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전략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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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실시간 전략 게임 스타크래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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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실시간 전략 게임 임진록
1. 설명
2. 명칭
3. 특징
3.1. 핵심 요소
4. 진입 장벽
4.1. 개발
4.2. 플레이어
5. 역사
5.1. 한국에서의 위상
5.2. 모바일
5.3. 미래
6. 어째서 몰락했는가
6.1. 눈덩이처럼 불어난 단점
6.2. 장점의 퇴색
6.3. 결론
7. 관련 개념
8. 출시 게임 일람
9. 기타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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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설명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한 장르를 말한다. 익히 알려진 실시간 전략 게임으로는 스타크래프트가 있다.
이 개념에서 실시간이라는 요소가 빠지면 턴제 게임 중에서 특히 전략적 요소를 다루는 게임이 된다. 한편 생산이라는 개념이 빠지고 사실적인 요소가 더 추가되면 실시간 전술 게임이 된다.

2. 명칭


실시간 전략 - RTS(Real-time strategy)
'''R'''eal-'''T'''ime '''S'''trategy(실시간 전략).
게임상에서 주어진 모든 전략적 요소를 활용하여 적을 없애고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 방식의 게임.
국내에는 흔히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라고 알려졌지만 엄밀히 따지면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 아니다. 실제로 RTS에서 '시뮬레이션'이라는 이름을 넣을 정도로 리얼리티를 중시한 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란 이름이 널리 퍼진 근본 원인은 게임 초창기 시절인 1990년대 초반에 많이 쓰였던 전통적인 4장르 분류법-아케이드, 어드벤처, 롤플레잉, 시뮬레이션-때문이었다. 이 당시 전략 게임은 시뮬레이션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또한 RTS를 '''Real-time Tactics Simulation'''의 약자로 끼워맞춰도 별로 어색하지 않은 것 또한 한몫 한 것으로 추정된다. 게임 관련 학과에서 수학하다 보면 RTS를 진짜 Real-time Tactics Simulation의 약자로 알고 있던 사람도 의외로 굉장히 많다.

3. 특징


듄 2를 비롯한 일반적인 RTS의 경우 자원채취, 기지건설, 그리고 병력생산이라는 3단계를 전략적으로 관리해주는 동시에 전투가 일어날 경우 유닛을 컨트롤해주는 전술도 펼쳐야 한다. 무엇이든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RTS의 특성상 이 모든 것이 물 흐르듯 진행되려면 플레이어가 한번에 대략 2~3개 화면을 오가며 신경써줘야 한다. 소위 피지컬이라 불리는 멀티 태스킹 능력이 시험받는 부분이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멘탈 소모가 심한 편. 실력에 자신이 있다거나 분노 게이지가 오르지 않는게 아닌 이상 대부분의 RTS는 한번에 3~4판 하다보면 진이 빠진다.
많은 수의 유닛을 광범위한 범위에 걸쳐 조작해야하는 특성상 마우스키보드로 조작이 가능한 PC 게임 쪽에서 발달해있다. 콘솔 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장르 중 하나. 오래전부터 콘솔기종으로 RTS가 나오긴 했지만 국내에선 '이런게 있었나?'라는 인식이다.
그러나 이전에도 여러 유명 RTS들이 콘솔판으로도 이식된 전례가 있으며, 2007년 이후 나온 RTS 게임들은 콘솔기종으로 많이 발매되었다. 그 예로 C&C3Supreme Commander, 월드 인 컨플릭트, 엔드워, 그리고 2009년에 콘솔 전용인 헤일로 워즈가 발매된 바 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PC 게임 시장의 침체 이후로 같이 침체된 장르이기도 하고, RTS를 주력으로 삼던 개발사들도 대부분 해체되었다.

