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토노트

 


1. 작품 설명
2. 내용
3. 기타


1. 작품 설명


프랑스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1994년 작품.
사실 까지 출판된 지금에 와서는 선행작이라는 느낌이 훨씬 더 강하다. 이 작품이나 천사들의 제국이나 신이나 일반적인 소설가들은 다루지 않던 특수한 소재를 다루고 있기 때문. 타나토노트는 작중 나오는 조어로 "죽음을 탐험하는 자" 정도의 의미. '죽음'을 뜻하는 그리스어 Thanatos(Θάνατος)와 '항해자'를 뜻하는 Nautes(ναύτης)의 합성어(Thanatonautes)이다.
베르베르 소설답게 특수한 소재로 쓰여졌지만 읽고 있다 보면 말 그대로 탐험에 입각한 죽음관으로 쓰여진 소설이기 때문에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고찰은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작중에서도 죽음을 탐험하는 것을 신대륙[1] 개척이나 초창기 우주 비행사에 비유하는것을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보스토크 계획이나 아폴로 계획에서 따온듯한 부분도 상당히 많이 나온다. 미래의 역사 교과서에 "단 한 번의 시도로 저승을 탐험하는 데 성공했다"고 쓰여 나온다든지. 첫 탐사자가 돌아오고 나서 한 대사는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한 후 한 그 유명한 말이다.
심오하게 읽으면 철학적이고 심심풀이용으로 읽으면 창의적이고 유쾌한 소설이라 읽고 싶은 대로 읽는게 제일 좋다. 스릴러 소설급은 아니어도 스릴러 소설만큼이나 서스펜스와 긴장감은 끝까지 놓을수 없으며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 스토리의 흡입력이 눈과 손가락을 더욱 빠르게 움직이게 한다.

2. 내용



주된 이야기 구성은 마취 전문의 '미카엘 팽송(Michael Pinson)'과 그의 절친한 친우, '라울 라조르박(Raoul Razorbak)'이 임사체험에 힌트를 얻어 영계를 탐험하게 되고, 그것을 이용하여 죽음에 대한 진지한 생각과 자신만의 철학을 설파하기보다는 베르베르가 생각하고 있는 '인간이란?'을 보여준다.
작중에서 미카엘 팽송은 임사 체험을 응용하여 죽음의 세계를 탐사하게 된다. 프랑스 공화국의 대통령 장 뤼생데르(Jean Lucinder)[2]가 임사 체험을 겪고, 그 진실을 탐색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수백년 형을 받은 범죄자 펠릭스 케르보스(Félix Kerboz)에게 감형을 약속하여[3] 위험한 실험을 반복하며, 한 번은 실험이 대중들에게 알려져서 큰 논쟁 거리가 되지만[4][5] 여러 사람들 앞에서 펠릭스 케르보스가 공개 임사 체험에 성공함으로서 죽음의 영역 탐사는 대대적으로 인정받게 된다.
타나토노트에서 사망한 사람은 영혼의 끝이 이어진 채로 저승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구체적인 위치는 은하 중앙 블랙홀로 묘사된다.) 저승에는 여러 단계의 방벽이 존재하며, 각 단계마다 독특한 체험을 주면서 영혼을 유혹한다. 모든 단계를 거치고 나서 최종 단계에 이르면 천국에 도달하며 여기에는 천사들이 살고 있다.
타나토노트 탐험은 매우 범람하지만, 점점 갈수록 무분별한 탐사 때문에 저승길이 어지러워진다. 영능력자들은 염파를 이용하여 저승길에 온갖 광고판을 만들어 광고를 살포하고, 죽음의 세계에서 그룹을 이루어 전쟁까지 벌어진다. 이승에서도 인간의 영혼이 윤회하고, 살면서 한 언행에 따라 환생이나 윤회를 벗어나는 기준의 점수까지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모두 과하게 착하게 살아가고, 어느 회사는 손목시계 형태로 하루 동안 한 일을 입력하면 환산 점수를 계산해주는 기계를 만들어 대박치기도 한다. 점수가 도저히 미달한다 생각하는 사람은 아예 처음부터 시작하려고 자살을 하고, 환생을 의식해 착하게만 사는 것도 윤회에 혼란을 주는 일이라 이승과 저승이 어지러워 지는 결과를 초래한 격. 결국 참다못한 천사들은 지상에 대격변을 일으켜서 타나토노트에 관련된 모든 것을 없애버리고 주인공들도 완전히 죽어서 저승으로 가게 된다.[6]

