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대결
운명은 마치 별볼일 없는 레스토랑과 비슷해요. 이상한 웨이터들이 원하지도 않고 주문도 안한 음식들을 계속 서빙하고, 대부분 맛도 하나도 없죠.[1]
10권 <위험한 비탈> 中
1. 개요
A Series of Unfortunate Events
미국의 소설가 대니얼 헨들러의 필명인 '''레모니 스니켓'''이 발표한 '''어린이를 위한''' 소설 시리즈. 1999년에 첫 작품이 발간되었으며 2006년 최종편인 13권으로 시리즈의 막을 내렸다. 미국에서 출판과 함께 상당한 인기를 끌었고 41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으로 약 6000만 부 가량 팔렸다.
아이들이 읽기에는 높은 수준의 단어가 자주 나오며 말장난을 이용한 작명법도 매번 사용된다. 더군다나 사회 풍자의 의도가 짙어 그에 따르는 현실적 폭력이 검열되지 않고 등장하기 때문에 완전히 아동용 소설이라기에는 어렵다.
2. 상세
원제부터 '불행한 일들 연대기'이다보니 정말로 해피엔딩을 지양하는 경향이 강하고 이는 항상 매 권의 서두에서 작가 본인이 강조하는 바다. 설정에 따르면 이 시리즈는 작가인 레모니 스니켓이 보들레어 삼남매의 모험으로부터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나고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사건을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이 책은 우울하니 어서 덮어버리고 눈을 돌려라"'''는 작가의 권유에 비해서 막상 읽어보니 그리 어두운 내용이 아니라 실망한 독자들도 다소 있다. 납치, 감금, 최면, 방화, 독살, 불륜, 미성년자와의 강제혼인[2] , 영아 살해 같은 다양한 폭력적 소재가 사용되지만 동화적 느낌이 강해서 충격이 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부에 들어 심화된 주제의식, 폭력성과 비례해서 늘어나는 판타지에 괴리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1부에도 서니를 활용해 쉽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일이 있었지만 비교적 내용은 현실적이었다. 어른 캐릭터들 또한 중반부를 넘으면 이상할 정도로 멍청해진다. 2부는 이런 이유로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며 1부보다 선호도가 낮다. 작가가 마지막까지 어두운 유머가 가미된 동화를 고집한 결과물인데 이것이 성공적인 선택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 시리즈가 길어지고 설정이 덧붙여지면서 대부분의 독자들은 내용이 정석적 모험물로 전환되는 것을 원했기 때문이다.
많은 떡밥을 던지고 의도적으로 회수하지 않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작가가 미스터리 서적같은 신비한 분위기를 위해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드라마판에서는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뒷이야기를 보다 쉽게 보여준다. 많은 설정이 추가되어 드라마 이후로 대부분의 떡밥이 설명되었다.
많은 문장이 언어 유희를 내포하고 있어서 원어인 영어가 아닌 언어로 읽으면 완전한 이해가 어렵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같은 양질의 주석도 없다보니 번역본으로 읽으면 느낌이 잘 살지 않는 편이다. 더군다나 초기의 구장판의 경우 번역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 또한 2010년에 나온 개정판은 1~3권은 한지희가 번역을 맡고 이후는 홍연미로 번역가가 바뀌어서, 이어지지 않는 단어 선택으로 독자들에게 혼란을 줬다.[3] 아쉽게도 문학동네에서 번역된 판본은 1권부터 7권까지만 판매될 뿐 나머지는 계약종료로 판매되지 않고 있다.
3. 시리즈 일람
3.1. 1부
의문스러운 화재로 고아가 된 '''보들레어 세 남매의 이야기의 시작이다'''. 부모님의 유산 집행인인 포 아저씨를 따라 후견인을 찾아 떠돌아다니며, 아이들의 재산을 노리는 올라프 백작과 대결하는 세 남매의 모습이 주로 그려진다. 내용이 거의 옴니버스식으로 따로따로 진행된다.
3.2. 2부
장엄근업 사립학교 (Prufrock Preparatory School)에서 만났던 쿼그마이어 삼둥이 중 두 명이 올라프 백작에게 납치당하자, 그들을 구하고 부모의 죽음에 얽힌 비밀 단체 V.F.D.를 추적하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2부에서 시작된다. 2부에서는 이와 관련된 여러 장소를 연속해서 떠돌아다니는 내용이 주로 그려진다. 이와 더불어 작품의 분위기가 '''엄청나게 암울해진다.'''
블랙 유머가 들어간 부조리주극의 정서가 이어지며, 남매들은 살인 및 방화라는 누명을 쓰고 의지할 수 있는 어른 없이 세상과 맞서게 된다. 또한 주인공이 위기에 직면함에 따라 도덕적 선택에 관한 질문이나 허무주의 가치관의 이면 등 주제 의식이 심화된다.
