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잔의 비밀

 

불타는 성전 말기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떠돌던 도시전설. 레이드 던전 카라잔에 숨겨진 것들이 존재하고,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그 숨겨진 조건을 해금할 수 있다는 소문이었다. 그러나 확장팩 리치 왕의 분노의 출시와 함께 이 소문의 기반이 되는 떡밥 중 하나가 완전 엉터리로 밝혀지면서, 소문은 소문이었을 뿐이라고 대강 결론이 난 상태이다.
1. 배경 설명
2. 말을 걸 수 있는 NPC
3. 히든 퀘스트
4. 퀘스트를 받았다?
5. 카라잔 지하
6. 결론
7. 관련 문서


1. 배경 설명


우선 카라잔 자체는 이미 오리지널 당시부터 존재했던 곳으로, 던전 입구 자체는 있었으나 문이 잠겨 들어갈 수 없었다. 카라잔의 던전은 불타는 성전에서 등장했다. 덤으로 카라잔은 오리지널 당시에도 호러 스팟으로 유명했는데, 색감도 을씨년스럽고 주변 마을을 보면 유령이 된 마을사람들이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시체가 나뒹구는 등 음습한 분위기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당시 카라잔에는 입구가 총 4개 있었다. 하나는 정문, 하나는 측면 출입구, 또 하나는 탑꼭대기에 그리핀 2마리와 함께 있는 철창문, 마지막으로 '모건의 터'라 불리는 지하 납골당 입구[1]다. 정식공개되며 열린 출입구는 정문과 측면 뿐이었기에 이는 미스테리었으며 테레스티안 일후프의 방에는 클릭은 불가능하지만 활성화가 되는 '두루마리'라는 오브젝트가 놓여 있었다.

2. 말을 걸 수 있는 NPC


카라잔 내부에는 이상하게도 '말을 걸 수 있는 NPC'가 상당수 있었다. 몇몇은 퀘스트를 주거나 수리, 물건 판매 같은 편의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외의 NPC들은 단순히 대사 몇마디를 하는 것 외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끔 아주 의미심장한 대사를 내뱉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이들 역시 좋은 떡밥이 되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벤네트: 근위병 막사에 있는 NPC로 대화를 하면 "근위병들을 훈련시키느라 바쁘다" 는 말만 한다. 아래 설명하겠지만 가장 떡밥이 많았던 NPC다.
  • 칼리아드: 마굿간을 순찰하는 야경꾼 유령. 전투가 벌어지는 현장을 지나치면 "쥐 죽은 듯 조용하군." 이라는 말을 한다.
  • 이본로크: 무도회장(모로스 구간) 2층에서 볼 수 있는 NPC. 말을 걸면 "여기 있는 귀족들(모로스의 하객들)은 너무 멍청해서 메디브 님을 만날 수 없다. 그냥 어둠골에서 가족들과 함께 있을걸 그랬다." 라는 말을 한다.
  • 헤이스팅스: 하인 숙소를 지키는 유령. 하인 숙소 안에서 정체불명의 야수들이 튀어나왔다면서 좀 잡아달라는 말을 한다.
  • 세바스티앙: 파이프 오르간 연주자. 오페라 이벤트 구간 파이프 오르간쪽에 있다.

