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타르
1. 개요
메소포타미아 신화 속 등장하는 출산과 땅의 여신(地神) 수메르어로는 '''인안나(Inanna)''' 라고도 부르고 아카드어로는 '''이슈타르(Ishtar)''' 라고도 부른다. 역사적으로는 '''인안나''' → '''이슈타르''''''[1] ''' 발음 차이 때문에 이쉬타르 라고도 한다. 개신교 개역개정판 성경에서는 ‘아스다롯’으로, 가톨릭 새 번역 성경에서는 ‘아스타롯’으로 번역하였다. 수메르 여인들의 방언으로는 가샨나이다. 페니키아의 셈족에겐 '아스타르테'로 불렸다. 히브리어에서는 아슈토레트라고 하여 여성 어미 t가 붙어 여신을 나타내고 있으나, 남(南) 아랍에서는 아스타르라고 하여 남성으로 되어 있다. 그 외 아누니트, 에세더라는 발음으로 불리기도 했다. '''벨릴리(Belili)'''라는 이름도 있다. 처음에는 수메르의 여신이었다가, 후에 바빌론에서 수메르의 신이라는 벨의 아내로 믿어지면서 얻은 이름 벨릴리(Belili)는 아시리아와 바빌론의 이슈타르, 셈족의 아스타르테와 동일시된다.
'''이슈타르'''는 하늘의 신 아누, 또는 달의 신 난나와 갈대의 여신인 닌갈 사이의 자식이라고 한다. 태양의 신 샤마쉬의 여동생이며, 풍요의 신 두무지는 그의 연인이다. 사랑과 임신의 여신. 고대 세계에서 임신은 곧 풍요를 상징하기 때문에 풍요의 신이기도 하다. 전쟁의 신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세계의 운명을 결정하는 일곱신들 중 한명이자 3천신 중 한명인데, 이러한 점 때문에 운명의 신으로도 여겨진다고 한다.
여러가지 격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성격을 지녔기 때문에 관련 에피소드 분량으로 수메르 최고봉. 수메르 신화의 진주인공이라고 하겠다. 에피소드가 많은 만큼 인안나를 섬기는 도시도 한 두 군데가 아니다. 열거하자면 우루크의 신전 에안나, 바드티비라의 신전 에무쉬칼람마, 자발람의 신전 기구나, 아답의 신전 에샤라, 니푸르의 신전 에바라두르가라, 키쉬의 신전 후르상칼람마, 아카드의 신전 에울마쉬... 그 외에도 여러 작은 도시에도 신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많은 신전을 소유한 그녀이기에 그녀의 이명은 '많은 신전의 여신' 닌에갈라이다.
신들의 천사이기도 했으며 성스러운 도시 에레크(Erech) (또는 우루크(Uruk)) 는 천사의 도시라 불렸다. 아시리아의 수도 니네베와 아벨라(에르빌)에서 특히 숭배되었다.
2. 이슈타르와 '메'
인안나, 이슈타르는 신들의 계보상 젊은 세대에 해당한다. 그래서 이슈타르가 보다 윗세대의 신들로부터 여러가지 권능을 이어받아 주신으로 활약한다는 설정이 있다. 대표적인 이야기는 지혜의 신 엔키로부터 '메(Me)[2] 를 슬쩍한 이야기. 이슈타르는 자신이 다스리는 도시 에레크(Erech)/우루크(Uruk)를 더욱 번성시키기 위해 엔키가 다스리는 도시 에리두(Eridu)로 찾아간다. 이슈타르는 사랑의 여신답게 미인계를 시전하여, 엔키에게 술을 먹이고 '메'를 넘겨달라고 꼬신다. 술김에 홀랑 넘어간 엔키는 자신이 가진 지식, '메'를 술술 다 불어버리는데, 그 목록이 수십가지가 넘는다. 이때 넘겨진 '메' 몇가지를 본다면, 목공 기술, 대장장이 기술, 건축술, 목축업 등등 문명에게 기초적인 지식들이 총망라 되어 있다. 신으로부터 불을 훔쳐서 인간에게 전해 줬다는 프로메테우스 이야기의 원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슈타르는 이 '메'들을 전부 쓸어다가 우루크로 가져가려 한다. 뒤늦게 술이 깬 엔키는 속았구나를 외치며 순순히 '메'를 놓고 가지 않으면 이슈타르의 배 마안나를 바다 괴물들로 하여금 막아서겠다고 위협한다. 그러자 이슈타르는 (술 먹고는) 다 준다고 해놓고는 뭔소리냐 하며, 이 괴물들을 다 물리치고 자신의 도시 우루크에 '메'를 전부 전해준다.
