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프로게이머)/플레이 스타일

 


이재호의 스타크래프트 스타일을 단 한 줄로 요약하자면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중장기전 운영의 달인'''.
이재호는 탄탄한 기본기와 군더더기 없는 병력의 움직임으로 센터를 장악하면서 본인의 장기인 중장기전 운영으로 이끌어가는데 능하다. 특히 상대 병력의 동선을 예측하여 적절한 병력 움직임을 보이는데 능한데, 이는 이재호가 타 종족들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뛰어난 점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이해도는 뛰어난 부종족 실력에서 나온 것으로, 실제로 부종족을 잘 하는 프로게이머를 뽑으면 이영호와 더불어서 절대로 빠지지 않는 선수가 이재호이다. 이재호의 경우 저그프로토스테란을 상대하면서 여러 상황에 대한 심리전이나 취약한 타이밍을 캐치하여 주종인 테란으로 플레이할 때 활용한다. 때문에 어느 종족을 상대하는가와 관계없이 이재호의 경기를 해설하는 다른 프로게이머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병력의 움직임이 정말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한다. 다만 초반 끝내기 전략의 숙련도가 떨어져서 정석 빌드에 많이 의존적인 편이라 판짜기에 매우 약하며, 때문에 일반적인 양상으로 흘러가는 경기와 비교하여 상대가 정석에서 벗어난 플레이를 한다면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ASL 시즌9 결승전에서 작정하고 빌드를 깎아온 김명운에게 패배하여 준우승한 것을 예로 들 수 있고, 시즌 10에서 홍구와의 승자전 두 번째 경기에 4드론 전략에 허무하게 죽은 것을 예로 들 수 있다.[1]
현역 시절부터 이름을 떨쳤던 테저전바이오닉 테란의 움직임이 매우 좋아서 센터를 장악하면서 병력 움직임만으로 저그에게 위압감을 주면서 테크와 확장을 늘리는 플레이에 능하다.
여기까지는 이영호나 김성현 등 수위급 테란 플레이어들이라면 당연하게 하는 플레이겠지만, 이재호의 저그전 플레이 중 가장 특이한 부분은 2~3마리의 소수의 마린을 비어있는 저그 확장이나 앞마당 쪽으로 보내서 저그로 하여금 손해보는 교환[2]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거나 심한 경우는 병력을 돌리게 만든다. 특히 저그가 뮤탈리스크를 사용하는 시점에 센터 병력의 움직임만으로 뮤탈리스크를 봉쇄하면서 이렇게 소수 마린으로 저그를 골치 아프게 하는 상황을 잘 연출한다. 물론 무조건 생마린 2~3마리만 보내는 건 아니고, 상황에 따라 조금 더 많은 수를 보내기도 하고, 메딕을 섞기도 한다. 이 경우 저그가 저글링으로 멀티 수비를 시도할 때 지형과 메딕 길막기를 이용해서 저글링을 잡아먹고 센터를 장악하는 바이오닉을 마킹하던 뮤탈을 어쩔 수 없이 멀티 수비에 동원하는 구도가 나타난다. 이 때 마킹이 비어버린 센터 병력을 순식간에 전진시켜서 앞마당에 위협을 가하면서 확장을 가져가거나 안전하게 테크를 올리기도 하고 각이 보인다면 그냥 본진 난입까지 시도해버리는 등 저그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보여준다.
또다른 특징으로 멀티태스킹에 능하고 저그의 심리를 빠르게 잘 캐치하여 동시다발적인 견제와 난전을 매우 잘 한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다른 수위급 테란들과 비교하여 중후반부 운영을 난전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경우가 많다. 난전을 잘하는 테란인 만큼 드랍쉽 사용도 발군이다. 이영호는 안정적이고 무난하게 저그를 천천히 찍어눌러버리거나 완벽한 빈틈이 보일 때 급소를 노려서 죽이는 느낌의 저그전이라면 이재호의 저그전은 굉장히 스피디하고 쉴새없이 저그를 두들겨서 저그가 이재호의 속도를 못 따라가거나 한 순간의 빈틈을 내주어서 패배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테테전테프전은 뭔가 독특한 특징이 있다기보다 탄탄한 기본기로 중장기전 운영에 능하다. 현역 시절과 마찬가지로 초반 전략을 걸기보다 중후반 지향 플레이를 한다. 테란전의 경우 ASL 시즌8에서 3:1로 지긴 했지만, 24강에서 한번 패배한 이후 무패행진으로 무서운 기세를 보이던 이영호에게 1점을 따낸 유일한 프로게이머가 되었고, 3세트의 경우 이영호랑 호각의 경기를 펼치다가 간발의 판단 차이로 아쉽게 패배한 적이 있었고,[3] 감스트와 홍구가 개최한 랜덤맵 스타리그에서는 이영호를 2:0으로 셧아웃시키기도 하였고, 최근 스타 멸망전 2020 시즌2의 개막전에서 이영호와 맞붙어서 큰 실수를 저질러서 많이 불리해진 이영호를 상대로 난타전을 벌이면서 유리함을 지켜낸 끝에 승리를 거둘 만큼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 토스전은 현역 시절에는 토막 소리를 들을 정도로 부족하였지만, 아프리카TV BJ로 활동하면서 장족의 발전을 하여 KSL 시즌4에서 정윤종을 4:2로 꺾고 우승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빠른무한 맵에서 사용하는 전술을 일반 밀리에 접목시키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 프테전에서 커세어로 몸대고 셔틀드랍을 하는 시도를 하기도 하였으며[4], 테프전에서 바카닉으로 후반전까지 끌고 가는 시도를 하기도 하였다.[5]

[1] 4드론은 배럭더블에 그다지 유리한 빌드라고 할 수 없다. 초반의 SCV는 저글링과 1대1 싸움에서 이기기 때문에 프로게이머 레벨에선 테란이 SCV로 짤막한 다음 타이밍 러쉬를 나가면 저그가 무난하게 죽게 된다.[2] 스팀팩 먹은 마린은 보기보다 DPS가 높기 때문에 드론 점사만 잘 한다면 보기보다 많은 수를 잡아낼 수 있다. 하다못해 마린 3마리로 드론 2마리만 잡아도 테란에게 이득인 것이 저그는 라바 관리가 중요한데, 드론 2마리에 라바 2마리를 쓰게 되면 그만큼 병력 로스가 생기게 된다. 또한 그 드론 2마리가 채취할 미네랄 양을 고려하더라도 테란에게 아주 남는 장사이다.[3] 이재호에게 1패를 한 이후로 이영호는 정윤종장윤철셧아웃시킬 정도로 기세가 좋은 상황이었다.[4] 커세어가 셔틀보다 공격 우선 순위가 먼저이기 때문에 일부러 셔틀을 점사하는 명령을 내리지 않으면 커세어가 몸빵을 하고 셔틀이 안전하게 드랍에 성공할 수 있다. 정면 전투에서 사용하긴 어려우나 터렛 밭을 뚫고 본진드랍을 하는데는 꽤 효과적이다.[5] 토스전에서 바이오닉을 쓰기 힘든 이유는 리버와 하이템플러 때문인데, 레이스를 다수 뽑아서 셔틀과 옵저버를 끊어줘서 토스의 시야를 뺏고 리버와 하템의 운용을 어렵게 만든다. 그리고 하템은 베슬의 이레디로 저그전 디파일러를 잡듯이 잡아준다. 전체적으로 이재호 본인의 특기인 저그전 운영을 토스전에 접목시킨 듯한 형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