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조목

 


霹棗木
1. 개요
2. 상세

진품 벽조목 사진. 출처는 한국새총

1. 개요


벼락 벽(霹), 대추 조(棗), 나무 목(木), 즉 번개를 맞은 대추나무를 가리킨다.

2. 상세


민간신앙에서 대추나무는 양기(陽氣)가 있다고 여겼는데, 번개 벼락은 거기에 더욱 양기를 더해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번개를 맞은 대추나무는 그야말로 양기가 최고라고 여겼고, 양기가 세니 당연히 귀신을 쫓을 수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지금도 화(禍)를 멀리하고 복(福)을 부르는 부적으로 인기가 많다.
대추나무의 벼락의 전류가 흐른 부분은 아예 처럼 타버려서 목재로 쓸 수가 없고, 약간 떨어진 부분은 살짝 타서 색이 어두워지고 약간 무거워지며[1] 묘한 냄새가 난다. 물론 벼락 맞은 데서 멀리 떨어진 부분은 보통 대추나무 목재와 다를 것이 없다. 결국 벽조목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부분은 살짝 타서 색이 어두워진 부위다.
나무가 벼락을 맞는다고 하니 예상했겠지만, 그런 일이 많이 일어나지 않는 만큼 벽조목 제품이 쇼핑몰 등에서 흔하게 팔리는 게 의아할 것이다. 대추나무는 나무 중에서도 별로 크지 않고 수분이 적어서 벼락을 맞을 확률도 더 적다. 사실 이렇게 시중에서 팔리는 벽조목 제품들은 '''인조 벽조목'''이다. 그렇다고 대추나무에 피뢰침을 꽂거나 한 건 아니고, 그냥 '''대추나무를 고온고압으로 압축해서 만든다.'''
뭐하러 굳이 저런 미신 같은 이유로 찾는 목재를 인위적으로 만들기까지 하나 싶겠지만, 사실 주술적인 의미를 제외해도 벽조목의 성질 자체가 좋다. 인조 벽조목은 압축되는 과정에서 색깔이 까매지고 무거워지며 재질이 굉장히 단단해진다. 대추나무가 원래 재질이 단단한 편이지만, 벽조목은 그보다도 훨씬 단단해져서 '흑단나무가 단단하다 하지만 인조 벽조목과 비교하면 부드럽다.'는 것이 나무 다루는 사람들의 공통된 평. 그래서 여러 목제품들 중에서도 벽조목은 고급품으로 통한다. 손으로 많이 만지는 도장이나 염주, 묵주 등등.
인조 벽조목에서는 특유의 약품 같은 냄새가 나기 때문에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은 싫어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냄새가 약해진다. 냄새를 빨리 없애고 싶다면 어느 냄새 나는 물건이나 그렇듯이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두면 된다. 도장집처럼 좁고 밀폐된 곳에 두면 냄새가 오래 남는다. 물론 반대로 이런 특유의 냄새가 나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천연 벽조목에서도 특유의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한다.
한국 천주교의 성물가게 등에서는 인조 벽조목을 '물에 가라앉는 나무'라는 뜻에서 침수목 또는 침수대추목이라고 부르곤 한다. 아무래도 '벽조목'이라는 단어가 다소 주술적인 이미지가 있어서 그냥 쓰기 꺼려지기 때문인 듯하다.
인조 벽조목을 만들려면 대추나무에 이런저런 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지지만, 진짜 벽조목보다는 훨씬 싸고 매우 단단하며 품질이 균일하기 때문에 대체품으로 널리 이용한다. 사실 인조 벽조목은 주술적인 의미는 약해지겠다만 벽조목 자체의 특성을 생각하면 오히려 균일하고 좋은 재료라고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쇼핑몰 등에서는 인조 벽조목 제품을 팔면서도 꼭 '''귀신 쫓는 벽조목''' 따위의 문구를 집어넣는다. '인조'라는 말을 빼고 그냥 벽조목이라고 광고하는 경우도 많다. 만약 진짜 벽조목으로 만든 제품일 경우에는 '진품'이라든가 '천연'이라는 말을 넣어 이를 강조한다. 물론 진짜 벼락맞아 만든 벽조목을 쇼핑몰 따위에서 광고하며 팔 리는 없지만...
퇴마록장준후는 벽조목으로 벽조선이라는 부채를 만들어 무기로 쓴다. 근데 이걸 쓰면 수명이 까인다.
지금도 대추나무에 벼락 맞았다는 소문만 들리면 어디선가 누군가들이 달려와서 비싼 값으로 사간다고 한다.
대추나무 말고 감태나무[2] 또한 벼락을 맞으면 연수목(延壽木), 혹은 벼락을 맞아 나무가 터진 부위의 모습이 의 눈과 비슷하다 하여 용안목(龍眼木)이라고 부르며 매우 길하게 여긴다. 고승들이 짚는 석장이나 주장자를 벼락 맞은 감태나무로 만들었다고 한다.
[1] 진짜 벽조목은 물에 넣으면 가라앉는다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하지만 실제로 실험해보면 어떤 조각은 물에 뜨고 어떤 조각은 가라앉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어떻다고 말할 수는 없다.[2] 녹나무과 활엽관목. 학명은 ''Lindera glauca''지만 ''Museum Botanicum''과 동종이 아니냐는 의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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