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프룸
1. 개요
팀 스카이의 전성기를 연 창립 멤버이자 리더이며, 현재는 팀 이니오스로 활동 중인 영국의 사이클리스트. 타임 트라이얼과 산악이 주 종목이지만 TTT와 스프린트도 피터 사간에 밀리지 않는 실력을 가진 진정한 올라운더이자 투르 드 프랑스와 부엘타 아 에스파냐를 동시 석권한 2010년대의 전설적인 에이스다.
자전거 타는 포즈가 독특한데 시선을 전방에 두는 게 아니라 고개를 푹 숙이고 스템을 보면서 탄다. 그러면서 한번 씩 전방을 힐끔 힐끔 보는데 모르는 사람이 보면 굉장히 힘들어 하는 것처럼 보인다.[1] 혹자는 코뿔소 같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 특유의 포즈 때문에 멀리서도 프룸은 구별하기가 꽤 쉽다.
2. 역사
[매거진S] 크리스 프룸, 새 시대를 연 두 바퀴의 영웅
2.1. 어린 시절과 프로 입문
프룸은 케냐 나이로비에서 태어났는데[2] , 자전거는 유년기 시절 MTB를 타고 단순히 취미로써 아프리카를 친구들과 돌아다닌 게 전부였다. 14살에는 남아프리카로 건너갔고 요하네스버그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러다가 사이클에 관심이 생기면서 대학을 그만뒀고, 첫 팀인 남아공의 프로 팀 코나카미놀타를 거쳐 23살 영국의 프로 콘티넨탈 팀인 발로월드에 입단하는 것으로 그랜드 투어 레이스[3] 에 뛰어들었다. 2008년 첫 투르 최종성적은 종합 84위.
대부분의 프로 선수들이 어린 시절부터 체계적인 훈련과 경쟁으로 경험을 다지는 것을 생각하면 프룸은 엄청난 재능을 타고난 금수저인 셈이다. 그러나 그에게도 역경이 꽤나 있었는데, 초기에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않았던 선수인 만큼 여러모로 로드 경기의 체제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고 한다. 자전거를 탈 때 나오는 나쁜 습관을 교정하는 데에도 꽤나 많은 시간을 썼고[4] 2010년 팀 스카이의 창단 멤버로 참가한 지로 디탈리아에서 경찰 오토바이를 슬쩍 잡고 달리면서 실격을 당한 이후 빌하르츠 주혈흡충증이 발견되면서 1년 가까이 재활하기도 했다. 주혈흡충증은 동아프리카에서는 일반적인 풍토병인데, 기생충이 있는 물에 스치기만 해도 바로 피부로 감염되고 치료도 쉽지 않다. 프룸은 형들과 아프리카에서 자주 낚시를 다니곤 했는데 2년 넘게 자신이 흡충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2.2. 기생충을 떼어내고 왕좌에 올라서다
다행히 2011년 완치 판정을 받은 이후로 프룸의 전성기가 시작되었다. 완치 후 도움 선수로 출전한 부엘타 아 에스파냐에서 에이스였던 브래들리 위긴스보다 높은 순위로 포디엄에 선 이후로 미묘한 라이벌리가 생기기도 했다. 12년 위긴스의 영국인 최초의 투르 우승을 도와 2위 자리에 서기도 했는데, 레이스 내내 위긴스를 압도했지만 프런트에게 제동이 걸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2013년부터는 위긴스를 제치고 팀 스카이의 리더로서 그랜드 투어에 출전했고, 그 해 투르에서 스테이지 8부터 옐로 저지를 획득한 이후 단 한 차례도 경쟁자들에게 종합 1위 자리를 내놓지 않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후 14년에는 투르 초반 낙차 사고를 당해 리타이어하면서 투르 연속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바로 다음해인 2015년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투르 우승을 탈환했다.
2016년에는 투르 드 프랑스 12스테이지에서 결승점인 몽방투(Mont Ventoux)를 1.2km 남겨 둔 상태에서 모터사이클과 충돌해 자전거가 고장나는 사고를 당하고 새 자전거를 가져다 줄 팀 차량의 접근이 지연되자 급한 마음에 고장난 자전거를 버리고 '''결승점을 향해 뛰는''' 일이 있는 등 온갖 우여곡절 끝에 투르 드 프랑스 세 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이후 참가한 2016 리우 올림픽 타임 트라이얼 부문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부엘타 아 에스파냐도 자신의 최고 기록인 종합 2위 기록을 깨고 우승하려 했었고 19스테이지에서 상당한 시간을 벌며 종합 1위와의 격차를 줄이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결국 2위로 마무리하였다.
2017년 투르에서는 클라이밍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올라운더 프룸과 팀 스카이의 연속 우승을 저지하기 위해 코스를 공격적으로 설계하는 등의 변화가 있었고, 프룸도 경쟁자들과 수십 초 차이의 접전을 펼쳐야만 했으나 넘사벽 레벨의 타임 트라이얼 능력을 십분 발휘해 17년도 투르를 우승할 수 있었다. 이후 부엘타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사이클 역사상 세 번째로 '''그랜드 투어 더블'''을 달성했다!