3. 히든 퀘스트


우선 카라잔의 숨겨진 방에서 받을 수 있는 '히든 퀘스트'가 존재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게임메카쪽에서 퍼진 루머였는데, 글쓴이가 미국의 한 공대장의 친구에게서 들은 이야기라는 딱지가 붙어 있었다. 주요 골자는 혈투의 전장 전사 퀘스트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이야기였다. 요약하면
  • 최근에 개발진 중 한 명이 밝혔다고 전해짐
  • 카라잔에는 전설급 장비를 얻는 퀘스트가 숨겨져 있음
  • 그 퀘는 혈장 용사냥개론 퀘에서 힌트를 얻었음
  • 직업별로 수백 가지 다른 조건이 있으며 이 조건을 충족 시 퀘가 시작됨 (단순히 퀘를 주는 NPC를 찾는다고 시작되지 않음 / 레이드가 진행중인 도중에 이 퀘스트가 랜덤하게 작용된다고 함 / 유저간 정보 공유를 통해 누구나 레전드리 퀘를 받는 것을 막기 위해 랜덤하게 발동된다고 함)
  • 다른 공대원은 당사자가 퀘를 시작했다는 것을 알지 못함
  • 개인별로 퀘가 진행되어 낙스라마스를 거쳐 다시 카라잔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음
  • 개발진은 레전드리템을 너무 많은 수의 유저가 들고 다니기를 원치 않음
  • 퀘는 홀로 시작하나 때로는 40인 공대를 구성해야 할 때도 있음
이렇다.
카라잔의 하인 숙소 루트로 진행하다 보면[2] 활강의 샤디키스, 파괴자 로카드, 잠복꾼 히아키스라는 랜덤 네임드가 등장하는데, 이 네임드들을 잡으면 랜덤 접두사가 붙은 장화/허리띠를 드랍한다. 근데 가끔 버그로 옵션이 아무것도 붙지 않은 장비가 등장하기도 했는데, 이 버그 장비가 히든 퀘스트의 트리거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또한 사냥꾼 어튜멘[3]이 있는 곳에서 뒤로 돌아가지 않고 앞으로 쭉 진행을 하면 근위병 막사로 올라가는 계단과 유령 경비병들이 등장한다. 여기서 연회장 주방을 경유해 모로스에게 갈 수 있다. 한편 주방 입구 옆쪽에 '피로 물든 문'이라는 정체불명의 문이 있는데, 잠겨 있다. 도적의 자물쇠 따기로도 열 수 없으며 카라잔 어디에도 이걸 열 수 있는 스위치나 열쇠 등은 드랍되지 않는다. 또한 주변에 벤네트라는 NPC가 있는데, 말을 걸면 근위병들을 훈련시키느라 바쁘다는 말밖에 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 벤네트는 파멸의 어둠을 잡을 때 가끔 버그인지 뭔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애드되는 경우도 있었다.[4]
근위병 막사 외에도 메디브의 방(공작 말체자르 전 코스에서 계단을 오르지 않고 진행하면 나온다)이나 하인 숙소 문에 대한 미스테리도 있었는데, 메디브의 방은 몹 잡고 가면 자동으로 열리고 하인 숙소 문은 모로스를 죽이면 자동으로 열리니 결국 카라잔에서 열리지 않는 문은 근위병 막사의 문뿐이다.
히든 퀘스트 자체가 아주 근거없는 소문은 아닌 것이, 실제로 와우에는 굳이 찾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숨겨진 퀘스트나 지역같은 게 꽤 있었다. 예를 들면 아라시 고원 탄돌 교각의 끊어진 다리로 점프하면 드워프 NPC가 있는데, 그 NPC에게서 술배달을 하는 퀘스트를 받을 수 있었고[5] 사제의 직업퀘스트인 신앙의 눈 등 어딘가에 뜬금없이 숨겨진 퀘스트들이 몇 개 있었다. 그래서 카라잔에도 히든 퀘스트가 있을 것이라 믿은 것이다.
또한 황천의 폭풍의 공중섬에 있는 알 수 없는 묘비 같은 오브젝트나[6] 티리스팔 숲에 있는 암흑사제 살렘의 상자같이 지나치기 쉽지만 어떤 역할도 하지 않는 오브젝트도 존재한다는 게 밝혀지면서 더욱 유저들의 모험심에 불을 당겼으며, 결정적으로 미국, 유럽, 한국의 GM들이 모두 '카라잔에 히든 퀘스트가 있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 훗날 공개될 수도 있다' 라는 식의 발언을 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4. 퀘스트를 받았다?


2008년 5월 31일 플레이포럼에서 누군가가 히든 퀘스트를 받았다는 주장을 했다. 해답은 벤네트이며, 벤네트를 죽이면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를 준다는 것이다. 방 안으로 들어가면 '심하게 고통받은 경비병'이라는 NPC가 있고 이 NPC에게 퀘스트를 받는다는 설명이 있었다. 여기에 낚여서 실제 카라잔을 헤멘 유저들도 있었다.
다만 그후 바로 모델뷰어를 이용해 막사 내부를 촬영한 스크린샷이 올라왔고, GM을 통해 근위병 막사의 문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답변을 받음으로써 이 주장은 바로 반격당했다. 이후 당사자가 아무 글도 쓰지 않은 것으로 보아 적절한 낚시로 사료된다.

