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닝(영화)
1. 개요
'''BBC 선정 최고의 미국 영화 62위#'''
'''엠파이어지 선정 최고의 공포 영화 1위#'''
스티븐 킹 원작 소설 샤이닝을 1980년 스탠리 큐브릭이 연출한 영화.
호러 영화 중에서도 손가락에 꼽히는 명작이다. 잭 니콜슨, 셜리 듀발, 대니 로이드 주연.
원작과는 내용이나 이미지가 많이 다르다. 어떤 의미에서는 주제의식 자체가 바뀌었을 정도. 하지만 거대한 호텔의 삭막한 이미지와 '고립감'을 훌륭히 전달하는 싸늘한 영상미 그리고 보는 이를 심리적으로 옥죄는 음향효과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예술작품. 스테디캠의 기막힌 활용으로 유명한 영화다. 잭 니콜슨의 광기어린 연기도 압권.[1]
2016년 1월 CGV 아트하우스에서 스탠리 큐브릭展 연계 상영으로 재개봉했다.
2019년 소설의 속편 닥터 슬립 원작으로 영화가 제작되었다. 문서 참조.
2018년작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매우 비중있게 인용된다. 원작 소설에는 없는 부분이지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스탠리 큐브릭과 친했기 때문에 일부러 샤이닝으로 바꿔 넣은 듯 보인다.[스포일러]
2019년 1월 롯데시네마에서 스탠리 큐브릭 기획전으로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시계태엽 오렌지와 함께 재개봉했다.
2. 상세
잭 니콜슨의 광기넘치는 표정 연기는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급. 하나하나가 짤방 수준. 바에서 환상과 마주보며 대화하는 장면, 도끼로 화장실 문을 부순 다음 그 틈으로 얼굴을 내밀며 '''"쟈니가 왔다!(Here's Johnny!)"'''[2][3] 라고 말하는 장면이 매우 유명하다.[4] 이 장면은 60개의 문을 사용해 3일간 찍었다. 나중에 이 장면은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밈이 되버린다.
도끼 신 다음으로 가장 유명한 장면. 잭이 웬디에게 히스테리를 부려대면서 몇날며칠 타자기를 두들겼는데, 웬디가 읽어보니 원고에 쓰인 것이라고는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5] 한 문장을 수천 번 반복해서 쓴 것 뿐.[6] 참고로 저 장면에서 잭 니콜슨이 써갈기는 문장은 '''큐브릭이 스탭에게 시켜서 하나하나 다 타이핑한 것.''' 이 장면에서 나오는 종이들은 모두 감독의 비서들이 직접 타이핑했는데, 관객들이 자세히 보지도 않을 글씨들을 '''의도된 오타를 섞어서''' 쳐야 했다고 한다. 몇 달은 걸렸는데 영어 버전뿐 아니라 해외 버전도 직접 치게 만들었다고 한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면서 대량의 피가 파도치며 쏟아져나오는 씬도 유명하다.# 이 장면은 한 매체에서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모바일은 데이터주의) 물론 가짜 피다. 이 장면이 영화 내에서 여러 번 나오는데 군데군데 차이가 느껴진다. 만족할 만한 장면이 나올 때까지 9일 동안 닦아내고 재촬영했다고 한다. 이 씬은 여러가지 해석이 난립하나,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로는 백인들이 아메리카 원주민을 탄압한 역사를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7] 과 호텔에서 죽은 망령들의 원한이라는 해석도 있다.
또한 대니가 깩깩대는 목소리[8] 로 의미를 알 수 없는 '''REDRUM'''을 계속 중얼거리며 문에 적는데, 이게 거울로 반사되어 철자를 뒤에서부터 읽으니 '''MURDER'''라는 의미가 밝혀지는 장면도 유명하다.[9]
어떤 한 장면[10] 때문에 18금 딱지가 붙어버렸다.
한국에서는 2000년 케이블TV 캐치원에서 처음 소개되었다는 주장이 있다. 그리고 DVD는 2004년에 정식 발매되었다. 하지만 영화매니아들 사이에선 워낙에 유명했기 때문에 이미 1980년대부터 이런 저런 방법으로 구해서 다들 돌려봤다고 한다. 사실 스탠리 큐브릭의 수많은 작품들이 워낙에 파격적인 소재와 연출 때문에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는 수입금지로 묶여있다가, 민주화 이후에야 차례차례 풀렸다.[11]
잭이 환하게 웃고 있는 1921년 무도회 사진으로 끝나는 결말에 대한 해석으론 '결국 잭은 수많은 불행으로 얼룩진 호텔에 사로잡힌 망령 중 하나가 되었다, 사실 잭은 오버룩 호텔 관계자의 환생이다 등이 있다.
