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라카르타

 

수라카르타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어: Kota Surakarta, Surakarta
자바어: Kutha Surakarta(ꦑꦸꦛꦯꦸꦫꦏꦂꦠ)
1. 개요
2. 역사
3. 관광


1. 개요


인도네시아 중부자바주의 도시로, 인구는 2015년 기준으로 577,202명이다. 약칭은 '솔로'(Solo). 욕야카르타와 역사적인 경쟁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역사도시이다. 단 수라카르타 자체가 팔렘방이나 보고르처럼 도시로서의 역사가 아주 긴 것은 아니며, 수라카르타가 지닌 역사도시로서의 명성은 인도네시아 독립 이전 수라카르타와 인근 지역을 지배했던 수라카르타 수난국(마타람 술탄국의 정통 후계 세력)의 정통성과, 이 수라카르타 수난국에서 마타람 시대에 융성한 자바 문화가 잘 보존된 것에 기인한다.
인도네시아의 인구가 2019년 기준 2억 7천만 명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2019년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인구 100만 명을 넘는 도시가 적어도 14개는 될 것임을 감안하면, 수라카르타는 인도네시아에서 손꼽을 만한 대도시는 아니다. 그러나 수라카르타는 역사도시인 관계로 도시 면적이 상당히 좁은 편(44.03km²)이라 인구 밀도로 계산하면 인도네시아 전체에서 5–6위이다. 수라카르타 도시권의 인구는 2010년 기준으로 약 365만 명이다.

