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의 성

 

1. 개요
2. 등장인물
3. 결말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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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9년 영화판의 한국 개봉 포스터
'''梟の城'''
일본의 역사 소설가 시바 료타로가 지은 본격 닌자 소설. 1958년 4월부터 이듬해인 1959년 2월까지 불교계 신문인 츄우가이닛포(중외일보) 신문에 연재됐던 소설. 1959년에 단행본으로 나왔으며, 시바 료타로는 이 작품으로 1960년 제 42회 나오키상을 수상한다. 코우가인법첩[1] 등과 함께 일본 창작물에서 닌자 붐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소설이다.
이가 지방에 전해내려오는 히데요시의 성에 잠입한 두 닌자에 대한 구전을 기반으로 하여 당시 사료를 토대로 이야기를 엮어냈다. 두 닌자 중 한명이 훗날 도둑으로 유명한 이시카와 고에몬이라는 해석이다. 이가 닌자 말고도 친숙한 코가(작중 번역은 고가) 닌자들도 나온다.
오다 노부나가에게 멸망당한 이가류 닌자 쓰즈라 주조가 노부나가의 뒤를 이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암살하라는 의뢰를 받고 그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신문 연재 소설답게 수위가 넘나드는 편이긴 하나 닌자물의 전형적인 틀을 다진 작품이라고 할만큼 흥미진진한 전개가 일품이다. 고증이 유명한 시바 료타로의 작품 답게 초능력 인술 같은 비현실적 요소는 최대한 배제하고, 주인공이 암살 계획을 묵묵히 준비하다가 여러 인물들과 얽히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첩보와 공작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여러 유혹과 방해를 이겨내며 목표를 향해가는 닌자의 고독한 싸움이라는 클리셰는 이 쪽이 원조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그런 류의 작품들과는 결말이 상당히 다르게 주인공이 뭔가 대단한 사명이나 그런게 있는건 아니고 결국 최후의 목표를 앞에 두고도 닌자로서의 암살을 준비하는 과정만을 즐겼다는 사실을 깨닫고 순순히 물러난다. 그리고 거기서 멈추지 못하고 부와 명예를 쫓던 라이벌은 처참하게 몰락한다.
오다 노부나가 이후 도요토미 히데요시 집권 시절의 정치적 혼란스러움 또한 여러 면에서 잘 보여주고 있는 점도 흥미거리.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정벌은 다소 건조하게 묘사되는 한편 도요토미 츠루마츠 사망 이후 맛이 간 히데요시의 헛짓거리라는 식으로 부정적으로 묘사된다. 애초에 주인공에게 암살을 의뢰하는 이마이 소큐도 조선과의 전쟁으로 자신의 처지가 곤란해져 암살을 의뢰했고, 주조와 구로아미도 백성들에게 무리한 조선정벌로 경제가 어려워졌다며 백성들을 선동하는 공작을 하기도 한다. 액션 장면이 없는건 아닌데 밑에 영화 관련한 문구에서 볼 수 있듯이 그렇게 화려한 액션물은 아니다.
1960년 후지테레비 단편 드라마 극장인 '미쓰비시 다이아몬드 극장'[2] 중 3편짜리 드라마로 방영된 적이 있고, 1963년 영화로도 개봉됐다. 1999년 다시 한번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한국에선 2001년 개봉하여 전국관객 11만 5천명이 관람했다. 무엇보다 닌자들이 나오는 액션물로 홍보했는데 작품이 정통사극에 가까운데다 일본 영화 특유의 뜬구름 잡는 연출까지 겹쳐 봤다가 악평하던 반응이 수두룩했다.