문명의 주도권이 에리두에서 우루크로 넘어갔다는 상징임과 동시에, 이슈타르를 섬기는 도시가 왜 그리 많은지 설명해주는 이야기. 지금 있는 문명을 전수해준 것이 이슈타르인 데다가, 잘 섬기면 혹시 또다른 '메'를 왕창 가져다 줄지도 모르니...
3. 이슈타르의 명계하강
인안나, 이슈타르와 관련해서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는 '인안나의 명계하강'이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수메르, 바빌로니아의 점토판에서 나온 이야기인데 판본마다 내용은 약간씩 다르다. 시작은 이슈타르가 어떤 계기로 인해 지하세계로 내려가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지하세계의 지배권까지 노리고 지하세계로 내려갔다는 버전, 자신의 연인이 죽어서 데리러 갔다는 버전, 자신이 지하세계의 지배자의 남편 구갈안나를 죽게 만든 뒤 구갈안나의 장례식에 참석한다는 버전 등이 있다. 어쨌든 지하세계로 내려가려고 결심하자, 장소가 장소인지라 미리 자신의 시종 닌슈부르에게 자신이 3일안에 돌아오지 못하면 다른 신들[3] 에게 구원 요청을 하라고 일러둔다. 지하세계의 지배자는 자신의 언니인 에레쉬키갈.
저승의 법도상 저승의 문 하나씩을 지날때마다 자신이 걸친 것들을 내려놓아야만 통과할 수 있었다. 하나씩 벗을 때마다 이슈타르가 "꼭 이래야 되냐?" 하고 항의하지만 문지기는 "이게 저승의 법입니다."라고 대꾸한다. 그래서 문을 일곱 번 지나갔을 때 이슈타르는 알몸이 되어 에레쉬키갈을 대면하게 된다. 보통 저승에 가면 모든 권위를 버리고 그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감을 상징한다고 해석한다. 하지만 이슈타르가 걸친 것들이 여신의 힘을 상징하는 신물이므로 알몸이 되자 무력해져버렸다. 오랫만에 동생을 만나 반가웠던 에레쉬키갈은 그녀의 알몸을 보고 놀라 그녀를 가려주려고 했으나 옥좌를 내놓으라는 이슈타르를 보고 화가 제대로 났고 결국 인안나는 대적하다가 죽임을 당한다. 에레쉬키갈은 이슈타르의 시체를 나무에 못 박았다고 한다.
임신의 여신 이슈타르가 저승에서 죽어버리자 땅 위에서는 모든 것들의 재생산이 멈추어졌다고 한다. 한편 시종 닌슈부르는 이슈타르가 돌아오지 않자, 일러둔 대로 신들을 찾아가 이슈타르를 도와달라고 한다. 두 번 거절을 당했지만,[4] 세 번째로 찾아간 엔키는 이슈타르를 구해주기로 한다. 위에서 '메'를 슬쩍 당한 그 신 맞다... 사실 엔키는 이슈타르의 외할아버지가 되므로 그냥 모른 척하기도 어려웠고, 무엇보다 이슈타르가 없으면 땅 위의 불임을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엔키는 손톱으로[5] 두 생명체를 만들어 저승으로 내려보낸다. 이들은 인간처럼 생겼지만, 손톱에서 만들어진 생명이라 저승의 법도에 구속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생명체들은 에레쉬키갈 앞에서 곡을 하여 에레쉬키갈을 달래주고, 꺼이꺼이 곡소리에 흡족해진 에레쉬키갈이 소원을 묻자 이슈타르의 시체를 달라고 한다. 이슈타르의 시체 위에 엔키가 준 생명수를 뿌리니, 이슈타르는 다시 살아난다.
(나무에 못 박혔다가 3일 만에 부활했기 때문에 이분의 이야기와 연관성을 찾는 학자들도 있다. 부활절#s-5 유래에 대한 가설(街說)도 존재 한다.)
