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1. 개요
2. 어형 및 어원
3. 영향
4. 장마예보 중단
5. 마른 장마
7. 장마를 소재로 한 창작물
8. 관련 문서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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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는 여름철에 여러 날[1] 동안 계속해서 내리는 비, 혹은 이를 가리키는 현상을 말한다. 한자어로는 구우(久雨), 임우(霖雨), 혹은 적림(積霖)이라고도 한다. 보통 6월 말부터 주로 7월 말까지 내리는 경우가 많으며, 이때 내리는 비를 가리켜 매우()[2]라고도 한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여름 날씨이자, 한반도 강수량의 약 30%를 책임지는 요소다. 이 때문에 붙은 다른 이름은 제5의 계절.
장마라고 하면 흔히 해당 기간 안에 몇 날이나 몇 주 동안 비가 다양한 형태로 이어지는 형식을 연상하기 쉬우나, 이런 경우는 드물다. 보통은 시간대에 따라 내리는 집중호우 형식이나 지역대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는 국지적인 형식을 취한다.
북쪽 러시아 지역에 위치한 차갑고 습한 오호츠크해 기단오가사와라 제도 부근의 덥고 습한 북태평양 기단 사이로 뚜렷한 정체전선이 생기면서 장마가 된다. 장마가 형성되는 또 다른 원인으로는 베링해티베트 고원이 있다고 한다. 정확히 말하면 베링해의 얼음, 티베트 고원의 쌓인 눈의 양에 따라 고기압의 형성 속도에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한반도 북쪽과 남쪽에 있는 각각의 고기압이 이동하는 속도에 따라 장마철이 시작되는 날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2. 어형 및 어원


'장마'는 본디 중세 한국어에서 '댜ᇰ마(댱의 'ㅇ'은 옛이응)'라고 썼으며, 이는 한자어인 (길 장) 자와 '장마'를 나타내는 고유어 '마ㅎ'(ㅎ말음 체언)이 합쳐진 합성어이다. 하지만 '장마'의 한자 표기는 인정되지 않는다. 한자 어원이 있을 뿐 이미 고유어화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사냥>山行과 비슷한 사례라고 보면 될 듯하다. 한편 장마로 인해 내리는 비를 장비라고 한다. 표준어 맞춤법상으로 가 아니라 으로 써야 하는 이유는 사이시옷 현상 때문. 즉 장마+ㅅ+비의 형태이다.
한중일 공통으로 '매우'(梅雨)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 단어의 어원에 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첫 번째는 한자 그대로 매실이 익을 무렵에 내리는 비라서 (매화나무 매) 자를 썼다는 설이다. 두 번째는 장마철에는 습해서 곰팡이가 많이 자란다 하여 黴(곰팡이 미) 자를 썼는데, 이것이 나중에 발음이 비슷한 梅 자로 대체되었다는 설이다.
일본어에서 五月雨(사미다레), 즉 오월비라고 표현하는 건 음력 5월에 장마가 시작되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일본은 북태평양 기단이 약해지고 대신 시베리아 기단이 강해지면서 생기는 9월~10월의 가을 장마 "아키사메(秋雨)"가 더 심하다. 한국에도 점차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4~5월의 나타네츠유도 있는데 사실 일본은 한국이나 중국과 달리 1년 내내 비가 자주 오는 형태라고 보면 된다.[3]

