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닝(소설)
1. 개요
1977년 출간된 스티븐 킹의 공포 소설.
순간적인 분노탓에 아들의 팔을 부러뜨리기까지 했던[1] 알콜중독자이자 교사로 일하는 잭 토렌스는 자기 자동차를 펑크낸 학생을 반죽음에 가깝게 폭행해서 해고당한다. 해당 학생이 그런 일을 한 까닭은 잭이 그를 엿 먹이기 위해 일부러 토론 수업 때 시간을 줄였다는 오해 때문이었다.[2]
다행히 똑같이 알콜중독자지만 금수저인 친구의 빽으로 잭은 콜로라도 주에 있는 오버룩 호텔(The Overlook)의 관리인 자리를 제안받는다. 이것이 마지막 기회임을 깨달은 잭은 술을 끊고 호텔 지배인과의 면접을 무사히 마치고 관리인 자리를 얻는다. 겨울 동안 폭설로 영업을 안 하는 호텔에 아내 웬디, 그리고 아들 대니와 함께 남겨진 잭은 고립감을 느끼면서 창작에 대한 초조감[4] , 아내와의 불화, 이번에도 실수를 하면 다시 직업을 잃고 가족을 부양하지 못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다가 급기야는 알콜중독 시절의 버릇이 재발하면서 호텔에서 나타나는 환영에 매료되어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언제부터인가 호텔 그 자체가 된 영적 존재는 잭을 조종하여 샤이닝이라는 특유한 힘을 지닌 대니를 죽여서 자신의 양분으로 삼으려고 한다. 대니는 자신과 같은 샤이닝을 지닌 요리사 할로런에게 샤이닝으로 도움을 요청하지만[5] 아슬아슬하게 도착한 할로런도 잭에게 방해를 받는다. 최후의 순간 대니 덕분에 잭은 호텔의 유혹을 뿌리치고 제정신을 차린 뒤, 아들과 아내를 탈출하게 하고 자신은 보일러의 폭발로[6] 타오르는 오버룩 호텔과 운명을 함께 한다. 할로런의 도움으로 탈출한 웬디와 대니는 강을 보며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다.
평화로운 가족의 이야기에서 시작한 듯 보이지만 점점 잭과 웬디의 부부간 갈등을 강조하더니, 대니가 미쳐 날뛰는 것으로 마침내 그것이 괴로워하는 잭을 사로잡는다는 잘 짜인 구성이다.
잭도 순식간에 호텔에게 세뇌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족관계에 대한 갈등, 알콜의존증, 창작에 대한 초조감, 자기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가정폭력을 휘둘러 대니를 상처 입힌 것에 대한 죄책감, 웬디의 가족에 대한 혐오 등이 맞물려서 잭이 미치는 과정이 매우 설득력 있게 표현되어, 스티븐 킹이 호러의 거장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후반에는 단순히 호러적인 전개가 이어지는 것뿐만이 아니라 아버지 잭이 최후에는 아들 대니를 위하여 호텔의 유혹에 이겨내는 감동적인 전개도 있다. 또한 호러라고 해도 오버룩 호텔에는 잭의 가족밖에 없기 때문에 살인은 일절 등장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심리 호러라고 해도 될 것이다.
'샤이닝'이란, 작중에서 주인공인 대니와 호텔의 요리사 할로런 등이 가진 일종의 초능력이다. 샤이닝은 인간의 영혼이 지닌 영적인 빛과 같은 것인데 '신'과도 연결된다는 설명이 있다.
한편으로 샤이닝은 스티븐 킹의 자전적인 요소가 많이 섞여있는 소설이다. 알코올 중독, 생활고, 영어교사 출신의 작가 등등 잭 토렌스는 작가 본인을 모델로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킹은 잭과 다르게 샤이닝을 쓸 당시 캐리와 살렘스 롯의 연속된 성공으로 훨씬 나은 삶을 살고 있었지만...
후속작으로 40대[7] 가 된 대니가 등장하는 닥터 슬립이 출간되었다.
레드럼이라는 단어를 알게 모르게 문화계에 퍼트린 작품이기도 하다. 국내 출간에선 "해살"로 나옴.
미저리 원작에서 10년 전 화재로 무너진 호텔이라며 짤막하게 오버룩 호텔이 언급된다.
2. 등장인물과 설정
원작과 영화 둘 다 영향이 크다보니 양쪽의 설명이 혼재돼서 기재되어 있다. 정리할 필요가 있다.
항목 참조.
- 웬디 토렌스
- 대니 토렌스
원작에서는 원래 살던 곳에 친구가 2명 정도는 있다고 언급했지만, 영화에서는 친구가 한명도 없다고 한다.
