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전 논문
'''preprint''' / manuscript
한 논문이 완성된 후 저널의 평가를 받는 동안 임시로 웹 아카이브를 통하여 과학자사회에 공개되는 초안. 아카이브 논문이라고도 한다.
프로시딩이 학회 발표의 형태로 알려지는 연구결과라면, 출판전 논문은 특정 저널에 게시되기 위한 절차를 밟는 동안 웹상에 미리 업로드하여 읽어보도록 한 것이다. 물론 출판전 논문 역시 인용의 대상이 될 수 있다. APA 기준으로 인용법은 (Kim & Park, in press) 같은 식.[1] 구글 스콜라에는 이제 갓 출판된 논문이 벌써부터 몇 건씩 인용되고 있다고 뜨는 경우가 있는데, 많은 경우는 출판전 논문의 상태에서 그것을 읽고 자신의 다른 연구에 참고했다는 얘기다.
보통 최소한의 심사를 거쳐서 아카이브에 곧장 업로드가 가능하다. 업로드의 완료와 함께 고유번호를 부여받고, 보통 이 번호를 가지고 임시로 자신의 논문을 특정하게 된다. 그리고 이후 저널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기다리다가, 심사에서 합격하여 게재가 확정되었을 경우 아카이브에 해당 기사로 연결해 주는 링크가 포함된다.
가장 큰 이유는 '''저널 평가가 갈수록 까다로워지면서 그만큼 시간적 소요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애가 타는 일일 수밖에 없다. 한 사례로, 펀딩을 해 준 기업체와 대학교는 성과를 어서 빨리 내라고 들들 볶아대는데, 정작 저널 출판 프로세스가 늦어진다면[2] 연구자 입장에선 막대한 손해를 볼 위험도 있다. 이 경우, 임시로 출판전 논문을 활용해 자신의 연구실적을 증빙할 수 있다. 또한 이와 같은 시간적 신속성은 동료 연구자들에게 더 빠르게 영향을 주고, 더 빠른 피드백도 받을 수 있게 한다. 그래서 젊은 학자들은 SNS 상에서 "요즘 아카이브에 어쩌고저쩌고 하는 게 올라왔던데 그거 쩔더라?" 하는 식으로 입소문을 퍼뜨리기도 한다.[3]
또한 많은 아카이브들은 '''연구실별 속도전이 발생했을 때 연구 아이디어 혹은 특허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 즉 많은 사람들이 탐내는 놓치기엔 너무 아까운 고기가 있다면, 너도나도 연구를 하는 통에 "가장 먼저" 성과를 발표한 연구팀이 누구네인지 찾기는 쉽지 않은 작업일 터이다. 이때 아카이브를 활용하면 매우 유용한데, 초안이 업로드된 날짜와 시간을 명기해 놓고 있기 때문에 뒷말이 나올 가능성이 차단되기 때문이다. 거꾸로 말하자면 이런 학자들은 "내가 연구하는 주제를 남이 선점했다더라" 하는 소식을 주로 아카이브의 출판전 논문들로부터 얻곤 한다.
마지막으로 '''저널 심사를 받으면서 그와 동시에 더 큰 과학자사회에 자신의 성과를 알리기 위함인 것도 있다.''' 특히 자신의 연구에 대해 자랑스러워하거나 크게 고무된 학자들은 몇몇 저널들의 편집장 및 심사위원에게만 읽히게 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더 많은 관련분야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를 접하고 자유롭게 비평해 주기를 바란다. 물론 이런 교류를 통해서 최신 동향을 감지하는 학계의 얼리 어답터들도 적지 않다. 비유하자면 커뮤니티 활동을 해도 기왕이면 더 크고 더 많은 곳에서 활동하고 싶어하고, 위키질을 해도 기왕이면 군소 위키보다는 나무위키에 쓰고 싶어하는(?) 것과도 유사하다고 해야 할지도.(…)
보통 가장 잘 알려진 아카이브 "arXiv" 는 물리학 분야의 최신 논문들을 업로드하기 위하여 열렸으나 이후 점차 더욱 다양한 이공계 각 영역들을 포괄하게 되었다. arXiv.org 바로가기 관리주체는 코넬 대학교 도서관. lanl.gov 링크도 존재하는데, 이쪽은 주소가 주소이다 보니 종종 성인 사이트로 오해받아서 잘못 차단당하는 일도 생긴다고 한다.(…)
그 외에도 사회과학 분야의 SSRN.com, 생물학 분야의 BioRxiv.org 및 PeerJ.com, 《네이처》 에서 관리하는 아카이브 서버 Nature Procedings 등이 있다. 기존의 arXiv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포괄성을 넓힌 viXra도 있다 (viXra.org 바로가기). 물론 국내에도 잘 찾아보면 적잖은 대학교들에서 이런 학술 레포지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프로시딩과 마찬가지로, 가장 중요하고 확실한 한계점은 '''동료평가를 아직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출판전 논문은 어찌보면 학술계가 갈수록 "빨리빨리"(…)를 외치다 보니 강조되는 것인데, 그러다가 적절한 평가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로 무분별하게 인용되고 퍼져나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런 서비스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저널 심사도 아직 통과 못 한 새파란 논문이 여기저기 인용되고 입소문이 퍼지는 일은 상상조차 못 했을 터. 