3. 영향


장마 기간 동안 비가 적당히 내릴 경우 토양에 과다하게 쌓여 있던 무기염류가 씻겨가거나 가뭄이 해결되고 농사에 도움이 되며, 대한민국의 1년치 강수량의 약 3분의 1인 만큼 물 걱정을 덜게 되고 습도가 높아져 미세먼지산불 걱정도 사라진다. 그러나 너무 지나치면 강이나 호수 등의 수위도 높아져 범람하거나, 심하면 홍수가 나게 되며 그로 인해 자연재해가 일어나게 된다.[4] 산이 많은 지역의 경우 토사 유실로 인한 산사태로 피해를 입기도 한다.
장마가 오면 이전보다 습도는 더 올라가고 온도도 많이 내려가지 않아 여전히 높기 때문에 모기 개체가 증가한다. 곰팡이가 여기저기에 끼기 시작하고, 음식이 쉽게 상해 부패한다는 점에서 위생과 건강에 굉장히 좋지 않다. 당연히 식중독도 빈번하게 발생한다.[5]
그리고 장마가 끝나면 더위가 장마 전보다 한층 더해져 폭염이 계속되고, 여기에 열대성 북태평양 고기압이 크로스되어 사람들을 오만가지 짜증의 세계로 인도하는 열대야가 시작된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됨에 따라 북태평양 기단이 강해지면서 장마전선 자체가 해마다 조금씩이지만 계속 북쪽으로 올라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실 2010년의 여름도 전년처럼 장마전선 자체는 극히 미약했다. 8월에 연일 내린 비는 장마 탓이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이다. 2018년에도 일찍 북상한 북태평양 기단으로 인해 7월 중순도 안 되어 장마전선이 만주몽골까지 올라가 버렸다. 대신 8월 말에 태풍 솔릭으로 인해 장마전선이 다시 형성되어 폭우를 뿌렸다.
이 현상과 태풍, 그리고 비교적 낮은 위도[6]때문에 동아시아는 서구권과 정반대로 한여름인 7월에 햇빛을 보기 힘들다. 실제로도 이 시기에 우울증 환자가 급증하며 자살률 역시 서구권과 반대로 폭염과 장마가 완전체를 이룰때 가장 절정에 달한다.(근거기사) 오히려 햇빛을 많이 볼 수 있는 계절은 비교적 건조한 봄(5월)과 가을(10월)이다. 그렇지만 한반도의 경우 7월은 1월보다 낮의 길이가 대략 5~6시간 정도 길기 때문에[7] 한반도의 7월과 1월 일조량 차이는 유럽의 7월과 1월 일조량 차이보다 훨씬 적다. 즉, 한반도는 세계적으로 연교차는 극심하지만 월평균 일조량은 굉장히 고른 지역 가운데 하나이다.
한국, 일본에서 공포물이 여름에 수요가 많은 이유도 장마철의 어두침침하고 몽환적인 분위기에 어울리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이 지중해성 기후에 가까웠다면 지금과 정반대로 겨울철에 공포물 수요가 많았을 것이다.
2002 한일 월드컵도 장마를 피하기 위해 개막일을 앞당겼다.

3.1. 채소 가격


장마철만 되면 어김없이 채소 값이 수직상승하게 되는데,[8] 장마철은 식용식물이 견디기 대단히 힘든 시기이다. 일조량이 떨어져 광합성은 못하고 계속 물을 맞으니 잎과 열매의 조직이 삼투압을 견디지 못하고 불어서 터져버리며 썩기 쉽게된다. 특히 참외나 수박은 장마철이 되면 수분에 당분이 희석되어 당도가 폭락하기 때문에 상품가치가 대폭 떨어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빗방울에 튀긴 흙을 맞아서 채소가 병이 드는 것은 덤. 덧붙여서 앞에서 말한 보관성 문제 때문에 수확하기도 난감해진다. 때문에 장마철에는 쌈채소. 특히 상추값이 삼겹살보다 더 비싸지는 진풍경을 볼 수 있고, 장마 기간이 길어질 경우 고랭지 배추값도 천정부지로 지솟으며 물에 약한 고추토마토가 이 때에 많이 죽는 것이 전문적으로 재배할때는 비가림 재배가 많은 이유다. 다만 수확한 채소의 경우 반대로 비가 오면 값이 폭락하는데 비가 오는 경우 수분을 과도하게 머금게 되어서 변질되고 보관비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3.2. 고기 가격


반대로 육류, 달걀, 유제품 등의 동물성 식품들은 안정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겨울~봄 내내 문제가 되는 구제역조류 인플루엔자가 장마를 전후해서 주춤해지기 때문. 하지만 지나치게 덥고 습해도 수인성 가축 질병 등으로 집단 폐사할 경우 장마철에도 비싸지는 일이 드물게 일어난다.
고기와 달걀, 우유를 좋아한다면 장마철을 노려보자.