3. 평가
원작과 영화가 너무나 주제의식이 다르기 때문에 한쪽을 접한 뒤 다른 작품을 접하면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어느 한쪽이 딱히 좋다 나쁘다 할 것은 없다. 두 작품 다 자기 주제에 충실하기 때문. 그리고 '''원작자 스티븐 킹이 매우 싫어한 영화로 유명하다.''' 오죽하면 작가가 직접 각본 짜서 새로 만들었을까.[12] 스티븐 킹이 1982년 처음으로 TV 인터뷰에 응했을 때는 당시 개봉한 이블 데드와 비교하면서 '영화판 샤이닝은 공포 영화라고 볼 수 없다' 라며 깠고 자신의 평론집인 죽음의 무도 개정판 머릿말에서도 냉소적으로 "'소설은 호텔이 폭발하며 화려하게 끝나는데 영화는 모든 게 얼어붙는 끔찍한 결말이다."' 라고 비판했다.[13]
샤이닝이 원작과 가장 다른 점은 바로 공포를 묘사하는 관점이 달랐기 때문인데, 원작은 샤이닝이라는 초능력, 그리고 오버룩 호텔의 유령 등 오컬트 소재가 다수 포함되어 있었으며, 여기에 잭의 불행한 과거가 맞물리면서 서서히 광기에 먹혀드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영화는 소설과는 달리 직관적으로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으니 소설의 심리묘사는 다수 쳐내야했는데, 큐브릭이 킹과는 다르게 유령을 비롯해서 사후세계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였던지라 영화에서는 호텔의 유령이나 샤이닝에 대한 묘사는 주변인의 언급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묘사하고[14][15] , 잭이 호텔에 틀어박히면서 미쳐가는 과정을 묘사하는데만 집중했다. 이렇다보니 원작을 모르는 사람이 볼때는 단순히 사람이 미쳐가는 과정이라기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 장면들이 많고[16] , 원작을 아는 사람이 볼때는 원작과는 달리 서사가 부실해졌다고 느끼게 된다. 거기다 이로 인해 결말도 원작과는 완전히 다르게 바뀌었다.[결말스포일러]
어떤 사람은 같은 소재를 통해 스탠리 큐브릭이 더 심도 깊은 작품을 만들어 내자 열폭한 것이라고 하는데 영상미라는 관점에서는 영화판이 괜찮은 작품이지만 잭이 광기에 빠져들기까지의 과정을 대폭적으로 생략한 것은 사실 스토리텔링적인 면으로서는 감점요인이다. 알콜의존증이나 가정내 폭력같은 요소에 비중이 없어서 잭이 그냥 스트레스때문에 미쳐 날뛰고 가족들은 여기에 영향을 받아 집단 히스테리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 스탠리 큐브릭 특유의 미장센과 영상미가 그것을 해결하고는 있지만 만약 그렇지 못했다면 그냥 미치광이 살인마가 등장하는 싸구려 공포영화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17][18] 이런 각색과 맞물려 스티븐 킹은 잭 니콜슨의 캐스팅과 연기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한다. 스티븐 킹이 말하길 잭 니콜슨은 이미 호텔에 의해 미치기 전부터 충분히 미쳐있는 사람처럼 보이며, 많은 이들에게 호평 받은 연기 역시 그가 전작인 '이지라이더' 등에서 보여줬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다 썼기 때문에 좋은 연기라고 할 수 없다고 말한다.
또한 소설가 입장에서 생각해볼 때 자신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겠다며 빌려가 놓고 감독이 소설의 이야기를 마구 비틀며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만들었다면, 영화의 작품성을 떠나서 원작자로선 화나는게 당연하다. 결말이 달랐지만 그 외에는 원작의 분위기를 충실히 재현했고 바뀐 결말도 스티븐 킹의 원작과 어울렸던 미스트를 스티븐 킹이 좋아했던 것을 보면[19] '왜 내 작품을 니 맘대로 바꾸는가' 정도의 투정으로 해석하자.
