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포도주
1. 개요
이름 그대로 붉은색을 띤 와인을 지칭하며, 한국어로는 적포도주. 영국에서는 보르도의 레드와인을 Claret[1] 이라 호칭하기도 한다. 프랑스에서는 그냥 적색이라는 뜻의 Rouge 후즈를 사용. Vin rouge를 줄여서 그냥 Rouge만 쓴다.
2. 제조법
화이트 와인과는 달리 껍질을 제거하지 않고 발효시키며, 통 안에서 숙성시킴에 따라 특유의 검붉은색이 나오게 된다. 맛은 기본적으로 약간 떫은 편이다.
레드 와인의 색을 결정하는 것은 포도껍질로, 껍질을 제거하느냐 마느냐로 레드 와인이냐 화이트 와인이냐가 결정된다. 포도껍질에서 최대한 많은 빛깔과 맛을 우려내야 하기 때문에 레드 와인을 발효할 때는 화이트 와인을 발효할 때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발효를 진행한다. 양조통을 휘젓고 밑에 침전되어 있는 포도즙을 퍼 올리거나 자연스럽게 포도껍질에서 색이 배어나오도록 지켜보기도 한다.
어느 정도 원하는 색깔이 나오면 고형물을 분리시키는 압착 작업에 들어간다. 발효조의 중간층의 액부터 먼저 뽑아내는데, 힘을 가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유출되는 이 중간층 액을 프리 런 와인(Free run wine)이라 부르며 고급 와인을 만드는데 사용한다. 그 다음 남아있는 고형물을 완전히 압착시켜 나오는 액을 프레스 와인(Press wine)이라 부르는데 이 와인에는 탄닌 함량이 많다. 탄닌을 어느 정도 분리해 프리런 와인에 혼합하거나 혹은 저급 와인을 만드는데 사용한다.
와인 만들기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2차 발효가 기다리고 있다. 2차 발효는 와인의 맛을 좀 더 부드럽고 세련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포도에 들어있는 사과산이 박테리아에 의해 젖산으로 변하도록 만들어 맛을 보강하는 과정이다.
2차 발효까지 끝나면 여과를 시작하는데, 보통 13중 필터를 사용해 여과한 다음 병에 담는다. 인간의 힘이 닿는 것은 여기까지지만, 와인의 변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와인은 병입 순간부터 숙성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병에 들어가 있는 동안 탄닌과 신맛이 약해지거나 부드러워지고 빛깔도 연해진다. 몇 달이 지나야 제대로 된 맛을 내는 와인도 있고, 몇 년이 지나야 참 맛을 내는 와인도 있다. 와인 제조업자는 이 모든 경우의 수를 감안해 와인을 생산해야 한다. 언뜻 보면 간단해 보이는 와인 생산 공정이 결코 만만치 않음은 이 때문이다.
3. 온도
마실 때는 딱히 차갑게 식히거나 하지 않고, 상온[2][3] 과 똑같은 온도에서 마신다.
당시 중세시대 서유럽의 상온은 18도 정도였으니 현재 한국에서 상온이 뜻하는 온도와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와인을 약간 시원하게 마시려고 했을 때 정색하면서 '상온'으로 마셔야 정석이라며 강조하는 사람은 가볍게 무시하자
4. 여담
일반적으로 고기 요리와 잘 어울리며,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레드 와인이 특히 유명하다. 신대륙 와인이라 하여 유럽 이외의 대륙에서도 많이들 생산하고 있는 듯. 여기엔 아르헨티나, 칠레, 미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이 포함된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유럽에 뒤지지 않는 조건과 압도적인 생산량으로 와인 산업계를 강타하기도.[4]
그리스도교의 경우 성체성사 또는 성만찬에 쓰이는 포도주는 대부분 레드 와인에 속한다. 여러 와인 중에서 레드 와인의 색깔이 피의 색과 가장 가깝기 때문. 한국 가톨릭의 경우, 딱히 종류는 가리지 않으나 화이트 와인을 주로 애용한다. 성작(성찬식 포도주 잔)을 덮는 성작 수건이 보통 하얗다 보니, 붉게 물들지 않는 화이트 와인을 선호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5]
25% 정도의 77-80% 알코올 용량의 브랜디를 첨가하여 주정 강화를 하면 주정 강화 와인이 된다. 이 때, 숙성 중에 넣느냐, 숙성 후에 넣느냐에 따라 포트 와인과 셰리로 나뉜다. 포트 와인의 경우 숙성 중에 넣기 때문에 당도가 더 높아 디저트로 많이 쓰인다. 포르투갈의 대표적인 와인이고, 포르투갈 산은 Porto라고 표기한다. 포르투갈의 포르투 시에서 이름이 유래되었고, 역으로 그 인근에서 제조돼야만 이 이름을 붙일 수 있다. ('포르투갈 슈퍼리가'의 어느 팀과 헷갈리지 말자...) Tayler가 대표적인 브랜드.
마데이라 섬에서 만드는 독특한 포트 와인은 마데이라 와인이라고 한다. 이 쪽은 주조 과정 중 와인을 한 번 끓인다!!
심폐기능에 좋다는 얘기가 있어서 NBA의 일부 구단들은 선수들에게 조금씩 마실것을 권유하고 있다. 르브론 제임스가 특히 매일 한잔을 마시는걸로 유명하다.
[1] 맑고 밝다는 뜻이다. 와인 관련 용어는 최대 소비처인 영국에서 명명되는 경우가 많은데, Claret의 경우 백년전쟁 때문에 영국이 프랑스에서 와인을 수입하기 어렵게 되자 스페인 등 다른 나라에서 와인을 수입해 비교해 보니 보르도 와인이 맑고 밝은 색을 지녔기에 붙여진 이름이다.[2] 단, 이때의 상온은 약 18도로, 지금의 상온에서 생각하면 곤란하다.[3] 술을 취미로 즐기는 사람에게는 상식인데 상온에 가까울수록 술의 향과 맛이 잘 살아난다. 특히 향을 주로 즐기는 와인과 위스키의 경우는 비쌀수록 차갑게 마시지 않는 것이 미덕이다. 그래서 온더록 역시 그다지 추천되지 않는다. 맥주 중에서도 임페리얼 스타우트처럼 초콜릿과 커피향이 폭발하는 체급높은 맥주는 상온과 비슷할때까지 밖에 뒀다가 마시는 편이다. 반대로 무색무취인 보드카의 경우는 아예 냉동실에 넣어뒀다가 차갑고 질감도 끈적끈적해진 상태로 마시기도 한다.[4] 대표적인 사건으로 파리의 심판이 있다. 와인은 프랑스가 제일이라는 통념을 완전히 깨버린 사건으로, 신대륙 와인이 재조명받는 계기가 되었다.[5] 가톨릭에서 성찬에 사용하는 포도주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혈로 보기에, 성혈을 흘릴 경우 얼룩이 안 보일 정도로 물로 빨아서 그것을 다 마셔야 한다. 현실적으로 적포도주를 사용했을 경우 흘렸을 때 후처치가 훨씬 더 곤란하기 때문에 백포도주를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