2. 역사


드막 술탄국(1475–1568)의 후계 왕국 가운데 파장 왕국(1568–1586)이 오늘날 수라카르타와 카르타수라(Kartasura, 수라카르타 인근이며 수라카르타 도시권에 속하는 지역)의 경계 지역에 해당하는 파장(Pajang)을 수도로 하였다. 파장 왕국을 흡수한 마타람 술탄국(1587–1755)에서는 여러 번 수도가 바뀌었는데, 후기 수도는 카르타수라(수도 1681–1745)였다. 1742년, 반란자 수난 쿠닝(Sunan Kuning)이 수도 카르타수라를 공격했는데, 자력으로 수난 쿠닝의 세력을 제압하지 못한 마타람의 파쿠부워노 2세(재위 1726–1749)는 도주하여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에 도움을 요청하였다. 반란은 결국 진압되었지만 네덜란드군 및 네덜란드군과 연합한 마두라군이 카르타수라에 진입하여 전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카르타수라의 마타람 궁전이 파괴되었다. 파쿠부워노 2세는 신하 투믕궁 항가왕사(Tumenggung Hanggawangsa)와 투믕궁 망쿠유다(Tumenggung Mangkuyuda)를 시켜 새로운 궁전을 지을 장소를 물색하였는데, 종전의 카르타수라 궁에서 20km 떨어진 솔로강(Bengawan Solo) 유역의 살라촌(Desa Sala)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있어 이곳에 새로운 궁전을 짓게 되었다. 살라의 새 궁으로는 1745년 2월 17일 공식적으로 천도가 진행되었으며, 이곳 인근이 바로 파쿠부워노 2세의 새 수도인 수라카르타가 되었다. 초기에는 기존 이름 '살라'에서 따온 '살라카르타'(Salakarta)라는 명칭도 간혹 사용되었다.
수라카르타 수난국(1745–1946)은 이 천도와 함께 성립되었다. 초기(1745–1755)에는 아직 기존 마타람과 같은 영토를 가지고 수도만 옮긴 것이었지만, 제3차 자바 왕위 계승 전쟁(1749–1757) 와중에 기얀티 조약(1755)으로 구 마타람의 영토 가운데 절반이 욕야카르타 술탄국(1755–현재)으로 떨어져 나갔고, 제3차 자바 왕위 계승 전쟁이 종결된 1757년에는 반란군 지도자 라덴 마스 사잇이 남은 수라카르타 수난국 내의 영토를 받아 명목상으로만 수라카르타에 속하는 반독립 망쿠나가란 공국(1757–1946)을 세웠다. 또한 이와 같은 세 번왕국은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판무관(resident)이 주재하는 형식적인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보호국이 되었다. 수라카르타 수난국은 계보상으로는 구 마타람의 적통에 해당했지만 오랜 분쟁의 결과 17세기 초 전성기 마타람의 위세를 상실했고, 상대적으로 19세기 초까지 네덜란드로부터 폭넓은 독립성을 유지했던 신진 세력 욕야카르타 술탄국과 경쟁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이후 약 200년 동안 수라카르타와 욕야카르타는 네덜란드령 동인도에 속하기는 했지만, 19세기에 여러 네덜란드 산하 동인도 군소 자치 왕국들이 직할령으로 변경되는 와중에도 끝까지 네덜란드의 직할 통치를 받지 않는 자치 번왕국으로 존속하였다. 이 시기에 수라카르타와 욕야카르타는 정치와 문화 영역에서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대립각을 세우며 경쟁을 벌였고, 이때 형성된 두 도시의 라이벌 의식은 현대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1945년에 인도네시아 독립이 선포되고 인도네시아 독립전쟁이 벌어지자, 즉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수라카르타 수난 파쿠부워노 12세(1925–2004, 재위 1945–2004)는 재빨리 신생 인도네시아 공화국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인도네시아 내에서 수라카르타의 특별한 지위를 보장받기 위해 노력하였다. 지지에 대한 화답으로 인도네시아 공화국은 동년 수라카르타 수난국 지역을 수라카르타 특별지역(Daerah Istimewa Surakarta)으로 지정하고 파쿠부워노 12세를 1945년 11월 1일 인도네시아 공화국군의 중장 계급으로 임명하였다. 그러나 1945년 10월, 수라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아 공산당탄 말라카(Tan Malaka, 1897–1949)가 이끄는 반봉건, 반귀족 운동이 시작되었다. 급진 활동가들은 수라카르타 수난국과 망쿠나가란 공국을 폐지하고 왕족, 공족, 귀족들이 소유한 땅을 농민들에게 분배하는 것을 목표로, 독립전쟁기의 혼란을 틈타 1945년 10월과 1946년 3월에 수라카르타의 대재상을 두 번 납치하고 살해한 것을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벌였고, 수라카르타 수난국 정부가 수라카르타에 미치는 정치적 영향력은 빠르게 줄어들었다. 이 무렵 무와르디(Dr. Muwardi)가 이끄는 급진 정치 조직 들소전선(Barisan Banteng)이 수라카르타를 점거하고 수난 파쿠부워노 12세를 구금하며 한때 인도네시아 공화국 정부와 대립하기도 했다.
수라카르타에서 벌어진 여러 사태에 수라카르타 수난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자, 인도네시아 공화국 정부는 1946년 6월 16일 수라카르타 특별지역을 폐지하고 구 수라카르타 수난국과 구 망쿠나가란 공국의 영역을 여러 개의 현으로 분할하여 직할 통치를 시도하였다. 1946년 6월 26일, 인도네시아 공화국 수상 수탄 샤리르(Sutan Syahrir)가 수라카르타에서 수다르소노(Soedarsono) 소장 및 탄 말라카를 포함한 14인의 민간 급진파 정치인들에 의해 납치되었다. 이러한 반란 행위에 격분한 수카르노는 1946년 7월 1일 수라카르타 경찰을 시켜 수탄 샤리르 납치에 가담한 14인의 정치인을 체포하여 감옥에 감금하였지만, 다음 날 수다르소노가 이끄는 병력이 감옥을 습격하여 14인의 정치인을 탈옥시켰다. 7월 3일, 수하르토 중령이 이끄는 부대가 수라카르타에 진입하여 수다르소노의 부대를 무장 해제시키고 수탄 샤리르를 구출하였으며, 수다르소노와 정치인들은 투옥되었다.
독립전쟁기에 이처럼 수라카르타에서 급진 정치 세력이 준동했음에도 수라카르타 수난인 파쿠부워노 12세는 정치 경험 부족으로 사실상 1946년부터 독립전쟁 과정에 아무런 정치적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는 수라카르타의 라이벌 욕야카르타의 하믕쿠부워노 9세와는 극명하게 대조되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독립전쟁이 끝난 후 욕야카르타는 욕야카르타 특별주로 남았고 하믕쿠부워노 9세가 그대로 주지사가 되었지만, 수라카르타는 정부에서 특별 지위를 보장받지 못하게 되었다. 파쿠부워노 12세는 여전히 수라카르타 왕궁의 주인이며 상징적인 수라카르타 수난이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정치적 권리는 없었다. 젊은 수난 파쿠부워노 12세는 1954년부터 한동안 수도 자카르타에 유학하기도 했다.

3. 관광


수라카르타는 자바의 대표적인 역사도시로서 욕야카르타와 함께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하다. 17세기 마타람 시대의 유적이 존재하는 욕야카르타보다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하지만, 수라카르타에도 수라카르타 왕궁(Keraton Surakarta), 망쿠나가란 공궁(Pura Mangkunagaran), 네덜란드의 파스텐뷔르흐 요새(Benteng Vastenburg),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1] 박물관이자 여러 고대 자바어 필사본이 소장되어 있는 라댜 푸스타카 박물관(Museum Radya Pustaka, 1890년 개관) 등 자바 역사에 관한 풍성한 볼거리가 있으며, 절기마다 다양한 전통 축제도 열린다. 수라카르타의 정통 와양 웡(Wayang wong) 무용극이나 자바식 가믈란 공연도 쉽게 관람할 수 있다.

[1] 첫 번째는 자카르타 국립박물관(Museum Nasio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