3.3. 번외편
- Unauthorized Autobiography - 후속이라기보다는 팬북 비슷하다. V.F.D에 관한 비밀과 구체적인 활동 모습이 직접적으로 언급되고, 책을 완결편까지 보지 않았으면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많다. 본편보다는 과거 세대들에 대한 내용이 더 많고, 본편의 떡밥을 여기서 상당수 해소한다. 물론 여기서 새로 나온 떡밥들이 더 많다. 넷플릭스 시리즈에서 추가된 내용 상당수가 이 책에서 끌어온 것이다.
- All the Wrong Questions - A Series of Unfortunate Events의 프리퀄격인 시리즈로 레모니 스니켓의 청소년기의 시절을 1인칭 시점으로 다룬다. 원 시리즈가 고딕 문학을 모티브로 했다면 본 시리즈는 하드보일드 문학을 장르로 한다. 1년 단위로 2012년부터 총 네 권이 출판되었다. 1권은 Who Could That Be at This Hour? 2권은 When Did You See Her Last? 3권은 Shouldn't You Be in School? 4권은 Why is this Night Different from All Other Nights?라는 이름으로 발매. 참고로 원 시리즈의 떡밥들이 해결될 것을 기대하고 읽은 독자들은 또다시 해결되지 않은 떡밥들을 한아름 안은채 실망만을 얻어야 했다고 한다.
- Beatrice Letters - 본편의 후속편에 가깝다. 과거에 레모니가 연인 비어트리스에게 보내는 편지들, 그리고 본편 완결 후 자신을 비어트리스라고 하는 인물이 레모니 스니켓에게 보낸 편지들이 섞여 있다. 여기서 레모니와 비어트리스의 과거의 관계에 대한 떡밥이 마구 나오고, 13권 이후 보들레어 3남매의 후일 행방에 대한 떡밥도 나온다. 여담으로 해당 책을 구입하면 기밀 문서를 보관해놓는 듯한 파일 형태의 봉투 같은 것 안에 포스터와 책이 들어있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책 내지에는 독자들이 스스로 뜯어낼 수 있는 알파벳 그림들이 있는데, 그 알파벳들을 알아서 짜맞추면 보들레어 삼남매의 운명을 알 수 있는 단서가 나온다. 사실 포스터의 그림만 봐도 유추해낼 수 있는 사실이지만...
'''여러모로 매우 강력한 스포일러가 있으니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절대로 읽지 말 것.'''
책 속 알파벳 그림들을 맞추면 'Beatrice Sank'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사실 레모니 스니켓의 작품들 중 'Beatrice'라는 이름이 많이 나오는데, 이는 3가지를 뜻한다.
1. 보들레어 3 남매의 어머니이자 레모니 스니켓의 옛 연인인 '비어트리스 보들레어' (Beatrice Baudelaire)
2. 레모니 스니켓의 여동생 키트 스니켓의 딸 '비어트리스 보들레어' (Beatrice Baudelaire)
3. 13권 맨 끝에서 보들레어 3 남매와 키트 스니켓의 딸 비어트리스를 태운 배 이름 '비어트리스'(Beatrice)
1번과 2번의 경우라면 해당 메시지는 '비어트리스 라는 사람이 익사해 죽었다.'라는 뜻이 되지만, 1번의 비어트리스는 과거에 집 화재로 사망했고, 2번의 비어트리스는 현재 시점에서 아직 살아있는 상태로 레모니 스니켓에게 편지를 보내고 있다. 게다가 Beatrice Letters를 읽어보면 2번의 비어트리스가 '나는 보들레어 3남매의 행방을 찾고 있으며, 레모니 스니켓 당신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이런 맥락으로 계속 편지를 쓰고 있다.
따라서 책 속 알파벳들의 메시지의 비어트리스는 3번을 뜻하는 셈이다. 그렇게 되면 '''비어트리스 호가 침몰당했다.'''라는 뜻이 된다.
편지를 보면 알겠지만 2번의 비어트리스가 바이올렛 보들레어의 발명 솜씨로 만들어진 비상 대피 기구가 아니었으면 자신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언급을 한다. 그리고 책 과 딸려나오는 포스터에는 침몰당해 바다 한가운데에서 완전히 난파된 비어트리스 호의 그림이 있다. 그리고 같이 떠내려가려고 하는 바이올렛 보들레어의 헤어 리본, 클라우스 보들레어의 깨진 안경, 써니 보들레어가 취미로 요리를 할 때 애용하던 위스커 도구가 있다.
