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래

 

惡來
(? ~ 기원전 11세기 경)
1. 개요
2. 발음


1. 개요


상나라 말기의 인물. 비렴의 아들. 악래 또는 오래(惡來)[1]라고 한다.
악래는 사기 은본기에 등장하는 장사로, 은나라 마지막 왕이자 폭군으로 유명한 주왕에게 등용되어 주왕의 악행을 도운 인물이자 진나라의 시조이다. 힘이 세었고 자신이 가진 재주로 비렴과 함께 주왕 제신을 섬겼으며, 오래는 남을 헐뜯기를 좋아해서 제신과 제후 간의 관계가 갈수록 멀어졌다고 한다. 시기심이 많았다고 하는데, 그의 아버지인 비렴도 아니나 다를까 간신이었다.
간신의 대명사이면서 동시에 비중, 하육, 맹분 등과 함께 힘의 대명사로 꼽혀 각종 문헌에서 언급되는데, 논형 어증편에서 비렴과 함께 무소, 외뿔소를 맨 손으로 때려잡을 정도로 힘이 세고 곰, 범을 맨손으로 때려잡을 정도로 용맹했다고 언급했다. 훗날 주나라에 패할 때 무왕(주)이 상나라를 공격하자 출정, 주왕 제신을 위해 싸우다가 붙잡혀 처형당함으로써 최후를 맞았다고 전해진다.
한비자와 순자, 조선의 율곡 이이 등의 후대 학자들에게는 나라를 망친 간신으로 비판받고 있다. 한비자의 설림 편에서는 숭후와 함께 언급되는데, 주 임금의 주살을 당하지 않을 줄을 알면서도 무왕이 멸할 줄은 몰랐다면서 마음은 알았으나 일은 몰랐다고 했다.

삼국지연의에서는 전위가 바람에 흔들려 떨어진 거대한 군기를 여러 사람이 달려들어도 세우지 못하던 것을 혼자서 한 손으로 세워 뛰어난 힘을 보이자 조조가 옛날의 악래와 같다고 감탄하는 것으로 쓰였다.
봉신연의에서는 비렴과 함께 빙쇄와 해신으로 봉신된다.

2. 발음


사기에서는 두 가지 음을 가진 한자에 대해서 어떻게 읽도록 지시하는 주석(음주)가 달려 있는데, 이 이름과 관련해서는 악래로 읽을지, 오래로 읽을지에 대해서는 어떠한 주석도 달려 있는 게 없다.
다만 중국에서는 저 이름의 악/오 중 '나쁠 악(병음 'è')'으로 읽는 쪽이 '미워할 오(병음 'wū')'로 읽는 쪽보다 많고, 영미권 중국사학계에서도 사기에 실린 저 이름을 중국식 '악래' 표기를 로마자로 옮긴 '어라이(Elai)'로 표기하는 편이다. 요코야마 미츠테루 삼국지의 한국어 번역에선 악래로 번역되었고, 진삼국무쌍 시리즈 원판 대사를 들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일본에서도 악래(あくらい, 아쿠라이)로 통한다. 그 이전부터 이문열이나 황석영 등의 여러 삼국지 작품들에서도 악래라 표기해 온 것을 보면 악래쪽이 오래보다 더 널리 알려져 그대로 굳어진 듯하다.

[1] 음이 둘 이상인 한자가 역사 속 인물의 이름에 쓰일 경우 한국에선 잘 안 쓰이는 음으로 부르는 성향이 강했다. 전통적으로 악래가 아닌 오래로 불려왔던 것은 이 때문이다. 한국어 위키백과에서도 오래라고 부른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쭉 악래라고 불러왔다. 비슷한 예로 차/거의 음을 가진 車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