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TV 시리즈)
1. 개요
1975년부터 1979년까지 방영한 원더우먼 TV 시리즈.
DC 확장 유니버스의 원더우먼 영화(2017) 개봉 때까지 40여년간 원더우먼 실사화의 간판이었던 시리즈.
2. 역사
원더우먼은 1974년부터 TV 시리즈 방영이 계획되었지만, 파일럿 방영 이후 시청률이 낮아 취소되었다. 그 후 1975년 11월 ABC에서 당시 미스 아메리카 입상자인 린다 카터를 주연으로 한 파일럿을 방영하였다. 이후 ABC는 2편을 더 방영한 후 1976년 가을 정식 프로그램으로 편성하였다. 제 1시즌은 총 14편 방영되었다.
1977년부터 원더우먼 TV 시리즈는 CBS에서 방영하였다. 하지만 시리즈가 점점 기울어가자 원더우먼 TV 시리즈는 3시즌으로 종결되었다. 이 TV 시리즈 이후로 2011년 리메이크 파일럿이 나오기 전까지 원더우먼은 실사화되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JTBC의 전신인 TBC 동양방송에서 1977년 방영했다.
3. 줄거리
3.1. 시즌 1
한창 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1942년, 스티브 트레버 소령은 나치 독일의 공군 장교 드란겔을 저지하러 출동했다가 드란겔에 의해 격추되고 총까지 맞아 정신을 잃고 파라다이스 섬에 불시착한다. 다이애나는 놀다가 우연히 스티브 트레버를 발견하고 그를 병원으로 옮긴다. 다이애나가 스티브에게 호감을 느끼자 여왕은 다이애나가 스티브를 만나는 것을 금지하고 스티브를 미국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할 여전사를 뽑기 위해 운동경기를 연다. 다이애나는 여기서 정체를 숨기고 1등을 하여 여왕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힌다. 여왕은 원더우먼에게 각종 장비와 투명 비행기를 주고, 원더우먼은 스티브와 같이 미국으로 건너가 나치들과 싸우게 된다.
3.2. 시즌 2~3
1977년, 한 비행기가 파라다이스 섬에 불시착한다. 비행기 안에 들어간 다이애나는 스티브 트레버와 똑같이 생긴 남자를 발견하고 놀란다. 알고 보니 그는 스티브 트레버의 아들인 스티브 트레버 주니어였다. 아마존은 승객과 승무원에게 최면을 걸어 전세계가 세계 정복을 노리는 비밀 조직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다이애나는 다시 밖으로 나가기로 결심하고 총알과 팔찌 대결에서 승리해 원더우먼으로써 다시 밖으로 나간다. 그 후 원더우먼은 IADC라는 정부 부서에서 일하면서 세계를 위협하는 테러리스트들과 싸우게 된다.
이때부터 시대가 달라졌다는걸 어필하기 위해서인지 원더우먼의 디자인에도 상당한 변화가 추가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건 하의인데 시즌 1만해도 블루머같이 살짝 펑퍼짐한 느낌에 별무늬도 많이 박혀있었지만 시즌 2부터는 수영복처럼 하의가 착 달라붙는 모양으로 바뀌었고 별무늬도 크게 줄었다.
헤어스타일도 시즌 1과 비교하면 미묘하게 바뀌었는데, 이전 시즌에서는 완벽한 곱슬머리였지만 시즌 2부터는 덜 곱슬거리게 바뀌더니 시즌 3 넘어가면 거의 직모에 가깝게 나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한 극장판과 시즌 1에서는 4,50년대의 건강미인처럼 비교적 통통한 모습을 하지만 시즌 2 넘어가서는 마른 체형을 유지하는걸 알수있다.
시즌3 22화에선 다이애나가 IADC LA 지부로 발령나는데, 시즌4의 배경으로 삼으려 했던 것 같다.
4. 등장인물
4.1. 다이애나/원더우먼
배우는 린다 카터. 파라다이스 섬의 공주이자 히어로. 1시즌에서는 스티브 트레버의 부관으로 활동하지만 2~3시즌에는 IADC에 소속된 그의 아들의 부하로 일한다. 동생으로 드루실라(원더걸)이 있다.