3.3. 악기 관리


장마철이 되면 많은 음악가들, 특히 어쿠스틱 기타나 바이올린 같은 목재 악기 연주가들은 비상이 걸리게 된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습도. 사람은 습해지면 불쾌지수가 올라가는 것을 제외하면 큰 피해가 없으나 목재류, 특히 악기류는 습도를 관리해주지 않으면 습기를 한아름 품고 갈라지거나 변형된다. 사실 이 부분은 습도나 강수 상황이 정반대인 겨울에도 마찬가지지만. 갈라지거나 하면 판을 통째로 갈아야 하고, 기타 같은 경우 습기를 먹어 약해진 목재가 줄의 장력 때문에 휘어지거나, 넥이 부서지기도 한다. 어쿠스틱 기타줄은 금속이라 습해지면 쉽게 녹슨다. 따라서 악기 연주자들은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댐핏 등의 습도 관리 기구를 사용하거나, 하드케이스를 구입해 그 안에서 습도 관리를 한다. 형편이 안 된다면 기타 가방에 넣어 흡습제를 듬뿍 넣어주면 그런대로 손상은 막을 수 있다. 주의할 점이, 로즈우드 지판을 사용하는 기타 등의 악기의 경우 바이메탈의 원리에 의해 습도가 높아지면 역휨이 발생하므로 줄을 풀어놓아선 안된다. 줄을 풀어 놓는 때는 겨울철 같이 건조할 때이다.
타악기는 상대적으로 나은 편에 속한다. 사실 덥고 습한 기후를 가진 나라들은 대다수가 타악기 위주로 된 전통 음악을 가진 경우가 많다.

3.4. 건강 관리



3.4.1. 우울증


장마철에는 어두운 날씨 때문에 분위기가 몽환적이고 햇빛을 쬐는 시간이 줄어들어(7월 평균 120시간) 우울한 기분이 들게 된다.[9] 거기에다 비로 인해서 야외활동이 제한되니 더 우울해진다. 또한, 대기가 습해서 몸의 땀도 잘 마르지 않고 끈적끈적하게 된다. 집 안의 침구류들도 뽀송뽀송하지 않고 눅눅하게 되어서 이래저래 불쾌지수가 높아진다. 이런게 우울감을 더하게 된다.

'비 오는 날에 막걸리에 파전을 먹는 것'도 주의를 해야한다. 우울한 기분에 술을 마시면, 평소 보다 심장 박동 수가 크게 늘어나서 심혈관 계통에 무리가 가니 술을 마시더라도 기쁜 마음으로 마시자. 특별히 장마철이 아니더라도 과도한 음주가 몸에 안 좋은 것은 상식이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하면 심근경색, 뇌졸중까지도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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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에서 알 수 있듯 소방서의 자살관련 출동은 장마철인 7월이 가장 높고, 고기압으로 맑은 날씨가 대부분인 12월에 가장 낮다.

3.4.2. 식중독


고온다습한 날씨에서는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의 번식이 활발해진다. 요리 재료, 조리 과정, 보관 방법 등에서 세균에 오염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깨끗한 손으로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바로 요리해서, 또 바로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 두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냉장 보관을 하면 세균 증식이 느려지기는 하지만 완전히 멈추지는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구토, 설사 같이 식중독이 의심되는 경우에,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물을 마셔서 탈수 교정을 하면서 안정을 취하면 대개는 큰 문제 없이 회복이 된다. 그러나 열이 나거나, 대변에 혈액이 섞여 나오는 경우에는 즉시 병원으로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3.4.3. 무좀


'무좀'이라는 단어 자체가 '물기가 많은(습기찬) 곳에 잘 생기는 벌레'라는 뜻의 '물좀'에서 ㄹ이 탈락한 것이다. 곰팡이는 습하고 따뜻한 환경과 적당한 영양분만 있으면 웬만한 곳에선 살아갈 수 있다. 습한 환경이 계속되는 장마철에는 우리 몸 어디든지 곰팡이가 기생할 수 있지만 그 중 땀이 많이 나고 퉁풍이 잘 되지 않는 발에 무좀이 잘 발생한다. 무좀이 발톱까지 침투되지 않았으면 연고로 대개 치료가 가능하다. 발톱까지 침투가 되면, 좀 복잡해져서 약을 먹어야 한다. 무좀이 생기면 바로 진료받아서 병을 키우지 말자.


