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 하트(영화)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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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 Heart.
알란 파커 감독, 미키 루크, 로버트 드 니로주연의 1987년작 미국 심리 호러영화. 윌리엄 요르츠버그의 1978년 오컬트 소설 '폴링 엔젤'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에 비해 영화화는 굉장히 늦은 편으로, 오컬트적인 소재를 느와르와 하드보일드 탐정물의 분위기를 섞어 풀어낸 작품. 제작사는 캐롤코 픽처스. 배급은 트라이스타.
국내 개봉당시 헐리우드 100주년 기념작이라는 해괴한 홍보로 개봉했다. 물론 내용이 내용인지라 그다지 흥행은 못했다. 1700만 달러로 만들어져 북미흥행은 1718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1955년(소설에서는 1959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사립 탐정 해리 엔젤이 정체불명의 남자 '''루이스 사이퍼(Louis Cyphre)'''[1] 의 의뢰로 실종된 가수 자니 페이버릿을 찾아나서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괴기스러운 사건을 그리고 있다.
오컬트계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원작과 테크니션 감독 알런 파커의 예술적인 야심이 만나 내용적으로도 비주얼적으로도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특히 비주얼적인 측면은 지금봐도 촌스럽지 않고 뛰어난데, 해리 엔젤의 환상 장면과 끝없이 지하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엔딩씬은 지금도 두고 두고 회자되는 명장면.[2]
한시대를 풍미했던 섹시 심벌 미키 루크의 얼굴이 망가지기 전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3] , 로버트 드 니로의 악마적인 연기도 호평을 받았다. 또한 코스비 가족으로 친근한 아역배우 출신 리사 보넷[4] 의 과감한 성인 연기가 화제를 모았다.
상당히 과격한 폭력 및 섹스 묘사로 논란이 많았고, R등급을 받기 위해 삭제 후 개봉되었다. 이후 무삭제 버전은 성인 관람가인 X등급을 달고 출시되었다. 한국에서는 잔혹성을 문제삼아 1년동안 수입이 보류되었다가 1989년 8월에 삭제하고 개봉하여 서울관객 10만 7천명을 기록했다.
당시 오컬트와 부두교를 다룬 스토리가 다소 난해한 편이라는 평이 있었는데, 오컬트가 일상적인 소재가 된 요즘에 와서는 그리 난해해 보이지 않는다. 오컬트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이를 풀어가는 형식은 하드보일드 탐정영화의 문법을 충실히 따르고 있기 때문에 하드보일드 탐정영화라는 측면에서도 손색이 없다. 더불어 실제 소와 돼지 창자와 심장을 써가며 만든 고어적 연출과 무속신앙등의 느낌이 상당히 꺼림칙하고 불길하면서 으스스하다.
다만 카리브 해의 흔한 기복신앙인 부두교를 마치 악마의 종교로 편협하게 묘사한 것은 옥에 티. 같은 감독의 영화인 '미드나잇 익스프레스'에서 이슬람과 터키인들의 대한 악의적 묘사로 인하여 터키 입국까지 거부되었다가 나중에 터키로 가서 사과 방송까지 나왔던 바 있어 비난을 배로 받았다. 덕분에 북중미 여러 나라에서 비난이 들끓었고 알란 파커는 1993년 미국 내 부두교 단체에 사과를 해야했다...
박찬욱의 올드보이가 이 영화의 여러 부분을 오마주했다.
2. 결말
루이스 사이퍼가 찾던 자니 페이버릿(본명은 '조나단 리블링')의 정체는 기억을 잃어버린 해리 엔젤이었다. 루이스 사이퍼의 정체는 바로 악마. 그의 이름부터가 '''루시퍼'''에서 따 온 것이다. 또한 그가 식당에서 두 번째로 해리 엔젤과 만났을 때에 긴 손톱으로 삶은 달걀 껍질을 까면서 "어떤 종교에서 말하기를, 달걀은 인간의 영혼을 상징한다고 하더군요."라고 말하면서 삶은 달걀을 먹는 장면도[5] 그의 정체를 암시하는 장면이었다.[6] 자니는 최고의 가수가 되기 위해 사이퍼에게 본인의 영혼을 팔았던 것이다. 하지만 자니는 자신이 악마를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해서 악마로부터 도망치고 악마를 속이기 위해 고대 문서에서 읽은, 타인의 육신으로 새롭게 부활하거나 타인의 영혼과 자신의 영혼을 바꾸는 의식을 행한다. 12월 31일, 뉴욕 타임스퀘어에 나와있던 자신과 동갑인 한 젊은 병사를 꾀어내어 호텔 방에 끌고 간 후 고무 매트리스 위에 묶어놓고 병사의 가슴에 오각성을 새겨넣은 다음에 산채로 병사의 심장을 칼로 도려내어 먹는 의식을 행한다. 하지만 일이 완성되기 전에 자니는 징집을 당하고 전쟁터에서 사고를 당하여 기억을 잃고 12년 동안 타인의 기억 속에서 살아온 것이다.