물론 논문의 가치가 꼭 그런 식으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의 검증 및 비평의 과정은 거쳐야 비로소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 과학자사회의 영업철학이라면, 출판전 논문을 접하고 인용하고 알리는 것 역시 신중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아카이브에 올린 것은 차후 저널 투고를 예고한다는 의의 정도밖에는 없다. '''실제 대학교나 기업체에서 인정해 주는 연구실적 기록에 아카이브의 출판전 논문들은 포함되지 않는다.'''[4] 일부 무책임한 교수나 연구자들이 아카이브에 잔뜩 뭔가를 올린 후 이걸 가지고 자기 연구실적을 뻥튀기(…)하려는 사례도 있다고는 하는 모양이지만, '''국물도 없다.''' 연구성과를 인정받으려면 동료들에게도 인정받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개인이 하는 연구를 아카이브에 올린후 "논문" 올렸다고 SNS나 페이스북 페이지 등에 홍보를 하기도 한다. 자기가 한 내용을 나누는 면에서는 바람직 하지만, "논문"으로써의 권위는 전혀 없다. 애초에 아카이브에 올리든 블로그에 올리든 싸이월드에 올리든 논문은 논문이다. 다만, 그 논문의 권위는 동료평가에서 나올뿐이다. 따라서 가려 보도록 하자.
출판전 논문은 보통 물리학 분야에서 가장 친숙하고 익숙하다. 그러다가 이것이 대중들 선에서 알려지게 된 계기는 송유근 논문 표절 사건 이후 송씨가 다시 쓴 논문이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이다. 해당 논문은 아카이브 관리자가 표절을 우려하였을 정도로 독창성(originality)이 없다는 혹평을 받았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서술을 참고.
1. 개요
한 논문이 완성된 후 저널의 평가를 받는 동안 임시로 웹 아카이브를 통하여 과학자사회에 공개되는 초안. 아카이브 논문이라고도 한다.
프로시딩이 학회 발표의 형태로 알려지는 연구결과라면, 출판전 논문은 특정 저널에 게시되기 위한 절차를 밟는 동안 웹상에 미리 업로드하여 읽어보도록 한 것이다. 물론 출판전 논문 역시 인용의 대상이 될 수 있다. APA 기준으로 인용법은 (Kim & Park, in press) 같은 식.[1] 구글 스콜라에는 이제 갓 출판된 논문이 벌써부터 몇 건씩 인용되고 있다고 뜨는 경우가 있는데, 많은 경우는 출판전 논문의 상태에서 그것을 읽고 자신의 다른 연구에 참고했다는 얘기다.
보통 최소한의 심사를 거쳐서 아카이브에 곧장 업로드가 가능하다. 업로드의 완료와 함께 고유번호를 부여받고, 보통 이 번호를 가지고 임시로 자신의 논문을 특정하게 된다. 그리고 이후 저널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기다리다가, 심사에서 합격하여 게재가 확정되었을 경우 아카이브에 해당 기사로 연결해 주는 링크가 포함된다.
2. 왜 나타났는가?
가장 큰 이유는 '''저널 평가가 갈수록 까다로워지면서 그만큼 시간적 소요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애가 타는 일일 수밖에 없다. 한 사례로, 펀딩을 해 준 기업체와 대학교는 성과를 어서 빨리 내라고 들들 볶아대는데, 정작 저널 출판 프로세스가 늦어진다면[2] 연구자 입장에선 막대한 손해를 볼 위험도 있다. 이 경우, 임시로 출판전 논문을 활용해 자신의 연구실적을 증빙할 수 있다. 또한 이와 같은 시간적 신속성은 동료 연구자들에게 더 빠르게 영향을 주고, 더 빠른 피드백도 받을 수 있게 한다. 그래서 젊은 학자들은 SNS 상에서 "요즘 아카이브에 어쩌고저쩌고 하는 게 올라왔던데 그거 쩔더라?" 하는 식으로 입소문을 퍼뜨리기도 한다.[3]
또한 많은 아카이브들은 '''연구실별 속도전이 발생했을 때 연구 아이디어 혹은 특허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 즉 많은 사람들이 탐내는 놓치기엔 너무 아까운 고기가 있다면, 너도나도 연구를 하는 통에 "가장 먼저" 성과를 발표한 연구팀이 누구네인지 찾기는 쉽지 않은 작업일 터이다. 이때 아카이브를 활용하면 매우 유용한데, 초안이 업로드된 날짜와 시간을 명기해 놓고 있기 때문에 뒷말이 나올 가능성이 차단되기 때문이다. 거꾸로 말하자면 이런 학자들은 "내가 연구하는 주제를 남이 선점했다더라" 하는 소식을 주로 아카이브의 출판전 논문들로부터 얻곤 한다.