3. 기타


이 작품 중간에서 복선이 살포되는데, 이는 천사들의 제국으로 이어진다. 각 작품은 서로 모르고 읽어도 무난하게 진행되기는 하는데[7] 알게 모르게 연계되니까 혹시나 신에 대해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타나토노트부터 정주행하도록 하자.
이라는 자신의 야심작을 드러내보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지 않은 작품이라는 평이 있는데, 이는 상당히 어폐가 있다. 타나토노트가 나온 것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작가 인생을 막 시작한 1994년 무렵인데 (심지어 이건 개미의 3부인 개미 혁명보다도 전이다.) 그 속편인 천사들의 제국은 2000년에 나왔고, 신은 2010년서야 출간되었다. 게다가 타나토노트 자체가 작품 내적으로 완결성을 지니고 있다. 이 작품보다는 오히려 그 속편인 천사들의 제국이 신을 쓰기 위해 타나토노트에서 억지로 이어 대충 만든 후속작이라는 성격이 강하다.[8] 그런 면에서 볼때 어쩌면 세 작품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겠다. 말했듯이, 천사들의 제국은 정말 읽다보면 성급하게 완결낸 듯한 이미지가 강하고, 신은 뭐 문명 팬픽으로 전락한 수준이라고 평가받고 있으니까.
이 소설의 후속작인 천사들의 제국에 동명의 책으로 잠시 언급되기도 한다. 미카엘 팽송이 영계탐사의 경험을 책으로 만들어낸 것이다.[9] 천사들의 제국에서 3대 천사들은 인간들이 알면 안 되는 것을 책으로 만들다니 '오 마이 갓'하며 파장을 염려하며 초월적인 힘으로 책을 없애려 했지만 그러지 않고 미카엘 일행만 데려오는 것으로 넘어간다. 왜냐면 타나토노트는 '''안 팔려서''' 묻혔기 때문이다. 이름도 어렵고 죽음에 대해 떠들어대는 책을 좋아할 독자는 없다나(...)[10]
여담으로 개미하고 세계관이 '''같다'''. 하지만 시간대가 워낙 너무 차이나서인지[11] 딱히 두 작품간에 연관성은 없고, 후속작에서 에드몽 웰즈(Edmond Wells)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 나오는 것 정도.
도입부에서 프랑스 대통령이 임사체험을 하고 생환하는 것으로 저승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연구를 시작하게 되는데, 그 소생 와중에 대통령이 자기를 되살린 의료진을 원망하는 장면이 있다. 이유는 '''내성발톱 때문에 너무 아파서 그대로 죽고 싶었다'''는 것. 나중에 펠릭스도 같은 증세 때문에 저승에서 돌아오는 걸 포기하려는 장면(...)[12]이 있는 걸로 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집필 당시 이걸로 학을 뗀 거 아닐까 하는 추측도 있다.

그래, 프로포폴을 사용했어야 했는지도 몰라. 프로포폴은 새로운 전신 마취제로서 마취에서 깨어날 때의 상태가 가장 좋은 약이다. 깨어나는 데 보통 5분이 걸리며 깨어나면 몽롱한 느낌이 없이 아주 또렷한 의식을 되찾게 된다.....아니야, 프로폴은 틀림없이 염화물과 상호 작용하여 바람직하지 않은 화학 변화를 일으킬거야.

- 타나토노트, 1994년판 138~139페이지.

프로포폴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있다.
비슷한 내용을 소재로 한 영화(사후세계라기보단 죽는 순간과 상태에 대해 연구)로 유혹의 선(원제 Flatliners)이 있다.
한국에서 MUD 무한대전의 커스텀 코니파레스의 던전으로 등장하였다.