이후 샤이닝의 후속작인 닥터 슬립을 영화화했을때는 소설판 샤이닝과 영화판 샤이닝의 요소를 적절히 섞어서 묘사했다.[20]
4. 원작과의 차이점
영화 제작 당시 시나리오를 완성한 큐브릭은 본격적으로 크랭크인 직전,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킹에게 연락을 하기로 했고 계속해서 대가의 연락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던 스티븐 킹은 마침내 스탠리 큐브릭이 자신에게 전화를 할 것이라는 소식을 받고 큐브릭과 자신의 작품으로 얘기를 나눈다고 흥분해서 펄쩍 뛰었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스티븐 킹에게 스탠리 큐브릭은 대뜸 이런 질문을 했다.
스티븐 킹이 당황해서 반문하자 스탠리 큐브릭은 이렇게 말했다. "유령이란 존재 자체가 사후 세계의 존재를 전제하는 것 아니오? 그러니 낙관적이지요." 그의 말에 잠시 할말을 잃은 스티븐 킹은 "당연히 죽음 뒤에는 사후 세계가 있지 않습니까?" 라고 말했고 스탠리 큐브릭은 단호하게 자신은 사후 세계를 믿지 않는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후에도 큐브릭은 새벽 세시에 다짜고짜 킹에게 전화해서 당신이 정말 무신론자가 맞느냐고 물었고 결국 소설 집필마저 집중할 수 없게 된 킹은 집의 전화선을 아예 뽑았다고 한다. 그래도 스티븐 킹은 저작권을 빼앗으며 완벽하게 작업을 훼방놓는 꼬장은 부리지 않았다. 거기에 큐브릭의 역량 자체는 인정하며 영화판 샤이닝의 완성도 자체는 인정하는 모습도 보여줬다."당신 이야기의 유령 컨셉은 낙관적인 것이지요?"
영화와 소설 사이 몇가지 큰 차이점들은 아래와 같다.
- 원작에서는 제목으로 쓰일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샤이닝"이 영화에서는 전혀 의미가 없다. 애초에 공포의 벡터가 다른 것이 큰 문제. 스탠리 큐브릭은 원작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긴 하지만 원작을 잘 표현한다기보다는 원작을 자신의 방식으로 각색하거나 완전히 변경하는 경우가 많다.
- 영화는 잭이 (관리인 면접을 보러) 산을 향해 차를 타고 가는 유명한 오프닝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잭의 과거 행적은 이후 대사들로만 간략하게 언급된다. 그에 따라서 잭의 심리에 대한 섬세한 묘사는 생략되고 단순히 호텔의 광기 + 잭 본인의 인성 때문에 잭이 미쳐가는 것처럼 묘사된다.
- 할로런의 비중이 줄어들었다. 원작에서는 끝까지 살아남아 구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영화에서는 드문드문 나온데다가 후반에 어이없이 죽어버린다. 할로런이 죽음에 따라 토렌스는 단순히 호텔의 영향에 의한 미치광이가 아니라 실질적인 살인마로서의 캐릭터로 성립한다. 참고로 큐브릭은 이 영화를 만들기 시작할때부터 할로런을 죽일 생각이었다고 한다. 공포영화에서 "흑인 캐릭터는 죽는다"라는 클리셰의 시초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저 안습. 다만 극 중 잭이 미국 역사의 부정적인 면을 상징한다고 해석하는 견해에 따르면[21] , 할로런의 죽음은 미국에서 행해진 인종차별에 대한 은유로 볼 수 있다.
- 원작에서 잭은 대니를 위하여 호텔의 유혹을 이겨내고 자아를 되찾았으나 이내 호텔의 의지에 침식당하게 된다. 그렇지만 자기 가족들을 쫓아다니느라 보일러 압력 조절하는 것을 잊어버린 바람에 결국 호텔과 함께 자폭하게 된다. 영화에서는 미친 후에는 대니를 계속 쫓다가 대니가 미로에서 발자국 되돌아가기 낚시로 따돌리자 미로에서 헤메다가 그냥 얼어죽는다.[22] 이 결말의 차이는 스티븐 킹이 영화판에 대한 불만을 토로할 때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메뉴이다. "보일러가 폭발하는 매력적인 결말에 비해 영화의 결말은 엉망이다."[23]
- 217호실이 237호실로 바뀌었다. 217호실은 영화를 찍은 촬영장소인 팀버라인 별장에 실제로 있는 객실 번호였기 때문에 매출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별장 측에서 객실 번호를 없는 번호로 바꿔달라고 요청하여 바꾸었다고 한다. 이 영화가 전설이 된 이후에는 호텔도 유명해져서 호텔 안에 샤이닝에 쓴 소품의 레플리카(도끼도 있다)가 전시되어 있고 연휴시즌이 되면 손님끼리 도끼 들고 샤이닝 파티를 연다. 매년 겨울이면 샤이닝 파티를 여는 게 불문율인지 어릴 때 이 호텔에 와서 대니역을 맡아 도망다녔던 아이가 성인이 되어 잭 역을 맡아 도끼들고 부인과 아이를 쫓아다닌다.