2. 등장인물


번역명은 한국 정식발매판 기준.
  • 쓰즈라 주조 : 주인공. 오다 노부나가가 이가 지역을 공격해[3] 가족이 몰살당한 충격 때문에 산 속 정자에서 10년 동안 은둔하고 있었다. 스승인 지로자에몬에게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암살 계획을 제안받고 암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활동을 재개하게 된다. 이가 닌자 중에도 동세대에서 최고의 실력을 가진 실력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은밀하게 잠입해 들키지 않는 행동에서 쾌감을 느끼는 등 닌자의 전형적인 생활을 즐기는 면이 있다. 작중 40대의 나이로 보통의 닌자답지 않게 키가 크고 얼굴도 잘생겼고 묘사된다. 히데요시 암살계획을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지만 함께 수학한 가자마 고헤이, 스승의 딸 기사루, 그리고 고하기 등과 엮이며 여러모로 마음이 흔들리기도 한다.
  • 가자마 고헤이 : 주인공인 주조와 수학동기한 전형적인 라이벌 캐릭터. 주조와는 달리 어둠 속에 숨어사는 닌자의 삶에 환멸을 느껴, 스승인 지로자에몬이 교토로 임무를 보내자 현지에서 잠적해 신분을 세탁한 후 평범한 무사인 척 살아간다. 이후 주조와 다시 마주한 후 히데요시 암살 계획을 눈치 채고 주조를 잡아들여 출세길을 노리고 있다. 기사루와 정혼한 사이지만 기사루와 기사루의 아버지이자 자신의 스승인 지로자에몬을 이용할 생각 밖에 안하는 비열한 면도 보인다.
  • 고하기 : 이마이 소큐의 양녀이자 대리인. 사실 고하기 역시 여자 닌자인 쿠노이치[4]이며, 소큐의 여러가지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주조가 새로 방문한 지역의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술집에서 여자를 사게 되는데, 여기서 동네 여인인척 주조와 만나고 같이 몸을 섞게 되는데 이후 질긴 인연이 시작된다. 주조에게 반한 것 같긴 하면서도 이래저래 서로의 사정도 있고 오해도 있고 해서 서로 죽일려고 하는 등 여러모로 주조와 얽히며 묘한 관계가 되고, 양쪽 다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 기사루 : 주조와 고헤이의 스승인 지로자에몬의 친딸. 역시 아버지로 부터 닌자 기술을 물려받은 쿠노이치이다. 주조를 연모하고 있지만, 주조 본인은 스승님의 딸인데다가 어린 기사루[5]를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아버지에 의해 고헤이와 정혼을 맺게 되지만, 고헤이는 여리고 멘탈이 약한 기사루를 이용해 먹을 생각 밖에 없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고생을 겪게된다.
  • 지로자에몬 : 주조와 고헤이의 스승이자 기사루의 아버지. 매우 작은 키에 기괴한 외모로 묘사된다. 주조가 말하길 요괴같다고(...). 사실 성실한 편인 스승은 아니라 주조와 고헤이가 직접적으로 배운건 별로 없고 대부분 지로자에몬 소속의 게닌(하급닌자)에게 배운게 더 많았다는 듯. 그래서인지 두 제자 모두 스승에 대한 존경같은건 별로 없다(...). 욕심도 꽤 있는 편이라 능력만으로는 이가의 투톱 중 하나였던 고헤이에 자신의 딸을 시집보내려 하고 있다. 
  • 구로아미 : 대대로 주조의 가문을 모셨던 게닌(하급닌자). 50대의 늙은 모습으로 묘사되며, 주조의 암살 계획에서 여건 조성과 여러가지 뒷공작을 실행하고 있다. 사실 소설 내에서 첩보와 공작은 대부분 구로아미 몫이라 어째 주조보다 구로아미가 여러가지 일을 더 많이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주조의 하인이긴 하지만 주조에겐 사실상 아버지 같은 존재이며 지로자에몬 보다도 더 나은 스승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으로는 공작원 모집 중에 닌자의 야성이 사라진 같은 이가 출신 닌자를 문전박대하며 내쫓거나, 주조에게도 항상 냉정하라고 조언하며 주조의 마음을 헤집어 놓는 고하기를 먼저 척결하려 나서는 모습[6] 등 닌자로써의 냉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 이마이 소큐 : 사카이의 거상이자 히데요시 암살의뢰자. 실존 인물이며, 조선과 루손(필리핀)의 교역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오다 노부나가에게 다기를 바쳐 그의 총애를 받았다고 묘사된다. 그러던 중 오다 노부나가가 사망하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세상이 되고 히데요시가 조선 정벌을 준비하면서 그의 돈줄이던 조선과의 교역이 막히게되어 사정이 안좋아졌다..라는 표면적인 이유로 지로자에몬을 통해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암살을 의뢰한다. 직접적으로 언급되진 않지만 주군이였던 오다 노부나가에 대한 복수심도 있었던 듯. 밤 중에 몰래 찾아온 주조를 보고도 눈하나 깜짝 안하는 등 비범하지만 한편으론 속을 알 수 없는 능구렁이 같은 인물.
  • 마에다 겐이 : 역시 실존인물이며 승려이다. 고헤이가 주군으로 모시고 있는 인물이며, 고헤이가 닌자인걸 간파하고 주조 일당이 벌이고 있는 수상한 움직임을 조사하도록 명령한다. 한편으론 고헤이 역시 믿을 수 없다며 자신이 예전에 신세를 진 고가의 마리 도겐에게도 주조 일당의 공작을 조사하게 한다.
  • 마리 도겐 : 고가(코가)의 최고 닌자를 지칭하는 단어로, 여기서는 특정 인물의 이름으로 묘사한다. 마에다 겐이의 의뢰로 교토에서 벌어지는 수상한 움직임에 대해 조사하게 된다. 닌자답지 않은 쾌락주의자지만 실력 하나는 확실해 특기인 고가 닌자들과 합동 작전으로 작중 주요 인물들을 궁지에 몰아넣는다.
  • 도요토미 히데요시 : 주조의 최종 목표이자 당시의 태합. 의외로 모습을 제대로 보이지 않고 있으며 주조도 얼굴을 몰라서 진짜 얼굴을 확인하려고 연극 공연에 잠입하려다가 위기에 빠지기도 한다. 도요토미 츠루마츠 사망 후 점점 맛이 가더니 조선 정벌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3. 결말