이는 비어트리스 호가 가라앉아 위 2번의 비어트리스와 보들레어 남매가 서로 떨어지게 되었다는 의미가 된다. 이에 남매가 사망한게 아니냐고 말이 많은데, 13권 끝자락에서 필자 레모니 스니켓이 '나는 보들레어 3남매의 이후 행방에 대해선 확실하지 않다. V.F.D에서 명성을 알리고 있다는 말도 있고, 익사해 죽었다는 말도 있다. 원래 죽었다는 소문은 항상 찌라시로 끝나지만.' 이라고 언급한다.
다만 원래는 작가가 확실히 생존 엔딩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전작들에서 어른이 된 보들레어 남매들에 관한 언급들이 조금씩 나오기 때문이다. 작가가 설정을 까먹은건지 설정이 폐기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마지막 권이 나오기 불과 2년 전에 나온 1권의 레어 에디션에서 적어도 바이올렛 보들레어는 살아남는다는 떡밥이 나오기 때문에 일단 대다수의 해외 팬들이 생존 엔딩으로 생각하는 중. 바이올렛이 여생 동안 부모님의 부고를 전해들은 바닷가에 적어도 두 번은 더 방문하게 될 것이라는 언급이 추가되었는데, 11권에서 다시 한 번 들르지만 그 이후로는 들린 일이 없었다. 즉 13권의 시점 이후 배가 난파되긴 했으나 어찌어찌 본토의 바닷가까지 도달하는 것에 성공해서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단서들과 떡밥이 나왔지만 어쨌든 열린 결말인 셈이므로 상상은 독자들의 자유.
4. 등장인물
5. 미디어믹스
5.1. 영화
5.2. 드라마
2014년에 넷플릭스에서 실사 시리즈 제작 발표를 했다.[13]
하지만 2년 가까이 소식이 없다가 2017년 1월 13일의 금요일 , 넷플릭스의 특성대로 한 시즌 통째로 방영분이 풀렸다. 첫 네 권을 드라마화했으며, 두 에피소드 당 한 권을 각색한 식으로 여덟 에피소드가 공개되었다. 전 세대를 포용하는 연출 스타일과 똑똑한 이야기 구성으로 각종 매체에서 극찬을 얻고 있다. 심지어 원작 팬이라면 깜짝 놀랄 반전과 세세한 이스터 에그[14] 가 숨어있어 책을 정말 재밌게 읽었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 작가 본인이 드라마 각본에 참여했기 때문에 설정파괴에 대한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다. 원작에서 보여주는 어른들의 멍청함과 부조리함이 드라마판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에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은 특유의 답답함 때문에 보다가 중도 하차하는 경우도 있다.
악당들이 보들레어 남매들에게 부모님의 죽음을 가지고 패드립을 치는 대사가 굉장히 많은데, 한국인이 듣기에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다채롭다.
2019년 1월 1일에 넷플릭스를 통해서 마지막 시즌 3가 공개되었다.
[1] Fate is like a strange, unpopular restaurant, filled with odd waiters who bring you things you never asked for and don't always like.[2] 1권에서 올라프 백작이 미성년자인 바이올렛과 결혼하려고 시도하는 내용 때문에 미국의 몇몇 초등학교에선 금지도서 명단에 오른 일이 있다.[3] 예를 들어 3권에 나오는 눈물샘 호수의 부두를 한지희는 위기일발 부두라고 번역했지만, 홍연미는 데모클라스 부두라고 번역했다.[4] 미국판에는 책의 커버부터 모든 아트 디렉션의 완성도가 높은데, 특히 책마다 색이나 표지그림의 테두리가 그 책의 이야기에 따라 바뀐다.[5] 보들레어 3남매에게 이름을 안 가르쳐 주고 "주인님"이라 부르라고 명령한다. 영어로는 Sir.[6] 초기에 발매된 구장판에서는 '''어둠의 거리 667번지'''로 번역되었다.[7] 연어와 청어가 정말 많이 나온다. 보면 Red Herring전략이 떠오른다.[8] 여기서부터 보들레어 삼남매들은 올라프 백작과 처지가 바뀐다. 악질 기자 양반 덕분에 올라프를 죽인 범죄자로 누명이 씌워 정체를 숨기며 도망다니게 된다.[9] 마을 사람들 모두가 후견인이 되는 셈이다.[10] 넷플릭스판에는 풀네임이 "마타티아스 메디컬 스쿨"이다.[11] 이때는 오히려 보들레어 3남매가 분장을 하게 된다.[12] 영어로는 snow gnat인데 번역판에선 눈 각다귀로 나온다.[13] 2004년 영화 감독인 실버링은 여러모로 어른의 사정 때문에 속편 제작이 힘들어지자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시리즈를 진행할 생각도 했다고 한다. 그러던 상황에서 넷플릭스에 의해 전권 드라마화를 하기로 발표가 난 것이다.[14] 작가 본인이 출연하는 장면도 있고,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의 핵심 요소 사물이 등장하는 경우도 부지기수. 눈썰미가 좋다면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