5. 카라잔 지하


앞서 말했듯이 카라잔에는 지상뿐 아니라 지하도 존재한다. '모건의 터'(Morgan's plot)[7]라 불리는 납골당의 철창문을 뚫고 들어가면 볼 수 있는데, '악의 소굴' '빈민가' '속죄의 방' 등 알 수 없는 이름을 한 장소들이 있으며 사방에 해골이 널려있는 호러 스팟이다. 소설 '최후의 수호자' 에서 카라잔에는 똑같이 생긴 지하층이 존재한다는 말이 나오면서 카라잔 지하가 새로운 던전으로 나올지도 모른다는 루머도 돌았다. 만약 나온다면, 대격변이 아니라 에메랄드 드림과 관련된 확장팩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카라잔 하층은 '최후의 수호자'에서 메디브의 제자인 카드가와 안두인 로서등이 오크를 아제로스로 불러 들어온 메디브를 처단하는 장소이다. 이 과정에서 카드가 일행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림자 괴물'들 에게 공격을 당한다. 현재 와우에서 "그림자 괴물"과 가장 유사한 몹이 유일하게 출현하는 장소는 몇몇 퀘스트를 통해 들어갈수 있는 에메랄드의 꿈이 유일하다. 거기다가 에메랄드의 꿈은 아제로스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반전 세계라는 점 역시 카라잔의 하층과 비슷한 컨셉이다.
한 인벤유저가 직접 자세하게 탐방한 내용이 있다.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1054&l=11221
2008년 1월 블리자드IRC

The Emerald Dream is still in development for grander plans. '''Karazhan Lower Side''' could take a while since Blizzard wants to visit some other instances first. Grim Batol & Uldum will be used to make old content not a ghost town. They are also still being worked on and planned for future expansions.

(에메랄드의 꿈은 현재 계획을 크게 잡고 진행중에 있다. 카라잔 지하는 다른 인스턴스 몇 가지를 진행한 후 가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림 바톨울둠은 유령 마을이 아니라 전부터 계획된 컨텐츠다. 이건 모두 다음 확장팩을 대비하기 위한 준비물이다.)

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7.3 패치에서 추가된 수수께끼 풀이로 얻는 탈것인 깨어있는 악몽을 얻는 마지막 장소로 쓰였으며, 대신 망각의 샘의 구멍은 막혀있다.

6. 결론


결국 리치 왕의 분노 직전에 이르러서야 카라잔 근위병 숙소가 공개되었다. 그리고 정작 그 안에서 나온 건 산레인의 공작 '텐리스 머크블러드'였고, 안에서는 리치 왕의 분노 월드 이벤트 퀘스트 중 일부를 수행할 수 있었다.
이렇게 카라잔 히든 퀘스트 루머는 다 끝나버렸다. 리치 왕의 분노가 끝나고 대격변이 일어난 후 근위병 숙소는 잠긴 문도 아니며, 들어가면 텅 비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여전히 카라잔 지하는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항간에는 '12세 등급을 받기 위해 개발을 중단했다' 라는 이야기도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3번 항목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느낌이 있다.

1. 최근에 '개발진 중 한 명이' 밝혔다고 함 - '''하지만 어디서, 누가 밝혔는지는 모른다. '누구에게' 밝혔는지도 언급되지 않는다.'''

2. 직업별로 수백 가지 조건이 있으며 조건 만족 시 퀘스트 발생 - '''하지만 수백 가지 조건을 '어떻게', '누가' 밝혀냈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

3. 다른 공대원은 당사자의 퀘스트 시작을 모름 - '''그렇다고 퀘스트 받은 사람이 '나 xx퀘 받았다'고 까발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4. 개발진은 레전더리템을 너무 많은 유저가 가지길 원하지 않음 - '''그렇다면 그런 퀘스트를 애초에 주지 않거나, 그냥 아이템 드랍률을 낮춰버리면 그만이다.'''

결론은, '''있을 수도 있지만 이런 방식은 아니다'''는 말이다. 일단 개발진 중 한 명이 밝혔다는 이야기는 루머에 신빙성을 더하려는 목적으로 뿌리는 일종의 양념 같은 '카더라'에 가깝다. 어디서, 누가, 누구에게 밝혔는지에 대한 확실하고 일관성 있는 근거가 없다는 사실을 주목하자. 게다가 트리거를 굳이 복잡하게 만들 이유가 없다. 기껏 만들어놓고 아무도 찾아내지 못한다면 데이터 낭비일 뿐이다. 다른 공대원은 당사자의 퀘스트 시작을 모른다는 대목과, 개발진이 '''너무 많은 유저가 레전더리를 가지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는 대목에서 이 이야기가 루머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확실해진다. 3번 항목에서도 언급했듯이 퀘스트 받은 사람이 나 xx퀘 받았다고 떠들지 않을 이유가 없다. 입막음할 방법이 없고, 자발적으로 입을 다물고 있을 이유도 없다. 루머를 만든 사람도 그 부분이 신경쓰였는지, 두루뭉실한 4번 항목을 언급해 '해당 퀘스트가 알려지지 않았고, 퀘스트를 완료한 유저가 보상 아이템을 끼고 돌아다니지도 않는다'는 부분을 보완하려 한 흔적이 보이지만, 전형적인 사기꾼의 수단 중 하나다. 아래 두 문장을 비교해 보자.

