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거핀

 


1. 개요
2. 상세
3. 역사
4. 양상
5. 오해 및 변질된 의미
5.1. 맥거핀으로 오인되는 것
7. 관련 문서


1. 개요


Macguffin[1]
이야기의 전개에 사용되는 장치 중 하나로, 이야기에 동기를 부여하고서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은 채 자연스럽게 퇴장하는 장치를 일컫는다.

2. 상세


A MacGuffin you see in most films about spies. It is a thing that the spies are after. (중략) It’s always called ‘the thing that the characters on the screen worry about but the audience don’t care.'

맥거핀은 대부분의 스파이 영화에서 볼 수 있습니다. 스파이가 찾고 있는 대상이죠. (중략) 보통 '영화상의 인물들은 걱정하지만 관객들은 별 신경 쓰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앨프리드 히치콕

즉, 스파이 영화가 스파이가 찾는 대상을 구체적으로 관객들에게 설명하지 않으며, 그 대상이 그저 영화의 스토리를 전개하는 용도로만 사용된다면 그 대상은 맥거핀인 것. 더 이상 역할이 없으면 작품이 끝날 때까지 재조명되지 않거나 다른 맥거핀에게 배턴을 넘기기도 한다.

"벽에 걸린 저건 뭔가요?"

"아, 저거요? 맥거핀이라고 합니다."

"맥거핀이라…어디에 쓰나요?"

"스코틀랜드 북부 산악지대에서 사자를 잡는 데 쓴답니다."

"스코틀랜드에는 사자가 없는데요?"

"아, 그럼 맥거핀은 아무것도 아닌 거군요."

맥거핀 사용에 대하여 앨프리드 히치콕이 들려준 예시

히치콕이 제시한 위 예시의 요점은 맥거핀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아닌 소재가 6줄짜리 대화의 주제가 되었다는 점이다. 즉 '맥거핀'이라는 명칭을 지닌 벽에 걸린 뭔지 모를 도구가 맥거핀으로써 작용한 것이다. 단지 아무것도 아닌 데서 그친다면 맥거핀이라기보다는 미회수 떡밥에 해당한다.
맥거핀으로 쓰이는 대상은 생물, 사물, 관념 등 매우 다양하며, 이야기의 간결함을 위해 통상적으로 하나이며 많아야 두 개를 넘지 않는다.
여담으로 맥머핀(McMuffin)과 발음, 철자 모두 비슷해서 말장난으로 자주 쓰인다. 작품을 예로 들면 엉클 그랜파가 있다.

3. 역사


발안자는 앨프리드 히치콕으로 그의 1940년 작품 《해외 특파원》에서 별 의미 없는 암호명으로 처음 사용되었다.[2] 히치콕의 영화 중에서는 《사이코》가 맥거핀 사용의 대표적인 예로 손꼽힌다.[3] 맥거핀이라는 용어 자체는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졌지만, 이러한 장치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대 신화나 고전 소설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풀어가는 데에 사용되어 왔다.
현대 창작물에서의 사례 중 맥거핀의 가장 유명하고 정석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은 미션 임파서블 3토끼발#s-2(Rabbit's Foot)이다. 주역과 악역은 궁극의 무기라고 알려진 토끼발을 손에 넣어야 한다는 동기를 부여받고 싸운다. 그런데 정작 관객에게는 토끼발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정보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고, 실물도 화면에 잠시 스쳐지나갈 뿐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 등, 관객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도록 의도했다. 토끼발은 극이 끝날 때까지 다시 극의 중심에 서지 않는다. 토끼발 문서에도 나오듯이 영화 마지막까지 주인공과 국장의 입을 빌려서 맥거핀이라는 것을 확인사살한다.
좀 더 최근의 사례로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등장하는 소코비아 협정을 예로 들 수 있다. 사이코의 돈다발과 비슷한 위치에 놓인 소재로, 주역들이 초반에 의견차를 보이는 원인이 되고, 이 의견차와 그에 따른 결과로 버키의 등장이라는 새로운 사건이 등장하자 의견차가 생긴 파벌이 서로 격돌하면서 소코비아 협정은 더 이상 중요한 소재로 활용되지 않고 그대로 자연스럽게 퇴장한다.