3.4.4. 관절염


관절염 환자들은 장마철이 더 걱정이다. 비만 오면 아픈 데가 더 쑤시기 때문. 비가 오면 통증이 더 심해지는 원인은 몇가지가 있다. 일단, 장마철의 높은 습도와 낮은 기압이 관절 내 압력을 높여서 통증이 더 심해진다. 또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장마철에 일조량이 줄어들어서 우울감이 드는데, 우울한 기분은 부정적인 생각을 늘려 통증에 대한 민감도를 올린다. 즉 통증에 더 예민해지게 된다. 또 장마철에는 실내에서 주로 지내서 관절의 유연성이나 근육의 근력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 또한 장마철에 관절염이 잘 오게 만든다. 에어컨이나 제습기로 습도를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과도하게 낮은 온도는 관절염에 또 안 좋아서[10] 25도 정도가 제일 바람직하다. 아픈 관절에 찜질을 해주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실내에서라도 꾸준히 운동을 하셔서 관절염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된다.

4. 장마예보 중단


2009년부터 한반도 기상 변화를 이유로 기상청에서는 장마예보를 중단했다.[11] 그만큼 최근 한반도의 내리는 비의 양상은 호우는 있어도 점점 과거와 같은 장마로 보기 어려워졌다는 증거이다. 과거 전형적인 장마는 장마전선이 남쪽 제주도부터 북쪽으로 올라오는 것이었다. 장마 자체가 두개의 기단간의 전선에서 비구름이 생기는 것인데 이 장마전선이 뚜렷하다는 것이 바로 장마의 특징이다. 장마는 대체로 남쪽에서 비를 뿌리면서 서울에 올라올 때쯤 세력이 많이 약화되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이며 국지성이라기보다는 서쪽부터 동쪽까지 길게 세력을 걸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기상이변이 더욱 심해져 2013년에는 북쪽부터 장마전선이 형성되었다. 이를 놓고 '하행선 장마'라고 부른 언론도 있었다.
따라서 최근 국지적으로 내리는 비는 장마라기보다는 한반도 기후 변화로 인한 아열대성 국지성 호우를 점점 자주 보이는것에 가깝다. 호우 발생 지역을 보면 장마전선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주변 지형이 산지인 경우 비를 머금은 기단이 산에서 비를 뿌리고 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 외에도 다른 기단의 난입 등 다른 여러 변수가 있다.
장마의 경우 극단적으로 비유하자면 자동차 세차 머신처럼 한반도에 남쪽부터 북쪽으로 물줄기를 뿌리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일기예보가 대체로 맞는 편이었다. 장마전선의 북상 남하를 예측하면 되기 때문. 그런데 최근 뚜렷한 전선의 발생보다 마른 장마라고도 불리는 국지성 호우가 두드러지면서 여름의 강수량을 예측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특히 2013년 들어서 소위 '반쪽 장마'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하루종일 비가 내렸던 중부 지방과는 달리, 남부 지방은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고(그나마 내린 비도 대부분 새벽시간 때 소나기였다) 엄청난 습도만 발생시켜 극심한 폭염에 시달렸다. 특히 제주도는 장마철인데도 의회가 몸소 기우제를 지냈을 정도라고 한다.
2017년 기상청한대기단에서 열대기단으로 여름철 기단이 변화할 때 오는 비는 모두 '장맛비'로 부르기로 했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는 경우에만 '장맛비' 용어를 사용해왔는데 시민들은 대체로 여름철 2~3일 이상 계속해서 내리는 비를 모두 장맛비로 인식해 혼란이 발생한다고 판단에서다. 2018년부터는 사실상 장마가 두 번 오게 되어 이러한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는 2019년에도 그랬으며, 2020년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즉, 이제 가을 장마도 한반도의 기후 패턴으로 고착화될 수 있다.