후속작인 닥터 슬립(Doctor Sleep)에서는 주인공으로 등장. 여기에서는 30-40대 정도 나이로 등장한다. 강력한 샤이닝 때문에 시달리다가 결국 술독에 빠져 폐인 일보직전까지 간다. 샤이닝을 이용해 불치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편안하게 저승으로 배웅하는 능력이 있는데, 이 덕분에 호스피스와 병원을 전전하며 가까스로 밥벌이는 하고 있었다. 이처럼 인생 밑바닥의 밑바닥까지 굴러떨어졌다가 뉴햄프셔의 프레이저라는 마을에서 공원 관리인+호스피스 도우미로 눌러앉으며 10여년에 걸쳐 서서히 재활에 성공하지만, 아직도 샤이닝을 통해 끔찍스런 환영(?)을 볼 때마다 술에 대한 갈망에 사로잡히며 괴로워하고 있다. 이후 자신처럼 샤이닝을 지닌 소녀[10] 와의 접촉과 교류를 통해 샤이닝을 지닌 자들을 사냥하는 존재들을 저지하며 그 과정에서 구원받는 이야기이다. 참고로 제목인 Doctor Sleep은 잠자는 것처럼 편안한 죽음으로 인도한다는 의미를 가진 대니의 별명.[11]
- 딕 할로런
- 샤이닝
스티븐 킹의 소설 중에는 초능력을 가진 캐릭터가 주인공이거나 중요 캐릭터인 경우가 많은데, 대표적으로 염동력을 가진 소녀가 나오는 "캐리," 인체실험으로 초능력을 얻게 된 부부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가공할 발화능력을 가진 어린 소녀가 등장하는 "파이어스타터," 예지능력을 가진 남성이 주인공인 "데드존" 등의 작품이 있으며, 그 외에도 작품의 중심소재는 아니지만 초능력이 나오거나 언급되는 작품은 (단편까지 꼽자면) 부지기수로 많다. '''그리고 그 어떤 초능력자도 제대로 해피엔딩을 맞이하지 못한다.''' 이처럼 수많은 스티븐 킹표 초능력 중에서 샤이닝은 그 능력의 구사자를 불행으로 몰고가지 않았다는 점에서 매우 특이한 케이스다. 할로런의 말처럼 샤이닝은 정말로 신성한 힘일지도?
동일 작가의 다른 작품인 그린 마일에서도 주인공 '존 커피'가 비슷한 초능력을 발휘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스티븐 킹이 나중에 쓴 닥터 슬립에서 샤이닝을 활용하는 장면들이 영화화된 그린마일에서의 초능력활용장면과 거의 판박이로 묘사되는 걸 보면, 존 커피도 일종의 샤이닝 능력자였는듯 하다.
그것에선 주인공 중 한명인 빌 덴브로가 쓴 소설 '글로잉(The Glowing)'으로 패러디 됐다.
- 오버룩 호텔의 유령들
- 호러스 더웬트
오버룩 호텔의 예전 주인으로 오버룩 호텔을 조세회피처 겸 갱단 본부로 운용한 사람이다. 샤이닝 후반부에 나타나는 파티에서 가면을 벗으라고 외치는 사람이 바로 이 사람. 닥터 슬립에서는 초반에 대니에게 잡힌 후에 대니의 샤이닝에 붙잡혀 있다가, 후반부에 대니가 비밀병기로 오버룩에 방생하여 대니를 덮치려고 숨어있던 트루 낫의 일원을 역습해서 죽여버린다. 영화판에서는 대니를 찾아 호텔 밖으로 나오던 웬디 앞에 등장해 “멋진 파티죠?”라고 하며 등장한다.
- 로레인 매시 부인/217호실[15] 여자
오버룩에서 애인에게 버림받고 욕조에서 자살한 중년 여성의 유령으로 대니뿐만 아니라 돌로레스라는 직원과 할로런 앞에도 모습을 나타낸 적이 있다. 중반부에 실체화되어 호텔이 대니를 실질적으로 위협할 수 없을 것이라는 할로런의 말을 부정하듯이 대니의 목을 조르며, 대니가 오버룩을 탈출한 후에도 끈질기게 따라다니다 닥터 슬립 시점에 가서 대니에게 잡혀 봉인된다. 나중에 정신 속 봉인 상자를 열어보니 잿더미만 남아있다고 하는 걸 보면 소멸한 듯. 영화판에서는 헤어누드로 나와 잭에게 키스하다가 부패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 로이드
콜로라도 라운지의 바텐더로 잭이 정신이 이상해지면서 가장 먼저 본 유령으로, 금주하던 잭에게 술을 주면서, 잭을 서서히 미치게 만든다.
- 델버트 그레이디
콜로라도 라운지 파티장에서 술을 나르는 웨이터로 등장한다. 사실 정체는 아내와 딸을 죽이고 자살한 이전 관리인이고, 오버룩 호텔에 흡수되어 있는 상태이다. 오버룩 호텔의 유령 중 하나가 되면서 자아를 잃었는지 잭이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뉴스에 나왔다고 말했음에도 전혀 모르는 모습을 보인다. 작중에서는 상당히 비중이 큰 유령으로, 잭이 웬디에게 당해 식료품 창고에 갇히자 문을 열어준다. 영화판에서도 비중 있게 등장하며, 잭의 아들인 대니의 샤이닝을 성가시게 여겼기에 잭에게 대니를 살해하도록 꼬드긴다. 딕을 검둥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인종차별자인듯.
