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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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마라트 알 누만 대사원의 회랑
複道. corridor. 건물과 건물 사이를 이으며 지붕을 씌운 길. 또는 건물 내부의 통로.
도망칠 수 있는 곳은 오직 복도의 양 끝인 점이 심리적 압박을 주기도 한다. 공포 관련 창작물에 자주 출몰하기도 하는 빨려들 것 같은 어두운 복도가 주는 위압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복도'는 한국에서만 쓰는 한자어다. 중국에서는 '走廊'(zǒuláng), '过道'(guòdào), '楼道'(lóudào) 등을 사용하며, 일본에서는 廊下(rōka)라는 한자를 쓴다. 일제강점기의 영향인지 한국에서도 일부 나이드신 분들이 일본 한자를 한국식으로 읽은 '낭하'라 하는 경우가 있다.
좁은 복도를 '골마루'라고 하기도 한다. 요즘에는 활용 빈도가 많이 줄어든 말이다.
2. 주택과 아파트의 복도
2.1. 복도식 아파트
아파트 출입 방식의 경우 한일 양국의 양상이 정반대이다. 한국에서는 복도식 구조를 저소득층 대상 임대아파트에나 사용할 법한 구조로 보고 기피하며, 중산층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분양 아파트들은 대부분 엘리베이터나 계단에서 바로 출입하며 각 세대 라인이 완벽하게 분리된 '계단실' 방식(소위 계단식)을 선호한다. 2010년대 후반 이후에 지어지는 대단지 신축 아파트도 단지 내 1~2동 정도 있는 임대아파트 동에는 복도식 구조를 적용하기도 한다. 이 경우 임대동과 분양동을 밖에서도 바로 구별할 수 있어 미묘한 위화감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면 일본의 경우 '만숀'이라 부르는 분양 아파트라도 복도식이 매우 흔하다. '타와만'이라 불리는 초고층, 고급 아파트조차 호텔 스타일로 복도를 만들 정도다.
이러한 차이는 바로 아래에 서술된 실내구조 차이도 한 몫한다. 한국의 아파트들은 거실이 바로 보이는 평면이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문제가 크게 작용한 반면, 서양권이나 일본은 복도식 아파트라도 현관문을 열면 또다시 작은 복도가 나타나므로[1] 프라이버시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앞선 특성 탓에 한국에서는 복도식 아파트 맨 끝에 살고 있는 거주민의 경우, 복도에 문을 설치해서 거주 면적을 늘리고자 하는 일이 종종 있다. 이는 공용공간인 복도를 불법 점유한 것으로 주택법 및 소방법 위반으로 벌금이 선고된다. 가끔 이를 모르고 설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하지 말자.
2.2. 실내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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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권[2] 과 일본의 주택구조는 방을 일직선으로 배치하는 평면설계가 많다.[3] 자연스럽게 복도 공간이 형성되며 거실도 하나의 방으로 완벽하게 분리된다. 일본에서 다른 동양국가들과 다르게 복도식 주택구조가 일반화된 데에는 교토의 전통가옥인 마치야의 영향을 들 수 있다.[4]
반면 한국에서는 그리 선호되지 않는 공간인데, 한옥의 안마당과 대청마루의 영향으로 개방적인 실내를 선호하는 국민 정서 때문이다. 또한 맞통풍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도 한국인이 중복도형 평면을 좋아하지 않는 원인 중 하나이다.
3. 학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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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교실 못지 않게 학생들의 운동장이 된다. 요새 생기는 학교들은 신발장이 출입구에 사물함 형태로 있어서 그럴 일이 없지만 예전에 지어진 학교들은 교실 옆에 신발장이 있고 다들 실내화를 챙겨 다니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교실까지 신발을 신고 오는 덕분에 복도와 계단이 모래투성이일 때가 많다.
1970년대까지는 나무 바닥 복도도 있었으나,[5] 내구성이나 나무 자체에서 가시가 나오는 등 안전성 문제 탓에 80년대 이후로 흔히 "도끼다시"라고 부르는 테라조 바닥으로 대체되었다. 차고 딱딱한 바닥에 조약돌 무늬가 불규칙적으로 있는 재질이다. 테라조 바닥이 너무 딱딱하고 관리가 어려워서인지 요즘은 타일이나 리놀륨 장판으로 교체되고 있는 추세다.
3.1. 학교 복도에서 일어나는 일
청소 중에 비교적 꿀로 꼽힌다. 다만 선생이 신발장 청소를 자주 시키는 쪽이면 귀찮아진다. 보통은 빗질 한 번 하고 걸레로 대충 밀어버린다. 교실은 책상을 뒤로 밀거나 앞으로 모는 등 귀찮은 일이 있는 거 생각하면 편하다. 근데 신발장 청소하면 신발 다 내리고 비로 쓸어야 한다. 신발장이 사물함에 딸리면 상관 없지만.
보통은 교실과 교실, 화장실 등으로 이동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복도 축구가 자주 벌어진다. 진짜 축구공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탱탱볼 같은 걸로 하며 슬리퍼를 쓰는 경우도 있다.
말뚝박기도 자주 벌어진다. 그리고 어느 학교나 복도에 척후병이 있다. 수업종이 올린 후에 복도에서 기웃거리다가 선생이 오면 뒷문으로 들어와 "온다"고 외치는 애들. 야간자율학습에도 자주 나타난다. 그래서 어떤 선생들은 야자 감독할 때 복도에다가 의자 갖다놓고 감독한다. 겨울엔 추워서 그냥 교무실에 짱박혀 있지만. 다만 학년 초에는 거의 교실에 남아 있는다.
[1] 아따맘마에 등장하는 주인공 집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2] 엄밀히 말하면 서양권의 경우 거실중심형 평면과 중복도형 평면이 혼재된 양상이다.[3] 한국과 일본의 주택 평면도를 비교해보면 한국의 경우 거실중심형 방사형 평면으로 설계해서 정사각형에 가까워지는 데 비해, 서양권과 일본은 집 자체가 매우 길쭉해지는 형상으로 나타난다.[4] 교토식 마치야 가옥은 복도 자체가 부엌을 겸한다.[5] 지방에 따라서는 1990년대나 2000년대 초까지도 복도가 나무 바닥인 학교들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