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사라비아

 

베사라비아는 동유럽 몰도바 및 우크라이나의 부자크 지역을 중심으로 한 역사적 지명을 말한다. 지명은이 지역 남부 일대(오늘날의 부자크 일대)에 영지를 두고 몰다비아 공국의 보이보드를 역임하기도 했던 바사라브(Basarab) 가문에서 유래했다. 1806년 러시아 튀르크 전쟁 및 1812년 부쿠레슈티 조약을 통해 러시아 제국은 당시 오스만 제국의 봉신국이었던 몰다비아 공국의 동부 영토를 점령하고 해당 지역을 베사라비아 주라고 명명한 것이 그 시초이다.
베사라비아 주민 상당수는 몰다비아 공국 출신 루마니아계 주민이었고 크림 전쟁 이후 남부 일부 지역이 몰다비아로 반환되기도 했으나 1878년 베를린 회의로 해당 지역은 다시 러시아 제국의 영토가 되었고, 이는 결국 오늘날 루마니아몰도바가 분리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러시아 제국의 지배 시절 베사라비아는 루마니아계 외에도 여러 정착민들이 이주하면서 인구 구성이 다소 복잡해졌다. 도회지에는 독일인 이주자들이 몰려들었다. 또한 오스만 제국 불가리아 영토에서 온 기독교인 난민들이 이 지역에 대거 정착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가가우지아 지역의 가가우즈인들이 정착하고, 부자크 지역의 불가리아인들이 거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제국에서 카스피해 유역의 무슬림 유목민 노가이인들을 베사라비아에 강제 정착시키기도 했으나, 정착 과정에서 도망가지 못하도록 거주용 천막을 전부 다 불지르는 바람에 노가이인 다수가 얼어죽고 오히려 살아남은 노가이인 대다수가 오스만 제국으로 탈주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1917년 러시아 혁명 당시 이 지역에서는 루마니아계 민족주의자들과 소련 측의 충돌이 벌여졌고, 이 와중에 베사라비아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이 수립되었다. 이는 이후 몰도바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의 전신이 되었으나 제1차 세계 대전 종전 직후 루마니아군이 베사라비아를 점령하여 자국의 일부로 편입시켰으며 전간기에는 루마니아 왕국의 영토였으나 끝내 소련에게 다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