로 분류되었는데 일부 국가에서는 판매가 금지되었다. 몬산토를 인수한 바이엘은 몬산토가 '라운드 업'의 발암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천억을 배상하게 되었다.#
3.1. 암 종류별 분류
4. 농담삼아 발암물질이라 불리는 것들
암드립 문서 참고.
[1] 검은색 사람 흉상의 가운데에서 이상한 기운이 6방향으로 퍼지는 모습을 하고 있다. 암세포를 형상화한 듯하다. 세계 공통 화학물질 경고표지 GHS의 하나인 'Health hazard'로, 발암물질 말고도 돌연변이, 성불구, 호흡기 과민 등을 일으키거나, 특정 장기에 해를 입히거나, 기타 등등 흡입하면 몸에 해로운 것들을 나타내는 데 쓰인다. 이러한 바 정말 별의별 것에 다 붙을 수 있으며, 고속도로에서 화학물질을 운반하는 탱크차를 만난다면 높은 확률로 탱크에 그려져있는 것을 볼 수 있다. [2] 게(Crab)의 형상을 띈 암(Cancer)을 의미하는 Carcino(Karkinos, 게)+ gen(generate,생성하다)의 합성어[3] 발암물질 분류를 보면 '제조공정' 등 특정 행위가 '발암물질'로 등재된 경우도 있다.[4] 하술하듯 발암물질에는 역치가 없고 이분법적으로 나뉘어지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항암물질은 발암물질의 반의어가 아니다. [5] 다만, 유전 물질에 직접 피해를 주지 않는 발암물질의 경우(결과적인 통계로 발암물질로 지정된 경우)에는 역치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흙바람 등 규소 먼지의 경우 그 자체로 발암성은 없지만 폐를 통해 지속적으로 흡입하면 폐포를 괴사시키므로, 그에 따라 암 세포의 발현도 쉬워지는 원리다.[6] Mutagen은 이런 기본적으로 일어나는 빈도보다 더 많이 돌연변이가 발생하도록 영향을 미치는 화학적, 물리적 Agent이다.[7] 위의 사망자 수는 암에의한 사망자만을 고려한 것으로 총 사망자 수는 더 많다. 예를 들어 담배에 의한 사망자는 1년에 약 700만명이다. 전체의 1/7 가량만 암으로 사망한다.#[8] 술과 담배는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해 합병증으로 바렛식도와 식도암을 유발하기도 하는 간접적인 원인이기도 하다.[9] 술과 담배가 위산역류를 촉진시켜 역류성 후두염을 일으키고 이것이 후두암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으나 아직 확실치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