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중독
1. 개요
음란서생, 방자전 등으로 유명한 김대우 감독의 신작. 1960~1970년대의 한국을 배경으로 위험한 사랑에 빠진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루어져서는 안되는 금단의 사랑을 다룬, 한국판 색계를 노리고 만든 듯한 영화지만 결과는...
2. 시놉시스
베트남전이 막바지로 치달아가던 1969년, 엄격한 위계질서와 상하관계로 지배되는 군관사 안.
모두의 신임을 받으며 승승장구 중인 교육대장 김진평(송승헌)[1] 과 남편을 장군으로 만들려는 야망을 가진 진평의 아내 이숙진(조여정). 어느 날, 김진평의 부하로 충성을 맹세하는 경우진(온주완)과 그의 아내 종가흔(임지연)이 이사를 온다. 진평은 우진의 아내 가흔에게 첫 만남부터 강렬한 떨림을 느끼는데…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여인 가흔과 그녀에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드는 진평.만나지 말았어야 할 두 사람, 최상류층 군관사 안, 누구도 알아서는 안 될 치명적 스캔들이 시작된다!
"당신을 안 보면 숨을 쉴 수가 없어“
"왜 이렇게 가슴이 뛰죠?"
3. 평가
우선 이야기의 앞, 뒤가 안맞고 개연성도 떨어지고 괴상하다. 이를 정말 심각하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여주인공 종가흔 역의 임지연. 영화를 본 사람들의 한결 같은 평가는 "대체 종가흔이 김진평을 사랑하는 게 맞긴 하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니 말 다했다. 심하게 말하자면 김진평이 뭔가 정신에 문제가 있어서 별로 맘에 없는 종가흔에게 들이대서 일을 치르고 인생을 파탄낸[2] 거 아니냐는 것. 이는 임지연이 종가흔 역을 제대로 표현해내기엔 부족함이 많았다는 이야기다.
사실 군인 부인들이 미용실에 모여서 노가리 까는 얘길 들어보면, 종가흔 자체가 정상이 아니어서 사람들을 계속 경계하는 편이였다. '''죽은 아빠의 곁에서 일주일간 버티다가 구출됐다'''는 등의 얘기가 오가는 걸 보면... 남편과의 관계도 정상이 아니고, 친엄마를 '''"왜 왔냐, 빨리 가라"''' 등으로 유난히 경계하는 걸 보면, 사람을 잘 믿질 못 한다. 하지만 어머니와의 불화는 이해할만한 것이다. 6.25전쟁 때 화교였던 종가흔의 부모님이 본인들이 중공군 부역자로 몰릴까봐 산에서 숨어 지내게 되는데, 아버지가 이질에 걸려 사경을 헤맬 때 어머니라는 사람이 가족을 버리고 도망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아버지는 곧 죽었다.
연출자의 연출도 그렇고, 주연배우들의 연기도 형편이 없으니, 스토리를 명확하게 전달해주지 못하게 된다. 감정이 최고조로 몰입되어 절절하게 와 닿았어야 할 부분인 김진평의 자살 시도 장면에서 웃음을 참지 못한 관객들이 많았다는 것만 봐도 이 영화의 문제를 알 수 있다.
게다가 김대우 감독의 연출도 그냥저냥 평범하게 보인다. 스토리도 평범하며 뜬금없이 일을 치르고 관사의 군인 부인네들이 미용실에 모여서 친절하게 노가리를 까주는 걸로 설명을 해주는 식이며 이게 영화 내내 순환루프 된다. 사실상 이 게 주가 되어 흐른다. 그런데 러닝타임은 2시간이 넘는다.
이런 신인 히로인과 감독 연출 및 스토리 부재의 문제의 파탄 속에서 그나마 영화 속에서 건진 건 되려 주연들이 아닌 조연 캐릭터들. 이숙정 역의 조여정은 남편의 출세를 위해 애쓰며 약간의 푼수기도 있는 여성을 잘 묘사해냈다.[3] 방자전에서 조여정의 파격적인 노출과 연기 덕분에 흥행을 거둔 것에 고마움을 느낀 김대우 감독이[4] 이번 19금 영화에서는 노출이 없지만 비중 있는 조연으로 다시 캐스팅했는데, 아주 탁월한 캐스팅이었음을 확실히 입증했다. 그 대신 파격적인 노출이 있는 여자 주인공 역은 임지연이 맡았다. 관사 밖의 음악 감상실 주인 역으로 나온 유해진이라든지 미용실에서 만담하는 군인 부인네들의 연기도 호평을 받았다.