- 지배인
실제 지배인인 올먼 말고 그레이디와 로이드의 입에서 언급되는 인물로, 오버룩 호텔의 끔찍한 역사를 담은 스크랩북을 지하실에 놓아두어 잭 토랜스가 발견하게 했으며, 대니를 얻고 싶어한다. 사실 정체는 오버룩 호텔 그 자체로, 끔찍한 역사들이 모여 있다가 대니의 강력한 샤이닝에 의해 완전히 깨어난 것.[16] 후반부에는 잭을 잠식하는 데 성공하여 대니와 웬디를 죽이려 하지만, 보일러가 폭발하여 호텔이 파괴됨에 따라 소멸하고 만다.
- 토피어리 동물들
영화에서는 생략되었고 소설판에서만 등장한다. 호텔 마당의 놀이터에 장식으로 세워 놓은 토피어리 동물들로 유령이라기보다는 호텔의 사악한 의지가 빙의되어 움직이는 빙의체에 가깝다. 사자 여럿과 셰퍼드 하나, 토끼, 들소 모양의 토피어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호텔의 의지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면서 잭이나 대니의 시야에 있는 동안은 일반 토피어리 장식처럼 꼼짝도 안하다가 등을 돌린 동안 그들을 공격하기 위해 움직이며 다가오는 모습을 보여 준다. 토피어리라고는 하지만 모델이 된 동물들이 토끼를 제외하면 전원 맹수들인지라 실제로 도망치는 대니를 덮쳐서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최후반부에는 대니의 샤이닝을 듣고 대니를 구하러 온 할로란을 공격하다가[17] 사자 한 마리가 할로란이 뿌린 휘발유와 라이터로 불타 버렸고, 호텔이 폭발해 버리면서 호텔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던 남은 토피어리 동물들도 영혼을 잃은 채[18] 불에 그을리고 탄 평범한 토피어리 장식으로 돌아가 버린다.
3. 영화화
샤이닝(영화) 문서 참고.
[1] 사실 그냥 때린 것은 아니다. 대니가 잭이 마시고 남긴 맥주의 거품을 보고 싶다고 각색 작업 중이던 희곡 원고지 위에 맥주를 부어버리자 이성을 잃어서 대니의 팔을 붙잡았는데. 너무 세게 당긴 나머지 그대로 골절되어버렸다.[2] 근거 없는 소리였다. 잭은 '자신이 정말 시간을 줄였다면 그건 오히려 말을 더듬기 때문에 웃음거리가 될 제자를 두고 볼 수가 없어서 였을 것'이라고 독백한다.[3] 호텔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4] 오버룩 호텔 이야기를 책으로 내려 했는데, 호텔 평판에 나쁜 내용이라 호텔 지배인과 일자리를 소개시켜준 금수저 친구에게[3] 쓰지 말라는 소리를 듣는다. 쓰고 싶은 걸 마음대로 못 쓰는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이 녹아든 게 아닐까 싶다.[5] 무려 콜로라도에서 플로리다까지 날려보내는 텔레파시.ㅎㄷㄷ[6] 구식 보일러라 하루에 두 번씩 압력 체크를 해줘야 하는 것이 매우 초반에 나온다. 역시 1장에 권총이 나오면 막판엔 쏴줘야지.[7] 지미 카터가 대통령직을 역임할 때, 오버룩이 폭발했다는 것. 그 당시 대니의 나이는 5살. 닥터 슬립에서 나오는 아브라의 출생이 9.11 테러 직전이고 소설에서 아브라는 10대인 학생으로 미루어 계산.[8] 영화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9] 영화에서는 손가락을 입으로 말하듯 까딱이며 자기 입으로 토니의 의사를 전달한다. 이때문에 초반에는 단순한 이중인격 환자로 보이며, 부모님도 토니를 그저 상상친구로만 여긴다.[10] 이 소녀는 바로 잭이 바람피워 태어난 대니의 이복여동생의 딸, 즉 조카.[11] 닥터는 대니의 어릴적 별명인 What's up, doc.과 같다.[12] 초면인 대니의 별명을 무의식적으로 부르거나 쉴새 없이 말을 하고 있는 와중에 텔레파시로 대니에게 말을 걸기도 했다.[13] 샤이닝 능력자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나긴 해도 대니만큼 강력하지 않는 이상, 그냥 감이 좀 좋은 정도이거나 컨디션이 좋은 정도의 초능력만 발휘한다. 설령 대니만큼 강한 능력을 가졌더라도 이상증세 때문에 정신병원에 갇히지나 않는게 다행.[14] 영화에서 딕이 잭이 휘두른 도끼를 맞고 죽을때 이 고통이 대니한테 그대로 전달되어서 대니가 비명을 질렀다.(초반에 대니가 본 미래가 이것)[15] 영화에서는 237호실.[16] 작중에서도 오버룩의 모든 시간대가 동시에 흐르는 모습을 보여준다.[17] 이 때는 그전과는 달리 사람의 시야에 들어간 상태에서도 생물처럼 움직여대는 모습을 보여 준다. 이미 호텔의 의지가 완벽히 드러나 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어서였는지도.[18] 소설에서는 '죽었다'라고 묘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