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러드
1. 소개
호주의 정치인, 제 26대 호주 총리이다.
호주 퀀즐랜드의 어느 시골 농장에서 태어나 어릴 적에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인해 가족 전체가 농장에서 쫓겨나 차 안에서 지내는 불우한 시절을 보내기도 하였지만, 어릴 적부터 동네에서 '수재', '교수' 등의 별명으로 불릴만큼 머리가 좋았다고 한다. 외교관 출신답게 현재는 정계를 떠나 미중관계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 뉴욕에 위치한 싱크탱크인 아시아 소사이어티(Asia Society)를 이끌고 있다. 서방 국가 원수 중 가장 중국어를 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호주 최고 명문대학으로 알려진 호주국립대학교 아시아지역학 학사과정에서 중국어학을 전공하였다.
총리로 재임했을 당시에는 과거 정부의 호주 원주민 탄압을 공식사과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로 대중적인 인기는 정말로 좋았다. 하지만 재임 당시 노동당 내 갈등이 심했던데다가 난민문제와 광산세 부과 문제로 삐그덕 거리며 지지율이 점차 하락하던 참에 줄리아 길라드가 타 계파와 케빈 러드를 총리직에서 축출시키면서 총리직에서 물러나야했다. 그러나 길라드가 총리가 된 이후로 노동당이 삐그덕 거리기는 마찬가지였던데다가 총리 교체 직후에 의석수를 늘릴려고 치른 총선에서도 노동당이 과반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지지율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삐그덕 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2013년 6월 러드는 노동당 내 경선에 다시 출마, 경선에서 승리하여 구원투수격으로 총리로 복귀했지만 이미 떨어진 노동당의 지지율을 다시 되돌리기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총선에서 패배하면서 쓸쓸히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2013년 총리직에서 물러나고 공식적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후 한동안 미국 하버드대학교 벨퍼스쿨에서 미중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칭화대학, 차담 하우스, 시카고대학교 등에서 방문연구원직을 역임해왔다. 2017년에는 모교인 호주국립대학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중국의 역대 지도자들을 주제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호주 퀀즐랜드 시골에서 태어나 스스로 본인을 '농장의 아들', '시골 출신'으로 표현하길 즐긴다. 호주 역대 총리 중 언변이 좋고 억양이 고급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2. 업적
2.1. 호주 원주민 탄압 정책에 대한 사과
가장 큰 업적은 단연 '호주 원주민 탄압 정책에 대한 공식 사과, 또는 잃어버린 세대에 대한 사과 (National Apology to the Stolen Generations)'이다. 2008년 2월 13일, 러드 총리는 과거 호주 정부의 원주민 탄압 정책의 피해자들과 그들의 후손들을 호주 의회에 초청하고, 그 자리에서 과거 정책이 잘못된 것임을 인정하여 공식 사과했다. 특히 러드 총리는 과거 정부가 호주 원주민의 아이들을 부모로부터 격리시켜 기독교 관련 시설로 보내 백인사회로의 강압적인 교화를 시도했던 것에 대해 수차례 용서를 구했다.
이 날 러드 총리의 국가적 사과는 호주 전역에 생방송되었고, 호주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러드 총리의 공식 사괴는 초당파적인 지지를 받았고, 정치적 진영을 떠나 호주 정치인들에게 인정받는 업적으로 남아있다.
2.2. G20 출범 주도 성과
총리, 외교관, 외교부 장관출신답게 국제정치 분야에서 업적이 많다. G7 체제로 대표되는 강대국 중심의 국제관계가 호주나 한국과 같은 중견국가들에게 불리하다는 점을 인식해 세계 정치의 테이블을 G20 정상회의를 통해 보다 확장하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G20 설립 과정에서 우리나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깊은 친분 쌓았고, 그 이후로도 오랫동안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자서전에서 1차 G20 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할 수 있었던 데에는 러드 총리의 덕분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적으로 친중적 성향이 강한데, 중국에서 외교관 생활을 했고 중국과 서방의 관계에 대해 TED에서 강연도 했다.
2.3. 뉴스코퍼레이션 특별 조사 청원 주도
러드는 전 총리는 글로벌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대기업 뉴스코퍼레이션이 의도적으로 뉴스를 양극화시키고 정치적으로 뉴스를 가공함으로서 미디어 다양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뉴스코퍼레이션에 대한 특별조사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주도해왔다. 뉴스코퍼레이션은 현재 호주 언론의 70%를 장악하고 있으며, 미국, 영국 등 타 선진국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말 그대로 괴물급 언론사이다. 러드 전 총리는 뉴스코퍼레이션이‘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암적 존재, 언론계의 마피아'라며 강력히 비판하면서 청원서에서뉴스코퍼레이션 계열의 신문사들이 호주 전체 신문 구독자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수십년간 정치권에 부적절한 간섭과 개입을 하면서 표현의 자유와 공정한 여론형성을 왜곡해왔다고 주장했다.
2020년 12월 현재 기준으로 해당 청원에 50만명이 넘는 호주 국민이 서명하였는데, 이는 호주 인구를 고려할 때 어마어마한 참여율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이 청원이 받아들여진다면 뉴스코퍼레이션에 대한 호주식 특별검사제도에 해당하는 로열커미션(Royal Commission)[2] 이 이루어질 수 있다.
러드 전 총리의 청원은 호주에서뿐만 아니라 글로벌 차원, 특히 서구 진보진영에서 막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데, 특히 영국에서 이러한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최근에는 영국 유명 배우 휴 그랜트가 공개적으로 해당 청원을 지지하고 나서기도 하였다. 아래는 관련 영상.
3. 저서
- (자서전) ‘Not For the Faint-hearted: A Personal Reflection On Life, Politics and Purpose 1957-2007 by Kevin Rudd (나약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닌: 삶, 정치 그리고 목적에 대한 개인적 회상 1957-2007년)’
- (자서전) 'The PM Year (총리 시절)'
- (학술) 'The Future of U.S.-China Relations Under Xi Jinping: Toward a New Framework of Constructive Realism for a Common Purpose (시진핑 지도 하에 미중관계의 미래: 공통의 목적을 위한 새로운 건설적 현실주의 체제를 향하여)'
4. 논란
- 총리 재임 당시 미국 방문 중에 보좌관들과 스트립 클럽에 간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되었지만, 쿨(?)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치적 위기로까지 번지진 않았다.
- 한편 2012년에는 러드 총리가 중국어로 총리 인사말을 녹화하는 도중 카메라가 켜진 줄 모르고 욕설을 섞어가며 불만을 토로했던 녹화 내용이 고스란히 유투브에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키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