이슈타르가 살아나자 저승의 고위급 관료들이 들고 일어난다. 저승에 왔다가 살아서 돌아간 사례는 이제껏 없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슈타르가 다시 땅위로 가고 싶다면 대타로 저승에 누구라도 대신 머물러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이슈타르는 자신의 대체자를 찾았는데, 많은 판본에서는 공통적으로 자신의 남편 두무지를 희생양으로 삼으라고 저승의 전령들에게 넘겨주고, 두무지의 착한 누나 게슈틴안나 (포도의 신)가 동생의 고생을 덜어주기 위해 자신도 내려가겠다고 자원하는 내용이 묘사된다. 판본에 따라서 대타로 지정된 계기는 다르다. 많은 판본에서는 두무지가 마누라가 죽어 자빠져 있는데 다른 여자를 여럿 끼고 놀던 모습에 이슈타르가 빡친 것으로 그리고 있다. 일부 판본에서는 이슈타르의 의견 없이 전령들에 의해 다짜고짜 끌려간 것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저승으로 끌려간 뒤에는 태양신 우투가 두무지를 독수리나 가젤로 변신시켜줘서 탈출했다는 전승도 있다. 결과적으로 두무지와 게슈틴안나가 번갈아가며 끌려간 일 때문에 곡식과 과일이 잘 열리는 계절과 그렇지 않은 계절이 생겼다고 설명한다. 그리스 신화의 페르세포네 이야기의 원형이기도 한 듯.
사료가 부족했을 당시 이 이야기는 오르페우스 신화처럼 이슈타르가 두무지를 구출하러 내려간 이야기로 오랫동안 간주되었으나, 사료 연구가 더 진행된 후에는 이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은 에레쉬키갈이고, 반대로 이슈타르는 죄인의 입장이며 두무지는 이슈타르의 죄를 짊어지는 희생양에 가까운 것으로 밝혀졌다.[6]
4. 이슈타르와 길가메쉬 서사시
미와 연애의 신인 반면 싸움을 즐기는 격렬한 성격도 가지고 있어, [7] 이 이면성은 바빌로니아의 장편 영웅시 길가메시 서사시에 등장하는 이슈타르의 성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자주 남자 애인을 갈아치우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영웅 길가메시도 이슈타르의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길가메시는 '''네 전 애인들도 네 등쌀에 못 이겨 파멸에 이끌어 갔는데 나라고 멀쩡하겠어'''라며[8] [9] 모욕을 주면서 이슈타르를 쫓아보냈다. 그래서 이 이야기에서 서사시가 만들어질 시점에는 이슈타르의 신앙이 쇠퇴되었다고 해석하는 학자들도 있다. 그러나 유혹할때 대사를 보면 '당신의 발을 장식해드릴께요' 등 장례식과 관련된 문구가 꽤 나오기 때문에, 유혹이라기 보다는 길가메시에게 닥친 죽음의 고비로 보는 시각도 있다.
화가 난 이슈타르는 자신의 할아버지 아누에게 부탁해서 길가메시에게 고통을 주고 싶다고 했고,[10] 아누는 그 소원을 받아들여 하늘의 소 '구갈안나'를 보내 지상을 황폐하게 만든다. 하지만 길가메시와 엔키두는 그 소조차도 물리쳤다. 엔키두는 그 소의 뒷다리살을 이슈타르에게 던지며 조롱했고, 더 열받은 이슈타르는 다른 신들에게 하늘의 소를 죽인 벌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들은 길가메시는 신의 피가 많이 섞여서 좀 그러니 대신 엔키두를 벌하자고 하여 엔키두에게 병을 내려 죽인다. 그 때문에 길가메시는 죽음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영생을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여기서 이슈타르가 보낸 구갈안나는 에레시키갈의 첫번째 남편이었다는 설정이 추가된다. 후대에 나온 이슈타르의 명계하강 이야기에서는, 이것과 연결시켜 다른 버전을 만들어낸다. 이슈타르의 치정에 휘말려 아무 상관도 없었던 남편이 죽어버리자, 이 일에 극도로 분노한 에레시키갈은 장례식에 참석하려는 이슈타르를 시종을 시켜 옷을 벗기고 자신의 왕궁으로 끌고 온 뒤 처형하고 시체를 궁성에 매단다. 이후 이슈타르의 남편인 두무지와 두무지의 누나인 게슈틴안나가 반년씩 번갈아가면서 대신 매달리겠다고 간청하여 이슈타르는 부활한다. 하지만 남편과 시아주머니가 고통받고 있음에도 이슈타르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제멋대로인 행보를 이어갔다고 한다.