3.1. 핵심 요소


하나라도 없다면 RTS라고 할 수 없거나 뭔가 부족한 요소는 대략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전략성.''' 전략성은 RTS 장르의 핵심이자 그 자체이다 다른 게임에서도 전략성은 존재하나 RTS 장르는 "실시간" 전략 게임이기에 RTS 게임만큼 전략성이 중요한 게임은 거의 없다. 아무리 플레이어의 컨트롤, 속도 등이 초월적이라고 하더라도 전략을 제대로 구사하지 않으면 게임에서 거의 이길 수 없으며, 1대1과 다대다 게임이 서로 게임의 양상이 크게 다른 것 또한 팀워크에서 비롯되는 협공 전략 및 서로를 보완하는 전략 및 플레이어가 여러명인 만큼 변수가 많은 점 등 게임 전장의 수많은 전략적인 요소들이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다. 실시간 전략게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는 사실상 무한대이며(바둑의 모든 경우의 수보다 많다) 이는 플레이어의 전략들이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의미없는 움직임이나 전략적이지 않은 행동들을 제외한 승리를 위한 정상적인 경우의 수들은 훨씬 적겠지만 적어도 사람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이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의 특성중 하나이다.
2. '''상성.''' RTS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조종할 수 있는 개체를 유닛이라고 하며 이 유닛들은 모두 다른 능력과 특성을 가지고 있고 상성이 없으면 RTS 장르라고 할 수 없다. 어떤 특정 유닛이 지나치게 상성이 적다는 것은 그 유닛으로 승리에 도달하기 위한 전략의 가짓수가 매우 적다는 뜻이고 이는 플레이어들의 반복되는 같은 전략과 게임의 지루함을 낳는다. 상성이 다양하다는 것은 가능한 효율적인 전략의 수가 매우 많다는 것을 뜻하고 이는 게임의 재미를 높여준다. 물론 지나치게 유닛들의 상성이 복잡하고 유닛들이 많다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게임이 지나치게 어수선해지기 때문에 고인물들조차도 금방 질리는 게임이 될 수 있고 적당한 상성과 유닛의 특성이 중요하다.
3. '''한정된 자원과 생산.''' 대부분의 유명한 RTS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자원의 총량이 한정되어 있거나 자원의 수급속도가 한정되어 있다.''' 이는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한 효율적인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여 승리를 쟁취해야하는 플레이어의 게임성을 보장해주는 기본적인 요소이다. 상식적으로 만약 1대1로 승부를 겨루는 게임에서 어느 한쪽이 자원이 한정되어 있지 않거나 수급속도가 더 빠르다면 당연히 그쪽이 더 승률이 높을 것이다.
4. '''무승부.'''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대부분 무승부가 존재한다. 특히 1대1 게임이 다대다 게임보다 무승부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무승부가 성립되는 조건은 매우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 3번 요소와 관련이 있는 모든 자원을 소모하거나 자원의 수급속도가 양측 모두 저조해졌을 때 어느 한쪽이 이길 수가 없는 상태(대표적으로 커맨드 앤 컨커 제너럴과 같은 게임이 있다), 지나친 교착 상태의 장기화(이 경우는 한쪽이 그냥 승리를 포기하면 끝난다), 양측 모두 승리를 이룰 유닛이 없어지는 경우(대표적으로 스타크래프트에서 양측모두 SCV, 드론, 프로브와 같은 건설유닛이 모두 죽은 상태에서 자원이 없거나 본진건물이 없을 때 남은 전투유닛으로 승부를 낼 수 없는 경우 등)가 있다.
이럴 경우 프로레벨에서는 무승부가 확실한 경우에는 문제없이 무승부를 선언하고 지나친 교착상태 등의 경우는 보통 양쪽 다 체력이 멘탈이 약해진 상태에서 한쪽의 실수나 한쪽의 변수 유발 등으로 게임이 결국 승패가 갈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이런 경우에는 무승부를 선언하게 되는 경우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게임 자체의 요소로 '''무승부가 확실한 상황'''이 존재하기에 이런 특수한 무승부는 RTS 게임만의 고유 특성 중 하나인 것이다. RTS 게임들은 대부분 무승부를 지양하는 게임들이지만 플레이어들의 실시간의 선택과 선택에 따라 무승부가 얼마든지 나올 확률이 충분히 존재하는 것이고, 다른 장르의 게임들은 처음부터 무승부의 비중을 높게 두거나 아예 무승부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 등이 많다.
대표적으로 롤과 같은 AOS 게임 같은 경우는 게임 개발사인 라이엇이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무승부나 그와 비슷한 지나친 교착 상태의 장기화를 매우 지양하는 게임이기에 그런 방향으로 게임을 계속해서 개발해왔고 실제 프로대회에서 한쪽의 실수가 없는 이상 계속 게임이 끝나지 않고 지나치게 장기화되는 경기가 나오자 이 경기를 토대로 충격을 받은 라이엇은 유리한 쪽이 장기전에서 게임을 거의 확실하게 끝낼 수 있는 요소를 늘려가며 패치를 하였다. 이렇듯 애초에 롤과 같은 인기있는 장르의 게임은 기본적으로 무승부(혹은 지나친 장기화)를 지양하므로, 롤은 거의 무승부가 존재하지 않는 게임이다. 이것은 시간이 너무 지나치게 길어지면 시간에 따라 증가하는 미니언들의 능력치가 플레이어가 관여할 수 없는 수준까지 도달 했을 때 게임이 끝나게 된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미니언들끼리 싸울 때 항상 둘 다 전멸하거나 해서 무승부가 되지 않고 결국엔 어느 한쪽의 미니언이 무작위적으로 쌓여서 게임이 강제적으로 끝난다). 실제로 고의로 게임을 끝내지 않고 길게 질질 끄는 악성 플레이어들, 일명 패작러들이 3시간 이상 비상식적으로 게임을 장기화시키자 미니언 문서에도 서술돼있듯이 라인에서 슈퍼 미니언들만 나오게 되고 결국 게임이 거의 강제적으로 끝나거나 랙이 지나치게 심해져서 자동으로 모두 게임이 종료되고 대전기록은 말소된다.
일부에서는 건설 개념이 없는 RTS를 실시간 전술, 또는 RTT(Real-Time Tactics)라는 유사 장르로 따로 분류하기도 한다.
사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전통적인 장르 구분이 많이 모호해진 감이 없잖아 있다. 비단 RTS뿐만이 아닌 다른 장르도 마찬가지. 샤이니 엔터테인먼트의 새크리파이스는 이 장르 파괴의 선두주자 격으로, 서로 다르다고 여겨졌던 액션, 롤플레잉적 요소를 RTS에 거의 완벽하게 융합시킨 바 있다.
물론 여러 장르를 골고루 즐기는 게이머 입장에서는 크게 새로운 개념들은 아니다. WASD 조작이야 FPS나 TPS 게임을 여러 번 해봤다면 익숙할 것이고, 레벨업을 통해 마법과 소환을 하는 개념은 롤플레잉 게임에 숱하게 등장하는 형태이다. 그러나 이게 RTS와 결합되면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게 된 것이다. 그렇더라도 기존의 RTS가 보여주지 못했던 신선한 개념을 제시하여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으나 RTS 장르 자체의 몰락으로 인해 이러한 실험적 도전은 이후 추가적으로 이루어지지는 못했다.

4. 진입 장벽


실시간 전략 게임은 개발 및 밸런스 수정, 플레이 등이 모두 어렵다.

4.1. 개발


보통 두세개 이상의 세력이 나오는게 일반적인데, 세력간 밸런스를 완벽하게 맞추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싶은 수준이다. 진영의 타입은 기본적으로 힘싸움에 강한 정규전형/흔들기에 강한 게릴라형으로 나누어지는 경우가 많다.
장르 특성상 실질적으로 유닛빨이 심하며 맵빨도 어느 정도 받는데, 아무래도 완벽히 같지 않다면 어느 정도는 차이가 나고 이걸 완전히 점수화할 수 없기에 실질적으로 완벽히 공평하게 만들 수가 없다. 맵도 각종 지형지물의 배치 상태에 따라 특정 세력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대전액션게임 장르이지만 캐릭터가 너무 많아서 밸런스 맞추기가 불가능한 KOF 시리즈만 봐도 세력이 너무 많으면 밸런스 맞추기가 엄청나게 힘들다.