2.3. 천식약 도핑 논란
2017년 부엘타 아 에스파냐 당시 소변검사에서 허용량 이상의 살부타몰이 검출되어 논란이 되었다. 살부타몰은 천식환자들의 기관지 확장을 위해 사용되는 약물이고[5] , 세계반도핑기구는 살부타몰 사용량을 밀리리터당 1천 나노그램(1천 ng/ml)으로 제한한다. 그러나 UCI가 지난 2017년 9월 7일 부엘타 18구간 경주 후 시행한 도핑 검사에서 프룸의 소변에서 기준치의 두 배인 2천 ng/ml의 살부타몰이 검출됐다는 것이 르몽드와 가디언지의 조사에 의해 밝혀졌다. 팀 스카이에서는 크리스 프룸이 부엘타 마지막 주에 천식 증상이 심해져서 허용량 내에서 살부타몰 사용량을 늘렸다고 주장했다.
크리스 프룸에게 천식 증상이 있는 건 사실이고, 살부타몰이 기관지 확장을 도와준다고는 하나 이게 도핑제로서 효과가 있는지도 불분명하다는 점도 생각해 봐야 한다, 그러나 일단 허용치 이상을 복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가 된지라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프룸은 팀 스카이에서 출전 정지 처분을 받게 되었다.
이후 정지 처분이 풀리고 2018년 지로 디탈리아에 출전했다, 그러나 본인의 장기인 TT에서 초반에 큰 낙차를 겪었고, 연다른 낙차로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는지 제 기량을 못 쓰고 엄청나게 뒤쳐졌다. 안티들로부터 살부타몰 관련된 악담과 조롱을 무지막지하게 먹은 것은 물론이고 팬들도 정말로 그동안의 모습은 전부 도핑으로 얻은 영광이었나 의문을 표시하던 차, 지로 거의 막바지에 몸 상태가 다시 회복되었는지 무지막지한 괴력과 팀 스카이의 우월한 경기력으로 단숨에 4위까지 올라가더니 나중에는 무려 '''80km나 되는 거리를 혼자서 어택해서 끝까지 밀고나가 단숨에 1등으로 치고 올라오는''' 진정 사람인지 의심스러울 괴력을 보이면서 말리아 로자를 입게 되었다.
처음부터 거의 끝까지 말리아 로자를 유지하던 미첼튼 스캇의 사이먼 예이츠는 마지막 프룸의 공격으로 3위, 작년 지로 우승자 톰 듀믈랭은 2위로 지로를 끝마쳐야만 했다. 또 프룸은 살부타몰, 도핑으로 조롱하던 안티들을 역관광 안드로메다 직행열차로 관광 태워버리면서 성공적으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18년 7월 2일 국제반도핑기구 (The World Anti-Doping Agency (WADA))는 살부타몰 검출이 비정상분석결과(AAF, Adverse Analytical finding)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으며, 이에 따라 UCI는 프룸에 대한 살부타몰 투약 혐의 조사를 공식 종료 선언했다. UCI statement on anti-doping proceedings involving Mr Christopher Froome
위에도 적혀있지만 살부타몰은 효과가 의심스러워 주요 도핑제로 구분이 되어있지 않고 비공개 조사를 하도록 되어있는데 누군가 사실을 흘려 일이 커진 것이다.
2.4. 부상 이후
2019년에는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지로의 타이틀 방어전을 포기한 대신 투르 다섯 번째 우승에 올인할 것을 선언했지만 6월 연습주행 중 급커브 내리막에서 벽에 크게 부딪쳤고 오른쪽 허벅지 뼈와 어깨, 갈비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다. 따라서 19년 투르에는 참가하지 못했으나 9월부터 사이타마 크리테리움에 참가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에는 기나긴 재활을 완전히 끝마쳤으며 투르에 팀 스카이의 해체 이후 재창설된 팀 이니오스(Team Ineos)와 함께 참가해 생애 다섯 번째 우승을 노릴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러나 2018년에는 도핑 의혹에, 2019년에는 부상에 시달린 프룸을 2020년에는 전세계적으로 창궐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가 발목을 잡아버리고 말았다.
길었던 재활기간간의 공백과 게레인드 토마스, 에간 베르날 등 팀내 신성들의 활약으로 인해 팀내 리더 자리를 위협받게 되었고 이적 소식이 들려오더니, 결국 2021년 이스라엘 스타트업 네이션 팀으로의 이적이 확정되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네이션은 프룸의 은퇴까지 함께한다고 한다.
3. 기타
- 너무나 압도적인 경기력 때문인지 2013년 투르 드 프랑스 우승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약물 복용 의심을 받아왔다. 이미 수차례 진행된 도핑테스트에서 깨끗한 결과를 받아 들었지만 "경기 중 프룸이 보여준 파워데이터는 정상인의 범주가 아니다" 라는 이유에서였다. 프룸은 2015년 도핑테스트 결과가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문 생리학 테스트 요청에 응했는데, 검사 결과 사이클링 비시즌기 상태에서 절정기 평균 전력 419와트, 최대 산소 섭취량 분당 84.6ml의 사람인지 말인지 모를 기록이 나왔다.
4. 관련 문서
[1] 보통 사람이 자전거 열심히 타다가 지치면 고개가 밑으로 처진다. 목을 지탱할 힘도 빠지는 중이라...[2] 부모님이 모두 영국인이라 투르와 올림픽 모두 영국 국적으로 참가했다.[3] 투르 드 프랑스, 지로 디탈리아, 부엘타 아 에스파냐[4] 특유의 처진 포즈는 해결하지 못했고 이는 프룸의 시그니쳐 포즈로 남았다.[5] 벤톨린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천식 환자들이 기침나올 때마다 입에 물고 흡입하는 L자 모양의 그거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