5. 이슈타르와 길가메쉬, 엔키두: 버전 2
(아카드어 표준판)길가메쉬 서사시에는 길가메쉬에게 청혼했다가 거절당하고, 열받아서 엔키두를 죽게 만드는 악녀로 나오지만 수메르어 판본에서는 이 셋의 관계가 상당히 다르게 나타난다. 이 이야기는 세계수 비슷한 설정에서 시작하는데, 태고에 '훌루푸'라는 아주 큰 나무가 유프라테스 강가에 자라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를 본 인안나는 이 나무를 정성들여 키웠는데, 나무가 다 자라면 여신의 가구를 만들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나무가 크게 자라자 나무 뿌리 부근에는 거대한 뱀이 둥지를 틀었고, 꼭대기에는 안주가 둥지를 틀었고, 중간에는 릴리스가 자리를 잡았다. 이 불청객들 때문에 나무를 쓰지 못하게 되자 인안나는 영웅왕 길가메쉬에게 눈물로 호소하였다.
인안나의 헬프 요청을 받은 길가메쉬는 영웅답게 전투력을 발휘하여 이들 괴물들을 다 물리친다. 인안나는 크게 기뻐하면서 나무를 베어다가 길가메쉬에게 줄 선물을 만들었고, 그게 공과 나무 배트였다...[11] 길가메쉬는 이걸 가지고 놀다가 공을 떨어뜨렸는데, 하필 거기가 지하세계로 가는 구덩이였다.
공을 찾으러 갈 방법이 없어서 길가메쉬가 상심하자, 그의 절친 엔키두가 셔틀이 되겠다고 나선다. 그러자 길가메쉬는 저승에 갈때는 조심할 점이 많다며 여러가지 주의를 준다. 요약하면 튀는 행동말고 잽싸게 공만 줏어 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엔키두는 건성으로 흘려듣고 삐까번쩍한 차림으로 요란하게 저승에 갔다가 못 돌아오는 신세가 된다.
길가메쉬는 신들에게 엔키두를 돌려달라고 간절하게 소원을 빈다. 처음 갔던 엔릴에게는 저승에 갔다가 돌아오는 사람은 없다면서 퇴짜를 맞는다. 그러나 수메르 잔머리 대왕 엔키는, 엔키두 자체를 이승에 돌려놓을 순 없지만 빛을 저승쪽에 비추면 엔키두의 그림자가 이승에 나타나게 된다며 엔키두의 그림자를 불러낸다. 길가메쉬는 엔키두의 그림자와 대화를 나누는데, 주된 내용은 이승에서 이러이러한 행동을 한 사람들은 저승에서 뭘 하고 있더냐 하고 길가메쉬가 묻고, 엔키두가 답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수메르인들이 '간제르'라고 부른 저승의 모습이 나오는데, 땅 속이으로 완전한 암흑에, 제삿밥을 얻어먹지 못한 사람들은 흙을 파먹고 있으며, 부상당해 죽은 사람들은 그 부상이 저승에서도 유지되고 절대 낫지 않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들의 대화를 통해 수메르 사람들이 저승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유추해볼 수 있다.
6. 수메르인들에게 추앙받았던 인안나(이슈타르)
수메르에서는 매년에 한번씩 인안나를 상징하는 신전의 여사제와 두무지를 상징하는 왕이 혼례를 거행하여 신방을 차리는 축제가 있었는데, 이는 그 해의 풍요를 기원하는 의식이었다. 이 의식은 수메르가 멸망한 이후에도 약 3500년간 이어져 내려오는데 여기서도 인안나의 권세를 알 수 있다.
《거룩한 인안나(Nin Me Schara)》라는 찬가가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온다. 이는 아카드 왕 사르곤의 딸이자, 이난나의 대 여사제(女司祭)인 엔헤두안나(기원전 23세기 사람이다...)가 지은 인안나 찬가이다.[12] 곡조는 현대에 재구성한 것. 이 곡은 문명 5에서도 걸작 음악으로 등장한다.