4.2. 플레이어


일반적으로 타 장르 대비 플레이어 수가 많지 않다. 거의 모든 'RTS'가 다수의 건물들과 유닛들을 신속하면서도 정확한 컨트롤로 쉴새없이 다루어주어야 하는 특성상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타 장르에 비해 굉장히 힘들고 피곤하다. 또 각종 단축키, 맵의 구성, 유닛과 건물들의 특성 등 플레이어가 기본적으로 외워두고 있어야하는 요소가 상당히 많아서 원천적으로 입문자들의 진입 장벽이 높다.
초창기에는 유닛과 건물 특성만 알면 됐지만(?) 현재는 각종 기술이 있는 경우가 많고, 일부 게임은 유닛마저도 자체적으로 조합해서 만들기도 한다. 결국 알아둬야할 것이 훨씬 더 많아졌다는 얘기. 팬 층이 두텁고 전성기 기간이 길수록 트렌드에 따라 플레이스타일이 달라지고 컨트롤이 정교해지기 때문에 초보와 아마추어, 프로의 차이가 명확하다.
고수일지라도 장기간 쉬게 되면 손과 머리가 따로 놀게 되어 실제 플레이에도 심각한 지장이 오게 되며, 체력적인 한계가 커서 격투게임과 달리 프로게이머의 수명이 짧다. AOS류 게임에 비해 RTS는 머리와 손이 훨씬 복잡하게 움직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 한계가 명확히 느껴지는데 머리로는 알겠으면서도 체력적인 한계로 손이 못따라가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5. 역사


허족 쯔바이 같은 예에서 볼 수 있듯이 RTS의 주요 요소(부대 컨트롤, 병과의 구분 등)는 부분적으로나마 이전의 게임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며, Rescue Raiders라는 1984년 애플2 게임도 비슷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 보통 실시간으로 전략적인 행위를 통한 게임플레이 개념을 최초 도입한 게임은 1981년 Intellivision으로 출시된 Utopia로 본다. 이 게임은 AVGN 더블 비전 에피소드에서 대략적인 소개가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개념을 한데 모아 현대적인 RTS의 틀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는 최초의 RTS 게임은 1992년 발매된 웨스트우드듄 2로 본다. 듄 2는 본격적으로 자기 스스로에게 RTS란 명칭을 사용한 게임이기도 하다. 실제로 듄 2의 인기는 이후 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 워크래프트 시리즈로 이어졌으며, 이후 전세계 PC 게임 시장에 RTS 열풍이 불었다. 그래서 보통 최초의 RTS 게임을 이야기할 때는 듄 2를 이야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990년대는 RTS 장르의 탄생과 발전기였다. 1995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워크래프트 2를 발매했는데, 워크래프트 2 이후로 전장의 안개(Fog of War) 개념이 도입되었다. 원래 RTS 게임에는 '정보'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적을 정찰한다는 개념은 이미 존재했다. 그러나 전장의 안개라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정보를 '''지속적으로''' 얻어야 적의 현재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정찰의 중요성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RTS 장르 역시 초기에는 캠페인 시나리오 클리어 중심의 싱글플레이가 주가 되었고 그것만으로도 인기를 끌 수 있었다. 그러나 웨스트우드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 시리즈는 네트워크 통신 대전을 지원하였는데, 이는 컴퓨터 AI와의 싸움이 아닌 타인과의 대전이라는 요소를 추가한 것이었다. 다만 1990년대 초중반까지는 통신비가 비싼 모뎀을 주로 사용했기에 멀티플레이 기능은 그다지 크게 활성화되지 않았다.
그리고 1998년 발매된 스타크래프트는 배틀넷이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는 점과 고속인터넷 망이 급속도로 퍼지던 시대 상황과 맞물려 위와 같은 답보 상태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전세계적으로는 멀티플레이가 보편화 됨과 동시에 PC 게임에서 RTS 장르가 확고한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한편 대한민국에서는 프로게이머라는 신종 직업과 e스포츠라는 새로운 산업이 탄생하게 되었다. RTS는 그전에 없던 직업과 산업을 만든 장르가 된 것이다. 또한 이 사건은 그전까지 글로벌 영향력이 미미하던 대한민국 게임시장이 세계 게임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되는 사건이기도 했다.
위와 같이 1990년대 말부터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이어지던 2000년대 중반까지는 RTS의 전성시대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스타크래프트의 독점적인 인기로 인한 영향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이런 현상은 대한민국에서 매우 심했다.
RTS는 2000년대 중반까지는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장르였으나, 어드벤처 게임과 마찬가지로 2000년대 중후반쯤 들어서는 대중적 인기를 잃어가고 있었고, 특히 2010년대에 들어서 모바일 게임의 성장으로 인해 전반적인 게임 트렌드가 캐주얼 게임 쪽으로 급격히 기울어지기 시작한 것도 매니악한 장르의 대명사인 RTS가 마이너한 장르로 몰락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RTS의 사생아라고 볼 수 있는 MOBA 장르가 전성기 RTS의 인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MOBA 장르의 대표작인 리그 오브 레전드, 도타 2는 오늘날 E-Sports의 대명사가 되어 과거 RTS의 전성기 때 인기 이상의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중이다. MOBA라는 후계자에게 자리를 물려준 이후 계속해서 저물어간 RTS 장르는 2010년 후반에 들어서는 거의 사장된 상태다.

