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이 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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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노가이 칸국은 킵차크 칸국의 계승국 중 하나이다. 몽골계 민족 만기트인을 중심으로 뭉친 킵차크 칸국 내 튀르크 부족들의 연맹체로 출발하여, 주로 카스피해와 아랄해 사이의 북부 스텝지대를 중심으로 활동하였다. 인접한 크림 칸국 교류하며 크림 칸국의 북쪽 국경을 수비하는 수비대 역할을 하였으며, 슬라브인을 대상으로 한 조직적인 습격으로 슬라브인들의 정착을 억제하기도 했다. 노가이인은 크림타타르인의 형성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이들이 동유럽의 기독교 국가들을 약탈하고 노예 납치와 무역을 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유목민들은 안정되고 통합된 정치 세력이 아니었기 때문에 크림 칸국을 배신하고 폴란드-리투아니아의 용병으로 활동할 때도 있었으며,[1] 카잔 칸국과 전쟁을 벌이던 루스 차르국에게 1년에 무려 3~4만 마리의 말을 국제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한 적도 있었다.
2. 몰락
러시아 내 소수민족 대다수가 자치 지역을 갖고 있는데 노가이 칸국을 세운 노가이 인들이 자치 구역이 없는 이유는 오이라트의 일파인 토르구트인들이 1634년 노가이 칸국의 영토로 쳐들어와 정착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착한 토르구트인들을 러시아인들은 칼미크인이라고 불렸으며 이는 오늘날의 칼미키야 공화국의 기원이 된다. 칼미크인 주도의 학살과 노예화를 피한 일부 노가이인은 볼가강 너머의 다게스탄이나 쿠반강 유역(오늘날의 크라스노다르 지방, 스타브로폴 지방, 카라차예보-체르케시야 공화국)과 같은 여러 등지로 흩어지게 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17세기에 루스 차르국에 노가이 칸국이 복속된 이래로, 러시아측은 노가이인이 거주하던 쿠반강 유역의 비옥한 평야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그리고 영토를 카자크인과 독일계 러시아인에게 농지로 경작시키고자 하여 18세기 말에 노가이인을 아조프해 일대로 강제 이주시켰다. 노가이인들은 이에 저항했으나 1783년에 쿠반 지방(오늘날의 크라스노다르 지방)에서 일으킨 대규모 봉기를 알렉산드르 수보로프 장군이 강경하게 진압하였고 잔존한 노가이인 역시 카자크와 칼미크인에 의해 제압당하면서 노가이인의 독립 국가는 실질적으로 18세기에 완전히 멸망했다. 19세기 초 쿠반 지방, 아조프해 북부, 부자크, 가가우지아 일대의 노가이인들이 오스만 제국으로 대거 이주하면서 해당 지역에는 다른 민족들이 정착하게 되었다.
3. 노가이인
노가이인(Ногайлар, Noğaylar)은 킵차크 칸국을 세운 튀르크-몽골계의 후예이다. 오늘날에는 크게 아크노가이인과 카라가시노가이인으로 나뉘며, 민족명 '노가이(Ногай, Noğay)'는 칭기즈 칸의 증손이자 킵차크 칸국의 장군인 노가이 칸(Ногай хан, نوغاي خان)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카잔과 아스트라한의 타타르인들이 루스 차르국에 정복된 이후에 러시아인의 지배에 순응하면서 번영을 누렸던 것과 다르게, 노가이인은 칼미크인들에 의해 집단학살을 당하거나 노예로 각지로 팔려나가면서 오늘날엔 불과 12만명 정도만 남아있다. 아스트라한, 카잔의 타타르인들이나 바시키르인들이 천년 넘게 백인과 혼혈이 진행된 것과 다르게 노가이인들의 혼혈의 역사는 길지 않고 튀르크계 황인종 형질이 아직 강하게 남아있다. 이들과 가까운 민족으로는 카자흐인, 카라칼파크인, 시베리아 타타르인을 들 수 있다.
터키에는 오스만 제국 시기에 정착한 노가이인 후손들이 거주하는 걸로 추정되지만 별 존재감은 없다. 러시아의 노가이인 역시 카자흐인과 동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스트라한에 카자흐인 인구가 꽤 되는데, 이들도 굳이 따지자면 노가이인의 후손이 맞다.
노가이인들은 자신들의 민족명인 노가이를 성으로 쓰길 좋아하기 때문에 희소한 인구수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찾아내기 쉬운 편이다. 실제로 노가이(Ногай, Nogay)를 검색하면 이들이 우크라이나,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터키 등지에 퍼져 사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에서 한국으로 온 경우도 있는 듯 하다. 전통적으로 노가이인은 순니파 무슬림이지만, 오늘날에는 러시아인들과 통혼하지 않은 노가이인들 중에서도 정교회를 믿는다거나 무종교 상태인 사람이 더 많다. 물론 터키로 이주한 노가이인들에게는 별 해당 사항 없는 이야기이다.
첼랴빈스크 주에는 정교회로 개종하고 러시아 카자크와 혼혈화된 노가이인의 후손으로 추정되는 나가이바크인이 8천여 명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