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온도
1. 개요
온도의 SI 단위. 단위는 켈빈(K)으로, 반드시 대문자로 써야 하며 다른 온도 단위와 다르게 ° 표시를 붙이지 않는다. 단위의 명칭은 이를 연구한 켈빈 남작에서 따왔다. 이상 기체의 부피가 0이 되는 온도(절대영도)를 0 K로 정의한다. 섭씨 0도는 273.15 K에 해당한다. 온도의 간격은 섭씨와 같기 때문에, 상대온도를 나타낼 경우 섭씨와 같은 값이 된다. 절대영도는 자연에서 존재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온도이다.
2. 역사
정의가 섭씨의 정의와 비슷한데, 이는 절대온도 정의의 시작이 섭씨의 온도간격을 유지하면서 0도의 기준만 바꾼 것이기 때문이다. 켈빈 경이 1848년 섭씨나 화씨 말고 절대적인 온도 기준을 세우자고 제안해서 나온 단위가 절대온도로, 이때에는 샤를의 법칙에서 유도되는 절대영도 0 K = - 273℃[1] 외에 조건이 없는 애매한 상태였다. 또한 1968년 이전에는 K 대신 °K를 사용했다.
그러다가 1954년의 국제 도량형 총회(CGPM, Conférence générale des poids et mesures)[2] 에서 물의 삼중점을 273.16°K으로 정의하였고[3] 1967~1968년의 총회에서는 이름과 표기를 '켈빈도(degree kelvin)'와 '°K'에서 '켈빈(kelvin)'과 'K'로 바꾸었다. [4] 그러나 절대영도 탓인지 K를 °K라 쓰는 경우는 거의 없는 반면, 열역학적 온도를 켈빈 대신 도 라고 표기하는 경우는 가끔 보인다. 특히 온도가 10만 단위를 넘어가면 켈빈 대신 섭씨로 표기하는 예도 적지 않다. 섭씨나 켈빈이나 273.15도 차이만 날 뿐 측정단위는 같으므로 이 오차를 무시할 수준이 되면 섭씨로 써도 무방하다. 이런 예는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문헌에서 자주 보인다.
2005년에 들어서 물의 삼중점이 동위원소의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는 문제점이 국제 도량형 위원회(CIMP, The Comité International des Poids et Mesures)[5] 에서 제기되어 빈 표준 평균 바닷물(VSMOW, Vienna Standard Mean Ocean Water)의 동위원소 비율을 기준으로 삼기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바닷물의 동위원소 비율은 시간에 따라 가변적이라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2018년 11월 16일, 제 26차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볼츠만 상수라는 물리 상수를 이용하여 아래와 같이 재정의하고 2019년 5월 20일부터 적용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6]
켈빈(기호: K)은 열역학적 온도의 SI 단위이다. 그 크기는 볼츠만 상수($$\text{k}$$)의 값을 단위 $$\text{J}\ \text{K}^{-1} = \text{kg}\ \text{m}^2\ \text{s}^{-2}\ \text{K}^{-1}$$으로 표현할 때 정확히 $$1.380\ 649\times10^{-23}$$으로 고정시킴으로써 정해진다.
3. 과학에서의 사용
온도의 표준 단위이므로 온도 값을 요구하는 대부분의 계산에서는 켈빈온도를 쓴다. 섭씨온도에 273.15를 더하면 켈빈온도가 된다. 물리나 화학에서 유독 27℃가 많이 보이는 이유는 상온 상태를 가정할 수 있으면서도 절대온도로 300 K가 되어 계산이 편해지기 때문.
고전역학의 이론적 배경에서는 0 K은 가진 에너지가 전혀 없는 상태를 뜻하기 때문에 0 K 아래 온도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 맞았지만, 양자역학이 발달한 이후 0 K 상태에서도 에너지가 존재함이 알려졌는데, 바닥 상태의 이런 에너지를 영점에너지(zero point energy)라고 한다. 위치에너지가 0이라고 할지라도 불확정성 원리에 따라 운동에너지를 0에 맞출 수 없고, 이에 따라 조화 진동자는 (1/2)hf[7] 만큼 에너지가 있다.
빛이 거의 닿지 않는 오지에 위치한 행성의 최저 온도도 12 K[8] 아래가 드물고, 심지어 항성의 빛이 미치지 못하는 공간의 온도조차 3 K.[9] 즉 영하 270도 정도고 심지어 부메랑 성운과 같이 항성이 죽어가면서 사실상 빛이 닿지 않는 데다 바람까지 세게 부는, 그야말로 온도 내려갈 조건이 갖춰질 대로 갖춰진 지역조차도 1 K가 한계다. 당연히 태양계같이 항성의 열이 미치는 곳의 온도는 더 높다.