5. 마른 장마


2010년대 후반으로 접어듬에 따라 '마른 장마' 현상이 유달리 두드러졌다. 원래라면 장맛비가 내려야 함에도 해만 쨍쨍하거나 강수가 거의 없는 채로 한여름으로 들어가는 패턴이 마른 장마의 특징인데, 2010년대 들어서 앞서 언급한 반쪽 장마 따위의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패턴이 나타나더니 급기야 2018년~2019년에 들어서는 전국적으로 제대로 된 장마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장마는 한반도 용수 공급의 지대한 지분을 차지하며, 장마에 따라 그 해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의 가뭄 여부가 판가름나기 때문에 마른 장마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현상이 아니다. 마른 장마의 고착화는 곧 한반도에서 '장마'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진다는 것을 뜻하며, 이는 기후상으로는 한반도가 건조 기후에 가깝게 변한다는 뜻이다.[12] 이렇게 되면 그 유명한 '물부족국가' 드립이 정말로 실현될 수 있다.
마른 장마와 관련해 나타나는 또 한 가지 특징으로, 어느 한 해 장마 기간에 한반도가 마른 장마를 겪으면 바로 그때 옆 나라 일본물난리를 겪는다. 반대로 보면, 일본에서 정체전선으로 물난리가 나면 한반도는 180도 반대로 날씨가 맑을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정체전선(장마전선)이 한반도로 북상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하고 고기압에 가로막혀 일본 열도 부근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한반도를 포함하는 고기압은 대체로 이 시기에 몽골 쪽부터 시작해서 한반도 인근까지 뻗치는데, 이 때문에 동해 멀리로는 이 고기압의 영향권에서 벗어난다. 결과적으로 고기압의 남쪽 가장자리가 중국 남부~한반도 남해 일대~일본 열도를 따라 'ノ' 모양으로 휘어져 발달한다. 때마침 일본 열도가 특히 규슈~혼슈 일대가 절묘하게 이 라인과 맞아떨어지다 보니 홋카이도 등 일부 지방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물폭탄며칠이 지나도록 끝도 없이 맞는다. 그러는 동안 한반도는 정반대로 비가 오질 않아서 차후 가뭄 걱정에 시달린다. 일본이 물난리를 기약 없이 겪는 만큼 한국은 마른 장마를 기약 없이 겪는 상관관계가 나타나는 셈이다.
사실상 2010년대 중반 이후 조짐이 보이며 본격적으로 나타난 마른 장마, 또는 같은 기간 일본의 폭우 사태는 이제 새로운 동아시아의 기후 패턴으로 자리잡아 간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 근본 원인은 당연히 지구온난화.
하지만 이러한 마른 장마 경향은 2020년에는 조금 다르게 나타난 경향을 보인다. 2020년 장마 초기 때만 해도 기존의 패턴대로 한반도는 마른 장마, 중국과 일본에는 집중호우가 내리는 형식으로 가는 듯 보였으나 7월 초순을 넘어가며 잦은 호우가 내리기 시작하더니만 그야말로 국지성 폭우가 며칠 간격으로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비의 양도 상당히 많았다. 2020년 장마기간 동안에 내린 전국 강수량은 686.9mm로 1973년 이후 역대 2위를 기록했으며, 중부지방은 851.7mm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장마일수도 가장 긴 28.3일로 중부지방은 무려 34.7일을 기록했다.