- 원작에서 잭이 웬디가 숨어있는 문을 박살내면서 쓰는건 도끼가 아니라 크로케 비슷한 스포츠인 로크에 쓰이는 방망이다. 그리고 문을 부수면서 외치는 말은 영화의 가장 유명한 대사라 할 수 있는 "Here's Johnny!"가 아니라 "이젠 도망칠 곳도 없다 이 썅년아! (Nowhere left to run now, you cunt!)"라는 말이었다.[24]
- 원작에서는 샤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대니를 노리려는 호텔의 동기가 명확하게 묘사되지만, 영화에서는 단순히 잭을 호텔에 평생 머물도록 했을 뿐 딱히 대니나 할로란같이 샤인 능력이 있는 사람을 노린다는 묘사가 없다. 또한 원작에서는 호텔의 벽, 지붕, 토피어리 동물들이 직접 움직이면서 호텔 자체가 마치 살아있는 듯한 묘사를 보여주지만 영화에서는 저장고에 갇힌 잭을 구해주거나 대니의 목을 조르는 행위를 제외하곤 어떠한 물리적 영향도 행사하지 않았다. 원판에서 호텔이 보일러 폭발로 인해 날아가면서 악마의 모습을 한 무언가가 하늘로 솟아오르는 듯한 묘사가 있는데 영화에서는 단순히 초자연적인 무언가가[25] 호텔에 씌였음을 암시할 뿐, 정체에 대해선 밝히지 않는다.
- 원작에선 잭의 차가 붉은색 폭스바겐인데, 영화에선 노란색이다.
- 그리고 호텔의 사악한 의지에 반응하여 살아 움직이는 토피어리 동물들이 큐브릭판 영화에서는 삭제되었다. 대신 1997년판 TV영화에는 등장한다.
5. 기타
당시 큐브릭은 나름 야심차게 만들었던 전작 배리 린든의 흥행 실패로 굉장히 예민해져 있었다. 이에 차기작은 흥행이 잘되는 호러물로 찍기로 한 큐브릭은 유행한다는 호러 소설은 다 흝어보기 시작했다. 비서의 회고로는 그날 이후 방에서 큐브릭이 책을 내던지는 소리가 매일 들렸다고 한다. 어느날 책을 던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방을 확인했더니 어느 소설을 굉장히 집중해서 읽고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스티븐 킹의 샤이닝이었다고 한다.
본래 스티븐 킹은 잭 니콜슨 캐스팅을 마음에 안 들어했고, 대신 크리스토퍼 리브 등 안정적 느낌을 주는 배우를 추천했다고 한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통해 정신병자 연기로 명성을 떨친 잭 니콜슨이 잭 토렌스 역할을 맡게 된다면 "아 이 사람 무조건 미치겠구나"라는 확신을 주게 된다는 이유였다고 한다.
스탠리 큐브릭의 완벽주의적인 성격으로 잭 니콜슨은 같은 장면만 200번 가까이 찍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루머다. 사실 <샤이닝>에서 잭 니콜슨이 나오는 대부분의 신은 3~40테이크 안쪽에서 완성됐다. 큐브릭은 이러한 루머에 억울했는지, "만일 내가 모든 신을 100테이크 넘게 재촬영해서 완성한다면 아마 나는 평생토록 영화 한편의 제작도 끝마치지 못할 것이다"라고 롤링스톤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잭 니콜슨이 다시는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했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다. 잭 니콜슨은 <샤이닝>의 제작이 끝난 뒤에도 큐브릭과 함께 (무기한 연기된) <나폴레옹> 작업을 하기를 간절히 희망했고[26] 큐브릭 감독과 계속 연락을 주고 받으며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큐브릭 DVD 박스 셋에 수록되어있는 Jan Harlan의 다큐멘터리 "A Life in Pictures"에서 잭 니콜슨의 "나는 항상 스탠리와 다시 한번 일하기를 원했다. 우리는 그동안 계속 연락을 주고 받으며 차기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이제 (큐브릭이 사망했기 때문에) 그 멋진 기회를 잃어서 안타까울 뿐이다"라는 발언에서도 이 사실을 알 수 있다.