해리가 겪은 살인 사건들(눈에 총을 맞아 사망한 알버트 파울러, 잘린 성기가 목구멍에 박혀 사망한 투츠 스위트, 칼로 심장이 도려내어진 마거릿 크루즈마크(샬롯 램플링), 펄펄 끓는 검보에 얼굴이 박혀서 사망한 에단 크루즈마크)은 모두 사이퍼의 사주를 받아 의식이 지배된 해리가 본인이 직접 저지른 것이다. 부두교의 무녀인 에피파니 프라우드풋(리사 보넷)은 사실 자니 페이버릿의 친딸로, 해리는 이를 모르고 그녀와 사랑을 나눈 뒤 잔혹하게 살해했던 것이다. 근친상간과 근친살해라는, 이중으로 잔혹하고 충격적인 결말이었다.
마지막에 모든 진실을 알게 된 해리 엔젤은 자신과 에피파니가 사랑을 나눈 방으로 돌아갔으나 에파파니는 이미 엔젤에게 살해 당한지 꽤 시간이 경과되어 경찰들이 살인 사건이 난 장소를 조사 중이었다. 해리는 눈물을 흘리며 얼빠진 표정으로 에피파니가 자신의 딸이라는 것을 담담하게 말한다. 담당 형사는 해리에게 전기 의자에 앉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해리 역시 자신도 안다며 지옥에도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방에 있었던, 에피파니의 아들(해리의 손자)의 눈이 악마의 눈처럼 이글거리면서 해리를 노려본다. 엘리베이터가 움직이는 씬과 겹치면서 모골이 송연해 지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3. 여담
악마와 오컬트 소재를 다루는 RPG 게임인 여신전생 시리즈에서는 이 루이스 사이퍼란 캐릭터에 깊은 영감을 받았는지, 여기서 따온 '''루이 사이퍼'''란 캐릭터를 등장시킨다. 물론 그 정체는 말할 것도 없다.
위 게임과 같은 회사 게임인 진 여신전생 데빌서머너라는 게임의 주인공 쿠즈노하 쿄우지는 악마와 거래를 일삼는 사립탐정으로, 지옥에 떨어질 운명에 처하자 다른 젊은이(게임의 주인공, 즉 플레이어)의 영혼을 자기 몸에 집어넣은 후 대신 죽게 만드는 수법으로 지옥행을 모면한다. 아예 옷차림까지 해리 엔젤의 크림색 양복을 입고 있어 오마주 캐릭터임을 어필한다.
이외 가브리엘 나이트[7] ,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스포일러1] , 올드보이(2003)[스포일러2] , 메멘토[스포일러3] 가 이 영화의 영향을 받았다.
드니로가 끼고 있던 반지는 앤디 워홀 등과도 작업했던 유명 디자이너 알렉스 스트리터의 작품으로 이후 유명세를 타 현재까지도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해 있다.
개봉 당시 코스비 가족 만세에서 최고의 인기를 달리던 리사 보넷은 (에피파니 역) 이 영화에서 과격한 노출과 연기로 인해 구설수에 오르고 결국 코스비 가족 출연진에서 해고당한다. 엔젤 하트는 리사 보넷의 영화 데뷰작이었는데 코스비 가족에서의 귀엽고 천진난만한 모습을 기억하던 사람들에겐 당시 상당한 쇼크였다고.
영화 내에서 쟈니 페이버릿의 생일로 나오는 2월 14일은 원작의 내용과 날짜가 다른데, 이건 사실 감독 앨런 파커의 실제 생일이다.
[1] 해리 엔젤은 처음엔 루이스 사이피에라고 잘못 불렀다. 이후에 해리 엔젤이랑 직접 만나는 자리에서 루이스 사이퍼 본인이 발음을 정정해준다.[2] 해리 엔젤의 영혼이 지옥으로 떨어지는 걸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3] 물론 이 영화 속의 미키 루크의 연기도 굉장히 훌륭하다.[4] 레니 크래비츠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이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엔젤 역할로 나온 조 크래비츠. 현재의 배우자는 제이슨 모모아[5] 단순히 계란을 먹는 장면일 뿐인데도 퍽 소름끼친다. 이 영화를 본 사람이 많지 않지만 본 사람끼리 이야기 하면 십중팔구 이 장면을 맨 처음 떠올릴 정도로 인상적이며 꺼림칙하다. [6] 인간의 영혼을 상징하는 달걀을 먹으면서 해리 엔젤을 똑바로 바라본다. 마치 해리 엔젤의 영혼을 노리는 것처럼.[7] 뉴올리언즈를 배경으로 부두교를 둘러싼 남부 고딕풍의 음침한 오컬트 미스터리.[스포일러1] 망가진 삶을 살고 있는 사립탐정이 사람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수행하다가 자신과 관련된 충격적인 비밀과 마주하게 됨.[스포일러2]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딸과 근친상간을 맺게 되고 파탄에 이름.[스포일러3] 자신의 진짜 정체에 대한 기억을 잃고 자신과 관련된 미스터리를 풀려고 하는 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