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포(축구)

 

1. 개요
2. 상세
3. 예시


1. 개요


축구에서 쓰이는 개인기 중 하나. 사포란 명칭은 일본에서 건너온 듯 하며, 사포의 뜻은 포르투갈어로 샤페우(Chapéu), '모자'란 뜻이라고 한다. 영어권에서는 주로 레인보우 플릭(Rainbow Flick)이라고 부른다. 포르투갈어권인 브라질에선 카르틸라, 혹은 람브레타 라고 한다.
사포는 주로 사용하는 발을 이용해 공을 인사이드 부분으로 올려준 후 공이 반대 다리를 타고 올라왔을 때 뒷꿈치로 차올리는 동작이다.[1] 그리고 자신의 키를 넘기는 것이 아니라 상대 수비수의 키를 넘겨야한다. 한마디로, 뒷꿈치를 이용해서 상대 선수의 머리 위로 공이 포물선을 그리면서 날아가게 하고 제쳐버리는 관광태우는 기술.

2. 상세


과거 80년대 후반~90년대 극초반 한때 현란한 축구 기술이 국내에 전해졌을 때 알려진 기술이다. 당시 아이큐 점프에 인기리에 연재 되던 축구만화인 '춤추는 센터포드' 에서 주인공인 유비의 주무기였다. 그래서, 중고딩들에겐 이 기술을 쓸 수 있느냐 없느냐로 축구 실력의 잣대가 된 적도 있다. 성공할 경우는 엄청난 간지를 뽐낼 수 있는 기술이지만, 실전에서는 큰 의미가 없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프로 무대에서 성공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까고 말해서 쇼맨십용 기술이다. 시전하려면 두 가지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할 것이다. 하나는 시전자의 민첩성이다. 시전하자마자 폭발적인 스피드로 수비수보다 민첩하게 제쳐버리고 공을 회수할 수 있으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네이마르가 성공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하나는 뒷꿈치 발목으로 공을 들어올리는 힘이다. 수비수가 등져서 막든 먼저 달려가든 말든 가공할 만한 몸빵으로 우격다짐으로 들어가서 공을 회수하면 다소 어거지성으로 보이지만 성공이 가능하긴 하다.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의 우승을 이끌었던 브라질의 테크니션 자우미냐가 실전에서 몇 번 보여준 적이 있다. 예전에 프리메라 리가를 본 사람이라면 오프닝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사포를 쓰던 그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나이지리아의 천재적인 테크니션 제이제이 오코차도 이걸 실전에서 썼던 적이 있다. 이것은 오코차가 워낙 스피드가 재빠르고 허를 찌르는 선수이기도 하지만, 운도 대단히 따라줬던 상황이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국내에서 사포로 가장 이름을 날린 선수는 터키 태표팀의 대표 스타 '''일한 만시즈'''.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세계 최고의 윙백으로 불린 호베르토 카를로스를 완벽하게 제쳐버리는 멋진 사포를 보여주었고 한동안 국내 축구 커뮤니티에선 이 장면이 하루가 멀다하고 올라오기도 했다.
개인기와 별로 관계가 없어보이는 레안드로 다미앙 선수는 의외로 이 기술을 잘 시전하는데, 네이마르와는 달리 일단 공을 넘겨버리고 장신과 체중을 이용한 탱크같은 돌파를 시전해서 우격다짐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같은 기술이지만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 기술이 왜 사실상 쇼맨쉽용 기술이냐면, 이 기술보다 좋은 게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패했을 때 거의 100% 확률로 상대에게 소유권을 아주 쉽게 넘겨주게 되기 때문이다.[2] 이 기술은 뒷꿈치 발목으로 공을 컨트롤해 넘기는 기술이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한 번 점프했다가 다시 가속을 붙이는 것이기 때문에 수비수를 벗겨내기가 쉽지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정확한 판단력으로 자기가 생각하는 목표지점에 정확한 궤도와 각도로 공을 옮긴 다음 번개처럼 상대 수비수를 따돌려야 한다. 그런데 이런 것을 할 바에야 그냥 치달이 훨씬 더 낫다.
공격자는 사포를 시전하면서 점프 및 착지를 하게 되고 이후 (와 같은 코스를 밟아서 수비수를 따돌려야 하는데 자기 스스로 공을 띄워버렸으므로 공격자에게 강하게 소유권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 만시즈가 카를로스를 제꼈을 때도 카를로스가 만시즈를 붙들면서 파울로 막아냈다. 마찬가지로 수비수들도 사포 이후 공격수가 자기를 돌파하려고 하면 어깨싸움을 하던가 붙들고 저지하면서 막을 수 있다. 결국 사포는 발뒷꿈치로 띄우는 공을 정확하게 컨트롤해야 하며, 공격자의 육체적 능력이 수비수보다 상당히 뛰어나야 하며, 수비자가 사포에 대해선 전혀 생각도 하지 않는 상태여야 1:1에서 성공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이 사포의 문제가 뭐냐면 그 한 명을 속여넘겨도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비수가 밀집한 지점에선 사포 이후 공이 떨어지는 곳에 1:1 상황에 있던 수비수가 아니라 다른 수비수가 있거나 거리가 가깝기 마련이라 쓸 수가 없다.[3] 게다가 1:1 상황에서 사포를 통해 수비밀집도가 높은 주요지역으로 진입해서 소유권을 가지는 것에도 성공하더라도, 가속이 제대로 붙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수비수들에게 둘러싸이는 상황이 된다. 결국 사포가 괜찮은 기술인 상황은 수비수가 밀집하지 않은 곳을 향해 가는 1:1 상황에서 쓸 만한 기술이란 얘기인데, 그러면 사포보다도 좋은 기술이 많다.
결국 일반적으로 사포는 위험부담은 큰데, 성공하려면 여러 가지로 제약이 많이 걸리고, 돌파용으로 사포보다 훨씬 더 좋은 기술이 많은데, 게다가 성공한다 해도 별로 이득도 없는 상황에서나 먹히며 파울로 끊기기도 딱 좋은 기술이다. 상대방 수비가 옅은 측면 1:1 상황에서 박스 안으로 진입한다면 다른 수비수가 주워먹기도 어렵고 둘러쌓이지 않으며 파울로 끊기도 어려우니 효용이 있다. 하지만 사실 이런 상황에서도 다른 여러 가지 기술이 많다는 것이 사포의 문제다.
기본적으로 공격수의 순간가속능력이 수비수를 엄청나게 능가해야 하는 기술이라, 정말이지 이런 상황에서는 여러 가지 기술이 많다. 예를 들어 메시가 심심하면 쓰는 라 크로케타의 경우 돌파하면서 괜히 점프해서 속도를 줄일 필요도 없고 공을 띄워서 소유권을 애매하게 하는 일도 없이 공을 발에 달고 전진한다. 리베리가 밥먹듯이 쓰는 맥기디 스핀도 속도를 줄일 일도 없고 공은 발에 붙어 있다. 기술이 좋은 선수일수록 오히려 사포를 쓸 이유가 전혀 없다. 차라리 다미앙처럼 몸빵이 좋은데 기술이 부족한 선수가 쓰고 우격다짐으로 밀고 나가는 편이 그나마 낫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이 무익해 보이는 기술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난 너랑 진지하게 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라 상대 수비수에게 엄청난 굴욕을 안겨주는 일이기에 매우 높은 확률로 보복성 태클이 들어올 수도 있다. 이 기술을 즐겨 쓰는 네이마르도 상대 선수에게 일부러 파울을 얻어내기 위한 도발 행위로써 사포를 구사한다는 의혹이 있다.[4] 이러다 보니 이 기술을 프로 선수들의 경기에서 보는 것은 매우 드물다. 기본적으로 쓸 만한 기술로 성립하는 상황이 거의 없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3. 예시