7. 타 지역
아카드와 바빌로니아는 고대 수메르와 달리 외부에서 메소포타미아로 진입한 민족으로, 언어학적으로 고대 가나안과 이스라엘, 아라비아 반도 북부, 아라비아 남부와 에티오피아와 같은 어족이다. 그 때문에 고대 수메르 시절과 바빌로니아 시절 신들의 이름이 달라졌다. 이슈타르는 메소포타미아 뿐만 아니라 가나안과 아라비아에서도 숭배되었으며, 이집트와 그리스에도 전파되었다.
7.1. 가나안의 아스타르테
고대 페니키아의 도시 비블로스[13] 의 수호신으로 머리에 초승달 모양의 뿔이 달린 아름다운 여신이며 수소의 얼굴을 한 여인의 형상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바알의 배후자로 천후(天后)로도 불렸으며 무녀들이 모셨다. 예레미야서에 따르면 술과 향과 빵을 제물로 바치고 무녀들은 달밤에 기도와 노래를 바쳤다.
왕권을 계승한 자는 아스타르테를 섬기는 성직자라 선언했다. 이는 페니키아에서 아스타르테는 세계의 진정한 통치자이며, 옛 세계를 파괴하고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죽음과 재생의 의식을 되풀이하는 여신으로서 숭배받았다. 그러므로 왕은 그녀를 섬긴다고 선언함으로써 그녀의 사제가 되어 나라를 세우고 질서를 유지하는 권리를 얻을 수 있었다. 아스타르테는 죽은 이의 영혼도 관리했다. 죽은 이는 저승에서 살며 빛나는 옷을 몸에 걸친다는 점에서 별과 동일시되었다. 밤하늘을 바라보면 별들, 즉 죽은 자의 영혼은 달 주위에 흩어져 있다. 그래서 달은 아스타르테 그 자체라고 여겨졌다.
이 아스타르테가 고대 그리스로 건너가 아프로디테가 되었으며 고대 이집트에서는 사자의 얼굴을 한 전쟁의 여신 아슈타르트라 불렸다.
고대 히브리어로는 아슈토레트라 했으며 성경에서도 우상으로 아슈토레트의 여신상을 치웠다는 기록이 나오는 등 고대 이스라엘과 유다에서도 숭배가 남아있었고 근절의 대상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7.2. 성경에서의 이슈타르
기독교 관련 악마학에서는 타 토착신앙을 다루는 과정에서 가장 추한 남자와 하나로 합쳐져 지옥에 떨어진 악마 아스타로트로 만들어버렸다. 솔로몬의 72악마에서 아스타로트는 남자 악마다. 악마가 되어버린 걸로도 모자라 TS 당해버렸다. 물론 남중동에서는 남신 취급 받았으니, 이 영향으로 그리됐다고 보는 경우도 있다.[14]
다른 설에서는 아스타르테는 아스타로트의 아내로, 음탕한 음마로 그려지기도 한다. 이러한 후대의 인식에는 이슈타르가 매춘부(창녀)의 수호자이기도 하다는 사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슈타르를 받드는 여신관(무녀)들이 매춘을 했다는 사실은 함무라비 법전에도 기록되어 있다. 신관 무녀를 임신시킬 경우 양자로 들이거나 양육비 일체를 지불해야 한다는 항목이 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풍요의 여신인 이슈타르에 대한 경외의 표시이며, 동시에 고대 세계에서 여성의 자궁과 결합하는 의식이 얼마나 신성한 것이었는지를 감안할 필요성이 있다. 반면 유대교나 기독교를 비롯한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에서는 의미 없는 성행위를 죄악으로 보고, 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슈타르의 신앙이 못마땅했기 때문에 악마로 자리매김시켰다.
요한묵시록에 나오는 바빌론의 탕녀의 모델이 이슈타르라는 이야기도 있고, 에스테르의 어원이 이슈타르라는 설도 있다. 이 설에 따르면 에스테르기에서 에스테르와 같이 나오는 모르도카이의 어원은 마르두크다.
사사기 2장 13절에 따르면 유대인들이 여호와를 버리고 당시 가나안지방의 신인 바알과 이스다롯을 섬겼다고 한다.