원더우먼답게 초인적인 힘과 총알도 막을 수 있는 반사신경을 가지고 있으며 온갖 장비로 무장했다. 그녀의 팔찌는 페미늄(Feminum)이라는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알도 막을 수 있다. 황금 벨트는 파라다이스 섬 밖에서도 원더우먼의 힘을 유지시켜 주며, 황금 올가미는 상대에게 진실만 이야기하게 한다. 티아라는 부메랑처럼 던지면 돌아오는 능력이 있다.
이렇게 보면 강해 보이지만 당시 연출의 한계인지 아니면 작가의 문제인지 본편에서 원더우먼은 그리 강해보이지 않는다. 일단 만능의 마취제(...) 때문에 기절한 적만 5번이고 약점인 벨트는 툭하면 뺏긴다.[1] 그 외에도 전차도 멈추는 힘이 있으면서 유도 챔피언에게 고전한다든가, 그냥 건장한 성인 남성에게 쩔쩔매는 등 그리 강하게 나오지 않는다. 다행히 2시즌 이후부터는 이런 일이 줄어들었다.
4.2. 스티브 트레버/스티브 트레버 주니어
배우는 라일 왜거너. 미 공군 정보부 소속으로 계급은 소령. 다이애나가 원더우먼이 되어 바깥 세상으로 나오게 된 계기를 만들어 준 남자. 독일군 소속 파일럿과 공중전을 벌이다가 둘 다 격추당했고 그 파일럿이 쏜 총에 맞아 파라다이스 섬에 조난당했다. 그러다가 원더우먼의 도움으로 투명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쪽도 그리 유능하지 못하다. 원더우먼 덕분에 미국으로 돌아간 그 화에서 나치에게 납치당해서 기밀 정보를 술술 분다.(...) 그 다음 화에도 납치당하고 그 다음 화에는 원더우먼을 구하러 갔다가 '''또''' 납치당해서 감금된다. 이 이후에도 수시로 나치에게 납치당한다.
무대가 방영 당시의 현대인 1970년대로 옮겨진 2시즌 이후로는 라일 왜거너는 1부의 스티브 트레버의 아들인 스티브 트레버 주니어라는 설정으로 계속 연기한다. 스티브 트레버 주니어는 아버지와 달리 비밀정보기관 IADC 소속이다.
4.3. 드루실라/원더걸
데브라 윙거가 연기. 시즌 1의 딱 3편의 에피소드에서 나온다. 나름 고정출연과 스핀오프 등이 계획되었던 듯 하나 배우와 제작자들 사이에 출연료로 갈등이 컸다는 듯. 원작의 도나 트로이랑 카산드라 샌즈마크와는 전혀 관계없는 드라마 오리지널 캐릭터이지만 드라마가 오랫동안 기억되고 있는만큼 이 캐릭터도 어느 정도 인지도는 있다. 데브라 윙거는 이후 70~80년대 활약하는 인지도 있는 배우가 되며 그녀가 커리어 초창기 원더걸로 출연한 것을 알고 놀라는 사람들도 많았다는 듯.
- 출연 에피소드 : The Feminum Mystique" Parts 1 & 2, Wonder Woman in Hollywood (세 편 모두 시즌 1)
4.4. 기타 캐릭터들
아쉽게도 원작의 빌런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바로네스 폰 권터 남작부인과 비슷한 설정의 나치의 여간부 3명이 그나마 원작과 비슷한 편.이 3명이 파일럿 1편 - 파일럿 2편 - 정식방영 1화에서 줄지어 나온다. 원더우먼의 태도가 파우스타 > 권터 > 마샤 순으로 존중에 가까워지는 것도 특이한 점. 남자에게 교태를 부리는 작전을 쓰는 여간부에게는 냉정했지만 스스로 작전을 짜내어 덤벼드는 간부에게는 교화의 의지를 보였다.