큐브릭과 니콜슨이 원수가 되었느니 어쩌니 하는 보도는 미국의 황색 언론과 찌라시들이 경쟁적으로 퍼트린 소문으로 은둔자처럼 지내는 큐브릭에 대한 온갖 추측이 무성했기 때문에 대중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그런 저열한 기사를 남발한 것이다. 아이즈 와이드 셧을 찍기 위해 큐브릭을 만나러 간 톰 크루즈, 니콜 키드먼 부부는 그런 기사를 읽고 잔뜩 긴장하고 있다가 신사적으로 자신을 환대하는 큐브릭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다만 웬디 역의 셜리 듀발에겐 굉장히 가혹하게 대한건 어느정도 사실이 맞다고 한다. 큐브릭은 셜리 듀발이 히스테릭 상태일때야 제대로 된 연기가 나온다 생각했고 이를 위해 일부러 촬영장에서 상당히 냉정하게 대했다고 한다. making of shining을 보면 큐브릭이 다른 배우에 비해 셜리에게 유독 깐깐하게 구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셜리도 이런 가혹한 대우가 연기에는 득이 됐다고 인터뷰하는 내용이 실려있다. 그러나 이런 훈훈한 결말로 끝난 게 아니라 셜리 듀발이 말년에 정신질환으로 고통받고 있아며 이 때문에 당시의 혹독한 정신적 학대가 원인이 아니었냐는 이야기도 있다.[27] 셜리 듀발 문서를 보면 약간 걸러 들어야 할 얘기도 있으므로 각자 판단할 것.
한편, 대니 역의 대니 로이드는 5천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됐는데, 캐스팅 당시 큐브릭 감독이 가장 중시한 요소는 '잭 니콜슨과 셜리 듀발의 억양을 반반씩 가진 아이'였다고 한다. 대니는 촬영 당시 잔뜩 긴장한 자신에게 스탭들이 너무 친절하게 대해주어서 이 영화가 공포영화라는 것도 모르고 영화를 찍었다고 한다. 특히 스탠리 큐브릭이 대니를 엄청나게 감쌌다고 하며, 대니는 자기가 출연한 영화가 공포영화라는 사실을 몇 년 후에야 알았다고 한다. 대니 로이드가 무삭제판 샤이닝을 처음 본 것은 그가 17세가 되었을 때라고.
영화감독 장 드봉도 자신의 재난영화 트위스터 속에서 이 영화를 관람하는 주인공 일행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잭이 문을 도끼로 내려찍는 순간 토네이도 때문에 실버스크린이 찢어지는 연출이 일품.
스탠리 큐브릭은 영화의 기묘한 분위기를 설명하려고 출연자들에게 데이빗 린치의 영화 이레이저 헤드를 보여줬다고 한다.
영화 시작 부분의 자연 풍경 촬영분 중 쓰지 않은 필름은 블레이드 러너의 극장용 엔딩에서 사용한 적이 있다.
엔딩으로 쓰인 곡은 알 보울리의 'Midnight, The Stars and You'라는 곡이다. 1930년대의 명곡. 무려 1934년에 나온 곡이다.
스탠리 큐브릭의 딸인 '''비비안 큐브릭'''[28] 이 주로 메이킹 필름을 편집 및 촬영했다고 한다. DVD에 수록된 making of shining도 그녀가 감독했다. 열중적으로 작업중인 스탠리 큐브릭 앞으로 카메라를 들이대도 별 신경쓰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잭 니콜슨은 잭 토렌스와 웬디가 섹스를 하는 장면을 넣으면 영화의 공포감이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큐브릭을 설득하기도 했다. 하지만 큐브릭은 이를 기각했다. 큐브릭 역시 섹스 장면이 공포감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의견에는 동의했지만, 그러면 광기가 너무 지나쳐서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분위기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했단다. 참고로 잭 니콜슨은 자신이 출연하는 작품에서 성관계 장면을 넣자고 제작진들에게 건의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 중간에 호텔 홀에 놓인 TV 앞에 웬디와 대니가 앉아있는 장면에서, TV에서 방영되는 것은 "42년의 여름(Summer of '42, 1971년 작)"이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는 2차세계대전 중 남편을 전쟁터에 보낸 유부녀가 십대 소년과 사랑에 빠져 정사를 나눈다는 내용인데, 제법 격정적인(?) 장면도 나오기 때문에 사실 엄마와 어린 아들이 같이 볼 영화는 아니다.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왜 하필 이 영화가 여기 삽입되었느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정답은 스탠리 큐브릭만 알고 있을 듯.