다만 준위의 수가 실질적으로 유한하게 된 계(예: 극저온으로 냉각된 고체 LiF 속의 F핵)에서는 열역학 3법칙을 우회하여 절대영도 이하로 온도(T<0)가 내려갈 수 있다. 보통 시스템은 에너지/열을 받을수록 엔트로피가 올라가므로 마이너스 켈빈이 될 수 없지만 특수한 시스템에선 최대한 받을 수 있는 열 또는 열용량의 한계가 있고, 이 이상으로 에너지/열을 받으면 엔트로피가 오히려 내려간다. 이후 무조건적으로 에너지를 주는 상태가 된다. 이 시스템의 현재 열용량은 마이너스가 되므로, 온도는 무한을 넘어 마이너스가 된다는 개념이다. 절대영도 항목에도 나온다. 2013년 1월 3일 네이처지에 양자 가스를 이용해 절대영도보다 낮은 온도를 만들었다는 연구가 실렸다(Quantum gas goes below absolute zero). 단여기에 따르면 이 현상을 음의 온도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일 뿐, 이는 여전히 절대영도보다는 따뜻한 온도이며 우리가 아는 절대 온도의 법칙이 깨진 것은 아니라고. 보통은 입자들이 낮은 에너지 준위를 선호하는데 이 경우는 반대로 에너지 분포가 높기 때문에 음의 온도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한다.
4. 일상에서의 사용
일상에서는 섭씨와 화씨에 밀려 거의 안 쓰인다. 특정 온도에서의 엔트로피, 에너지, 흑체복사의 정도 등을 정확하게 계산하고, 자연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자연의 기준'인 절대온도를 사용하는 과학자들과는 달리, 일반인들은 이런 계산을 할 필요가 없고, '얼마나 차가운가?' 또는 '얼마나 뜨거운가?'만이 중요할 뿐이다. 또한 실생활에서 켈빈 단위를 사용하기에는 숫자가 지나치게 커진다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보자.
위 문장을 켈빈으로 바꾸면 다음과 같이 된다.
창 밖이 얼마나 추운지, 방이 얼마나 따뜻한지, 기름이 얼마나 뜨거운지 도저히 감이 안 잡힐 정도로 숫자가 지나치게 커진다.
상식적으로 일반인이 -100°C 이하의 저온물질을 다룰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10] , 이보다 차가운 물질을 주로 다루거나, 수학적인 계산을 위해 사용하는 켈빈 온도는 일반인들에게 무의미하다. 이 때문에 과학계과 달리, 절대다수의 일반인들은 일상에서 캘빈을 쓸 일이 전혀 없다.
반면 화씨로 바꾸면 다음과 같다
조리용 기름 온도에서 켈빈과 유사할 만큼 큰 숫자가 나오지만, 기온이 대부분은 0~100도 사이에 위치하므로 일상온도와 조리온도가 확연히 구분된다.
디스플레이, 영상, 사진술 등지에서는 색온도의 단위로 절대온도가 쓰인다. 광원의 색을 이 켈빈으로 표기한 것이며, 태양광이 표준으로 5000K ~ 6000K 정도이다. 이보다 수치가 낮으면 색이 노랗게 되고, 수치가 높으면 파랗게 된다.
5. 관련 문서
[1] 0 K는 열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이보다 더 낮은 온도는 있을 수 없다.[2] 콩페랑스 제네랄 데 푸아 에 메쥐르. 프랑스어다.[3] Resolution 3 of the 10th meeting of the CGPM (1954)http://www.bipm.org/en/CGPM/db/10/3/[4] Resolution 3 of the 13th meeting of the CGPM (1967/68)http://www.bipm.org/en/CGPM/db/13/3/[5] 바로 위의 국제 도량형 총회에 속한 기구로 역시 프랑스어다.[6] 대한민국의 국가표준기본법 시행령 별표 1에서의 정의 또한 같은 날짜부로 해당 정의로 개정되었다.[7] h는 플랑크 상수[8] 관측된 태양계 소행성 중에 가장 멀리서 발견된 세드나의 표면온도가 영하 261도라고 관측했다.[9] 우주 배경 복사의 온도이기도 하다.[10] 드라이아이스도 -100°C 에 못 미친다. 그나마 액체 질소가 있기는 한데, 이조차도 일반인은 취급할 일이 거의 없다. 일반인의 쓰임이라 하더라도 극단적인 오버클럭을 하거나 분자요리를 할 때 정도가 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