시즌 1
- 에타 캔디 : 스티브의 비서. 베아트리스 콜린이 연기했다. 원작을 그대로 옮겨온 스티브의 통통하면서도 유쾌한 비서. 원더우먼 영화에서의 에타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캐릭터가 묘하게 낯익을 것이다.
- 마샤 : 나치 여간부 1호. 유도 챔피언으로 원더우먼과 격렬한 육탄전을 벌인다.
- 파울러 폰 권터 : 나치 여간부 2호. 나름 계획을 짜내면서 원더우먼을 상대하며 활약한다.
- 파우스타 그라블스 : 나치 여간부 3호. 3명 중에 최고의 활약을 선보인다.
- 라들 대위 : 나치 엘리트 스파이 1호. 한줌의 병사로 테미스키라를 점령해낸다. 배우는 존 색슨으로 용쟁호투에서 '백인친구'로 출연한 것으로 유명하다.
- 가르강추아 : 나치에게 세뇌된 거대 고릴라. 지금도 세간에 회자되는 격투신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미키 모튼이 연기했는데 시리즈에서도 바닥을 다투는 처참한 저예산 특수효과 속에서도 훌륭한 눈빛 연기를 선보였다. 이 캐릭터의 인기 덕분인지 이후에도 원더우먼 코믹스에서는 고릴라들이 간간히 나온다.
- 팔콘 : 나치 엘리트 스파이 2호. 스파이면서 본인도 아픈 바람에(...) 임무에 지장이 생긴다.
- 보탄 : 나치 엘리트 스파이 3호. 건강했기 때문에 임무 수행에 지장은 없었다.
- 안드로스 : 외계에서 파견한 남자. 그들 중 유일하게 지구인들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
- 찰리 '용감한 독수리' : 나바호 원주민의 피를 이어받은 과묵한 소년. 원더우먼과 독특한 우정을 쌓는다.
- 짐 에임스 : 전쟁 영웅이지만 지나치게 소심한 군인. 드루실라에게 본인의 진실을 고백한다. 이 시리즈에서 클로로포롬에 당한 최초의 남자 캐릭터이기도하다.
- 아이라(IRA): IADC의 핵심을 담당하는 AI(인공지능) 컴퓨터. 정식 명칭은 IRAC(Information Retrieval Associative Computer)지만 친근하게 아이라라고 부른다. 다이아나 프린스의 정체를 알고있지만 입다물고있다.
- 로버(Rover): 시즌 2 17화부터 등장하는 IADC를 오가는 오토매틱 로봇. 주로 스티브 트레버의 시중을 들지만 장난꾸러기 같다.
- 이브(Eve): 스티브 트레버의 비서.
- 브라이스: 시즌3 22화에 등장.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실험으로 불사신이 되었지만 본래의 몸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능력은 총 같은 것에 안 죽는 건 물론이고 원더우먼의 마법의 올가미도 안 통한다. 그를 불사신으로 만든 박사는 달아나고, 브라이스는 다이애나의 도움으로 신분세탁해 IADC에서 근무하는 걸 보면 시즌4의 주역 중 한 명으로 기획된 것 같지만 시즌3로 시리즈가 종료되며 무산.
5. 방영목록
6. 평가
1975년 처음 방영된 이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이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는 좋지 못했는데, 1화에서 원더우먼이 나갈 때는 언급도 없던 원더걸이 5화에서 갑자기 나온다거나, 전차도 멈추는 원더우먼이 고작 유도 챔피언에 고전한다든가 등 설정오류와 설정구멍이 많았다.
원더우먼이 페미니즘 히어로인 만큼 이 드라마에도 페미니즘 메시지가 많이 나온다. 1화에서 원더우먼은 자신을 우습게 보는 독일 파일럿을 기절시키고, 붙잡은 마야 앞에서 페미니즘 메시지를 열심히 설파한다. 하지만 그게 너무 지나쳐 남성혐오와 여성우월주의로 변질되기도 했다. 1화에서 여왕은 남자들은 전쟁을 좋아하고 탐욕적이고 적개심이 넘치는 데다 야만적이라고 깐다[5] .