5.1. 한국에서의 위상


한국 초창기 PC통신 시절 RTS는 C&C류가 대세였다. 애초에 초기 RTS는 거진 C&C류밖에 없었으니 당연하다. 그러다가 PC방의 등장과 함께 스타크래프트가 엄청난 대세를 이뤘다. 이후 등장한 모든 RTS는 스타와의 비교대상이 되었는데, 문제는 스타와 비슷하면 아류작 내지는 표절로 몰거나, 스타와 다르면 이상하고 어색하다는 이유로 쉽게 깎아내리는 등의 병폐가 나타났다. 스타 외 다른 RTS 유저들은 이에 대한 반발심리로 "사람들이 RTS 하면 스타 밖에 모른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는 모습을 아직까지도 종종 확인할 수 있다.
국산 RTS의 역사는 1995년 동서게임채널의 광개토대왕으로 시작된다. 이 게임 이전에 나온 RTS들이 듄 2, 워크래프트 1 정도였던 걸 보면 거의 RTS의 태동기에 첫 국산 RTS가 나온 셈이다. 이후 쥬라기 원시전, 바이탈 디바이스, 삼국지 천명, 충무공전, 임진록, 판타랏사, 장보고전 등 1990년 중후반은 한국 게임 역사상 RTS 장르 게임들이 가장 많이 출시되었던 시기였다.
그러나 이들은 본질적으로 C&C워크래프트의 단순 아류작들에 불과했다. 배경설정이나 게임성에서 나름대로 차별성을 둔 부분도 없지는 않았으나 결국 C&C와 워크래프트를 뛰어넘는 작품이 등장하지는 못했다. 물론 대부분의 해외 RTS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국산 RTS들이 활성화된 시기는 단연 1998~1999년에 있었던 스타크래프트의 돌풍 이후였다. 이후 여러 국산 RTS들이 우후죽순 발매되었다. 이 시기에 전작이나 개발 당시 독창적인 요소들을 스타크래프트의 기본 틀로 대거 교체해 발매한 게임으로 쥬라기 원시전 2, 삼국지 천명2, 임진록 2, 아트록스 등이 있었다.
그러나 이 시기 국산 전략 게임들은 스타붐에 편승한 태생적 문제 때문인지 이번엔 스타크래프트의 아류로 그치는 경향이 많았다. 당시 스타크래프트를 대충 베끼기만 하면 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작품을 보고 싶다면 전설적인 망작인 아마겟돈의 게임버전을 플레이해보면 된다.
물론 스타의 기본 틀에서 독특한 요소들을 가미한 작품들도 없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스타와 너무 다르게 만들면 시장성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딜레마가 존재했다. 실제로 당시 스타크래프트와 비슷한 게임을 만들어 달라는 투자자의 요구가 많았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온갖 게임 방송사들과 여러 스폰서들에 의해 2000년도 초반까지는 상당히 다양한 RTS 게임이 플레이되었다. 새크리파이스(게임)엠파이어 어스, 킹덤 언더 파이어, 아트록스 등 다양한 종류의 게임이 공식 경기를 통해 세간에 알려졌다. 일각의 주장과 달리 스타크래프트만 홍보된 것은 아니었다. 한국에서는 정말로 다양한 RTS 게임들이 플레이되고 있었다. 단지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압도적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여러 종류의 RTS 게임들은 잊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특정 게임의 독주 현상이 더욱 강해진다. 2002년에는 워크래프트 3가 출시되어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된다. 워크래프트 3는 스타크래프트 이후 국내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RTS였으나, 1998년 스타 열풍 때와는 반대로 이 시기에는 제2의 국산 RTS 붐은 없었다. 스타크래프트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수 많은 국산 RTS들이 결과적으로 모두 스타크래프트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어차피 편승해도 잘 되지 않을 것이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000년대 중반쯤부터는 장르를 떠나 패키지 게임 시장이 전체적으로 쇠퇴했고, 온라인 게임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해 패키지 RTS보단 온라인 게임 하나를 만드는 편이 더욱 미래가 보이던 시기였다. 그리고 워크래프트 3가 전반적으로 인기가 유지되던 전세계의 흐름과 달리 대한민국에서는 워크래프트 3스타크래프트가 망하기 훨씬 전에 '''먼저''' 망해버렸다. 그만큼 대한민국에서는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타 RTS에 비해 절대적이었다.
2010년엔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인 스타크래프트 2가 발매되었다. RTS 장르가 대부분 사그라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부상하기 전까지 스타크래프트 2가 상당한 인기를 누렸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전작과 달리 스타크래프트 2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편이다. 그리고 스타크래프트가 망하고 나서는 MOBA 장르의 리그 오브 레전드가 예전에 스타크래프트가 누리던 인기를 대신 차지하고 있다.

5.2. 모바일


모바일의 경우 콘솔게임보다 열악한 환경이었으나 국내에서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상당했던 만큼 '유아커맨더', '파이널 크래프트' 등의 작품들이 출시되었다. 그러나 피처폰의 한계 때문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이후 2008년 출시된 SD 세계대전이 당시 피처폰 게임 기준에서는 뛰어난 그래픽과 조작 방식의 변화가 있었다. 이전에 출시된 모바일 RTS 게임들과 달리 커서를 중앙에 고정시키면서 조작이 상당히 편해졌다. 또한 유즈맵의 구현과 모바일 풀네트워크 게임화로 인한 커뮤니티성으로 호평을 받고 피처폰 모바일 풀네트워크 게임 시장의 종말까지 꾸준히 운영되었다. 아이모, 모바일 삼국지 2와 함께 SKT에서 모바일 풀네트워크 게임의 정액제 서비스를 종료할 때도 살아있던 몇 안되는 게임이었다. 그러나 결국 스타크래프트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하지만 넥슨이 피처폰에 맞게 게임 구조와 경기당 플레이 타임을 간략화한 모바일 RTS 게임인 '스팀아이언'이 실패했다는 점을 볼 때 오히려 스타크래프트와 비슷하면서도 교묘히 다른 게임성이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도 있다. 피처폰에는 스타크래프트가 없었다.
이후 모바일 게임 시장의 중심이 스마트폰 시장으로 넘어가면서 게임로프트의 '스타프론트', SD 세계대전의 제작진이 만들었다고 하는 '제네시스', MOBA의 영향을 받은 넥슨의 '광개토태왕' 등이 출시되었으나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모바일 RTS의 가장 큰 벽 중 하나는 바로 수익성으로, 피처폰 시절의 경우 유료 게임이 당연시됐고 지속적으로 네트워크를 요구하는 게임의 경우 정액제 방식을 통해 지속 수익을 도모할 수 있었지만, 스마트폰은 부분유료화 방식의 게임이 대중화된 만큼 기존의 방식으로는 라이트 플레이어들의 유입이 어려웠고, 그렇다고 부분유료화 방식을 도입하자니 RTS 게임 특성상 과금이 게임 내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도 애매한 딜레마에 빠졌다고 볼 수 있다.
피처폰 시절의 경우 일반 요금제로 풀네트워크 게임을 플레이할 경우 요금폭탄이 엄청날 수 있었기 때문에 아이모를 시작으로 통신사와의 협상을 통해 정해진 요금을 내면 한달동안 무제한으로 게임의 네트워크 이용이 가능한 정액제 방식을 도입하였다. 위에 언급된 제네시스의 실패 요인 중 하나로 지적받는게 바로 정액제를 고집했다는 점이다.

