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
1. 개요
한국 공식 홈페이지
Command and Conquer: Rivals. 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의 타이베리움 사가 실시간 전략 무료(F2P) 모바일 게임. EA 레드우드 스튜디오가 제작, EA가 유통한다. 2018년 6월 9일 E3 EA 컨퍼런스 당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트레일러가 업로드 되었으며, 컨퍼런스에서 정식으로 소개되며 출시가 예고되었다. 출시일은 2018년 12월 4일. 한국어 번역과 내레이터 더빙이 되어 있으며, 인게임 유닛 음성은 영어다. 한국 구글스토어와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2. 발매 과정
2018년 6월 9일 E3 컨퍼런스 당일 공식 트레일러가 발표되었다. 트레일러에는 알보병들과 미사일 분대, 레이더 버기, 어택 바이크, 플레임 탱크, 스콜피온 탱크, 매머드 탱크, 오르카 파이터가 등장하였으며 Nod측의 록웜이라는 타이베리안 선 시절의 Nod 사령선 몬토크와 땅굴벌레를 섞은 듯한 디자인의 유닛이 등장했다.[1]
이 트레일러는 EA의 과거 행적을 증오하는 유저들에게 무시무시한 비추폭탄을 받고 끝없는 비난 코멘트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E3 본무대에서 게임이 공개되자 찬란했던 C&C 시리즈의 비극적인 최후를 기억하는 올드비 스트리머들은 EA가 다시 C&C를 언급하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일제히 경악하였다. 책상에 머리를 찧거나 비명을 지르는 것은 기본이요, 분노로 울거나 충격을 받고 방송을 중단하는 스트리머도 있었다.
EA는 중단된 게임 시리즈를 본편부터 다시 개발해 발매하면 C&C가 멀게 느껴지는 어린 구매층이 다가가기 힘들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은 모바일로 먼저 게임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 참고로 이 발언을 한 사람은 배틀필드 V에서 게임에 불만이 많은 자들은 교육받지 못한 자들이다, 싫으면 사지 마라라는 언행으로 논란을 일으킨 패트릭 소덜런드이다.
그냥 무난한 게임 트레일러여야 했지만, 이 트레일러는 시리즈를 꿰뚫는 메인 빌런이자 팬들이 열렬히 사랑하는 게임 최고의 아이콘인 케인의 외모를 영 생뚱맞게 바꿔놓은 탓에 올드비들의 분노를 샀다. 15년 동안 케인을 연기한 조셉 D. 쿠건이 나이가 많이 들어 직접 캐스팅하기 곤란하다는 점을 참작하고서라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외모였다. 그 차이는 아래 이미지를 참고하자.
트레일러에 이은 E3 컨퍼런스에서 게임을 시연하였고, 실기 오버뷰 트레일러가 공개되었다. 호흡이 빠른 1:1 실시간 전술 게임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전체적인 디자인과 분위기는 C&C3과 C&C4 사이의 어딘가에 있었다. 아무튼 특대급 어그로를 끌며 뜬금없이 게임계의 화두에 오와콘을 다시 올려둔 EA는 거센 비난 속에 게임을 발매하게 된다. 이후의 반응은 평가 문단으로.
3. 특징
시리즈를 부활시키기 위해 대규모 격변을 일으킨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본작은 200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EA가 C&C 시리즈에 원했던 요구사항을 충족하도록 변화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EA의 정책적 큰 흐름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기실 따져보면 대단한 이변은 아닌 것. 2000년대 당시 EA가 C&C 시리즈에 원했던 요소들은 대략 아래와 같았다.
- 불법복제 원천 차단 - 2000년대 초중반은 스팀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았고, 패키지를 구하는 것보다 불법복제가 더 빠르고 쉽기도 했던 시대였다. 이러한 이유로 여러 회사들이 불법복제 방지수단으로 다양한 고민을 했다. EA는 이전작인 C&C4에서 상시 온라인 연결을 의무화하는 타이트한 DRM으로 원성을 샀고, 결국 크랙에 뚫리면서 대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 뚜렷한 과금모델 - 한때 EA가 추진했던 빅토리 게임즈의 커맨드 앤 컨커 온라인은 인게임 과금모델을 갖추고 있었다. 다만 개발 지연을 포함한 모종의 이유로 개발이 취소되며 실패한다.
