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산기개세
1. 개요
힘은 산을 뽑을 만하고 기개는 세상을 덮을 만하다.
즉, 세상을 뒤엎을 정도로 강한 힘과 기운을 일컫는 말.
2. 유래
《사기》 항우본기에 나오는 시다. 초나라 항우가 한나라 유방을 맞아 해하에서 최후의 결전을 치르던 날, 군대는 적고 먹을 것마저 떨어져 사면초가에 몰렸을 때, 자신의 연인 우미인과 술을 한 잔 마시며 감개가 무량해서 시를 읊었다.
결국 그 패왕 항우도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본 사람들도 모두 눈물을 흘리면서 차마 항우의 얼굴을 바라보지 못했다고 한다. 정사에는 이후 우미인에 대한 기록이 없다. 초한지에서는 우미인 자신이 항우의 걸림돌이 된다며 이 직후 자결하였다는 내용이 나온다. 위의 시를 ‘우혜가’, 또는 '해하가'라고 한다.
力拔山兮氣蓋世 '''힘은 산을 뽑고 기개는 세상을 덮었도다.'''
時不利兮騅不逝 하지만 시운이 불리하니 추(騅)도 나아가지 않는구나.
騅不逝兮可奈何 추마저 나아가지 않으니 난 어찌해야 하는가.
虞兮虞兮奈若何 우희(虞姬)여, 우희여! 그대를 어찌하면 좋은가.
항우, 〈해하가(垓下歌)〉
3. 기타
영화 패왕별희에서 훈련 받는 아이들이 해하가를 부르는 장면이 있다.
김삿갓이 떠돌아다니던 중 어느 산골 서당에 들렸을 때 아이들만 있었는데, 훈장이 이 '역발산'을 주제로 글을 하나씩 지어보라고 숙제를 내주고 잠시 자리를 비웠다고 한다. 그런데 김삿갓이 그 중 한 글을 보니 실력이 상당했다.
또 다른 아이의 글도 역시 대단했다.南山北山神靈曰(남산북산신령왈)
남산 북산 산신령들이 말하길
項羽當年難爲山(항우당년난위산)
항우 있을 당시 산 되기 어렵더라.
이에 질세라 김삿갓도 슬그머니 한 수 지었다.右拔左拔投空中(우발좌발투공중)
오른손 왼손으로 막 뽑아 공중에 던지니
平地往往多新山(평지왕왕다신산)
평지 여기 저기에 새 산이 많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 정도 수준인데 그 스승은 어느 정도일지 모르겠다면서 김삿갓은 그냥 슬쩍 떠났다고 한다.項羽死後無壯士(항우사후무장사)
항우가 죽은 뒤론 장사가 없으니
誰將拔山投空中(수장발산투공중)
누가 산을 뽑아 공중에 던지려나.
최훈이 프로야구 카툰에서 최진행의 약물 복용과 복귀 이후 모 중계진의 속죄포 드립을 디스하기 위해 약발산기개새로 바꿔 쓴 적이 있다. 링크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