5.3. 미래


전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플레이어들에 의해 명맥이 유지되는 RTS 게임은 스타크래프트 2와 해외의 매니아 층들이 주로 소비하는 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를 제외하면 거의 없다.
실제로 스텔라리스는 듄이나 C&C 시리즈, 워/스타크래프트 시리즈보다는 삼국지 시리즈나 토탈워 시리즈에 훨씬 가깝다. 특히 RTS의 게임성에서 핵심 요소인 '유닛의 마이크로 컨트롤'에서는 삼국지 시리즈나 토탈 워 시리즈보다도 플레이어가 개입할 여지가 훨씬 적다. 월드맵을 말판삼아 유닛을 움직이면 적 유닛과 데이터에 따라 자동 전투해서 결과가 나오는 문명 시리즈 수준에 데이터의 세밀함을 약간 더한 정도에 더 가깝다.
같은 클라우제비츠 엔진을 사용하는 크루세이더 킹즈 시리즈유로파 유니버설리스 시리즈, 하트 오브 아이언 시리즈의 경우 애초에 RTS로 보일 여지가 전혀 없다시피 한 데 비해, 스텔라리스는 전투 장면을 영상으로 보면 어엿한 RTS같은 느낌을 주는 것 뿐이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해 보면 플레이어가 개입할 수 있는 것은 전술적 전투가 벌어지기 전까지의 전략적 상황 뿐이고, 전투가 시작된 뒤에는 컨트롤이고 뭐고 없다.
2013년에 새로 나온 RTS라고 부를 만한 게임은 극소수다. 스타크래프트 2: 군단의 심장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2, 워게임: 에어랜드 배틀 정도다. 그나마 워게임 시리즈는 RTS보다는 RTT에 훨씬 가깝다.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는 제작사가 망하고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온라인은 개발이 중단되는 등 미래가 그리 밝아보이지 않는다. 제너럴2 온라인은 베타 테스트 기간에 제작 자체가 엎어져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스타크래프트 2는 이 장르에서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으나, 게임계 전체로 보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고,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2는 출시 이후 여러 혹평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워게임 시리즈는 전술 게임 특유의 진입장벽 때문에 캐주얼하게 즐기기가 어렵다. 그리고 또다른 RTS 프랜차이즈인 C&C운명은...
2014년에는 9월 26일 출시된 메리디안 뉴 월드가 정통 RTS의 길을 걷고 있다. 또한 워게임: 에어랜드 배틀의 후속작인 워게임: 레드 드래곤이 출시되었지만 여전히 진입장벽이 '''굉장히''' 높다.
2015년에는 페트로글리프가 하청제작하는 그레이 구(2015년 1월 출시)가 출시되었지만 런칭 두달만에 동접자 수가 300명대로 줄어들며 시원하게 망했다. 그리고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의 새로운 확장팩인 아프리칸 킹덤이 출시되었다. 11월에는 스타크래프트 2의 마지막 트릴로지인 스타크래프트 2: 공허의 유산이 나왔다.
2016년 1월엔 홈월드 시리즈의 최신작인 홈월드 데저츠 오브 카락, 2017년 2월 21일엔 헤일로 워즈 2, 2017년 4월엔 던 오브 워 3가 나왔다. 하지만 홈월드 데저츠 오브 카락과 헤일로 워즈 2는 수작과 평작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던 오브 워 3는 해당 시리즈에 종지부를 찍은 최악의 작품이 되고 말았다.
사실 이러한 2010년대 RTS 신작들의 연이은 실패는 RTS 장르 자체의 쇠퇴와 더불어 게임 제작사들의 어리석음이 함께 낳은 결과물이라 보는 편이 옳다. EA는 C&C4를 시간에 쫓겨 졸작으로 만들었고, 스타2COH2는 극도의 컨트롤을 요하는 하드코어한 게임성을 추구하여 대중성을 잃어버렸다. 블리자드는 이제까지 '배우기는 쉽고 숙달하기는 어려운 게임이 좋은 것'이라는 놀런 부슈널의 법칙#을 충실히 따라왔지만, 스타 2는 디렉터(DK) 문제인지 그렇지 못했다. 한편 렐릭은 세가에 인수되면서 기존 게임들의 DLC만 내놓을 뿐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낼 창조력을 상실해버렸다. 그 결과 많은 RTS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던 오브 워 3 또한 게임성이 퇴보하여 실패한 게임이 되었다.
이렇게 주류 게임사들이 다들 나사가 빠진 것처럼 작품성이 떨어지는 졸작들만 내놓으면서 RTS 장르의 부흥은 요원하게 되었다.
결국 게임사로서 이러한 트렌드에 변화가 오지 않는 이상 수익이 되지 않는 RTS 게임을 개발하는 건 힘든 상황이 됐다. 기껏해야 할 수 있는건 기존작 리마스터리메이크가 전부. 현재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시리즈는 1, 2, 3편 모두 리마스터가 완성이 되었고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4 출시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2020년 현재는 토탈 워 워해머와 스텔라리스를 필두로 한 4x 게임으로 중심이 넘어간 상태다. 한때 이들이 RTS에서 극도로 매니악한 하나의 하위 분류로 여겨졌던 것을 돌이켜보면 정말 아이러니한 일.