- 높은 접근성 - 2010년대 초반, RTS는 유입이 적고 쇠퇴중인 장르였으며 스마트폰을 위시한 모바일 기기의 일대 혁신으로 인해 PC 게임은 시장에서 그 지분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었다. 복잡성으로 인해 콘솔 포팅조차도 곤란했던 RTS 장르는 모바일 시장으로 넘어오지 못한 몇 안되는 장르로 남아있었고, 장르 간략화를 추구하며 시도했던 웹 게임 커맨드 앤 컨커 타이베리움 얼라이언스는 아무 호응도 얻지 못했다.
- 싱글플레이 투자 최소화 - 대실패한 C&C4는 캠페인에 무신경한 EA 특유의 철학을 그대로 담고 있었고, 차기작으로 기획되었던 커맨드 앤 컨커 온라인은 거액의 배우 섭외 비용과 기타 예산을 요구하는 풀 모션 비디오와 구체적인 캠페인 시나리오를 최대한 배제했던 커맨드 앤 컨커 제너럴의 정신적 후속작이었다.
- Free to Play: 여느 모바일 대전게임과 마찬가지로 무료게임이고 자유과금이다. 어느 정도 선까지는 실력으로 커버할 수 있고, 소액과금은 게임의 승패에 그다지 영향을 주지 못한다. 래더에 욕심을 낸다면 요구되는 과금 액수는 비슷한 포지션에 있는 다른 게임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진다.
- 가위바위보 게임: 정통 RTS에서 자원관리와 기지방어 등 다양한 요소에 신경을 써야 했던 반면, 본작은 전투와 비컨 점령에 집중하고 나머지 요소를 간소화하면서 유닛간의 극상성에 기반한 가위바위보가 크게 부각되었다.
- 마이크로컨트롤: 마이크로컨트롤이 가능한 모바일 대전 게임이 본작 하나뿐인 것은 아니지만, 클래시 로얄류 미투 게임들과 본작을 구분할 수 있는 뚜렷한 요소 중 하나로 마이크로컨트롤을 들 수 있다. 클래시 로얄 계통의 게임이 턴 계산이나 유닛의 배치에 주목하는 반면 본작은 최대 6기의 유닛을 실시간으로 쉼없이 이동시켜가며 전투를 벌이고 마지막 순간에 비컨을 더 많이 점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짧은 호흡 - RTS는 최소 10분, 길면 한 시간 가까이 집중해야 하는 긴 호흡의 장르다. 본작은 모바일 시장에 맞춰 평균 5분 미만의 짧은 호흡을 추구한다는 차이가 있다.
- 크게 간략화된 RTS: 본작은 자원 채취[3] , 지형 등의 요소를 간략화하고 맵 구성을 육각타일로 단순화하여 전략요소를 최대한 걷어내었다. 생산 가능한 유닛은 최대 6기로 정통 RTS와는 크게 다르고 이전에 쓴맛을 보았던 커맨드 앤 컨커4 타이베리안 트와일라잇과 비슷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정찰과 전투, 위치 선정과 유닛 이동 위주의 소부대 전술 게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 멀티플레이 ONLY: 튜토리얼을 제외하면 혼자 즐길 수 있는 요소가 카드깡밖에 없다. 게임은 오로지 PvP이며 스커미시가 제공되지 않는다.
4. 진영
GDI와 Nod 양대 진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C&C3에서 지구를 휘저었던 신규진영인 스크린은 등장하지 않는다. 개발자들의 코멘트에 따르면 세번째 진영을 추가할 진행할 계획은 없어 보인다. 양대 진영에 대한 정보는 아래 문서들을 참고할 것.
5. 과금제도와 과금 경향
과금으로 얻는 캐시의 명칭은 다이아몬드이며, 개당 가격은 한화 10원 남짓이다. 600~2,500 다이아몬드로 상자깡을 할 수 있으며, 유닛 카드 등을 직접적으로 구매하는 데 소모되는 크레딧 역시 다이아몬드로 교환할 수 있다. 대략 1 다이아몬드 당 20 크레딧 정도의 가치이다. 이벤트성 오퍼가 가끔 발생하는데, 계정 레벨업마다 해금되는 유닛들을 기간 한정 패키지 형식으로 구입 제안을 한다. 새로 해금되는 유닛을 기간 한정 패키지로 10 레벨까지 올리려면 119,000원 가량의 비용이 든다. 유닛 종류가 많기 때문에 Pay to Win으로 가닥을 잡는 순간 돈 백만원은 우습지 않게 공중에 뿌리게 되며, 소액과금은 약간의 귀찮음을 더는 목적 이상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으므로 승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과금의 대상은 유닛 카드이다. 유닛 레벨은 1에서 15까지 있으며 대량의 중복 카드를 먹이고 크레딧을 부어 차근차근 레벨을 올릴 수 있다. 카드는 상위 리그로 한 걸음씩 나아가거나 상점에서 크레딧으로 구입하거나 상자를 까거나 랭크 상승 기념 과금 제안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래더싸움이 유일한 컨텐츠이기 때문에 이외의 카드 스킨이라든가 하는 사소한 요소들은 과금정도에 그다지 기여하지 않는다.
