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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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보리를 볶아서 만든 대용차. 국내에서 식수용 대용차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차로서, 옥수수차와 쌍벽을 이룬다. 특유의 구수한 맛은 제법 강한 중독성이 있어서, 옥수수차보다 훨씬 먼저 음료로 개발되어 병에 담아서 팔기도 하였다. 정수기가 보급되기 전에는 식수 대용으로 많이들 내놨고, 지금도 많이 사용된다.
2. 상세
수돗물은 보통 끓이거나 정수해서 먹는데, 이런 가정에서는 보리를 넣고 끓일 때가 많다. 보리차는 그런 용도로 쓰도록 다른 차와는 달리 한 번에 대량을 우려내도록 대형 티백으로 팔고 있다. 녹차 같은 다른 차 종류는 살짝 우려내는 정도지만 보리차는 '''따뜻한 물에 펄펄 끓여'''서 식수 대용으로 두고두고 마신다.[1]
그러므로 식수 대용으로 끓일 때에는 기포들이 부글부글 터질 때 불 세기를 '''낮추고''' 조금 더 끓인 후에 불을 끄면 된다. 가끔 불 끄기를 잊어서 오래 조리해도 물의 양이 줄어들었다는 것 외에 맛에는 큰 차이가 없으니 안심하자. [2]
자취생의 경우 생수를 사서 쟁여두고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수돗물이 더 안전하고 저렴하다. 하지만 90년대 이전에 건설된 대부분의 아파트의 수도관은 노후되어 있어서 그냥 마시기 좀 그러니 보리차를 만들자. 주전자를 살 수도 있지만 부담된다면 대신 만원 내외의 내열유리물병을 산 다음 끓는 물을 붓고 대형 티백을 넣어 우려내면 끝.
커피를 포함한 여타 차 종류와는 다르게 카페인, 탄닌, 콜레스테롤 등을 포함하지 않아 건강 상의 단점이 전혀 없다.
3. 효능
일단 보리차는 많이 마셔도 부작용이 없다. 또 보리가 찬 성질이 있어 속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식욕부진이나 위장의 허약 증세를 좋게 하며 피부도 윤택하게 한다고 한다.#
과거에는 숙취 해소 음료로도 각광을 받았다. 이때는 집안에 구비한 설탕이나 꿀을 보리차에 넣어서 마시곤 했다. 실제 설탕 탄 보리차는 과거 설사 등으로 탈진한 환자들의 수분 및 영양 보충용으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다만 이 경우에는 보리차를 마시기 직전에 설탕을 타야 한다. 일반 냉장고 음료칸에 설탕 넣은 보리차 따위를 넣어두었다면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발효가 시작되는 것도 볼 수 있고, 실온 방치라도 했다면 100%다. 냉차에서는 설탕을 사용하지 않는데, 이 때문.
4. 기타
한국에서는 사시사철 마시는 대표적인 음료수로 꼽힌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마시긴 하지만, 각 나라에서의 대중성을 생각하면 사실상 한국을 대표하는 음료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초반까지는 보리차에 사카린을 넣고 식용색소를 타 냉차란 이름으로 길거리에서 많이 팔리기도 하였다.
일본에서도 무기차라고 하여 자주 마시는 차 중 하나다. 다만 이쪽은 녹차가 주류라 보리차는 여름의 풍물 정도로 여기는 모양이다. 자판기 왕국 일본에서도 보리차가 있는 자판기는 정말 찾기 힘들다. 심지어 편의점에서마저 안 보일 때도. 단, 구하기가 어렵다는 의미는 아니다. 슈퍼나 마트에 가면 반드시 있다. 한반도의 미숫가루와 비슷한 모양. 애니에서 찌는 듯이 더운 여름에 얼음을 동동 띄운 시원한 보리차를 마시며 땀을 식히는 장면은 대표적인 클리셰. 일본에서 캔이나 pet에 담아 파는 보리차는 상당히 진한 맛이 난다. 일본 차 메이커인 루피시아에서 여름 한정으로 수박맛, 파인애플맛, 사과맛 등(...) 여러가지 레퍼토리의 보리차를 판매하고 있다.
중국은 차(특히 녹차)가 주류인지라 마이너(?)에 속한다. 한국에서 처음 마신 사람도 있는 듯 하다. 한류 영향과 중국에 진출한 한국 음식점에서 보리차를 제공하는 영향으로 중국인들에게는 '''한국 전통차'''라는 인상도 생긴 모양.
의외로 이탈리아에서도 보리차를 마신다. 이탈리아식 보리차는 '오르조'라고 하는데 까매질 때까지 볶아내서 우리면 커피와 비슷한 색이 된다. 사실 보리차로써 마시는 게 아니라 원래 대용 커피(...)로 만든 거다. 오르조는 약칭이고 정식 명칭은 Caffè d'orzo("coffee of barley"). 국산 보리차로도 만들어 볼 수 있다. 맛도 커피와 비슷하지만 카페인이 없고 섬유소가 많아서 이탈리아 국민 음료로서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듯. 우유에 타서 마시기도 한다. 커피 체인점 파스쿠찌에서도 오르조를 판매하는데, 여기서는 오르조에 우유를 타서 미숫가루 라떼 비슷하게 해서 내 준다. 카페인이 없다는 장점때문에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를 마실 수 없는 사람들에게(대표적으로 임산부) 커피대용차로 많이 소비되고 있다.
우유와 섞으면 커피우유 맛이 난다. 실제 시중에 '노 카페인 커피맛 우유'라면서 보리와 우유를 섞은 제품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인기는 없는 편인듯.
경상도에서는 오찻물이라고도 한다.[3]
[1] 참고로 끓이기 전 보리를 (기름은 넣지 않고) 볶아야 한다. 왜냐하면 볶지 않고 그냥 끓이면 보리죽이 돼 버리기 때문이다.[2] 다만 당연히 물이 졸아든 만큼 농도가 짙어진큼 보리맛이 더 강하게 우러나 식수대용으로 마시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3] 전라도 쪽에서도 오찻물이라고 쓰는데 이때는 결명자차를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