액션은 매우 나쁜데, 당장 1화에서부터 유도 챔피언이라는 마야는 원더우먼과 싸우면서 그 유도는 써먹지도 않고 원더우먼과 서로 부둥켜안으면서 싸운다. 2화에서 원더우먼과 폰 권터 남작부인은 잔디밭이 뒹굴거리며 싸운다. 시리즈 전체에 걸쳐서 원더우먼의 액션은 대부분 달려드는 적을 잡아 던져버리는 것 뿐이고 남자 악당들은 원더우먼에게 주먹이나 발차기를 날리는 게 아니라 원더우먼을 끌어안는 식으로 싸운다. 그나마 2시즌 가면서 악당이나 원더우먼도 주먹질이나 발차기를 하는 씬이 늘긴 했는데 여전히 엉성한 편. 3시즌에서 웬 이소룡 닮은 남자랑 격투기를 벌일 때의 액션씬은 조잡하다고 밖에 보이지 않을 수준. 대충 이런 식이다. 1분 20초부터 게다가 시리즈의 인기 자체가 본질적으로 만화책같은 쌈마이함과 린다 카터의 색기(...)에만 의존하다보니 시리즈 내내 액션에 에로함이 가미되기도 하였다. 특히 잊을만하면 원더우먼이 잠입에 실패하면서 마취당하고 포박당한다던가, 악역이 힘이 셀경우 거의 안기면서 휘둘러진다던가, 클로즈업이 남발된다던가 하는 연출이 심심찮게 나온다. 이러한 에로틱한 액션이 워낙 많다보니 유튜브에서는 원더우먼이 험하게 굴려지는 장면들만 모아놓은 영상들도 많다.
하지만 이 모든 걸 덮은 린다 카터의 외모로 원더우먼 TV 시리즈는 흥행했지만, 시리즈 자체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3시즌으로 종영해야 했다.
7. 여담
듀나가 원더우먼 전편을 리뷰했다. #
DC 코믹스에서 이 드라마를 기본으로 하는 코믹스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했던 탓인지 원더우먼 실사화는 코믹스계에서 굴지의 떡밥으로 2011년 애드리언 팔리키, 2016년 갤 가돗 이전까지 검은 머리에 파랑계열의 눈을 가진 온갖 여배우들이 몇십년 동안 언급되었다. 결국 DC 코믹스는 린다 카터와 비슷하게 마른 체구인 갤 가돗을 선택했는데 이 드라마의 영향이 없었다고는 말하기 힘들 것이다.[1984스포]
원더우먼의 변신의 특징인 빙글빙글 돌기는 '''린다 카터 본인의 아이디어'''였는데 파일럿 필름 촬영 당시 현장에서 감독과 특수효과팀들이 변신신을 어떻게 찍을까 고민하는 것을 보고 카터가 "한 번 빙글 돌아볼까요? 제가 무용을 했거든요."라고 의견을 내고 한 바퀴 돌자 감독이 "바로 저거야!"라고 외치면서 찍은 것이 시작이었다고...의외로 비용이 깨지는 작업이어서 자주 쓸 수가 없었는데 빛이 번쩍하고 바로 변신하는 것으로 하자고 다른 스탭이 의견을 내서 제작비를 절약. 이후 한 에피소드에서도 몇 번씩 변신장면을 쓸 수 있게 되었다. 70년대 당시 TV 기준으로는 꽤 섹슈얼한 장면이었다고 제작자들은 회고하고 있다.
린다 카터는 2004년 원더우먼 다큐멘터리에서 이 시리즈를 찍으면서 가장 후회하는 것으로 스티브 트레버역을 맡은 와그너와 많은 대화를 해보지 못한 것을 꼽았고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것으로 '사랑을 하는 원더우먼', '아이를 낳은 원더우먼'을 연기해보고 싶었다고 인터뷰했다. 이 두 개 중 '사랑을 하는 원더우먼'은 2017년 영화에서 비로소 실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