엔딩씬은 이 영화 공포의 백미로 꼽히는 매우 무시무시한 장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매우 추운 날씨에 고통받는 시민들'''을 묘사하는 밈으로 매우 적절하게 쓰인다.[29]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스포일러 각주를 보도록.
6. TV 영화
1을 원작으로 원작자인 스티븐 킹 본인이 중심이 돼서 제작한 TV영화.
내용 자체는 좀 더 원작에 충실하지만, 스토리가 좀 지지부진하고 연출이 진부한 감이 있어서 영화에 비하면 애매한 작품이 되었다.
배경이 되는 호텔도 영화의 호텔에 비해 별이 한 2개 정도 떨어지는 것 같다. 2처럼 웅장한 호텔에 비하면 조금 초라하다.[30] 하지만 이 호텔은 실제로 스티븐 킹이 샤이닝을 쓰기 전에 영감을 얻은 곳[31] 이므로 좀 초라하다고 평가절하할 필요는 없다. 당연한 말이지만 촬영지를 이곳으로 한 것도 이것 때문이다.
'''스티븐 킹 본인도 이 시리즈에 출연했다.''' 유령들이 가득한 무도회장에서 신나게 춤을 추는 유령 지휘자로 나왔다.
노스탤지어 크리틱은 자그마치 43분짜리 영상 리뷰를 통해 이 시리즈를 미친듯이 깠다. 주로 비판한 점은 전반적으로 진행이 너무 느리고 공포의 소재와 연출이 매우 진부하며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대사로 설명한다는 것 등. 그 외에 어설픈 특수효과나 발연기, 부자연스럽고 개연성이 부족한 각본 역시 깠다. 다만 이쪽도 큐브릭 판보다 잭 토렌스의 심리 묘사를 자세하게 보여준 것은 칭찬했다. 리뷰하면서 어떻게 스탠리 큐브릭이 만들어낸 영화를 싫어했다는 양반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이따위냐면서 서서히 미쳐간다.. 리뷰 전체적으로는 큐브릭의 샤이닝을 패러디하면서도 동시에 공포 영화의 클리셰를 비꼬는 등 상당히 호평을 받았다.[32] NC의 신들린 듯한 잭 니콜슨 연기가 일품.
[1] 다만 잭 본인의 미쳐가는 심리묘사가 제대로 묘사되지 않은 점에서 호불호가 갈리긴한다. 자세히는 현재있지도 않은 사람들의 환영을 보는 장면은 자주 나와 '아 이 넘이 미쳐가는구나'는 알 수 있지만, 그 미쳐가는 과정에서 잭의 내면의 변화가 자세히 묘사됐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평가[스포일러] 작중 목표인 이스터 에그의 두 번째 열쇠를 얻는 장소가 바로 영화 샤이닝의 오버룩 호텔이다. 타자기, 쌍둥이, 피바다 엘리베이터, 237호의 여자 괴물, 도끼, 미로, 무도회 사진 등 샤이닝의 주요 요소들이 모두 패러디된다. 다만 이 샤이닝하면 떠오르는 명대사 '''"쟈니가 왔다(Here's Johnny~!)"'''는 등장하지 않는다.[2] 6~80년대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자니 카슨의 투나잇 쇼에서 호스트인 카슨이 등장할 때 나온 캐치프레이즈다. 일설에는 애드리브란다고 한다[3] 조만국이 샤이닝 리뷰 만화를 그렸는데 거기서 말하길 무한~도전!!, 아, 천기누설 무릎팍~!, 1박~2일~! 하는거라고 생각하면 편하다고 한다. 극이 흘러갈수록 점점 잭 토렌스의 대사가 '어디에선가 따온' 라인이 되는데 그것은 자아가 옅어져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4] 이 장면은 워낙 많은 매체에서 패러디되었으며 유튜브에 패러디들을 모아놓은 영상도 존재한다. 사탄의 인형 5편인 씨드 오브 처키에서 패러디가 나오고 영화 킹스맨에서도 패러디되었으며, 그것: 두 번째 이야기에서도 잠깐이지만 이 장면이 나온다. 심지어 호머 심슨이나 사무라이 잭, 비키 같이 애니메이션 캐릭터들까지 따라했다.[5]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잭은 바보가 된다"라는 뜻이다.