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
[image]
순례객들로 붐비는 카으바
[image]
카바를 덮는 신성한 카펫 (키스와)
[image][1]
[image]
코로나 19 판데믹으로 인해 텅 빈 카바 신전.
1. 개요
🕋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 있는 이슬람 최고의 성지.
서기 630년, 무함마드가 메카를 점령하고 카바 신전을 정화할 적에 아랍인들이 받들던 우상 360여 개가 안에 있었는데 이를 모조리 끄집어내어 없앴다고 전한다. 이 우상들은 아랍 신화에 나오는, 여러 씨족들과 부족국가가 섬긴 신령들이었을 것이다. 여담으로 고대 이스라엘에서도 성전에 우상인 이슈타르 신상을 꺼내는 등의 사건이 있었다.
2. 외형
정방형 즉 큐브(cube)를 의미하는 단어로, 메카하면 떠오르는 검은색 신전이다. 한국 이슬람에서는 '카으바'라고 쓰기도 한다. 외벽은 화강암으로, 내부는 대리석으로 만들었다. 외벽을 기준으로 하면 면적은 12.04 × 10.18 m 에 높이는 15 m 정도로, 위상에 비하면 별로 크지 않다. 건축면적이 37평, 내부의 바닥면적이 25평 정도에 불과하다. 대리석으로 꾸며진 내부에는 기둥 세 개가 있고, 기둥 위쪽을 관통하는 줄에는 향로들이 걸렸다. 벽면에는 쿠란 구절을 새긴 서예 장식이 있다.
건물 외벽에는 키스와(Kiswah)라는 검은색 비단천을 드리운다. 키스와에는 금실로 쿠란 구절을 새겨 장식해 둔다. 때때로 키스와를 교체하느라 일꾼들이 카바 꼭대기에 올라가기도 한다. 이렇게 키스와를 교체하거나, 혹은 순례자들이 몰려 키스와 안쪽, 카바 신전의 외벽이 그대로 보일 때도 있는데, 녹색빛 도는 회색에 가깝다. 외벽 재질이 화강암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화강암과는 좀 다른 듯?
2.1. 검은 돌
[image]
신전 외벽 동쪽 모서리에는 성스러운 물건인 '검은 돌(al Hajar al Aswad)'이 박혔다. 이 검은 돌은 이슬람 신화에서 천사 지브릴(가브리엘)이 아브라함과 이스마엘에게 이 돌을 주었고 카바신전의 모퉁이 돌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당시에는 흰 돌이었으나 이 땅에 내려오면서 인간의 죄와 맞닿으며 검은 돌이 되었다고. 다만 실제 역사 기록상으로는 서기 400년 이후에 등장한다. 참고로 이 검은 돌의 정체는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운석(텍타이트)'''이라는 가설이 가장 신빙성 있다고 한다. 이 돌은 공개만 되었지 아예 꺼내질 않아서 분석이 불가능 하다고...[2]
지름 약 30 cm 정도로 꽤 크다. 한 덩이 구체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조각나 있다. 930년에 메카를 침공한 급진 시아파의 일원 까라미타파(Qaramita)가 돌을 가져가면서 깨진 것. 이후 되찾고 난 후에 은으로 만든 끈으로 묶고 은으로 된 못을 박아서 고정했다. 우상숭배를 철저히 금지하는 이슬람의 원칙상 반드시 검은 돌에 입맞추거나 할 필요는 없겠으나, 무함마드가 그렇게 했기 때문에 카바에 순례하러 온 사람들이 할 수만 있다면 역시 그렇게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하도 사람들이 몰려서 입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직접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손을 그쪽으로 뻗음으로써 대신하기도 한다.
메카에 성지순례 온 순례자들은 이 돌에 입을 맞춘 후 카바 신전을 반시계 방향으로 빠른 속도로 4번, 천천히 3번, 총 7번을 도는데, 만약 횟수를 빼먹는다든지 시간이 늦어 제대로 하지 못했다든지 하면 순례가 무효가 되기 때문에 규정을 정확히 준수해야 한다. 이 외에도 지키지 않으면 순례가 무효가 되는 규칙이 여럿 있어 이것을 준수하고자 교육용 동영상을 만들어 배포하기도 한다.
3. 부속 시설
카바 신전의 북서쪽 벽면에 반원형으로 담장(?) 같은 것이 있는데 아랍어로 하팀(Hatim)이라고 부른다. 이슬람의 전승으로는 하팀 아래에 아브라함의 아들이며 이사악의 이복형 이스마일이 묻혔다고 한다. 따라서 카바를 일주하는 타와프 (طَوَاف)를 행할 때에도 순례객들이 하팀과 카바 사이를 들어오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3] 다만 실제로는 메카가 이슬람화되기 이전 시대에 카바 신전에 바칠 동물들을 가둬두거나 기도하기 위한 공간이었다고 한다.
카바 신전 동쪽으로 잠잠 우물이 있어 순례자들은 우물물을 떠가고자 한다. 말하자면 이슬람의 성수인 셈이다. 마셔본 사람들 말에 따르면 소금기가 약간 있다고 하는데, 물을 구하기 힘든 옛 아라비아 반도에서는 이 정도 우물도 명성이 자자했다고 한다. 이 우물은 쿠란에서 이스마일이 메카 일대에서 주님에 의해 샘솟았다고 한다.
[1] 뭔가 바둑돌 같은 건 죄다 카바 신전을 향해 엎드린 사람들의 등이다. 흰색이 남자, 검은색이 여자이다. 녹색은 가운데에, 그것도 극소수만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뭔가 높은 사람인 것 같다.[2] 옛 사람들이 떨어지는 운석의 밝은 섬광을 보고 가보니 검은 돌이 있어 이런 신화를 생각한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이 있다[3] 다만 몇몇 사진들을 보면 인파에 밀린 것인지 가끔 순례객들이 그 안까지 들어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