'''나는 사실 히든 퀘스트를 클리어 해서 보상 아이템을 받았다. 하지만 GM이 퀘스트 내용과 보상 아이템의 스펙 공개를 원하지 않아서 말해줄 수도 없고, 장착한 모습을 보여줄 수도 없다.'''

'''나는 사실 국정원 비밀 요원이다. 하지만 내가 하는 일의 구체적인 내용과 직원이라는 증거는 국가에서 함구령이 내려져 있어서 말해줄 수도 없고, 일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없다.'''

거의 같은 이야기다.
판다리아의 안개 도중 블리자드가 카라잔의 내부를 살짝 정리하기도 했고,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시점에서도 잊을 만 하면 인터뷰에서 언급되어 떡밥을 살짝살짝 뿌리고 있다. 그러다 군단에서 부정 죽음의 기사와 고통 흑마법사유물 무기가 카라잔 탑 지하에 잠들어있고, 7.1 패치에서 카라잔이 5인 인던으로 리뉴얼되며 떡밥은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봐도 무방한 상태이다.
그리고 군단 시점에 숨겨진 탈것 깨어있는 악몽 획득의 막바지에 카라잔 지하 공간이 쓰이고, 가장 깊은 곳에서 상자를 루팅하게 됨으로써 결국 떡밥은 해소되었다.
오리지널 당시 개발자 중 한 명이었던 존 슈타츠가 작성한 회고록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개발일지(The World of Warcraft Diary)에 의하면 개발진들은 가장 초기에 만들어진 던전 중 하나인 죽음의 폐광에 매우 만족하여 공격대 던전은 더더욱 크게 만들고자 하였는데, 그 의욕이 너무 넘친 나머지 카라잔을 필요 이상으로 크게 만들어버린데다 정작 유저들에게는 거대한 인스턴스가 별로 인기가 없었기에 후반에는 붉은십자군 수도원처럼 인스턴스를 소규모로 제작하게 되었으며, 카라잔의 경우에도 '와인창고'와 '언데드 지하무덤'을 잘라내야했다고 한다. 납골당이라고 명확하게 명시한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카라잔 지하가 미완성으로 남은 이유인 듯 하며, 탑의 미완성 오브젝트들도 너무 많은 것을 추가하려다 취소된 흔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개발에 난항을 겪은 나머지 가장 초기에 만들기 시작한 공격대 던전이었던 카라잔은 결국 오리지널에는 추가되지 못 하고 불타는 성전에서야 등장하게되었다.

7. 관련 문서



[1] 이쪽은 인스턴스 던전이 아니다[2] 몹이 많아서 짜증나는데다가 주는 것도 없어 한국 플레이어들은 이쪽으로 거의 가지 않았다[3] 이 녀석도 좋은 떡밥이 되었는데, 천둥이는 카라잔에서 '''유일한''' 비선공몹이다.[4] 벤네트는 기본적으로 녹색 이름, 즉 대화가 가능한 우호적 NPC다[5] 얼라이언스 전용이다. 참고로 여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갈 수 없고 천골마를 탄 채 적절한 거리에서 점프해야만 닿는다[6] 훗날 이것은 스타크래프트 고스트의 개발중단을 추모(?)하는 노바의 무덤으로 밝혀졌다[7] 모건(Morgan)이라는 이름도 큰 떡밥인데 와우상에서 모건이라는 이름을 가진 NPC는 그늘숲 모르라딤 퀘스트의 '모건 래디모어'(Morgan Ladimore)와 불타는 평원의 모건에 망루에 있는 동명의 NPC밖에 없다. 근데 모건 래디모어의 묘비는 그늘숲에 있고 불타는 평원에 있는 모건은 아직 살아있다(...). 아마 암흑사제 살렘의 상자와 같은 맥거핀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