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어(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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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동아시아에서 서식하는 민물고기인 동시에 식용어종이다. 일본에서는 아유(鮎)라고 부른다. 鮎이란 한자를 한국식 한자음으로는 '점'이라 읽는데, 본래는 메기를 가리킨다. 왜 일본에서는 외형이 생판 다른 은어를 '메기'를 가리키는 한자로 표기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2. 상세
은어는 1년생 양측성 어류이다. 양측성(兩側性, amphidromous) 어류란, 산란과 무관하게 민물과 강을 오가는 물고기 종류를 가리킨다. 은어가 '소하성 어류'로 착각되기도 한다. 소하성 어류는 강에서 부화하여 바다로 내려가 일생의 대부분을 살다가 '산란기가 되면 다시 강으로 올라오는' 물고기를 가리키는데 연어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은어는 비록 민물에서 부화하여 바다로 내려가 자라지만, 일찍 다시 강으로 올라와 몇 개월 살다가 산란기를 맞아 알을 낳는다. 그래서 은어는 소하성이 아니라 양측성이다. 소하형과 반대로 민물에서 일생의 대부분을 보내다가 산란기가 되면 바다로 내려가는 어종을 '강하형'이라 하고, 강하형과 소하형을 합쳐 '왕복성(회유성)'이라 한다.
은어 알은 지름이 1 mm 남짓한데 물이 맑고 찬 강 상류에서 10-11월쯤 부화한다. 은어가 알을 낳는 장소로 차고 맑은 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에 민감하다. 알에서 깨어난 은어 새끼는 멸치의 새끼와 매우 비슷하다. 이런 은어 새끼들은 10-12월에 바다로 내려가 성장하다가 몸 길이가 4-9 cm쯤 되는 3-6월이면 다시 자기가 태어난 강이나 계곡으로 올라온다. 7-8월이면 몸이 완전히 성숙하여 최대 30 cm까지 자라고, 빨리 성숙한 개체는 혼인색이 나타난다. 산란기가 되면 은어는 암컷과 수컷들이 몰려 다니므로 구분할 수 있다. 암컷들이 강 자갈이나 돌 사이 움푹 들어간 곳에 알을 낳으면 수컷들이 무리지어 정액을 뿌린다. 이렇게 알을 낳은 성체 은어들은 대부분 죽지만 드물게 살아남는 개체들이 있는데 '되살이은어'라고 부른다. 하지만 되살이은어조차도 2년까지만 살 뿐, 그 이상을 넘기진 못한다고 한다.
은어는 위에서도 설명했듯 양측성 어류라 민물에서 부화하며 어린 시절 바다에서 살다가 다시 강으로 올라와 지내다 산란기를 맞는다. 그런데 강 중간에 댐이 생겼다거나 하여 강 상류에서 부화했지만 바다로 못 내려가고 평생 민물에서 살게 된 은어, 즉 육봉형(陸封型) 은어도 있다. 정상적으로 바다로 내려갔다가 올라온 은어에 비해 몸집은 조금 작다. 일본 비와호에 있는 육봉형 은어는 정상적인 양측성 은어와 비교해서 크게 4종류로 나뉘어 생태가 바뀐 부분이 있다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양측성 은어와 비교하여 다른 지역에 있는 육봉형 은어들의 생태가 서로 달라졌다는 보고가 있다.
초식성 어류지만 상당히 난폭하여 자신의 영역에 침투한 상대를 적극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은어낚시를 할 때는 보통 먹이 대신에 가짜 은어(루어)에 바늘을 끼워서 던지면 몸으로 열심히 처박다가 바늘이 몸에 박히는 식으로 낚는다. 그 외에도 은어가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포인트에서 그물질을 하거나 루어가 아닌 살아있는 은어를 끼워서 하는 전통적인 방법[1] 이 있고, 일본에는 가마우지를 이용한 낚시 방법도 있다. 바늘을 아무 데나 막 버렸다가는 계곡에 놀러 오는 피서객들이 다칠 수도 있기 때문에 '''낚시를 하고 나서는 꼭 바늘을 잘 챙기도록 하자.''' 한국은 일본보다 은어낚시가 아직 많이 활성화되지 않아서 일본 낚시광들이 한국으로 원정 은어낚시를 오기도 한다.