6. 어째서 몰락했는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RTS 장르는 불과 10년도 가지 못하고 2010년대 들어서 몰락하고 말았다.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만 던 오브 워 3를 마지막으로 현재 AAA급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은 거의 출시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렇듯 실시간 전략 게임이 몰락하고 만 원인이 장르 그 자체의 한계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현세대 RTS 게임들이 몰락 과정을 살펴보면 실시간 전략 게임 그 자체의 한계라기보다는 잘못된 개발 방향이 영향을 미쳤다.
심지어 RTS 업계에서는 한 프랜차이즈를 나락으로 떨어트린 밸런서[1]를 다른 회사에서 고용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고, 이는 연쇄적으로 RTS 장르 명가들을 몰락시키는 연쇄작용을 낳았다. 그래서 실제로 이렇게 몰락한 RTS 장르들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같은 이유로 무너지고 말았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잘못했길래 RTS 장르가 무너졌는가? 이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RTS라는 장르의 장단점에 비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플레이어들이 다른 게임에서 캐릭터 하나, 인물 하나를 조종한다면 RTS에서는 한 세계 전체를 관리하고 운영한다. 이렇듯 마치 신과 같은 전지적 시점에서 게임 속 세계를 내려다보며 조율하는 전략성은 다른 장르에서는 느낄 수 없는 RTS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그러면서도 자칫 정적으로 변하기 쉬운 타 시뮬레이션 장르와 달리 실시간으로 생동력이 넘치는 전장을 체험할 수 있다.
이 실시간이라는 특성이야말로 다른 전략 게임과 구분되는 RTS만의 개성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단점이 되기도 한다.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는 한 세계 전체를 관리하는 만큼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다. 유닛 생산, 연구, 병력 배치, 건물 짓기 등. 그런데 이러한 전략 시뮬레이션의 장르가 실시간이라는 특성과 맞물리면 엄청나게 안 좋은 방향으로 작용한다. 플레이어가 저 모든 복잡한 과정들을 '''실시간으로 소화해내야만 하니까.'''
그러나 최근의 RTS는 대부분 다른 이용자와의 대전 위주로 컨텐츠가 짜여진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생산을 1초만 늦게 해도, 건설을 늦게 해도, 그 차이가 하나 하나 승패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최근의 RTS는 전략 게임인데도 전략을 생각할 시간이 없는 모순을 안고 있다.
그렇다면 개발진들은 장르의 장점은 살려내고 장르의 단점은 줄이는 방향으로 개발해야하겠지만, 반대로 장점은 퇴색시키고 단점을 부각시키는 방향성으로 나아갔다.

6.1. 눈덩이처럼 불어난 단점


앞서 이야기했듯 RTS 장르는 전략 게임에 뒤따르는 수많은 작업들을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점이 최대의 단점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플레이어가 수행해야 할 작업의 가짓수를 줄이거나 시간을 넉넉하게 주도록 변화해야만 했다.
장수하거나 인기를 끈 게임들의 대부분은 "입문하기는 쉬우나 마스터하기는 어렵다" 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RTS 장르는 그 특성상 '''입문도 마스터도 모두 어렵기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이유 중의 하나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의 RTS들 중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작품은 거의 없다. 오히려 게임의 템포를 더욱 빠르게 만들고, 신경써야 할 요소를 더욱 늘려버렸다. 그 결과로 나온 게임은 플레이어를 굉장히 피로하게 만들었다. 조금도 쉴 틈 없이 전력질주로 게임의 속도를 쫓아가야만 하고, 도중에 잠깐이라도 한눈을 팔면 순식간에 경기가 기울어져버리기 때문이다.
피로함을 유발하는 요소의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견제 유닛이다. 그렇지 않아도 신경 써야 할 곳이 많은 전략 게임에서 견제 유닛까지 추가해 버렸으니 게임이 잠시도 쉴 틈을 주지를 않는다. 잠깐 한눈을 팔면 어디선가 슝 날아온 견제 유닛에 궤멸적인 타격을 입으니 플레이하는 내내 긴장의 끊을 놓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견제 유닛의 강세가 정점에 다다르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예시가 바로 스타크래프트 2. 어찌나 견제 유닛이 강력한지 대부분의 견제 유닛이 전부 지형을 무시하고 날아와서 견제를 한다. 조금도 과장하지 않고 단 4초만 한눈을 팔아도 게임이 뒤집어질 수 있다.[2] 게임하는 내내 잠깐 고개를 돌리거나 스트레칭을 할 시간조차 없는 것이다.
또한 게임 내에서 이루어지는 선택 하나 하나가 극단적으로 변해버려서 게임이 매우 어려워졌다. 그래서 건물 하나 잘못 짓거나, 병력 선택을 한번 잘못 하면 만회의 기회 한번도 주어지지 않고 그대로 게임이 끝나버린다. 게다가 이 선택이라는 것이 비직관적이라서 더더욱 문제다. 모르면 적에게 당하는 수준이 아니라, 당하고 나서도 왜 당했는지 알 도리가 없다. 왜 적과 나의 조건이 같은데 적의 군사는 훨씬 더 많은지. 도대체 어째서 이 타이밍에 공격해 들어올 수 있는지. 그 이유를 알려면 병사 간의 상성을 전부 외워야 하는 것은 물론이요, 병사가 뽑히는 타이밍과 건물을 짓는 타이밍을 초 단위로 외워야만 한다. 그래서 코어 게이머와 신규 게이머 사이의 격차가 그 어떤 장르보다도 크다.
거기에다가, 전략적으로 어떤 가치를 지니지도 않으면서 하면 이기고 안하면 지는 것들도 없어지지 않고있다. 예를들어서 스타2에서 점막종양을 늘리는 것의 경우, 점막을 늘리느냐 마느냐가 전략적인 선택이 아니다. 늘리면 좋은거고 안 늘리면 안좋은거다. 이런 전략적인 재미도 전술적인 재미도 없는 귀찮은 작업을 하는것이 대체 어떤 즐거움을 줄 수 있는지 알수가 없음에도 성실히 하는것이 승패를 가르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해야 한다.