[6] 시오노 나나미에 의하면 이 장면에서 잭을 이미 미쳤다고 생각하면 일반인이고 아직은 미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작가라고 한다. 글이 안 나와서 고통스러워하는 것 뿐이라고. 심슨가족 할로윈 특집에서는 이게 No tv and no beer make homer go crazy 로 패러디됐다. 뜻은 물론 '''TV와 맥주가 없으면 호머는 미쳐 버린다'''는 뜻인데 심슨가족을 호텔 관리인으로 고용한 번즈 사장이 '''일하면서 빈둥거리면서 딴 짓 못하게''' TV를 끊고 맥주도 모조리 치워버린 상황이라... 옆에서 스미더스가 "예전 관리인이 자기 가족을 모두 죽인 것도 맥주랑 TV를 다 치워버려서 그런 거 아닐까요" 하는 게 가관이다.[7] 본편에서 아메리카 원주민의 탄압이 여러 번 언급되는데, 오버룩 호텔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무덤을 억지로 빼앗아 세운 것이며 잭이 캐치볼 놀이를 할 때 아메리카 원주민의 동상에 공을 던져대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오버룩 호텔은 말 그대로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땀과 피 위에 세워진 셈.[8] 대니의 샤이닝(토니)이 내는 목소리다.[9] 이는 추리만화 소년탐정 김전일의 '밀랍인형 살인사건'에서 범인을 지칭하는 용어로 오마쥬되었다. 정확히는 소설판의 오마쥬.[10] 237호에서 대니가 어떤 여자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말을 들은 뒤 잭이 그 방에 들어가자 욕조에서 어떤 여자가 '''헤어누드'''로 나오고 잭은 그 여자와 딥키스를 하는데 거울에 거의 썩어가는 좀비 같은 할머니가 비쳐 식겁하고 도망치는 장면...[11] 스탠리 큐브릭의 작품들 말고도 이렇게 군사정권의 검열에 묶여있다가, 민주화 이후에 뒤늦게 수입된 사례가 엄청나게 많다. 그래서 19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중반까지는 이런 고전걸작 영화들의 뒤늦은 지각개봉 붐이 일었다.[12]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스티븐 킹이 큐브릭의 샤이닝을 싫어한다는 것이 언급된다.[13] 심지어 몇십년이 지난 뒤 2013년에 발표한 후속작 닥터 슬립의 저자 후기에서도 빼놓지 않고 영화 버전을 까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는 즐기고 있는 것 같다.[14] 샤이닝에 경우 원작에서는 초반부터 대니의 시점으로 서술한 파트가 있지만, 영화에서는 그런 부분은 쳐내고 그냥 대니가 손가락을 복화술 인형 마냥 까딱이며 상상친구 토니의 목소리를 내는 정도만 보여주다가 호텔에서 딕의 설명을 통해 대니가 그냥 이상한 아이가 아니라 샤이닝이라는 초능력을 가진 아이라고 변호하는 정도에 그쳤다. 이후 종종 호텔의 영향을 받거나 미래에 자신이 겪게 될 일을 보긴 하지만, 잭이 미쳐가는 과정과 함께 보여주는지라 원작을 모르고보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다.[15] 후반 전개를 보면 웬디도 잭과 똑같은 것을 목격하는 등 원작을 아주 무시한 건 아니다.[16] 잭이 본 환각을 웬디도 보았다거나(사실은 유령), 딕이 잭한테 도끼를 맞았는데 숨어있던 대니가 갑자기 비명을 질러서(샤이닝 때문에 딕의 고통을 공유한 것) 잭한테 들키는 장면 등..[결말스포일러] 원작에서는 잭이 유령들한테 정신이 먹혀서 미쳐가고 있었지만, 끝에 가서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가족들을 호텔 밖으로 피신시킨 뒤 자신은 오버룩 호텔과 함께 불에 타 죽는 것으로 끝나지만, 영화에서는 잭이 이미 완전히 미쳐버린 터라 오히려 가족들이 잭을 피해 알아서 탈출하고, 잭은 호텔 정원의 미로를 헤매다 지쳐서 얼어죽는 것으로 끝난다.