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츠크해 기단
1. 개요
러시아 사할린 섬과 캄차카 반도 사이에 있는 오호츠크 해에서 발생하는 차고 습한 기단이다. 우리나라 사계절 날씨에 영향을 끼치는 네 기단[1] 중 하나이다.
2. 특징
여름철 북반구에 내리쬐는 햇빛이 강해지면 오호츠크해 주변의 육지가 데워지고 한류가 흐르는 오호츠크해와의 온도차가 커진다. 상대적으로 온도가 높아진 주변 육지에서는 상승기류가 발달해 저기압이, 한류가 흘러 온도가 낮은 오호츠크해 해상에는 하강기류가 발달해 고기압이 생긴다. 이렇게 생성된 고기압이 오호츠크해 고기압이며 한류가 흐르는 해상에서 발달하기 때문에 온도가 낮고 습도가 높아 한랭다습하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시기는 주로 초여름(5월말~6월 혹은 7월 초 중순), 초가을(8월말~9월)이며, 코리올리 힘에 의해 시계방향으로 풍향이 꺾이면서 북동풍~동풍을 만든다. 이로 인해 양쯔강 기단이 몰고 온 미세먼지를 시베리아 기단이나 북태평양 기단처럼 막아 준다.
2.1. 푄 현상
이 기단은 푄 현상을 만드는 주범이 되는데 영서 지역과 수도권 지역에서는 시원하고 습하기는 커녕 도리어 초여름에 폭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우선 차갑고 습한 동풍이 강원도 영동 지역에 불어오게 되는데 이 때 습기를 많이 함유한 채로 들어온다. 하지만 이 바람이 태백산맥을 강제로 타고 올라가서 기온이 낮아지게 된다. 기온이 낮아지면 수증기가 물방울로 응결되어 대관령 인근에 비를 뿌리고 건조해져서 다시 태백산맥을 타고 내려간다. 이러면 서울/수도권 지역과 강원도 영서 지역은 오히려 고온건조한 날씨가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전국에 걸쳐 고온건조한 날씨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오호츠크 기단에 직접 영향을 받는 영동 지방은 이 기단 특성에 맞게 시원하고 습한 날씨가 이어진다. 기상청 '지난 날씨 달력'에 들어가서 6월의 강릉 날씨와 춘천 날씨를 비교해보자. 그리고 가끔씩 오호츠크해 기단이 겨울의 시베리아 기단처럼 상당히 강하게 발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영동 뿐 아니라 한반도 전역이 시원한 정도를 넘어서 쌀쌀한 경우가 나타난다. 그리고 직접 영향을 받는 영동 지방은 더욱 더 쌀쌀함을 나타난다. 그리고 한반도 전역이 한낮에도 고온이 아닌 약간 선선한 날씨를 보인다.
가끔씩 4~5월이나 여름철에도 이로 인해 푄 현상을 만드는 일이 있다. 대표적으로 2019년 4월 22일. 7월 마른장마때 폭염도 대부분 이 기단이 주범이다. 그러나 2020년 7월의 경우는 시베리아 기단이 와서 전국 가리지 않고 쌀쌀했다. 그리고 늦여름-초가을에 다시 세력을 확장하기도 하는데 보통 8월말에서 9월말 사이에 세력을 확장하며 가을장마전선을 형성하여 엄청난 집중호우와 비를 뿌리기도 한다. 6월과 9월의 날씨가 비슷한 이유는 이 기단 때문이며, 9월의 맑은 날은 초여름처럼 다시 건조해진다. 따라서 9월의 날씨도 서풍보다는 동풍이 잦아서 푄 현상이 잘 나타난다.[2] 이후 10월이 되면 이동성 고기압의 힘이 강해지며 서풍이 불기 시작하고 즉시 가을이 시작된다. 그러나 2019년 10월은 동풍이 잦아 미탁 이후 고온 건조해진 다른 지역과 달리 영동은 한달 내내 비가 잦았다.
2.2. 장마
6월 말엽이 되면 밑에서 서서히 북태평양 기단이 활동을 시작한다. 이렇게 되면 먼저 우리나라를 선점하고 있던 오호츠크해 기단이 밀려나게 되는데 더운 공기가 찬 공기를 밀면서 층운형 구름을 형성한다.[3] 이 구름이 점점 세력이 커지면 북태평양 기단과 오호츠크해 기단의 전선면이 모두 구름으로 뒤덮이며 어마어마한 양의 비를 뿌리게 되는데 이것이 장마전선이다.
장마가 끝나면 덥고 습한 북태평양 기단 이 올라와서 우리가 아는 푹푹 찌는 무더위 한여름 날씨가 이어진다.
2.3. 오호츠크해 기단의 세력 여부
오호츠크해 기단이 약해지면 장마가 어설프게 오고, 무더위가 빨리 오게 된다. 2018년도 7월 중순이 되자 약해졌다.
2018년의 경우 6월말에서 7월초에 오호츠크해 기단이 적정해서 장마가 뚜렷하게 왔지만,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확장이 빨라 오호츠크해 기단의 세력이 급격히 약화되어 조기에 위로 올라가서 폭염이 오게 되었다.[4]
단 오호츠크해 기단이 매우 강하여 장마가 쏟아지기는 하는데, 북쪽으로 장마전선이 올라가지 않는 경우에는 한여름에도 무더위가 오지 않는다.[5] 이 경우 7월말~8월초 한여름에도 서울은 20도 아래로 내려가기도 하며, 한반도 중부 내륙에는 아침 기온이 15도 아래로 내려가기도 한다. 강원 산지는 10도 아래로 내려가기도 한다. 이 경우 여름 내내 상대적으로 시원한 여름을 경험하게 되며, 곧장 가을로 넘어간다. 대표적인 사례가 1980년이다.
오호츠크해 기단이 강할수록 시원하고 덜 습습하면서 약간 건조한 여름을 보낼 수 있지만, 오호츠크해 기단이 약해지면 기단이 한반도 북쪽으로 올라가므로 습하고 꿉꿉한 무더위를 보내게 된다.
3. 관련 문서
[1] 나머지는 시베리아 기단, 양쯔강 기단, 북태평양 기단.[2] 2020년 9월의 경우 이 기단의 영향으로 동풍이 자주 불어서 영동 지역의 강수량과 강수일수가 많았으며, 다른 지역들은 초순을 제외하고 대체로 맑고 고온 건조했다.[3] 덥고 습한 북태평양 기단이 차고 습한 오호츠크해 기단을 밀면서 더운 공기가 찬 공기 위를 타고 올라 온도가 낮아지면서 함유하고 있던 수증기가 물방울로 응결된다. 이러면 얇고 넓은 난층운이 형성된다.[4] 2018년 장마는 태풍이 장마전선을 위쪽으로 끌어올려서 7월 11일로 평년보다 매우 빠르게 끝났다. 그 이후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고 8월 말의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가을장마나 다름없는 날씨를 보이기도 했다.[5] 그러나 2020년은 8월 말에 뒤늦게 확장해서 강력한 늦더위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