6.2. 장점의 퇴색


게임 내의 시스템은 극단적이고 복잡해져가는데 비해 병력 운용은 굉장히 단순해졌다. 현 세대의 RTS에서 지형이란 언제 어떻게 건물을 지어야 하는지 건설요소에만 영향을 줄 뿐, 전투 그 자체에 영향을 주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어졌다.
만약 적은 군사로 다수의 군사를 막을 수 있는 지형이 있다면 병력이 많다 해도 함부로 덤벼들 수 없을 것이고, 경보병은 다닐 수 있지만 중화기는 다닐 수 없는 지형이 있다면 화력이 강한 쪽이 마냥 유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RTS에선 지형의 전략적 의미가 등한시되어 지형에 따른 손익 같은 것도 넣지 않게 되었고, 유닛들의 설계도 대부분 지형을 무시하고 기술을 날리거나 공격을 할 수 있게 디자인되는 바람에 지형이 전투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하게 되어 사실상 평지에서 싸우는 것과 다름 없게 되었다. 그래서 수가 많고 화력이 강한 쪽이 상대를 일방적으로 찍어 누를 수가 있기에 병력을 전략적으로 분산 배치할 필요가 전혀 없고, 한데 몰려 다니다 적에게 들이받는 단순한 전투가 반복된다.
RTS의 유닛들이 점점 매력적인 전투 디자인을 가진 유닛이 아니라 상성만을 위한 유닛으로 디자인되는 것도 전투를 재미없게 만드는데 일조했다. '기동전에는 능하지만 전면전에는 약한 유닛', '전면전에서는 굉장히 강력하지만 기동성이 느려 기동전에는 약한 유닛'으로 설계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A만을 상대하기 위한 유닛 B', '오로지 B만을 상대하기 위한 유닛 C' 이런 식으로. 이런 유닛들은 자신이 강한 상황에서는 지나칠 정도로 강하면서, 약한 상황에서는 너무 심하게 무력해서 전투를 극단적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서로서로를 무는 견제 위주로 유닛들이 디자인되다 보니 정작 RTS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공성의 의미도 퇴색되었다.[3]
이런 요소들이 합쳐져서 결국 RTS는 전투 그 자체보다 빌드오더[4]의 비중이 굉장히 늘어났다. 그 유닛을 보고 있는 시간보다 건물을 보고 있는 시간이 훨씬 더 많을 정도.
이러한 빌드오더 위주의 게임이 코어 게이머나 프로게이머에게는 재미가 있을지 몰라도 일반적인 게이머에게는 전혀 흥미를 돋구지 못한다. 결국 비디오 게임이란 이름 그대로 재미를 시각화시키는 장치다. 그런 비디오 게임에서 빌드오더는 눈으로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이미 승패가 결정이 나버리니 여러가지 문제가 생긴다.
가장 큰 원인은 패배한 플레이어가 패배의 원인을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가령 적이 나보다 병력이 더 많아서 졌다던지, 고지를 점령당해서 졌지는 등, 패배의 원인이 가시적이라면 패배한 플레이어는 패배의 원인을 곧바로 깨달을 것이며 개선하려 애쓸 것이다. 그러나 빌드오더 위주로 돌아가는 게임에서는 패배의 원인을 쉽게 알기가 힘들다. '왜 같은 조건인데 적은 저렇게 병력이 많이 나오지?', '도대체 왜 저 유닛이 이렇게 빨리 나오지?' 하면서 의아함과 짜증만이 날 뿐이다.
빌드오더 위주의 게임에서 패배의 원인을 알려면 자신이 패배한 경기가 녹화된 영상까지 돌려보면서 공부하듯이 게임을 들여다 봐야한다. 상대가 몇분 몇초에 어떤 유닛을 얼마나 뽑는지, 몇분 몇초에 어떤 건물을 어디에 짓는지. 설령 그런다 한들 패배의 원인을 곧바로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나의 빌드오더를 제대로 알려면 그 빌드오더를 구사하는 법은 물론, 해당 빌드오더에서 파생되면 서너개의 다른 빌드오더, 그리고 해당 빌드오더와 다른 빌드오더의 상성까지 외워야 하기 때문. 이렇게 해야 겨우 빌드오더 하나를 안다고 말할 수가 있다.
그래서 결국 RTS가 대중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부분인 전투의 비중이 대폭 줄어들고, 오히려 대중이 싫어하고 꺼려하는 빌드오더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게 되었다.

6.3. 결론


결국 단점은 두드러지고 장점은 퇴색된 RTS는 신규 게이머들을 전혀 끌어들이지 못하게 되었다. 어떤 게임이건 승리를 추구하는 법인데, 피로를 느낄 정도로 파고들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유린당할 수 밖에 없는 게임에서 어떤 매력이 느껴지겠는가.
이는 격투 게임의 몰락과도 굉장히 유사하다. 오락실의 오락기가 게임 기기의 대부분이던 시절 격투 게임은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물론 이러한 인기는 격투 게임이란 장르 자체의 매력 덕분이기도 했지만, 경쟁할만한 다른 게임들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격투 게임계는 다른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오는 와중에도 장르의 단점을 매꾸고 장점을 강화하기는 커녕, 신규 플레이어들을 배려하지 않고 기성층 게이머만을 위했다. 결국 현 시대에는 다른 수많은 게임을 두고 '모르면 맞아야' 하는, 제대로 게임을 파악하기 전에는 수백번 패배해야 하는 격투 게임은 대중성을 잃어버렸다.
재미있는 사실이지만, RTS의 먼 조상이라 할 수 있는 바둑, 장기, 체스 등의 전략 보드게임들이 몰락한 이유와도 상당히 비슷하다. 할 수 있는게 바둑과 장기, 체스밖에 없었던 시절에야 메이져한 게임이었지만, 이제는 다른 수많은 게임을 두고 '모르면 맞아야' 하는, 제대로 게임을 파악하기 전에는 수백번 패배해야 한다는 점을 공유하는 전략 보드게임들 역시 경쟁자들에게 밀려서, 신규 유입은 날이갈수록 줄어들고, 원래 하던 사람만 하는 게임이 되었다. 이런 전략 보드게임 역시 하는 사람들이 아니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알아보기도 힘들다. 주사위 놀이나 카드게임 등의 다른 보드게임들은 지금도 아날로그와 디지털 양쪽에서 TCG나 브루마블 등의 형태로 후속작이 활발하게 나오는데 비해, 전략 보드게임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턴제와 실시간 모두 다 후속작이 묘연하며 명맥이 끊겨가고 있다.
전략 게임 역시 마찬가지다. 도타에서 신규 플레이어들이 어려워한 요소들을 과감하게 잘라낸 리그 오브 레전드, 스낵 슈팅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접근성이 높은 콜 오브 듀티 같은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오는데도 신규 플레이어들에게 적극적으로 유입하기는커녕, 싫어하고 꺼리는 요소만을 잔뜩 넣었다.
실제로 현 세대의 RTS 게임들은 하나같이 마이크로 컨트롤과 견제 유닛으로 미쳐 돌아갔다. 레드얼럿 3의 경우는 유닛의 태반이 견제유닛이었다. 스타크래프트 2는 사용 스킬이 있는 유닛보다 사용 스킬이 없는 유닛이 더 적을 정도로 손이 많이가는데다, 지형을 무시하는데다 리스크가 아예 없는 견제가 판을 쳤다. 던 오브 워 3의 경우 망가진 밸런스도 밸런스지만, AOS인지 RTS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마이크로 컨트롤의 비중도 한 몫을 했다.[5][6]
현 세대의 게이머에게 RTS 게임이란 어떤 게임인가? 녹화 영상까지 돌려보면서 공부하지 않으면 패배의 원인조차 알 수 없는 게임, 분초에 쫓기며 강박적으로 빌드오더를 따라가다 불과 몇 초 한눈팔았다고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게임, 전략 게임이면서도 전략을 구상할 시간은 커녕 누가 누가 잔손질을 잘하나를 경쟁하는 게임에 불과하다. 때문에 접근성과 유저친화력이 높은 다른 장르와 경쟁할 수 없는 것이다.