[17] 영화판 샤이닝을 호평하는 사람들도 영화의 연출이나 미장센은 호평해도 스토리를 호평하는 이는 많지 않다.[18] 다만 영화판도 이스터 에그를 통해 간접적으로 묘사해서 그렇지, 나름 독자적인 서사를 보여주는데, 작중 오버룩 호텔은 백인들이 아메리카 토착 원주민을 박해한 역사를 암시하며, 잭이 호텔에 홀려 미쳐버리는 과정과 대니가 잭을 따돌리기 위해 일부러 발자국을 찍어둔뒤 돌아올때 발자국을 따라 올라가는 행위 등을 통해 사람은 어두운 과거를 부정(overlook)하지 말고 다시 되돌아보아야 한다는 주제를 보여준다.[19] 미스트도 원작의 결말을 뒤튼 결말이였지만, 샤이닝처럼 전체적으로 뜯어고치지 않았고 작중 분위기 상 어울리는 결말이었기에 작가도 소설 결말을 확실히 정했다면 영화처럼 끝냈을거라고 말했다.[20] 원작에서는 불타버렸을 호텔이 영화에서는 그대로 남아있는 등[21] 오버룩 호텔이 인디언들을 쫓아내고 건축된 곳이라는 언급이나 연회장의 바에서 잭이 그래디와 대화하면서 백인의 의무를 운운하는 것이 극중에 나오기도 한다.[22] 영화판에서 얼어죽은 잭의 모습은 호러 FPS 게임 블러드에서 까메오 출연한다. 게다가 등장한 겨울정원 맵부터가 아예 샤이닝의 패러디 삘이다.[23] 그러나 이 결말은 연출상 극도로 공포를 주는데, 일단 잭이 미로를 헤매다 지쳐 주저앉고, 어떠한 예고도 없이 극도로 공포스러운 브금과 함께 얼어죽은 잭을 보여준 다음 바로 스탠다드 팝을 배경으로 잭이 있는 1921년 오버룩 호텔 파티 사진을 클로즈업하며 섬뜩함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다. 관객의 정신을 끝까지 몰아붙이며 매듭을 지어, 보고 나서 여운이 상당한 영화로 꼽힌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장면은 매우 추운 날씨에 고통받는 시민들을 묘사하는 밈으로 쓰이기도 한다. 잭이 얼어죽은 모습의 표정이 이런 걸 표현하기에 아주 적절하기 때문이다.[24] 스티븐 킹은 고상한 말을 찾기 보다는 실제 하는 일상어를 잘 사용해 작품을 쓰는 작가로 유명하다.[25] 그레이디의 "저를 포함한 우리들은 당신이 이 일에 열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나 로이드가 "이곳에서 당신의 돈 같은 건 쓸모가 없습니다. 상부의 명령입니다." 라고 언급하는 것을 보아 호텔 자체가 악 그 자체였던 소설과 달리, 영화에서는 혼령들에 의해 호텔이 저주받은 것으로 추측된다.[26] 버라이어티 지와의 1983년 인터뷰 등에서도 '스탠리 큐브릭이 (내가 주연하는) <나폴레옹>의 감독을 맡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다.[27] 당시 영화의 메이킹 필름을 보면 셜리는 쉬는 시간마다 계속 담배를 입에 물고 있고, 머리카락도 그냥 잡았을 뿐인데 쉼없이 슥슥 빠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8] 아버지와 같이 영화 감독이자, 제작자로 활동한다. 아버지의 작품에는 작곡가로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기도 하였다.[29] 당장 네이버에서 2021년 초 한파에 다루는 블로그 포스트에서 이 짤이 쓰였다.[30] 그도 그럴 것이 영화판 샤이닝의 호텔은 내부가 나오는 장면은 80% 이상이 세트다. 영화에서 동원할 수 있는 예산과 큐브릭의 완벽주의가 만들어낸 공간이기에 차이가 심하게 날 수 밖에 없다.[31] 실제 호텔이다. 물론 지하실이나 관리인 관사, 호텔 복도 일부, 보일러실은 세트. 자세한 사항은 DVD 코멘터리를 들으면 나온다.[32] 공포 영화에서 흑인이 꼭 죽는다든가. 압권은 죽음의 위기해 처하자 백인으로 변장하고 제임스 피터슨 소설을 읽으면서 Wrecking Ball을 들음으로서 위기회피하는 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