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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週番, weekly duty
학교에서 출석번호에 따라 순번제로 당직업무를 맡은 학생을 가리킨다. 주로 1주일에 한 번씩 짝지어 돌아오기 때문에 '주번'이라고 일컫는다. 서양 교실에서는 보기 힘들고 [1] , 주로 일본에서 이러한 형태가 확립되었다. 그리고 일본의 영향을 받은 대한민국, 북한,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자주 보인다. 주로 등교시간에 복도 및 계단에서 우측통행을 안 하거나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잡는 일을 맡는다.
다만, 원조(?)인 일본의 경우 최근의 학원물에서는 '위원'이라고 칭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 '학급위원'의 줄임말이다. 그런데 사실 30년 전까지만 해도 학급위원/급장/반장 등은 권력의 상징이었다(...) 당장 한국만 하더라도 학급위원의 옛말이 '지도위원'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항목 참조. 그러나 주번과 위원은 엄밀히 말해서 다른 보직(?)이다. 주번은 출석번호 순번제이지만 위원은 대개 선출직이다. 위원의 선생님 셔틀화가 일어나면서 사실상 주번처럼 변한 것.
좀 더 자세히 파고 들어가면, 19세기 일본 공교육의 특성이 녹아 있는 보직이라고 할 수 있다. 메이지 유신 이후 신식 교육 시행 초반기 교육 일선에서는 교사의 수가 모자랐고, 이 때문에 몇몇 수업에서는 뛰어난 학생이 교사를 대신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를 "생장"이라고 하며, 주로 홋카이도 등 깡촌지역 학교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이후 프로이센의 군국주의를 받아들여 학교 또한 준군사조직처럼 변모했는데, 선생=장교, 학생장=부사관, 학생=병사 체제였던 것. 한국도 학도호국단이 있던 군사정권 시절에는 학생회장, 부회장 외에 3인자로서 학생장 보직이 있었고, 일부 고등학교는 현재도 거수경례를 하며 학생장 보직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다. 일본은 현재도 학교 구성원으로서의 학생은 여전히 생도라고 부르고 있다. (일본어에서 학생은 주로 직업으로서의 개념이 강한 단어다.) 그리고 주번은? 일종의 당직사관 역할.
초등학교라든가 남녀공학 중/고등학교에서는 보통 남녀를 섞어 짝지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러브코미디물 등에서 높은 확률로 주번을 같이 하며 '''플래그'''가 선다. 플래그가 안 서더라도 스토리 흐름상 뭔가 이벤트가 일어난다.(...)
위 영상처럼 일선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문제 풀어보라고 시킬 사람 없으면 항상 지목당하는 1순위이다.(...)
[1] 다만 영국 고등학교에는 'duty student'라는 비슷한 제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