7. 관련 개념


병력 조작 관련 개념이다. 전자는 전투에서의 세세한 조작(=전술)을, 후자는 전쟁에 이기기 위한 게임 전반적인 운영(=전략)을 칭한다. 스타크래프트의 '아케이드'로 불리는 행위나 마린으로 러커 가시 피하기(…)같은 게 마이크로 컨트롤이라면, 자원수급, 유닛생산, 확장, 업그레이드 등은 매크로 컨트롤, 전술/전략 개념으로 보아도 될 듯하다.
마이크로 컨트롤이 과도하게 필요하거나 전세에 강한 영향을 끼치는 게임을 'RTS'로 칭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스타크래프트같이 아케이드 게임을 방불케 하는 양상이 나올 정도로 플레이어의 컨트롤 수준에 의해 게임의 판도가 바뀌면 이건 이미 단순한 컨트롤 싸움이라는 것이다. 컨트롤과 '전술'은 상당한 관계가 있겠지만, '전략'은 컨트롤 실력과는 '전혀' 무관하기 때문. 물론 정말 잘 하는 사람은 컨트롤 뿐만이 아니고 전략이나 전술 면에서도 상당한 지식이 있을 것이므로 컨트롤만으로 이기는 것이 아닌건 분명하나, 컨트롤이 게임 실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수 밖에 없는 게임도 많다.
위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스타에서 뮤짤이나 마린 허리돌리기같은 마이크로 컨트롤을 하느냐와 워게임에서 실제로 쓰인 나토의 전술을 쓰느냐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매크로 컨트롤이 쉬운 게임의 상당수는 유닛 개개인의 인공지능이 좋아서 마이크로 컨트롤이 필요한 부분을 유닛 개개인이 어느 정도는 알아서 해주는 것이 보통. 실시간 점략(…)이 되어버리는 게임에서 이런게 잦다. 심지어는 다크레인 같이 설정만 해놓으면 알아서 공격가고 쏘고 튀며 기지로 돌아오는 놈도 있다. 물론 이런 게임이더라도 어느 정도는 사용자가 직접 조작해주는게 효율이 좋은건 마찬가지이다.
특이하게 렐릭 엔터테인먼트 사의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는 마이크로 컨트롤이 매우 중요한 게임이지만 가만히 냅둬도 유닛이 알아서 엄폐를 잘 하는 등의 약간의 인공지능 보정이 있다. 컨트롤 여부가 생사를 결정하다 보니 플레이어가 컨트롤을 해줄 때까지 신경쓰지 못하는 시간 동안 유닛 스스로 버틸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8. 출시 게임 일람


가나다순

9. 기타 용어


[1] 대표적으로 데이비드 킴. 이 사람이 몰락시킨 RTS 장르가 무려 셋이다. 던 오브 워,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스타크래프트 2.[2] 견제 유닛이 미니맵에 나타나는 시간이 약 2초,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데 걸리는 시간이 2초다.[3] 상대방의 건물을 부숨으로써 생산과 테크에 차질을 빗게 만드는 전략은 초창기 시절부터 존재해왔던 전략 중 하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번 전면전에서 패배해버리거나 견제에 실패하면 그냥 GG치는게 다반사인지라 건물을 부수는 재미도 사라져버렸고, 오히려 건물을 공격하는 것에 지루함을 느끼기도 한다.[4] 건물과 유닛을 뽑는 순서를 나열한 순서를 나열한 일종의 도표다. 단순히 어떤 건물 어떤 유닛을 만들어야 한다 수준이 아니라 몇분 몇초에 몇기를 뽑아야까지 상세하게 나열되어 있다. '1분 32초에 일꾼 셋, 2분 11초가 되면 생산 건물 둘' 이런 식.[5] 심지어 레드얼럿 3의 개발진들이 대량으로 스타2 제작진으로 몰려들어가 스타2마저도 게임의 품질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주장들이 당시부터 RTS 커뮤니티들에 있어왔다. 무능한 제작진들이 메뚜기떼처럼 이 회사 저 회사 돌아다니며 전략 게임들을 궤멸시키고 있었다는 주장인데, 딱히 틀린 주장이 아니다.[6] 이 때문에 레드얼럿 3은 확장팩을 싱글플레이 위주로 방향을 틀어버렸고, 스타2는 래더와 캠페인, 협동전에서의 유닛들의 성능이 많이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 캠페인과 협동전에선 혼자 플레이하거나 인공지능을 상대로 게임하기 때문에 마이크로 컨트롤를 할 이유가 없기 때문.[7] 개발사는 지오마인드. 이전에 '헬로우 대통령'이라는 대통령 선거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든 적이 있는데, 당시 대선 후보들을 패러디한 인물들이 나오며, 유세 장면이 RTS로 되어있다. 아마 이때 만든 RTS의 경험으로 본격 RTS를 만든게 본작인듯하다.[8] 실시간 전투[9] 디펜스 방식[10] 유통사 아타리에서 전략 게임으로 취급한다. 그런데 어차피 이 게임은 하는 사람에 따라 장르가 달라지는 게임이다.[11] 일단은 본 게임의 모드 중 하나인 마왕30이 RTS를 자칭하고 있다.[12] 멀티플레이가 시리즈 최초로 지원된다. 그래서 몇몇 플레이어들이 일부러 이웃 도시에 트롤짓을 벌이기도 한다.예시(BGM 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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