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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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상나라를 정복하고, 주나라를 세운 군주로, 성(姓)은 희(姬), 이름은 발(發)인데, 둘째였으므로 중발(仲發)이라고 불렀다. 仲은 항렬에서 둘째를 나타내는 접두사이다.
2. 생애
아버지는 문왕(서백 희창)이고 장남이 아니라 차남이다. 동복 형제로서 형 백읍고, 동생으로는 관숙선, 주공단, 채숙도, 곽숙처, 강숙봉, 필공고 등이 있다. 아들은 성왕, 당숙려, 우숙, 응숙, 한숙 등등. 형제와 아들들은 주나라가 창건된 후 제후로 봉해졌다.
장남인 백읍고가 왜 세자가 안 되고 무왕이 되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일설에 의하면 문왕이 무왕을 편애했다고도 하나, 사기에 주석을 놓은 "사기집해"에 의하면 백읍고는 은나라에 인질로 있다가 주왕에게 죽임을 당했고, 죽으로 요리되었는데, 문왕이 오자 주왕은 문왕을 유폐시키고 백읍고로 만든 죽을 문왕에게 먹였다고. 주왕은 "성인은 사람의 죽을 안 먹는다는데, 너는 성인이 아니구나"고 놀렸다고 한다.[1]
무왕 희발은 전설적인 인물로서 다양한 문헌이 그의 죽음을 인용하는데 나이는 다르게 나오며, 93세, 54세 또는 43세 때였다고 기록된다.[2] 유교에서는 그를 이상적인 지도자로 생각한다. 특히 맹자는 상나라를 멸한 그를 들어 천명이 떠났을 때 역성 혁명은 찬탈이 아니라 정당한 것이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실은 역성 혁명이라기보다는 이민족의 침략에 가깝다고 보는 게 현실이다. 즉 민족 자체가 달랐기 때문[3].
원래 주나라는 상나라의 속국이었으나, 상나라 주왕의 폭정이 극에 달하자 강태공과 문공의 보좌를 받아 국력을 기르고, 상나라에 원한을 품은 주변 민족(대표적으로 인신 공양에 자주 끌려와서 죽음을 당했던 강족)들을 아울러서 기원전 1048년 4만 5천의 병력으로 상나라를 친다. 상나라는 70만 대군으로 맞섰다고는 하지만, 당시 상나라의 영역이 황하 중류 지역에 한정되어 있었으므로 70만은 과장일 것이다. 주나라가 동원했다는 4만 5천도 사실 부풀려져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쨌든 상나라 군대는 노예병이었기 때문에 모두 탈영하여 주나라에 가담했고 그래서 상군은 급속도로 해체되었다.
목야대전으로 대표되는 2년간의 격전 끝에 기원전 1046년, 상의 주왕은 수도가 함락되자 궁궐을 불태우며 자결했고, 무왕은 하늘을 대신해 벌한다는 명분으로 주왕의 시신과 요부 달기의 시신에 활쏘기를 하고 군기에 그 목을 효수하였다. 이후 영토를 여러 개로 나누어서 장군들과 형제들을 모두 분봉했다. 여기서 주왕의 삼촌인 기자를 조선왕으로 봉했다는 기자조선 전설이 나오면서 수천년을 둔 떡밥이 되었다.[4]
사기에 따르면 기원전 1046년에 중국 통일을 한 이후 기원전 1043년에 사망하였다고 한다.
3. 여담
최근에 발견된 갑골문을 보면 주왕 제신이 동방으로의 팽창 정책을 취한 것이 확인된다. 다만 여기서의 동방이란 것은 고조선과 관련된 민족 집단이 아니라 중국의 황해 연안 지방으로 지금의 산둥성 남부와 장쑤성 일대에 해당한다. 동이 문서 참조. 그리하여 주무왕이 은나라를 멸망시킨 시점에 대해, 이러한 상황을 기습적으로 이용했다는 설들이 있다.
고려 시대에 쓰여진 삼국유사에서는 혜종의 이름인 무(武)를 피휘하기 위하여 호왕(虎王)이라고 적었다. 똑같이 요(堯)도 정종의 휘를 피하기 위해 고(高)로 적었다.
4. 대중 매체에서
만화 봉신연의에서도 등장. 성우는 코바야시 카즈야/방성준(선계전), 오노 다이스케(패궁). 처음에는 주색 잡기를 좋아하는 방탕아였으나 아버지 희창이 세상을 떠나고 왕이 되어 은에 전쟁을 걸 때부터 군주다운 모습을 보이기 시작, 목야의 전투에서는 달기의 유혹술에 걸린 병사에게 칼침을 맞은 상태에서도 병사들을 독려할 정도로 성장한다. 태공망이 "너 진짜 변했다." 라고 감탄하기까지.
후반부에는 부상과 과로, 동생 문공, 읍강의 갈굼 때문인지 눈에 띄게 헬쓱해진다.
[1] 이 일화가 사실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상나라가 타국을 침략하고 포로를 인신공양 하기를 수없이 일삼았던 잔혹한 왕조였음은 사실이다.[2] 다만 93세라면 너무 많은데 주무왕의 아버지인 주문왕은 90세에 사망했다고 하는데 이조차 과장이라고 여겨진다. 문제는 정말 주문왕이 90세에 사망했어도 주무왕은 또 그로부터 13년밖에 못 살아서 93세가 나올 수 없다. 게다가 주무왕의 뒤를 이은 주성왕은 즉위 당시 나이가 어려 주단공이 섭정을 맡았는데 어린 나머지 혼자 통치하지 못할 정도라면 나이가 상당히 적었다는 것이고 섭정한지 6~7년만에 성인이 되었다는걸 보면 확실히 주성왕은 즉위 당시 10대 초반이었을 것이다. 그 점을 생각해 보면 54세나 43세라면 모를까 93세는 너무 많다.[3] 주나라와 상나라가 아예 뿌리부터 다른 나라인지, 최소한 사촌뻘 수준의 근연관계를 갖는 자매 민족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일단 상나라 측에서 보기에 주나라는 서쪽에서 온 이민족으로 인식되었다는 소리다. 훨씬 후대에 고구려가 뿌리가 같은 백제나 신라를 보고 자기들보다 하등하다고 개무시한 사례가 있으니, 이해 못 할 건 아니다.[4] 참고로 현재 한국 학계에서는 기자 분봉설을 사실로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만약에 기자를 비롯한 은나라 유민들이 조선에 왔으면 분명히 갑골문이나 황하 문명의 청동기 유물이 출토되어야 하는데, 만주나 한반도에서는 갑골문이 출토된 바가 없고, 청동기 자체도 북방계로서 황하계와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