마지막으로 '''저널 심사를 받으면서 그와 동시에 더 큰 과학자사회에 자신의 성과를 알리기 위함인 것도 있다.''' 특히 자신의 연구에 대해 자랑스러워하거나 크게 고무된 학자들은 몇몇 저널들의 편집장 및 심사위원에게만 읽히게 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더 많은 관련분야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를 접하고 자유롭게 비평해 주기를 바란다. 물론 이런 교류를 통해서 최신 동향을 감지하는 학계의 얼리 어답터들도 적지 않다. 비유하자면 커뮤니티 활동을 해도 기왕이면 더 크고 더 많은 곳에서 활동하고 싶어하고, 위키질을 해도 기왕이면 군소 위키보다는 나무위키에 쓰고 싶어하는(?) 것과도 유사하다고 해야 할지도.(…)
3. 주요 아카이브들
보통 가장 잘 알려진 아카이브 "arXiv" 는 물리학 분야의 최신 논문들을 업로드하기 위하여 열렸으나 이후 점차 더욱 다양한 이공계 각 영역들을 포괄하게 되었다. arXiv.org 바로가기 관리주체는 코넬 대학교 도서관. lanl.gov 링크도 존재하는데, 이쪽은 주소가 주소이다 보니 종종 성인 사이트로 오해받아서 잘못 차단당하는 일도 생긴다고 한다.(…)
그 외에도 사회과학 분야의 SSRN.com, 생물학 분야의 BioRxiv.org 및 PeerJ.com, 《네이처》 에서 관리하는 아카이브 서버 Nature Procedings 등이 있다. 기존의 arXiv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포괄성을 넓힌 viXra도 있다 (viXra.org 바로가기). 물론 국내에도 잘 찾아보면 적잖은 대학교들에서 이런 학술 레포지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4. 활용의 한계점
프로시딩과 마찬가지로, 가장 중요하고 확실한 한계점은 '''동료평가를 아직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출판전 논문은 어찌보면 학술계가 갈수록 "빨리빨리"(…)를 외치다 보니 강조되는 것인데, 그러다가 적절한 평가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로 무분별하게 인용되고 퍼져나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런 서비스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저널 심사도 아직 통과 못 한 새파란 논문이 여기저기 인용되고 입소문이 퍼지는 일은 상상조차 못 했을 터. 물론 논문의 가치가 꼭 그런 식으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의 검증 및 비평의 과정은 거쳐야 비로소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 과학자사회의 영업철학이라면, 출판전 논문을 접하고 인용하고 알리는 것 역시 신중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아카이브에 올린 것은 차후 저널 투고를 예고한다는 의의 정도밖에는 없다. '''실제 대학교나 기업체에서 인정해 주는 연구실적 기록에 아카이브의 출판전 논문들은 포함되지 않는다.'''[4] 일부 무책임한 교수나 연구자들이 아카이브에 잔뜩 뭔가를 올린 후 이걸 가지고 자기 연구실적을 뻥튀기(…)하려는 사례도 있다고는 하는 모양이지만, '''국물도 없다.''' 연구성과를 인정받으려면 동료들에게도 인정받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개인이 하는 연구를 아카이브에 올린후 "논문" 올렸다고 SNS나 페이스북 페이지 등에 홍보를 하기도 한다. 자기가 한 내용을 나누는 면에서는 바람직 하지만, "논문"으로써의 권위는 전혀 없다. 애초에 아카이브에 올리든 블로그에 올리든 싸이월드에 올리든 논문은 논문이다. 다만, 그 논문의 권위는 동료평가에서 나올뿐이다. 따라서 가려 보도록 하자.
5. 기타
출판전 논문은 보통 물리학 분야에서 가장 친숙하고 익숙하다. 그러다가 이것이 대중들 선에서 알려지게 된 계기는 송유근 논문 표절 사건 이후 송씨가 다시 쓴 논문이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이다. 해당 논문은 아카이브 관리자가 표절을 우려하였을 정도로 독창성(originality)이 없다는 혹평을 받았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서술을 참고.
6. 주요 참고자료
7. 관련 문서
[1] in preparation이나 forthcoming과는 다르다. 이것들은 아직 공개도 안 된, 말 그대로 작성 중인 논문임을 의미. 물론 이것들은 학술문헌에서 인용되지는 못하고, 대신 개별 연구자들의 개인 홈피나 이력서(CV)에서 볼 수 있다.[2] 빨라도 보통 몇 개월은 잡고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3] 이런 류의 입소문을 근거로 해서 만든 인용지수가 다름아닌 알트메트릭스(Altmetrics)이다.[4] 즉 내가 이 연구에 연구비를 지출한 결과는 증빙할 수 있지만 그게 실적이 되진 않는다. 결국에는 저널에 게재될지 어떨지도 불분명하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