4. 양상


단순히 정체가 꽁꽁 감춰진 목표물만이 맥거핀은 아니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몬타나 존스 시리즈 등에서 주인공 일행이 쟁취해야 할 보물은 귀한 왕관, 크리스탈 해골, 값나가는 기타 등등의 물건으로 짧게나마 필요한 만큼의 설명이 이루어지며, 이 사물들은 후반부까지도 짧게 모습을 비추며 관객에게 그 행방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보물들은 주인공과 악역의 결투, 추격, 위기 등 흥행요인이 되는 장면들이 등장하게 하는 동기만을 제공할 뿐 그 자체가 극의 중심으로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자연스럽게 사용된 맥거핀은 관객의 머릿속에서 곧잘 잊혀지는 동시에 액션 씬들이 시작되는 이유를 관객들이 납득하도록 하여 극의 매끄러운 진행을 가능케 한다. 그러나 관객을 주목시키기 위해 너무 도드라지는 요소를 맥거핀으로 투입하고 추가 등장과 설명이 없는 경우 관객이 액션 씬을 감상하는 내내 맥거핀을 생각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는다. 반대로 맥거핀의 설득력이 너무 약한 경우 관객은 주조연과 악역이 왜 갈등하고 싸우는지 납득하지 못해 극에 몰입하지 못할 수 있다. 적정한 수준의 신비롭고 매력적인 소재를 투입하되 그 비중을 잘 조절하는 것이 작품의 퀄리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즉, 제대로 작용하는 맥거핀은 작품의 주인공이 이야기를 시작하게 해놓고 나서 서서히, 그리고 아무런 위화감 없이 작품의 중심에서 멀어진다. 흔히들 엔딩을 볼 때까지 정체를 알 수가 없어서 너무 궁금한 것을 맥거핀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그런 것은 그냥 미회수 떡밥이라고 봐야 한다. 필요한 만큼의 설득력을 지니기 위해서 작품 초반에 맥거핀에 대한 설명이 나올 때도 있기 때문이다.
필름 누아르나 추리,미스터리 장르, 호러처럼 일부러 관객에게 혼돈을 줘야 할 필요가 있는 장르는 맥거핀이 빈번하게 등장하는 편이다. 애시당초 창시자가 미스터리나 스릴러, 호러로 일가견이 있었던 알프레드 히치콕. 특히 데이빗 린치는 다량의 맥거핀과 미회수 떡밥을 활용하는 작법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어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리타의 정체를 밝히는 것을 목표로 영화가 시작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리타가 누군지 알아내기라는 목표는 소멸하고 다른 맥거핀으로 넘어가버린다. 이런 식으로 계속 맥거핀을 통해 긴장과 전개, 의문을 반복하다가 아무런 해답없이 마무리된다. 즉 영화 그 자체가 맥거핀이 되는 셈이다.

5. 오해 및 변질된 의미


원래 의미와는 달리, '감춰진 뒷설정'이나 '궁금한데 알려주지 않고 끝나는 것' 정도의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흔하다. 스토리 중심에 있건 없건, 마지막까지 모르는 상태라면 맥거핀이라고 부르는 식. 나무위키의 문서 중에서도 변질된 의미가 쓰이는 경우가 많으며, 나무위키를 접하는 이용자들도 여기에 영향을 받아서 변질된 의미가 퍼지고 있다. 아래의 예시 문서에서도 다수의 예시가 변질된 경우에 해당한다.
위의 정의에서도 언급했지만 맥거핀이란 이야기를 시작하거나 진행하게 하는 열쇠로써 기능해야 하며,[4] 작가가 의도한 방식에 따라, 극중 다른 요인들에 의해 존재감이 희석된다는 세 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 예컨대 "작가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쩌다 보니 맥거핀이 돼버렸다."는 것은 맥거핀의 정의에 어긋난다. 즉 맥거핀은 창작자의 역량이 딸려서 발생하는 종류가 아니다. 고도로 설계된 극적 장치라고 봐야 한다.
사소한 설정이나 오마주, 패러디 요소 등 작품 외 설정을 알아야만 이해가 가는 설정들은 맥거핀이 아니다. 이러한 설정들은 대개의 경우 자세한 해석이 작품 내에 끝까지 나오지 않고 감춰진 채로 남거나, 작가의 후일담 혹은 완결 이후 다른 매체를 통해 알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것들은 그냥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존재감이 희미한 채로 남는 것이지 이야기의 중심이 되었다가 존재감이 희석된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맥거핀의 정의와는 어긋난다. 아무래도 마지막에 와서는 두 요소 모두 존재감이 희미하다는 것은 같기에 헷갈리곤 한다.
장기연재물의 경우 초반에 투척된 떡밥이 한참 뒤에 극적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회수되기 전까지 존재감이 없어진 상태로 있는 요소 또한 맥거핀이 아니다. 보통 이러한 요소들의 경우 처음 제시된 순간에는 이야기 시작의 열쇠가 아니라 '차후 시나리오를 위한 타임캡슐'에 가깝다. 이러한 아이템들은 다른 스토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얌전히 묻혀 있는데 이 상태를 맥거핀으로 잘못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것들은 나중에 재등장했을 때 카타르시스를 극대화시키고 독자들로 하여금 치밀하게 구성했다는 만족감을 주기 위해 사전에 깔아놓은 것이지 맥거핀과는 상관이 없다. 원피스에서 에이스가 루피에게 주었던 비브르 카드가 대표적으로 여기에 해당한다.
또한, 컷을 의도적으로 배치하거나 여타 장치를 통해 독자들에게만 감추는 경우도 맥거핀이 아니다. 개요 문단의 히치콕의 설명을 따져보자면 이는 오히려 맥거핀의 정반대 사례로 '작중 인물들은 안 궁금해 하는데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대표적으로 얼굴이 안 나오는 캐릭터는 목 없는 귀신이 아닌 다음에야 작중 인물들은 충분히 대화를 하고 얼굴을 보지만 독자들은 보지 못하는 경우다. 또한 작품 완결까지 별다른 설명이나 등장을 하지 않고 곁다리로만 언급되는 인물도, 작중 인물들은 잘 알고 있지만 독자 앞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니 맥거핀이 아니다.

