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그래픽스

 

1. 개요
2. 여담
3. 제품 일람
3.1. 워크스테이션
3.2. 소프트웨어


1. 개요


1981년부터 2009년까지 존재했던 미국의 그래픽 워크스테이션 제조사. SGI[1]라는 약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1990년대까지 실시간 3D 그래픽스 기술을 선도하던 업체였다.
지오메트리 엔진이라고 불리는 도형 처리에 특화된 하드웨어를 무기삼아 시장에 진출했다. 오늘날 GPU의 시초 격으로, 이 기술은 실리콘 그래픽스로 하여금 이후 20년간 워크스테이션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컴퓨터 그래픽, 건축 디자인, CAD 등 전문가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특히 당시 헐리우드 영화 CG 작업에는 거의 100% 이 회사의 제품이 사용되었다. 대표적으로 터미네이터 2, 쥬라기 공원, 토이 스토리 등이 있다. 동키콩 컨트리의 경우 실리콘 그래픽스 워크스테이션으로 제작했다는 점을 마케팅으로 내세웠을 정도로 한때 최첨단 비주얼 기술의 상징이었다.
전문가용 제품답게 스펙은 당시 어떤 데스크탑 컴퓨터와 비교를 불허하는 수준이었다. 1992년에 나온 Indigo2가 최대 512MB 램을 지원했으며, GPU 성능만 256MFLOPS를 초과했다. 90년대 초반 제품이 1600x1200 해상도에 32비트 프레임버퍼를 지원했을 정도. 1993년에는 세계 최초로 64비트 워크스테이션을 출시했다. 그만큼 가격도 안드로메다로 날아갔는데, 상술한 Indigo2의 경우 최저사양이 3만 달러, 최고급 사양은 거의 10만 달러에 육박했다.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64, 플레이스테이션 2, PSP 등에 사용된 MIPS 아키텍처 또한 여기서 한동안 개발되었다.[2] 닌텐도 64의 경우 GPU 설계에도 참여했다. MIPS 칩셋 부서는 MIPS사로 분사되었다가 2013년 PowerVR을 만드는 이매지네이션 테크놀로지에 인수되었고, 이매지네이션은 MIPS를 2017년 중국 자본이 들어간 미국계 벤처 캐피탈에 매각했다.
운영체제는 IRIX라는 유닉스 기반의 자체 운영체제[3]를 사용했는데, 이 운영체제 또한 시대를 앞서나간 기술이었다. X 윈도우 시스템을 탑재하였으며, 이론상 최대 1024개까지 멀티코어 환경을 지원했다. 여기서 사용된 XFS 파일 시스템은 다소 무겁지만 엄청난 신뢰도를 자랑했다. NASA에서 슈퍼컴퓨터용 파일시스템을 XFS로 구축하기도 했다. IRIX가 망한 지금도 XFS는 리눅스에 포팅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 운영체제에서 사용되었던 IrisGL이라는 그래픽 API는 나중에 SGI가 오픈소스로 공개했는데, 이게 그 유명한 OpenGL 되시겠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이후로 개인용 PC 하드웨어가 급발달하고 훨씬 더 저렴한 가격의 PC로도 이전 SGI 워크스테이션에서 하던 작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서서히 쇠퇴의 길을 걷는다. 결정적으로 이들의 제품을 가장 많이 쓰던 헐리우드가 PC와 리눅스 조합으로 옮겨가면서 몰락이 가속화된다. 첫 스타트를 끊은 것이 2001년에 개봉한 슈렉. IRIX 시절 쓰던 프로그램을 리눅스로 쉽게 포팅할 수 있었고 같은 Unix-like라 워크플로우가 비슷하기 때문에 리눅스가 채택되었고 지금도 헐리우드 CG 스튜디오의 메인 작업환경은 리눅스이다. SGI는 2003년 Tezro를 마지막으로 IRIX 기반 워크스테이션 사업을 접고 한동안 인텔+리눅스 기반의 슈퍼컴퓨터로 사업방향을 선회하면서 재기를 노렸으나 실패하고 2009년 파산. 이후 Rackable System에서 단돈 2500만불에 인수하면서 이름을 Silicon Graphics International로 바꿔서 이름만 살아남았다. 2016년에 HPE에서 인수하면서 SGI라는 이름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 여담


나름대로 레어한 맛이 있고 케이스 디자인이 예뻐서 소장용으로 두는 사람들도 꽤 있다. eBay에서 은근히 매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저사양 모델은 수십 달러, 고사양 모델은 수천달러까지 호가한다.
쥬라기 공원 영화 1편에 왠 이상한 3D 화면이 나오면서 유닉스 라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화면에 등장한 것은 SGI 의 운영체제인 IRIX 에 들어있던 fsn(file system navigator #)[4]로 실제로 존재하는 프로그램이었으나, 저 당시 SGI 기계를 실제로 만져본 사람이 별로 없어서 "저게 무슨 유닉스지? 하지만 영화니까 아무래도 좋겠지" 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참고로 fsn는 훗날 fsv(File System Visualizer), GopherVR 등이 이어받게 되었다.
일본 세가 본사에서 보낸 차세대 게임기 세가 새턴프로토타입 기기를 보고 너무 괴랄한 구조에 치를 떤 세가 아메리카가 독단적으로 실리콘 그래픽스와 접촉한 전례가 있다. 세가 아메리카는 새턴이 미국에서 실패할 것임을 예상했고, SGI에게 3D 그래픽 성능이 훌륭한 저렴한 칩을 소개받고 독자적인 콘솔을 진행했으나 일본 세가 본사와의 정치 다툼에서 밀려 프로젝트가 저지되고 만다. 이후, 세가 아메리카의 콘솔에 탑재하려던 칩은 닌텐도의 N64에 채용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것은 덤. 참고로 이와는 별개로, 새턴 시절 세가 사내의 3D 담당 아티스트들에게 지급했던 컴퓨터도 실리콘 그래픽스의 워크스테이션이었다.
SoftWindows/SoftPC를 설치하면 SGI 워크스테이션에서도 Microsoft Windows를 사용할 수 있다.

3. 제품 일람



3.1. 워크스테이션


  • 모토로라 68000
    • IRIS (1984)
  • MIPS
    • Indigo (1991)
    • Indigo2 (1992)
    • Indy (1993)
    • Onyx (1993)
    • Crimson (1993)
    • O2 (1996)
    • Octane (1997)
    • Fuel (2002)
    • Tezro (2003)

3.2. 소프트웨어



[1] 신흥 종교단체 창가학회의 약자인 SGI와는 무관하다.[2] MIPS가 처음부터 SGI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SGI가 1992년에 인수했다.[3] 독특하게도 오로지 자사의 하드웨어에서만 작동했음에도 별도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했다. 개인용이 아니라 기업용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 애플자사 시스템에서만 돌아가는 Mac OS와 그 후속작 Mac OS X의 업그레이드 시 비용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4] 읽을 때는 중간에 모음을 넣어서 퓨전(fusion)으로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