하여간 이러한 과금정책을 가진 수많은 다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무과금/저과금 유저와 헤비 유저로 래더가 양분된다. 저과금 이하의 유저들 간에는 서로 실력이 허당인 탓에 과금으로 쌓은 약간의 유닛 스펙이 승부를 좌우하는 경우가 드물어 실력, 눈치, 덱 구성 등이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지만, 래더가 오르며 유닛 레벨 제한이 풀릴 수록 과금의 벽을 넘기 어려워진다. 일반적으로 유닛 평균 레벨 차가 2를 넘어가면 슬슬 극상성을 씹어먹기 시작하며 전략전술의 가치가 퇴색된다. 고랭크 유저들도 추가과금 압박에서 자유롭지는 않은데, 실력이 상향평준화된 탓에 1레벨 차이가 낳은 사소한 차이가 누적되어 거대한 스노우볼이 되기도 하기 때문.
본격적으로 노는 물이 달라지는 경계선은 다이아몬드 리그라 할 수 있다. 무과금 유저도 질거 다 져 가면서도 브/실/골은 통과할 수 있고, 저과금 유저들 중 본격적으로 고랭킹을 노리는 유저들이 플래티넘에서 치고받는다. 다이아몬드 리그로 올라오면 레벨 제한이 11까지 해금되는데, 소액과금으로 빡겜을 돌리면 어찌저찌 10까지는 맞출 수 있으니 여기가 (소수 괴수를 제외한)라이트 유저의 한계점이라 볼 수 있다.
과금을 전제로 한다면 비싼 에픽 유닛보다는 기초 유닛에 먼저 투자하는 것이 좋다. 아무래도 코스트가 높은 에픽 유닛들에 의존하는 것은 도박성이 짙고 랭커들 사이에서 결코 선호되지 않는 방식이며, 게임이 장기전이 되어 에픽 유닛을 시원시원하게 찍어내 볼 수 있는 판이 드물기도 하기 때문. 자신이 활용하는 덱에서 초반을 담당하는 유닛들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면 긍정적인 스노우볼 효과를 누리는 판이 가시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게임들이 내내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본작 역시 게임이 몇 년 묵어 고인물 판이 되어가면서 점차 입문자들이 과금 없이는 1승도 거두기 어려워져 가는 추세다. 개발진에서 지속적인 밸런스 피드백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그런 조치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
6. 평가
그간 쌓여 있던 비난과 불신을 한 몸에 몰아받은 작품이지만, 앞선 작품들로부터 이어지는 맥락을 배제하고 게임 자체만으로 평가한 리뷰어들의 반응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 모바일 게임이라는 눈높이를 전제로 합격점을 줄 만은 하다는 평도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우려했던 바와 달리 과금정책에서도 도박성 면에서 상대적으로 매우 온건한 편에 속하고, 아주 신선한 게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영혼 없는 카피캣 게임도 아니라는 괜찮은 평이 많이 있다. 앱스토어 평점도 4.8/5.0(평가 수 4,145개 시점 기준)으로 매우 높은 편.
게임 외적으로, 초대작 커맨드 앤 컨커와 커맨드 앤 컨커 레드얼럿의 리마스터를 페트로글리프와 함께 진행한다는 발표가 올드 팬들에게 EA의 진정성을 조금이나마 납득시키면서 이 게임의 평가에 일정부분 기여하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플랫폼의 한계로 정통파 코어 유저들을 납득시키지 못했다는 문제는 안고 가며, 앞으로 나올 신작으로 '모바일 게임이 먹튀하려고 낸 게 아니다'라는 주장을 강화해 불식시켜 나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