6. 연도별 상황




7. 장마를 소재로 한 창작물


  • 비 오는 날 - 1950년대 6.25 전쟁 이후 피란민의 삶을 다룬 전란소설로 작품 내내 죽죽 비가 내려 우울하고 무기력한 느낌을 배가시킨다. 그런 배경 묘사가 특징이며 교과서에도 실린다.
  • 장마(소설) - 윤흥길의 작품. 작품 시작이 장마가 시작할 때 시작하여 작품이 끝날 때 장마가 끝나는 것으로 묘사된다. 사실 이 작품에서 장마 = 6.25. 어린 아이인 '나'의 시점에서 바라보면서도 동시에 어른이 된 '나'가 그것을 보충하는 형식으로 서술하고 있는 작품. 6.25가 발발하자 외가 식구가 한집에 머무르게 되는데 이 집안을 보면 삼촌이 빨치산이고 외삼촌이 국군이다. 물론 작중 두 인물은 둘 다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이후 벌어지는 할머니와 외할머니의 대립이 당시 한국인들의 대립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 언어의 정원 - 작품 전체의 배경이 장마철이며, 주인공들의 만남과 끝이 모두 비 내리는 화원에서 이뤄진다. 신카이 마코토 특유의 유려한 색감으로 빗방울의 표현과 비 내리는 사운드를 보고 있으면 내 기분까지 싱숭생숭해지는게 포인트.
  • 정인의 노래 - 장마를 연인을 떠나보낸 슬픔에 비유한 노래. 복면가왕에서 봄처녀 제 오시네가 3라운드 경연곡으로, 시간을 달리는 토끼아내의 유혹이 2라운드 경연곡으로 불렀다.
  • 지금 만나러 갑니다 - 작품 배경이 비의 계절을 시작으로 하며, 주인공 부자와 과거에 죽은 아내와의 만남이 장마가 시작하면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비의 계절이 끝나자 아내는 사라진다. 가족물이라기보다는 로맨스물.
  • 네스티캣의 웹툰 - 장마
  • 장마 - 걸그룹 마마무의 디지털 싱글.

8. 관련 문서



[1] 장마 기간은 평균 32일이며, 실제로 비가 내리는 날은 15일 정도이지만 년도별 편차가 매우 크다.[2] 이 한자어는 특히 일본어에서도 장마를 이르는 말로 쓰인다. 이 경우에는 '쓰유'라고 읽는다.[3]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비슷하다 보면 된다.[4] 이는 태풍도 마찬가지이다.[5] 이 때문에 전통적으로 를 먹는 계절로는 보통 겨울이 선호되었다. [6] 서구권은 위도가 높은데다 실제로도 흐린 날씨가 주로 겨울에 집중되는 편이다. 반대로 한반도보다도 위도가 낮은 방글라데시다카(북위 23도)는 훨씬 더 극단적이어서 우기인 7, 8월에는 일조시간이 60시간밖에 되지 않는데 비해 건기인 1, 2월에는 200시간을 넘는다. 참고로 서울의 1월 평균 일조량은 160시간. 이 때문인지 여행 관광상품 등에서도 동남아 여행은 주로 건기에 가는 것을 권하는 편이다.[7] 위에서 언급한 동남아시아의 경우 여름(우기)과 겨울(건기)의 낮 길이 조차 차이가 적다. 이때문에 여름철 일조량과 겨울철 일조량 차이가 한반도보다 더 커진다.[8] 이와 대조적으로 맑은 날이 흔한 겨울철에는 채소값이 폭락한다.[9] 이와 정반대로 맑은 날이 많고 건조한 한겨울에는 기분이 지나치게 들뜨는 조증의 위험이 높아진다.[10] 여름 장마철과 특성이 정반대인 겨울에도 관절염 환자들은 매우 괴로워한다.( [11] 여담으로 일본의 경우, 바이우(梅雨) 시스템이 단순하기 때문에, 지금도 예보를 한다.[12] 실제로 한반도의 기후가 건조 기후대에 절대 들어가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장마의 존재이다. 장마만 없어져도 한반도는 바로 건조 기후, 못해도 그 언저리로 분류될 수 있다. 마른 장마로 전국 곳곳에서 가뭄을 겪어 단수 사태까지 빈번했던 2017년, 2018년 등을 생각해 보자. 멀리 갈 것 없이 물부족국가 문서의 지도만 봐도, 한반도 북쪽으로 압록강 넘어서 조금만 가면 순식간에 급격한 건조 기후로 탈바꿈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반도 전체가 건조 기후대와 아슬아슬하게 딱 맞닿아 있는 것이다. 이 말은 곧 한반도 주변의 건조 기후대가 아주 조금만 확산해도 한반도 기후에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