2015년 현재 이 기술을 시전한 선수는 브라질의 네이마르와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파스토레 정도다. 둘 다 기술이 매우 뛰어나고 스피드가 아주 빠르다는 강점이 있다.
네이마르가 2015년 5월 31일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국왕컵(코파 델 레이) 결승전 경기에서 사포를 사용하였다. 경기 극후반, 3:1로 바르셀로나의 우승이 기정사실화되던 무렵 네이마르가 이 기술을 사용하자, 빌바오 선수들의 눈깔이 뒤집혀 네이마르를 밀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에 네이마르는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발언했다. 사실상 발바오 선수들은 자신들을 조롱하는 플레이로 받아들였고 덕분에 패싸움이 날뻔하였다.
더글라스 코스타도 바이에른 뮌헨 이적하고 사용한 적 있다.#
[image]
실패하면 이렇게 추하다.
황희찬이 2018년 8월 20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조별리그 3차전 키르키스스탄과의 경기에서 후반 20분경 시도했지만, 공을 띄우는 것조차 실패해서 뒤로 흘려보내고 말았다. 이 경기는 황희찬이 결정력 부족으로 여러차례 득점 기회를 놓치며 부진했던 경기였기에 함께 구설수에 올랐고 다음날 네이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이 화면에서 보이듯 아예 처음부터 실패인데, 이때 수비수 배치를 보면 마크맨이 떨어져 있고 그 뒤로도 수비 대형이 갖추어져 있어 설령 기술 자체가 성공했더라도 제대로 돌파가 되었을지 상당히 의문인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이것은 그저 상대를 얕잡아보고 자극하는 행위라는 비매너 논란도 일었고, 당시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 상황 가운데 나온 장면이라 겉멋만 든 쓸데없는 플레이라는 태도 논란마저 나왔다.

[1] 간혹가다 인프런트로 터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인사이드로 공을 올리는 경우보다 안정감이 떨어진다.[2] 사실 시도 자체는 웬만한 아마추어도 연습 좀 하면 할 수 있고 프로 선수가 이걸 익히는 것은 훨씬 쉽다.[3] 자우미냐가 수비 밀집 지역에서 사포를 썼을 때 수비수들을 속이고 동료 공격수에게 떨어지는 것처럼 사포로 패스가 되어버리는 상황이라면 수비 밀집지역에서도 가능은 하다.[4] 실제로 사포를 쓴다고 다 보복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고, 사포를 통해 효율적인 플레이가 일어났다면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