그 외에 베드신의 경우 남성 및 여성 관객들에게 모두 좋은 평을 받았다. 사실상 영화에서 거둘만한 요소가 베드신 하나 밖에 없다는 혹평도 여럿 존재한다. 어쨌든 송승헌의 첫 베드신이자 전라 노출인데, 엉덩이를 포함한 근육질 뒤태의 움직임을 꽤 길게 보여준다. 송승헌의 엉덩이를 보려고 부녀자들이 많이 관람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임지연도 신인이라 연기는 아직 미흡하지만, 캐릭터상 순수하면서도 도발적인 면모가 혼재하는 등 뭔가 오묘하다는 느낌을 잘 살렸다. 특히 김대우 감독이 19금 멜로의 대가답게 베드신에서 잡티없고 뽀얀 피부와 볼륨감있는 S라인이 돋보이는 임지연의 벌거벗은 몸을 아주 탐스럽고 아름답게 담아내었다.[5] 물론, 미세한 연기력이나 몰입도가 아쉽다는 의견도 일부 있었으나, 아무튼 미모에다가 몸매까지 갖춘 두 남녀 주연배우의 촬영 구도까지 많은 신경을 썼기에 전체적으로 그림이 좋았다.
미술-촬영도 한국영화 치고는 나쁘지 않은 편에 속한다. 의상과 소품 면에서도 신경을 많이 썼다. 김진평-종가흔의 베드신에 앞서 낡은 선풍기가 돌아간다든가, 김진평과 종가흔이 처음 만나는 장면의 새장이라든가 그 당시를 재현하기 위한 녹색 군복 같은... 블루레이 퀄리티도 한국영화답지 않게 괜찮은 편.[6]
4. 기타
이 영화와 더불어 현빈의 역린이라든지, 장동건의 우는 남자 등 잘생긴 남자 배우들의 흥행 성적에 관심이 쏠렸지만 모두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는 데는 실패했다. 아무리 잘생긴 스타 배우를 기용한다고 해도 감독의 연출과 스토리가 받쳐주지 못한다면 영화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됐다. 흥행은 전국 관객 144만. 감독의 전작인 음란서생이 전국 257만 관객, 방자전이 303만 관객을 기록한 것보다 훨씬 못했다.[7]
여주인공 종가흔 역의 임지연은 2014년 대종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부일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더불어 이숙정 역의 조여정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과 올해의 영화상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영화 자체는 시망이지만, 조여정에게는 배우로서 재기를 할 수 있게 해준 영화인 셈. 남주인공 김진평 역의 송승헌은 청룡영화상 인기스타상을 수상.
송승헌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너무 많이 나와서, '인간중독이 아니라 담배중독 아니냐?'라는 우스갯소리를 하는 관객들도 있었다(...).##
[1] 참고로 계급이 대령이다. 참고로 29만원 그 분도 이 시기에 대령이었다. 당시는 인사 적체가 적었던 시기로, 육사 출신이라면 30대 후반에 대령을 다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설정은 아니다. 개봉년도 송승헌 나이가 만 38세인데 극중 나이는 그 분과 동일하다. 참고로 박정희 5.16 군사정변을 일으켰을 당시 나이가 만 44세였는데 투스타였고, 이마저도 인사 적체가 좀 있었던 것 때문에 발생했던 사건임을 상기해보면 50~70년대에는 40세에 대령 나아가 별을 다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2] 불명예 제대하고 베트남에서 특수부대 길 안내를 하다가 저격 당해 사망했다.[3] 조여정에게 있어서는 나름 전환점이 된 배역으로, 그전까지는 방자전이나 후궁: 제왕의 첩에서 무난한 연기를 보여줬지만 노출 이미지가 강했고 오히려 다음작 해운대 연인들에서 제대로 된 부산 사투리를 구사하지 못해 발연기 논란까지 생겼는데, 이번 영화에서 배역을 제대로 살렸다며 연기력을 확실히 인정받았다.[4] 전작 음란서생이 똑같은 19금 에로틱 코미디인데도 수위가 너무 낮고 주연 배우의 과감한 노출이 없어 방자전에서 만큼은 제대로 섹시하게 찍겠다는 결심을 했는데, 주연 배우를 못 찾다가 조여정이 흔쾌히 승낙하는 바람에 작품을 찍을 수 있었다. 게다가 개봉 후 인터뷰에서 씩씩하게 작품이 마음에 들고 베드신도 스토리상 꼭 필요했다고 언급하는 등 감독을 꽤 신뢰한다는 태도를 보여줬다.[5] 김대우 감독이 관여한 19금 영화는 베드신에서 거의 항상 주연 여배우가 가장 수위 높은 노출을 한다.[6] 다만 군사적 고증은 개판이다. 대표적으로 송승헌의 회상씬에서 M1헬멧이 구형 턱끈이 아니라 당대 한국군에게는 보급되지 않았던 신형턱끈을 메고 있다던가... 대령님이 런닝셔츠의 목부분이 전투복 밖으로 드러나게 입는 것은 당시 군기에는 용납이 안되었다. 요대(탄띠)도 당시 쓰이던 미제 구형이 아니라 훨씬 나중에 나왔고 지금도 쓰이는 신속해체용(철판을 T자형으로 찍어서 만든) 버클이 달린 탄띠이다.[7] 손익분기점인 150만명은 넘기진 못했지만 안방극장의 IPTV나 온라인 다운로드, 모바일 등 부가판권 시장에서 추가 수익을 내 손익분기점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