이사야서14장 12절에서 '새벽의 아들'이란 언급이 나오는데, 이때 이 '새벽'이 바로 이슈타르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여기서 나오는 '새벽의 아들'은 루시퍼라는 표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8. 이슈타르와 금성
금성의 가장 큰 대륙의 이름이 바로 '''이슈타르 대륙(Ishtar Terra).'''(#)이다. 두 번째로 큰 대륙은 '''아프로디테''' 대륙(#). '''금성은 바다가 없으니''' 대륙은 곧 고원을 말하는데, 이슈타르 대륙의 평균 높이는 5,500m나 된다. 이슈타르의 규모는 오세아니아(호주) 정도. 북반구의 고위도 지대에 있는 이슈타르 대륙에는 에베레스트 산보다 높은 고도 1만800m의 금성 최고봉인 맥스웰 산이 있다. 넓이는 아프로디테 대륙이 더 넓으나,[15] 고도는 2,000m라 낮은 편이다. 그 외 레다 대륙 정도가 더 있다고 한다.
[1] 수메르 신화가 원조였으나 후에 아카드 신화, 아시리아 신화, 바빌로니아의 신화로 넘어갔다. 틀은 바뀌지 않고 내용만 조금 바뀌어서 메소포타미아 신화로 합쳐서 부르는 것.[2] 아카드어로는 파르츄(Paršu)라고 하는데, 신들의 권능과 지식을 의미한다.[3] 첫째론 엔릴, 이슈타르의 할아버지. 둘째는 난나, 이슈타르에겐 아버지. 그리고 엔릴의 이복 형 엔키.[4] 요약하면 엔릴은 자업자득인데 내가 왜? 난나는 아버지께서도 그리 하셨는데 내가 왜? 라는 식으로 거절했다고.. [5] 또는 손톱의 때라고도 한다...[6] https://www.ancient.eu/Ereshkigal/[7] 그 성격은 셈족에게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된다.[8] "그대는 나에게 부를 주겠다고 말하나, 그 대신 턱도 없는 것을 나에게 요구할 것이다. 그대가 먹는 음식과 옷은 여신의 것과 걸맞는 것을, 집은 여왕의 궁전과 같은 것을, 그리고 옷감도 최상의 것을 바랄 것이다. 내가 왜 그대에게 그런 것을 바쳐야하는가? 그대는 낡아빠진 문짝, 허물어져가는 엉성한 궁전, 머리에 쓸 수도 없는 터번, 손에 달라붙는 송진과 깨진 항아리, 거기에다 발에 맞지도 않는 헌신짝 같은, 한 푼의 가치도 없는 존재가 아닌가?"[9] 이때 이슈타르가 유혹했던 다양한 남자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육욕의 신 답게 이놈저놈 가리지 않고 다 유혹했다가 나중에 다 차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걷어찬 남자들에게 별의별 고난을 다 주었다고...[10] 부탁할때 들어주지 않으면 저승의 망자들을 다 지상에 풀어버리겠다고 위협했는데, 저승의 주인은 이슈타르가 아니라 에레시키갈이다. 그래서 은근슬쩍 이슈타르와 에레시키갈이 동일한 존재처럼 다뤄지고 있다. 이슈타르가 아니라 에레시키갈이 길가메시를 유혹했다고 하면 이야기의 아귀가 더 들어맞는데, 저승의 여왕이 유혹한다는 건 다름아닌 죽음의 위험을 상징하기 때문. 같은 맥락으로 Fate 시리즈에서는 이슈타르와 에레쉬키갈이 동일한 존재로 취급된다.[11] 북과 북채를 선물했다는 판본도 있다[12] 엔헤두안나가 지은 찬가가 이외에도 몇 점 더 남아있다. 이로써 엔헤두안나는 가장 오래전에 존재했던 시인이자 여성 위인으로 여겨진다. 2015년, 수성의 크레이터 중 하나에 엔헤두안나의 이름이 붙기도.[13] 페니키아의 발원지로 초기 페니키아의 중심이었다 몰락 이후 티레로 중심이 넘어갔다. 비블로스는 그리스어로 파피루스라는 뜻인데, 이집트의 파피루스를 사들이고 그리스와 아나톨리아 반도에 넘기는 중개무역으로 번성했다.[14] 단, 솔로몬의 72악마는 기독교의 정식 교리가 아니다.[15] 대략 아프리카의 절반이자 남아메리카 대륙 정도의 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