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
1. 개요
Stagflation.
불경기(stagnation)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이다.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과는 또 다른 개념이다.물론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Cost Push Inflation)'''이라고 해서 인플레이션의 일환으로 해석하기도 하나 역시 일반적인 인플레이션(수요 견인 인플레이션)과는 다르다는 것을 기반으로 한 해석이다. 총공급 감소로 인한 효과이다.
2. 상세
보통 상식적인 수준에서는 경기호황 상태에서 수요 증가와 기대 심리로 물가가 오르고 경기불황 상태에서는 수요 감소와 불안 심리로 물가가 내려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경제불황과 동시에 물가가 오르는 상식과 어긋나는 현상을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부른다. 경제 침체 속의 인플레이션. 이것의 대척점에 있는 현상(경제 호황이면서 물가가 안정되어 있는 상태)은 골디락스 경제라고 부른다.
보통 단기적으로 실업률과 물가상승은 반비례관계에 있다(필립스 곡선으로 설명 가능). 한 경제단위의 생산잠재력이 정상적으로 가동할 경우 통화량 증가 → 실업률 하강, 인플레이션이 일반적인 프로세스이다. 반대의 경우인 디플레이션은 약간 다르긴 하지만 현상 자체는 비슷하다.
그런데 여기서 총공급의 수축으로 일반적인 프로세스가 갑자기 무너지고 정 반대가 되는 경우가 있다.
그 중 한 가지는 공급 비용의 상승이다. 예컨대 석유를 수입하는 나라의 경우, 오일 쇼크로 원유값 상승 → 원재료 공급단가 증가 → 생산품 가격증가의 테크로 물가가 전체적으로 높아지고 생산비용의 증가로 생산은 감소한다. 따라서 실업률은 더 높아진다. 실제 이러한 경우는 매우 흔하며 그때마다 "정말 무서운 스태그플레이션이 찾아 왔어요!"라며 언론은 호들갑을 떨지만 일회적인 충격으로 끝나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또 다른 이유는 버블이건 무리한 총수요 부양정책이건 여하의 이유로 잠재성장률을 초과하거나 자연실업률을 하회하게 하는 성장이 이루어진 다음이다. 이 경우 '''장기적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서 총공급의 수축이 발생하는데 이때 불경기에 인플레이션이 동반하게 된다. 이것은 일회적이지 않고 상당 기간 이어진다는 의미에서 진성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왜 그런지는 알수없지만 언론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가 중국발 원자재가격 상승과 무리하게 연계시키려 든다. 중국발 원자재가격 상승이라면 초장기적 추세다.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도 아니고 그에 비례해 중국발 디플레이션 압력도 외려 공존하는 터라 그런 논리는 무리가 있다.
이처럼 두 경우를 나누어 살펴보는 것은 안정화 정책상의 대응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공급비용 상승의 경우에는 만약 총수요관리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진압하면 가뜩이나 심해진 실업을 더욱 심화시킬수 있다. 이런 충격이 대부분 일회적인 충격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때 정부가 정책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진압할 것은 아니라는 게 학계가 일반적으로 동의하는 바다. 일부는 아예 추가적 인플레이션을 감수하고라도 총수요를 부양해서 실업률을 자연율 수준으로 낮춰줘야 한다고도 한다. 물론 소수의 인플레이션 매파는 닥치고 인플레이션 진압을 선호하지만...
하지만 총수요의 과도한 팽창 이후의 장기적 조정과정에서 발생한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 어떤 의미에서 이때 인플레이션을 진압하는 것이 장기적 조정과정을 '''촉진'''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심지어 합리적 기대가설에 따르면 이러한 조정시에 고통없는 인플레이션 진압이 가능하다고까지 말한다.[1] 그래서 통상 이때는 앞의 경우와는 달리 진압하는 정책이 선호된다. 그런 연후에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하회한다면 그때는 총수요부양을 통해 경기를 활성화한다.
그런데 만약 인플레이션 목표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했다면? 무조건 인플레이션을 진압하는 쪽으로 작동하게 된다. 총수요의 과도한 팽창 연후의 장기조정과정으로서의 스태그플레이션이라면 학계의 중론도 진압쪽으로 기우니까 별 무리는 없다. 그러나 비용상승으로 인한 경우라면 꽤나 문제가 많은 정책방향이다.
안정화 정책은 이처럼 대응하는 경우가 나뉘지만, 생계비조정에는 그런거 없다. 어떠한 경우건 모든 인플레이션은 COLA(cost-of-living adjustment) 조항에 구속되는 연금 조정에 반영되어야 한다.
국내외 정치상황, 산업구조재편, 해외국가의 금리와 환율 조정, 원유값 변동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나면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해결책은 없다.
3. 역사상의 스태그플레이션
- 3세기 후반의 로마 제국
260년 황제 발레리아누스가 사산조 페르시아의 샤푸르 1세에게 사로잡힌 충격적인 사태의 여파로 제국이 3분되면서 안 그래도 과다한 군사비 지출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더니 디플레이션까지 찾아와 제국 경제 완전 붕괴 크리 심지어 3세기 중반에 50%이던 안토니누스[2] 은화와 데나리우스 은화의 은 함유율이 이 시기엔 5%까지 감소, 사실상은 도금화로 전락하고 만다.
물가가 크게 상승했으나 전두환 정부의 물가억제정책으로 인해 한국 역사상 최대를 찍던 물가상승률은 가라앉게 된다.
- 1997년 외환 위기 이후의 한국 경제
외환위기 당시, 일시적으로 물가와 실업률이 높아지고 인플레이션이 10%를 넘는 등 단기적으로 확실한 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 놓여있기도 했다. 특히 IMF가 강요한 고금리 정책으로 인해서, 건실한 기업들까지 줄도산하면서 실업률이 폭발하는 상황에서 생활 물가는 계속 상승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을 연상케 하는 경제지표들이 나타났다.
4. 관련 문서
[1] 물론 이 주장은 레이건 행정부 초기 연준의장 볼커의 지휘하에 시행된 디스인플레이션에서 틀렸음이 입증되었다. 하지만 실업률의 증가는 '''예상보다는''' 낮은 편이어서 합리적 기대가설에 가격경직성을 추가할 경우 이론적으로 의미있다는 평을 받는다.[2] 카라칼라 황제의 화폐개혁으로 생겨난 새 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