자신의 입신출세를 위해 기사루와 지로자에몬을 이용하던 고헤이는 결국 둘을 잃고[7] 혈혈단신으로 주조의 뒤를 밟게 되는데, 이런 고헤이의 모습을 수상히 여기던 관리에게 '이시카와 고에몬'이란 이름을 대면서 검문을 빠져나간다.
주조 역시 무리하게 히데요시를 얼굴을 확인하려 공연장에 잠입했다가 주조 대신 고가의 함정에 빠진 구로아미가 사망하고, 이후 구로아미의 복수와 암살 작전에 방해가 되는 마리 도겐을 처단하지만 본인도 치명적인 부상을 입어 고하기의 간호 끝에 겨우 살아난다. 암살이 가까워오자 고하기는 구로아베라는 땡중을 보내 암살을 포기하고 자기와 함께 살아가자는 메세지를 전하고, 마음이 흔들리던 주조는 이내 마음을 다잡고 결국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거처인 후시미 성에 잠입한다.
여러 과정을 거쳐 주조는 히데요시의 침소까지 숨어든다. 하지만 너무 곤히 자고 있는 히데요시를 보고 무슨 생각이 든 건지 주조는 히데요시를 죽이지 않고 '''그를 잠에서 깨운다.''' 별볼일 없는 늙은이인 히데요시[8]를 보면서 허무함을 느낀 주조는 작중의 진지한 분위기가 무색하게 시덥잖은 대화를 나누고[9] 묘한 분위기에 결국 암살을 포기하고 히데요시를 기절 시킨 채 재빨리 성을 빠져나간다.
한편, 주조의 뒤를 밟던 고헤이는 히데요시의 처소 근처까지 따라왔다가 성의 병사들에게 잡히게 되는데, 자신이 마에다 겐이 가문의 밀사로 장군을 보호하러 왔다고 주장하지만 다음 날 마에다 겐이 측으로 부터 그런 사람 없다는 통보와 함께 히데요시가 어제 내 처소에 침입한 놈 맞다는[10] 확증을 받고 강도와 도적질을 일삼은 '이시카와 고에몬'이란 이름으로 처형된다.
그리고 은거하던 정자로 다시 돌아온 주조는 아내가 된 고하기와 함께 약초를 캐며 자연을 벗삼아 사는 소박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1] 1959년 출간 소설로 비슷한 시기에 연재됐다.[2] 나오키상 수상 작품을 주로 영상화 했다.[3] 작 중에선 오다 노부나가는 유령처럼 다니는 이가 닌자들이 찜찜하다고 생각해 군사를 일으켜 이가 지역을 토벌한다.[4] 거기에 전쟁 중 사망한 고위 가문의 딸이며, 가문을 모시던 닌자 가문의 수장으로부터 닌자 기술을 직접 사사받은 실력있는 닌자다.[5] 작중에서 20대가 안된 걸로 묘사된다. 주조가 40대 초반인 설정을 감안하면 주조가 일찍 결혼했다면 거의 아버지와 딸뻘.[6] 하지만 훨씬 젊은데다 닌자 가문의 수장에게 직접 기술까지 사사받아 실력까지 한수 위인 고하기에게 늙은 하급닌자에 불과한 구로아미는 이를 당해낼 재간이 없어 겨우 도망만쳤다.[7] 지로자에몬은 마리 도겐을 막다가 사망했고, 기사루는 고헤이의 유혹에 넘어가 다시 고헤이를 위해 일하다가 손목이 날라가는 끝에 겨우 목숨만 부지하고 고헤이를 떠난다. 영화판에서는 고헤이에게 이용당하고 사망[8] 영화판에서는 '조선침략은 내가 원한게 아니라 전쟁터를 잃은 사무라이들이 나를 꼭대기에 앉혀놓고 떠밀어서 어쩔수 없이 시작해버린 일이다. 온나라가 강요하는데 내가 어찌 버티겠나'라며 지친 모습을 보인다.[9] 허무함을 느끼고 자신을 보며 애매한 태도를 취한 주조를 보자 안심한 히데요시가 능글맞게 "죽이지 말아달라"고 하자 주조는 그럼 "살려줘서 고맙다고 한마디만 해주시오"라고 하는데 히데요시가 소문은 내지 말아달라고 하자 주조가 웃으면서 죽빵을 날린다(...)[10] 사실 히데요시는 주조의 대담한 태도를 맘에 들어하던 차에 그 자가 주조가 아님을 알고 있었음에도 오히려 주조가 잡히지 않았음을 묘하게 안심한 눈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