[1] 테라 인코그니타라는 표현도 등장한다.[2] 소속 정당은 사회민주당으로 나온다. 아버지 빽으로 입당했다고.[3] 원래 감형으로 풀려나길 막기위해 약 8백년 가량의 형기가 걸렸다. 그러자 오기가 생겼는지 무슨일이 있어도 두 발로 감옥을 나간다는 목표로 온갖 임상실험에 참가해 1,2년씩 형기를 깎았다. 타나토노트로서 죽음에 다가섰다 돌아올때는 강력한 동기가 필요했고(적어도 당시 알려지기는.) 펠릭스는 감옥을 나간다는 목표를 위해 죽음에서 돌아왔다. 참고로 처음에는 감형이었지만, 대중 앞에서 공개 임사체험시에는 출옥을 조건으로 걸었다.[4] 펠릭스보다 먼저 탐험에 나선 죄수들은 돌아오지 못했다. 즉, 죽었다. 아무리 죄수라도 실험을 한다며 대거 죽어난다고 폭로되는 바람에 까딱하면 주인공들은 구속, 지시한 대통령도 탄핵당할 상황이었다.[5] 그런데 이때 기자들의 행동이 더 막장이다. 타나토드롬에 취재하러 온다고 해놓고서는 일부로 카메라 초점을 흐리게 하는가 하면 시체(페인트 묻은 마네킹)를 쌓아놓고 허위 사진을 찍는 등 별 짓을 다한다.[6] 천사들의 제국 문서에도 나와있지만, 이는 후속편에서 나오는 내용과 상당히 다르다. 천사들의 제국에서는 타나토노트에서 벌어진 사건들에 대해 모두 ~~할 수도 있었어요 라는 식으로 치부해버린다.[7] 실제로 천사들의 제국 작가 연표에 보면 이들은 개별적 소설로 읽어도 문제가 없다고 한다.[8] 정확히 말하면 설정구멍은 아니다. 타나토노트의 결말에서 천사들은 미카엘 팽송과 그의 동료들이 <자신들이 밝혀낸 죽음의 비밀을 세상에 알려 세상에 크나큰 혼란을 가져왔다> 고 비난하며 본래 죽음의 비밀을 밝혀내고 깨달음을 얻은 이들은 윤회의 사슬에서서 벗어나 천사의 반열에 오르게 되지만(작중 설정으로는 세계의 다른 현존 종교들 역시 죽음과 사후세계의 비밀을 밝혀낸 이들의 가르침에 의해 탄생한 것이라고 한다) 미카엘 팽송등은 아직 윤회의 흐름을 벗어날 준비가 되지 않았고, 따라서 새로운 삶을 거치며 좀 더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고 판정한 것이다. 미카엘 역시 이를 받아들이면서(단 완전히 납득한 것은 아니고, 윤회를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 상황에서도 '자신이 인류 최초의 타나토노트였다'는 사실을 영혼에 새겨두려고 하는 -즉, 죽음과 사후세계에 대한 자신의 깨달음을 잊고 새로운 윤회를 시작해야 하는 것을 부당하게 여기는- 면모는 보여주고 있다.) 타나토노트의 이야기가 마무리된 것인데, 천사들의 제국에서 갑자기 미카엘 팽송의 수호천사인 에밀 졸라가 갑툭하여 "규정상 죽음의 비밀을 깨달은 이들은 천사로 받아들이게 되어 있는데 대천사들의 자의적 판단으로 다시 윤회시키는 것은 부당하다" 고 규탄하여 미카엘의 천사 자격을 인정하도록 만든 것. 즉 설정 자체의 모순은 딱히 없다. 단지 후속작과의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무리하게 작위적 장치를 더해 개연성이 부족해 보이는 것 뿐이다.[9] 사실 타나토노트 소설의 끝과 마지막 부분을 보면 미카엘 팽송의 회고식으로 서술되어 있다.[10] 이 역시 설정구멍이라고 볼 수는 없다. 타나토노트에서는 영계 탐사 자체가 공개적으로 이루어졌고 그 결과물 역시 공공연히 공개되어 선풍적인 인기와 엄청난 관심을 얻었지만 타나토노트의 결말에서 <사후세계의 비밀이 객관적 지식으로써 모든 사람들에게 공공연히 알려지는 것은 역시 안 된다> 고 판단한 천사들이 미카엘 일당을 데려오고 이들의 '타나토노트 실험' 에 관련된 모든 시설과 자료 역시 초월적인 힘으로 없애버릴 뿐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 역시 수정하여 영계 탐사에 대한 기억 자체를 없애버렸지만, 대신 미카엘과 라울이 주도했던 영계 탐사의 흔적 자체는 예민한 사람들이나 사후세계의 비밀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가끔 우연히 발견할 수 있을만큼 남겨두고 이 흔적을 더듬어 다시 사후세계의 비밀에 이르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타나토노트들의 이야기를 알려주겠다고 한 것. 따라서 자크 넴로드가 발견한 타나토노트는 '소설', 특히 안 팔려서 헌책방을 돌아다니는 소설 중 하나의 형태로 남겨진 흔적이고,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이 이 소설을 발견함으로써 흔적에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 타나토노트에서 후속작 <천사들의 제국>으로 넘어가는 작중 연결고리에 개연성이 부족하거나 억지스러운 면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 부분은 딱히 그런 문제가 있는 부분도 아니고, 오히려 전작과의 연결고리가 잘 이어진 부분에 속한다.[11] 개미는 시간적 배경이 2000년대 초반이고, 타나토노트는 2068년이다.[12] 덕분에 주인공 의료진들은 하마터면 사후세계 입증도 못 하고 살인범으로 몰릴 뻔했다.