5.1. 맥거핀으로 오인되는 것


다음은 맥거핀으로 쉽게 오인되는 장치들이다.
  • 기믹 - 설정상 존재하긴 하지만 극의 진행에 불필요하여 '그런 게 있다' 정도로 설명하고 말거나 극히 일부분만 등장하는 요소들이다. 이야기 진행에 불필요하기 때문에 맥거핀이 아니다. 톰과 제리에 있는 '톰의 주인'이 바로 기믹의 사례이다. 톰이 애완동물이므로 분명히 주인이 있기야 하겠지만, 일부러 출연시키려고 작정한 에피소드가 아니면 출연하지도 않고, 굳이 작품에서 언급되지도 않는다. 톰을 혼낼 때 등장하는 검은 손은 가정부 아주머니이지, 주인이 아니다. 콜롬보의 아내맥가이버의 할아버지[5]도 마찬가지로, 있다는 언급이 작품에 나오니까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는 있지만 출연하지 않는다. 맛의 달인후쿠이 차장 부인처럼 얼굴이 안 나오는 캐릭터도 있다.
  • 미회수 떡밥 - 작중 중요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마지막까지 스토리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며 그 정체가 드러나지도 않는 것이다. 장기연재물에서 주로 등장하며 작가의 역량 부족, 스폰서의 중도개입, 어른의 사정으로 인한 조기종료 결정 등이 원인이다. 대부분은 작가의 역량 부족이 그 원인으로, 연재가 길어지면 과거에 설치한 떡밥#s-6을 잊어버리기도 하고, 플롯을 발전시켜 나가다보니 과거 설정과 현재 설정이 충돌해 어느 한쪽을 버려야만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분명히 초반에는 중요해 보였는데 나중에 가서는 별 언급도 없이 흐지부지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제대로 등장하지도 않았고 마지막까지도 정체를 알 수 없게 되었으므로, 맥거핀이라고 볼 수 없다.[6]
  • 열린 결말 - 주인공이 마지막 싸움에서 살아남았는지 아닌지를 밝히지 않는 엔딩을 두고 맥거핀으로 칭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것 역시 '열린 결말'이라는 별도의 장치일 뿐 맥거핀과는 거리가 멀다. 맥거핀은 '극을 진행하게 하는 중요한 소재'로써 기능하며, 열린 결말은 그 자체로 극을 마무리짓는 장치이다. 즉, 열린 결말은 맥거핀일 수 없다.
  • 체호프의 총 규칙을 어긴 물건 - 체호프의 총 규칙이란, 극적 장치를 걸어놨는데 활약할 기회가 나오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그 장치를 치워버리라는 것이다. 이것을 어겼다는 것은, 나중에 활약하지 않는 물건이 작품에 버젓이 등장한다는 뜻이다. 맥거핀 사물은 '초반에 등장해서 스토리 시작에 큰 기여를 하지만 나중에 아무래도 상관없는 사물'이며, 체호프의 총 규칙을 어긴 물건과 일견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무기고 안에 있었는데 적에게 기습을 당해 칼싸움을 하다가 칼이 부러졌다고 하자. 이때 주인공이 무기고에 널려 있는 병기를 다양하게 활용하며 멋진 액션을 보여준다면 체호프의 총 규칙이 지켜진 것이다. 그러나 칼이 부러진 다음에 맨손격투나 마법을 이용해 전투를 끝낸다면 무기고에 있는 수많은 무기들은 체호프의 총 규칙을 어긴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무기들이 맥거핀이라고 볼 수는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스토리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6. 예시


맥거핀/예시 문서로. 상술했듯이 변질된 의미의 사례가 혼재해 있다.

7. 관련 문서




[1] Mcguffin이라고도 쓴다.[2] 다만 이건 히치콕의 친구이자 스크린 작가인 앵거스 맥페일이 만들어낸 단어라는 설이 유력하다.[3] 사이코의 초반부에는 마리온이 훔친 돈다발이 이야기의 중요한 동기가 되지만, 돈다발을 가지고 도망친 마리온이 노먼 베이츠의 호텔에서 살해당하고, 돈다발을 찾아 마리온을 찾아온 사립탐정도 살해당한 이후부터 돈다발은 존재의의를 상실한다.[4] 꼭 '아이템'일 필요는 없다. 어떠한 개념, 사건, 인물 등 무엇이든 맥거핀으로써 기능할 수 있다.[5] 이쪽은 사실 몇 번 출연한다. 관객들이 잊은 것이다.[6] 개요 문단에도 설명되어 있듯이 맥거핀은 합당한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 초반에 정체를 설명해주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나서 점점 등장 비중이 사라져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