3. 식용
민물고기중에서도 고급식재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특히 살과 내장[2] 에 베어든 특유의 향이 일품으로 몸통에서 달달한 수박 향이 나는데, 이 때문에 영어로 sweet fish라고 불린다. 은어로 만드는 요리로는 은어구이, 은어찜, 은어 튀김 등 다양하며 뼈가 얇아서 지느러미를 포함해 통째로 씹어서 먹을수 있다. 회로도 먹을 수 있지만 민물고기는 기생충의 보고이므로 섭취시 '''반드시 익혀먹는 것이 좋다'''. 몸 안에 장흡충의 일종인 요코가와흡충의 유충(metacercaria)이 바글바글해서 한 번 현미경으로 보고 나면 그 트라우마(?) 때문에 은어는 평생 못 먹을 수도 있다. 미스터 초밥왕에 은어초밥이 나오고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서 회를 쳐서 맛있게 먹는 장면이 나와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지만, 만화는 만화일 뿐이니 정말로 저러단 큰일난다.[3] 정 회로 먹고 싶다면 여름은 피하고 자연산보다는 사료를 먹여 키운 양식은어를 안전이 보장된 음식점에서 먹도록 하자. 그래도 은어회 역시 그 맛이 일품인 요리라서 백과사전에도 실려 있을 정도. [4] 상술 했다시피 뼈가 얇은 어종이라 등뼈째 썰어서 먹는 세꼬시도 일품이다.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통째로 꼬치에 꿴 뒤 소금간을 해서 굽는 은어소금구이가 잘 알려져 있지만 은어밥이라고 해서 쌀에 은어를 통으로 넣어서 밥을 짓는 요리도 있다. 이대로 먹는 건 아니고 밥이 다 되면 살을 발라내서 밥과 양념장과 섞어 먹는 음식이다.
도시어부 2기 32회에 등장하여 이런저런 요리로 소개되었는데 은어회를 맛있게 섭취하는 모습이 나와 기생충은 괜찮은가 하는 의문을 자아내었다(?) 맛은 좋았던지 출연진은 좋아했지만...그 외에는 은어 꼬치구이를 해먹는데 신기하게도 내장제거를 안해도 구우면서 내장이 녹아 살에 스며드는 특징이 소개되었다. 굽고나서 반으로 잘라보니 실제로 뱃속이 텅텅 비어있었다.
완전양식에 성공해서 양식산 은어도 봄철(4~5월)에 출하된다. 상술한 것처럼 기생충으로부터 안전하기 때문에 회로도 섭취 가능하다.
4. 기타
- 은어하면 떠오르는 은어소금구이는 일본에서 조리 시, 지느러미를 펼쳐 소금으로 덮어 굽는 일명 소금 화장이 특징이다. 이렇게 소금으로 감싼 지느러미는 구울때 바스라지지 않고 형태를 유지하기 때문. 유래는 성질이 급해 금방 죽어버리는 은어를 싱싱하게 보이기 위한 편법이였다고 하며 이 지느러미까지 먹는 사람도 있어서 소금 화장 없이 그대로 굽기도 한다.
- 임진왜란 당시 선조가 피난처에서 묵어를 맛있게 먹고는 이렇게 맛있는 생선의 이름이 너무 안 좋아서 좀 그렇다며 앞으로 은어라고 부르라고 지시했다가, 이후 피난을 끝내고 궁으로 돌아와 다시 먹었는데 그 맛이 아니라 실망해서 도루묵이라고 부르도록 했다는 민간어원설이 있는데, 이 항목에서 얘기하는 은어와 도루묵은 다른 생선임에 유의할 것. 은어는 민물고기고, 도루묵은 바닷물고기다. 서식지뿐 아니라 모양, 생태, 맛, 주로 쓰이는 조리법 등등 요만큼도 공유하는 점이 없다.
- 추사 김정희가 제주 유배생활동안 은어구이를 먹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제주 강정천에 은어가 많이 서식해 당시 주민들이 흔히 섭취했다고 한다. #
- 은어 양식장 관련 영상. 은어를 기를 때 일정 시기가 지나면 은어 수조의 물을 바닷물으로 갈아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